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같은 남의 집 이야기
서른여섯 번째
🎶님, 다음화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소설 집은 님이 다음 호의 주인공이 되시길 기다리고 있을게요.
집을 꾸며보자~

 인테리어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돈’이다. 세상에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어디 있겠냐 만은, 인테리어에서는 특히나 돈이 중요하다. 그리고 돈 외에 필요한 것은 바로 공간이다. 여기에 더하여 집을 같이 쓰는 동거인이 있다면 인테리어의 난이도는 높아진다.

 나의 동거인(부모님, 그 중에서도 특히 엄마)은 내가 방 꾸미기를 시도할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그 넓은 방을 좁게 만드는 것도 재능이다, 재능!”

 

 그렇다. 돈도 중요하고 공간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 그건 바로 방을 유용하게 꾸밀 수 있는 ‘미적 감각’이다···. 디자인은 괜찮게 하지만, 공간을 꾸미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인테리어? 그거 껌이지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다가는 큰코 다칠지 모른다. 3차원과 2차원 사이에는 범접할 수 없는 간격이 있으니.


 그동안의 나의 방의 변천사를 살펴보기에 앞서 우리 집과 관련된 사전 정보를 나열해 보도록 하자. 보통 부모님과 함꼐 사는 자녀라면, 방문을 열어두는 일이 흔하지 않다고 들었는데, 나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 우리 집은 무엇이든 개방적이라 모든 방문을 열어놓고 다니기 때문에 프라이버시라고는 존재하지 않으며 언제든지 동거인이 침투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나는 그런 우리 집 내규에 불만을 가지는 한편, 힘을 발휘하기엔 얹혀살고 있는 처지인지라 섣불리 반항하지 못했다.-사실 꼬박꼬박 문을 닫을 정도로 부지런하지도 않다.- 그래서 처음에는 문을 닫지 않고도 나의 자는 모습을 가릴 수 있는 구조로, 방의 배치를 아늑하게 바꾸는 것부터 꾸미기를 시작했는데, 결과는 보시다시피··· .

 음. 쌓여가는 짐과 함께 겪은 쓰디 쓴 패배를 뒤로 하고 나는 여러 번 배치 바꾸기를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장렬하게 실패를 거듭했다. 그렇게 깨달은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방의 용도가 너무나도 많다. 서재부터 침실, 옷방까지 모든 역할을 수행하는 나의 방은 가구를 수납하기만도 벅찬 상태였으므로 애초에 예쁘게 꾸미기란 불가능한 것이었다.
  2. 가구가 중구난방이라 디자인의 통일감이 없다. 또한 가구의 부피가 모두 컸으므로 효과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없었으며 동시에 핸드폰없이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은 전선 콘센트가 침대 옆에 없으면 안됐기에 제약이 너무나도 컸다.(방 안에 콘센트가 1곳 밖에 없었으므로.)
  3. 물건이 많다. 이건 맥시멀리스트의 고충이 아닐까 싶은데, 짐을 정리하면 다시 사서 채워놓고 비워있는 것을 보지 못하는 성격이라 물건이 넘쳐났다. 비움의 미학이 인테리어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음을 너무도 늦게 깨닫고 말았다.

 

결국 나는 배치 바꾸기의 횟수가 수십 번이 넘어가기 전에 보다 못한 엄마의 조언에 따라 서재를 다른 방으로 옮기고 방을 꾸미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큰맘 먹고 알바로 번 20만 원을 적극적으로 투자해 인테리어 용품도 제법 구매해 보았다. 그런데 웬걸. 결과물이 예상보다 괜찮아서 당황스러웠다. 책상과 의자만 빼고 아이템만 추가했을 뿐인데 방이 산뜻해졌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러그를 깔고 싶지만 못 깔았던 것이라고 해야 하려나. 러그를 깔면 청소가 힘들어진다는 엄마의 의견에 아쉽게 러그를 깔지 못했다. 그래도 이번 인테리어는 그동안의 인테리어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었던 터라 조금은 신기했다. 그러나 러그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어 다음에 엄마 몰래 러그를 장만할 순간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물론 이 사실을 엄마가 알게 된다면, 집에서 쫓겨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집순이에게 예쁜 방이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도 인테리어를 계속한다.


 오늘도 열심히 집을 꾸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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