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핫플은 이 곳이다, 청담 <애니오케이션 베이스먼트>

2022.09.28.

나는 왜 항상 한 발 늦는걸까. 인스타그램에 너도 나도 가는 유명한 곳을 헐레벌떡 쫓아가보면 이미 웨이팅이 한가득이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 나도 핫플레이스를 누구보다 먼저 알아채고, 찾아가는 인싸가 되겠다.

노티드, 다운타우너로 유명한 F&L(FOOD&LIFESTYLE) 기업 GFFG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했다. 베이글로 유명한 <애니오케이션> 건물의 지하에 위치한, 시푸드 와인바 <애니오케이션 베이스먼트>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청담에서 아직 유명하지 않은 맛집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성공했다.

오늘 소개할 곳은 드링킷 구독자 열 여섯 분과 함께 했다. 평소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 칵테일이나 위스키를 좋아하시는 분 등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도 모두 만족한 <애니오케이션 베이스먼트>로 함께 내려가보자.

해저에 있는 '아지트'라는 컨셉에 맞추어 ‘지하’가 갖고 있는 공간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 쪽 벽면은 깊어지는 수심을 표현하는 조명을 설치해두었고, 천장에는 고래 두 마리가 헤엄을 치고 있다. 조명 또한 영화에서 봐왔던 잠수함 내부의 노란 조명을 사용하고 있다. 컨셉에 충실하려면 이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 싶을 때, 마린룩을 연상시키는 복장을 한 직원이 다가와 오늘 제공될 와인과 음식의 코스를 소개한다.

술은 입맛을 돋아줄 로제 스파클링부터 시작하여 바디감*이 낮은 화이트 와인으로 이어진 뒤, 레드 와인으로 마무리된다. 음식 또한 가벼운 샐러드로 시작하여 해산물과 튀긴 음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알려주신다. 오늘은 소개해드릴 술과 안주가 많다. 사족은 줄이고 바로 메뉴를 살펴보러 가보자.

*바디감 : 바디감을 설명한 드링킷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살펴보자.

루 뒤몽 크레망 드 부르고뉴 로제
도수 : 12.0%

가격 : 59,000원

한국인 아내와 일본인 남편이 운영하는 양조장 ‘루 뒤몽’의 로제 스파클링 와인이다. 양조장 ‘루 뒤몽’의 운영 철학은 ‘좋은 와인은 좋은 땅과 기후에서 좋은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루 뒤몽이 만드는 와인의 라벨만 보아도 ‘천(天),지(地),인(人)’을 표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로제 스파클링에서는 지구라는 땅을 딛고 일어선 두 사람이 하늘을 받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은은한 라즈베리향과 혀를 간질간질하게 하는 탄산감이 인상적이다. 전통적인 양조 방식을 활용한 덕분에 내츄럴 와인의 꿉꿉한 향이 약하게 느껴지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 제일 먼저 함께 서브된 샐러드의 꼬릿한 치즈와 함께 먹으면 입맛을 확실히 돋아주어 메인 디쉬 전 식욕을 돋구기에 좋다.

마르케스 데 리스칼, 루에다 베르데호
도수 : 12.6%
가격 : 46,000원

‘마르케스 데 리스칼’이라는 양조장에서 만든 ‘루에다’ 지역 ‘베르데호’ 품종의 화이트 와인이다. ‘마르케스 데 리스칼’은 스페인 왕실 공식 와이너리이자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와이너리 TOP 10에 선정된 바있다. ‘베르데호’ 품종의 경우, 껍질이 얇아 수확이 쉽지 않은데 수확 후에도 빨리 산화하는 특징을 갖고 있어 와인으로 만들기에 난이도가 있는 품종이다. 게다가 와인이 되고 난 뒤에도 산화하는 속도가 빨라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와인인데 최근 보관 기술의 발달로 일부 베르데호 와인이 수입되기 시작했다.

베르데호 품종은 소비뇽 블랑과 유사한 특징을 띄고 있다. 드넓은 초원에서 맡을 수 있는 잔디의 향기를 먼저 맡을 수 있다. 입으로는 새콤한 산미를 느낄 수 있다. 아래에서 소개할 시푸드 타워의 새우, 굴과 같은 신선한 해산물과 함께 하면 비린 맛은 잡아주고 기분 좋은 향을 느낄 수 있다.

윌리엄 페브르 샤블리
도수 : 12.5%
가격 : 86,000원

함께 방문한 드링커님들이 가장 좋아하신 와인이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서 지대가 높고 온도는 낮은 포도 생산지의 샤도네이를 지역 이름을 따 ‘샤블리’라고 부른다. ‘윌리엄 페브르’ 양조장은 역사가 길지 않지만 샤블리 지역에서 해당 품종에 집중하여 생산하고 있는 양조장이기에 ‘샤블리’ 품종을 마시고 싶다면 이 와이너리를 믿어도 좋다고 한다.

가죽에서 맡을 수 있는 향이 약하게 나고 달콤한 과실향이 뒤따라 온다. 입으로는 미네랄리티*를 즐길 수 있다. 산도나 당도가 강하지 않아, 편하게 마실 수 있어 자꾸 손이 간다. 산도가 높은 화이트 와인의 경우 매콤한 음식과 어울리지 않을 수 있지만, 이 와인은 오히려 좋다. 매콤한 시푸드 스튜와 함께 하면 음식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향을 즐길 수 있어 함께 마시길 추천한다.

*미네랄리티 : 미네랄을 포함한 와인 테이스팅 용어는 드링킷 인스타 피드를 확인해보자.

그릴드 시저 샐러드

가격 : 19,000원

꼬릿한 그라노파다노 치즈가 통 로메인 위에 듬뿍 올라가있다. 에디터의 최애 메뉴다. 약하게 그을린 로메인에서 채소의 기분 좋은 단 맛을 느낄 수 있다. 새우나 상큼한 드레싱도 함께 제공되지만, 치즈와 로메인만으로 이미 충분하다.드레싱을 곁들여 먹고 싶다면, 치즈의 향을 충분히 즐긴 후에 드레싱을 곁들이는 것이 좋다.

메인 메뉴를 먹기 전에 그릴드 시저 샐러드, 로제 스파클링 와인을 함께 먹길 추천한다. 입맛을 돋아준다는 것이 무엇인 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경험이 될 것 이다.

애니오 시푸드 타워

가격 : 62,000원

신선한 바다의 모음집이다. 홍새우부터 타이거 새우, 흰다리 새우 그리고 큼지막한 사이즈의 삼베체굴까지 2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함께 곁들이기 좋은 미뇨넷 소스, 칵테일 소스, 홀스래디쉬. 소스도 같이 나오는데, 감칠맛이 더욱 풍부해진다.

특히 화이트 와인과의 페어링에 찰떡궁합이다. 먼저 바다내음와 짭짤함이 은은하게 올라오고 그 뒤에 화이트 와인의 약간의 산미와 단맛이 그를 적절히 잡아준다. 화이트 와인과 같이 즐기기 좋은 깔끔한 디쉬를 찾는다면 시푸드 타워를 적극 추천한다.

시푸드 파스타 스튜

가격 : 32,000원

홍합과 바지락이 가득 들어간 스튜다. 매콤 자작한 국물 위에 올라간 버터를 녹여먹으면 딱 한국인이 좋아할 맛이다. 해산물 뿐만 아니라, 고구마, 초당옥수수, 소시지도 들어있어 한 음식에서 다양한 맛들을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음식에서 단 맛이 많이 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고구마와 옥수수에는 손이 많이 가지 않았지만, 다른 재료가 넘치도록 제공되어 전혀 손이 심심하지는 않았다. 산도가 강한 화이트 와인보다는 산도가 약하고 물처럼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윌리엄 페브르 샤블리와 어울리는 메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