인테리어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돈’이다. 세상에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어디 있겠냐 만은, 인테리어에서는 특히나 돈이 중요하다. 그리고 돈 외에 필요한 것은 바로 공간이다. 여기에 더하여 집을 같이 쓰는 동거인이 있다면 인테리어의 난이도는 높아진다.
나의 동거인(부모님, 그 중에서도 특히 엄마)은 내가 방 꾸미기를 시도할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그 넓은 방을 좁게 만드는 것도 재능이다, 재능!”
그렇다. 돈도 중요하고 공간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 그건 바로 방을 유용하게 꾸밀 수 있는 ‘미적 감각’이다···. 디자인은 괜찮게 하지만, 공간을 꾸미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인테리어? 그거 껌이지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다가는 큰코 다칠지 모른다. 3차원과 2차원 사이에는 범접할 수 없는 간격이 있으니.
그동안의 나의 방의 변천사를 살펴보기에 앞서 우리 집과 관련된 사전 정보를 나열해 보도록 하자. 보통 부모님과 함꼐 사는 자녀라면, 방문을 열어두는 일이 흔하지 않다고 들었는데, 나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 우리 집은 무엇이든 개방적이라 모든 방문을 열어놓고 다니기 때문에 프라이버시라고는 존재하지 않으며 언제든지 동거인이 침투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나는 그런 우리 집 내규에 불만을 가지는 한편, 힘을 발휘하기엔 얹혀살고 있는 처지인지라 섣불리 반항하지 못했다.-사실 꼬박꼬박 문을 닫을 정도로 부지런하지도 않다.- 그래서 처음에는 문을 닫지 않고도 나의 자는 모습을 가릴 수 있는 구조로, 방의 배치를 아늑하게 바꾸는 것부터 꾸미기를 시작했는데, 결과는 보시다시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