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패럴림픽 개막, 선수단 이야기와 현장 기록 🏅 밀라노-코르티나 2026 동계 패럴림픽이 오늘 막을 올립니다. 한국 시간으로 3월 7일 새벽, 로마 시대의 유산을 간직한 베로나 아레나에서 개막식이 열리죠. 40여 개국, 665명의 선수가 모인 이번 대회에 한국은 5개 종목, 20명의 선수단을 파견했습니다. 생애 첫 패럴림픽 무대에서 포디움을 꿈꾸는 신예부터, 오랜 시간을 지나 마지막 도전에 나서는 선수까지.
🥌 이번 뉴스레터는 한국 토종 브랜드를 다시 들여다보는 온큐레이션의 뉴 저널 시리즈 〈한국제: Focus on Korean Originality〉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첫 번째 주인공, 프로-스펙스. 우리는 그들이 오랜 시간 후원해 온 패럴림픽 선수단을 직접 만나, 한 브랜드의 선택이 어떻게 스포츠 현장과 연결되어 있는지 따라가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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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을 취재하러 간다고 했을 때, 괜스레 마음이 조심스러워졌다. 온큐레이션이 스포츠를 꾸준히 다뤄왔지만, 이번에는 어딘가 다른 감정이 올라왔다. 올림픽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기록과 전략, 변수 등을 말하면서도, 패럴림픽이라는 이름이 붙는 순간 ‘극복’이나 ‘감동’ 같은 단어를 먼저 꺼내기 일쑤다. 더욱이 현실적인 수치도 있다. 패럴림픽의 전 세계 시청자 수는 올림픽의 약 절반, 대략 50% 수준에 머문다는 것. 같은 도시, 같은 상징 아래 열리는 대회임에도 관심의 크기는 뚜렷이 갈린다. 그 간극은 어디에서 시작된 걸까. 그리고 그 시선은 과연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온큐레이션은 누구보다 먼저, 직접 가서 보고 들으며 패럴림픽의 공기를 느껴보고자 했다. 패럴림픽 출정 막바지였던 지난 1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2026 동계 패럴림픽의 공식 후원사 프로-스펙스와 함께 국가대표 선수들이 머무는 이천과 평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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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동계 패럴림픽 공식 후원사, 프로-스펙스
프로-스펙스는 2024 파리 하계 패럴림픽을 계기로 대한장애인체육회와 협력을 이어왔고, 그 인연은 2026 동계 패럴림픽까지 확장됐다. 지난 2일 열린 국가대표 선수단 결단식에서 공개된 후원 단복과 시상복에는 ‘Soaring Dreams(비상하는 꿈)’라는 테마가 담겼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 양오열 선수단장, 그리고 프로-스펙스 구은성 상무가 참석해 선수단을 격려하고 세계 무대를 향해 나아가는 선수들의 도전과 자부심을 디자인 전반에 녹였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프로-스펙스가 이번 단복에 담고자 한 것은 단지 장식적 메시지 그 이상이다. 브랜드가 오랫동안 이야기해 온 ‘모두를 위한 스포츠(SPORTS FOR ALL)’이라는 신념. 즉, 스포츠가 경쟁과 기록을 넘어 스스로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담았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옷을 설계하고, 실제 훈련 환경을 기준 삼아 반복적으로 점검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들의 훈련과 시간을 가볍게 다루지 않겠다는 약속이 단복 전면에 드러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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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복에는 과장된 상징 대신, 팀의 정체성을 절제된 그래픽과 구조로 풀어냈다. ‘TEAM KOREA’라는 이름이 또렷하게 드러나되, 시각적 장식보다 실제 착용 환경을 우선에 두었다. 다양한 몸의 움직임을 고려해 패턴을 세밀하게 다듬었고, 최소한의 힘으로도 착용할 수 있도록 여밈 구조를 재설계했다. 또, 휠체어에 앉은 자세, 장갑을 낀 손, 제한된 시야 등 각기 다른 조건을 전제로 테스트를 반복했다. 나아가 시각장애인 선수를 위한 점자 요소까지 반영해 국가대표라는 이름이 포괄하는 범위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장한 모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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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선수촌 컬링장에서 단복을 입은 선수들을 처음 마주했을 때, 선수들은 카메라를 향해 서기보다 먼저 빙상에 나섰다. 팔을 크게 들어 올렸을 때 소매가 걸리지는 않는지, 휠체어에 앉은 자세에서 허리 부분이 당기지는 않는지 등의 질문이 자연스럽게 오갔다. 평창의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도 마찬가지. 설원 위에서 훈련을 마친 선수들이 단복을 걸쳐 입고 다시 폴을 잡았다. 숨이 거칠게 오르내리는 순간에도 어깨와 팔의 움직임이 부드럽게 이어졌다. 탄탄한 소재가 날선 바람을 막아내고, 지퍼를 끝까지 올린 채 서 있는 모습에서는 긴장과 자부심이 동시에 느껴졌다. 패럴림픽에 덧붙여진 수식어들이 장면들 안에서 조금씩 힘을 잃었다.
프로-스펙스가 이번 협력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 것은 선수들을 그저 ‘돕는’ 브랜드가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파트너로 서겠다는 점이다. 비상은 누군가의 연약함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끝까지 반복해온 훈련, 그리고 매 순간 스스로를 밀어 올린 움직임에서 비롯된다. 프로-스펙스는 그 과정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존경의 시선으로 함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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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도시 아래 평행하게, 패럴림픽
패럴림픽(Paralympic)이라는 이름에는 ‘Para’가 붙는다. 종종 ‘장애인들의 올림픽’이라는 설명으로 요약되지만, 그 어원에는 ‘나란히’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올림픽과 평행(Parallel)하게, 같은 도시에서, 같은 상징 아래 치러지는 또 하나의 올림픽. 위아래가 아니라 옆에 놓인 무대라는 사실, 서로 다른 조건 속에서도 같은 긴장 속에 경기를 치른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3월 6일,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2026 동계 패럴림픽이 시작된다. 이번에는 이 대회를 ‘또 다른’ 무대로 보지 않고, 나란히 놓인 하나의 올림픽으로 바라보려 한다. 그들이 설 세계 무대에서, 비상하는 꿈이 각자의 궤적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를 조용히 응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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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 노르딕스키 국가대표, 원유민 · 김윤지 선수
대한민국 선수단은 알파인스키, 스노보드, 휠체어컬링, 파라 노르딕스키(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까지 총 5개 종목에 걸쳐 50여 명이 참가한다. 그중 설원 위 어쩌면 가장 격렬한 종목, 파라 노르딕스키 국가대표 원유민, 김윤지 선수를 평창에서 만났다.
파라 노르딕스키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바이애슬론으로 나뉜다. 특히 바이애슬론은 스키와 사격이 결합된 종목으로, 코스를 한 바퀴 돌 때마다 사격을 진행하고, 명중하지 못한 횟수만큼 벌주를 돌거나 시간 페널티를 받는다. 가장 빠르게 결승선을 통과하되, 사격으로 인한 불이익이 가장 적은 선수가 승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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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치열한 종목 안에서 김윤지 선수는 빠르게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왔다. 2022년 11월 국제 대회 데뷔 시즌에 4개의 메달을 따내며 단연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번 동계체전에서는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에서 각각 두 개씩 금메달을 획득하며 4관왕에 올랐다. 만약 이번 동계 패럴림픽 바이애슬론 종목에서 메달을 목에 건다면,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틀어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첫 메달이라는 기록이 새로 쓰여 귀추가 주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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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민 선수는 ‘패럴림픽 귀화 선수 1호’라는 이력을 갖고 있다. 캐나다 휠체어 농구 국가대표팀을 떠나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이후, 그는 두 번째 패럴림픽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팀 스포츠에서 개인 종목으로 전향한 선택, 그리고 다시 세계 무대로 향하는 여정에 패럴림픽은 단지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올림픽 공식 저널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원유민 선수는 “패럴림픽 자체가 ‘인클루전(Inclusion)’이라는 메인 무브먼트를 가지고 있다”며 “다양한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한곳에 모여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특별하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장애를 가졌음에도 각자 ‘운동선수다운’ 모습을 찾아가면서 성장해 나가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온큐레이션이 평창에서 직접 마주한 두 선수의 모습은 어땠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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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 분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원유민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파라 노르딕스키 국가대표 원유민이라고 합니다.
김윤지 안녕하세요. 파라 노르디스키 국가대표 김윤지입니다.
처음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원유민 제일 처음 운동을 시작한 건 중학교 1학년 때 캐나다로 이주하면서였습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휠체어 농구를 접했고, 이후 오랫동안 농구 선수로 활동해 왔습니다. 그러다 2016년 리우 패럴림픽을 계기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그 이후 동계 종목인 노르딕 스키로 전향해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김윤지 저는 처음에 수영으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수영을 배우던 중에 어머니께서 “혹시 대회에 나가보는 건 어떻겠냐”고 말씀해 주셨고, 그 제안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파라 노르딕스키를 처음 접하게 된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원유민 그 당시 농구를 그만둔 이후, 새로운 동계 종목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선택지는 같은 단체 종목인 슬레지하키와 노르딕 스키, 이렇게 두 가지였는데요. 팀 스포츠를 계속할 수도 있었지만, 이왕이면 스스로를 더 깊이 시험해볼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런 고민 끝에 개인 종목인 노르딕 스키를 선택하게 되었고, 그 선택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윤지 노르딕 스키는 장애인체육회에서 주최한 캠프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서울팀에 합류하면서 바이애슬론이라는 종목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스키를 타면서 동시에 사격을 하는 경기라는 설명을 듣고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습니다. 실제로 처음 경험해 보니 스키를 타는 것만으로도 낯설었는데, 그 과정에서 총까지 쏜다는 점이 무척 신기하게 느껴졌고, 그런 새로운 요소들이 더해지면서 이 종목에 대한 흥미도 점점 커졌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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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목과 다르게 파라 노르딕스키에 빠져들게 된 이유는요?
원유민 개인 종목이라는 것 자체가 제게는 처음이어서 모든 과정이 굉장히 새로웠습니다. 더구나 동계 종목인 스키 역시 그때까지 한 번도 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낯설 수밖에 없었고요. 눈 위에서는 휠체어로 이동하는 데 분명한 불편함이 있지만, 스키를 타게 되면서 오히려 그 제약을 넘어 다양한 해외 경기장과 새로운 훈련지를 경험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 점들이 제게는 특히 인상 깊고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왔습니다.
김윤지 우선 코스 자체가 굉장히 다양하다는 점이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1km부터 2km, 2.5km까지 여러 길이의 코스가 있고, 나라별로 지형과 설계가 달라 각 국가마다 서로 다른 특색의 코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런 다양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점이 이 종목의 큰 장점이라고 느낍니다.
또 사격이 함께 진행되다 보니, 경기가 끝날 때까지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점도 매력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순위가 언제든 뒤바뀔 수 있기 때문에, 선수로서도 관중으로서도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박진감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굉장히 즐겁고 매력적인 종목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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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 노르딕스키에서 승부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원유민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는 결국 하나로 설명되기보다는, 지구력과 끈기, 정신력, 그리고 기술적인 테크닉까지 모두가 바탕이 되어 종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모든 요소를 고르게 갖춘, 말하자면 가장 ‘육각형에 가까운 선수’가 결국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김윤지 사격이 포함된 바이애슬론에서는 사격의 비중이 상당히 큰 편입니다. 한 발을 놓치게 되면 벌주 코스를 돌아야 하는데, 이 벌주에 보통 20초에서 30초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바이애슬론 좌식 인디비주얼*의 경우에는 한 발을 놓칠 때마다 1분의 시간 페널티가 부여되기 때문에, 사격을 얼마나 정확하게 하느냐가 경기 결과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6 동계 패럴림픽에서는 남녀 각각 스프린트 추적·7.5km 스프린트·12.5km 인디비주얼, 세 경기가 열리며, 세 경기 모두 입식·좌식·시각장애, 세 가지 등급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통상적인 훈련 루틴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대회가 가까워졌을 때와 아닐 때의 훈련 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원유민 대회가 가까워질수록 훈련 강도는 조절하는 편입니다. 보통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한 번에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비교적 가볍게 훈련을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오전 9시에 훈련을 나간다면 약 두 시간 정도 스키를 탄 뒤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후에는 다시 나가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가볍게 훈련합니다. 시합을 앞두고는 고강도 훈련을 최대한 줄여 몸의 피로도를 낮추는 데 집중하고요. 반대로 비시즌인 여름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언덕 훈련처럼 강도가 높은 훈련을 통해 체력을 끌어올리며 다음 시즌을 준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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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휠체어 농구 국가대표로 활동하신 이후, 한국으로 귀화해 파라 노르딕스키에 입문하셨습니다. 팀을 이뤄서 경기하는 것과 혼자 경기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다른가요?
원유민 먼저 단체 종목의 경우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다 보니, 팀원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이 단점으로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관계 속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생기다 보니 부담이 될 때도 있죠. 하지만 제가 힘들 때는 팀원들이 서로 받쳐주고, 반대로 팀원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는 제가 나서서 힘을 보태는 등 함께 버텨내는 유기적인 순간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반면 개인 종목은 경기 결과가 온전히 제 몫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부담감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오롯이 저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고, 그만큼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졌을 때는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분명한 장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휠체어 농구 국가대표까지 하셨다면, 종목을 바꾸는 데 큰 결심이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종목을 전향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과, 동시에 새롭게 발견한 가능성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원유민 종목을 바꾸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사용되는 근육과 근육의 성격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농구가 빠른 움직임과 순간적인 방향 전환에 특화된 종목이라면, 파라 노르딕 스키는 장거리에서의 지구력과 지속적인 힘을 요구하는 종목이기 때문에, 그런 신체적 감각을 새롭게 몸에 익히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새롭게 발견한 가능성을 꼽자면 사격입니다. 파라 노르딕 스키를 하면서 사격을 처음 접했는데, 생각보다 이 종목에 대한 감각과 재능이 어느 정도 있다고 느꼈습니다. 농구 선수 시절 자유투를 던질 때와 집중하는 방식이 상당히 비슷하게 느껴져서, 비교적 빠르게 익힐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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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국제 대회 데뷔 시즌에 무려 메달 4개를 획득하셨고, 이후에도 꾸준히 시상대에 오르고 계십니다. 이번 패럴림픽 바이애슬론 종목에서 매달을 목에 건다면, 올림픽과 패럴림픽 통틀어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최초가 될 거라는 기대도 큽니다. 이런 시선이 부담으로 느껴지기도 하나요?
김윤지 선수 생활을 돌아보면, 저는 스스로 운이 꽤 좋았다고 느끼는 편입니다. 물론 기대해 주시는 시선이 가끔은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지만, 그만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신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 시선이 부담보다는 오히려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선수분들, 그리고 더 많은 분들께서 저희 종목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함께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관심 하나하나가 선수들에게는 정말 큰 동기가 됩니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 대회만을 위해 3~4년의 시간을 오롯이 준비하기 때문이죠. 저희가 쉽게 가늠할 수 없는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 같습니다. 그 시간을 견디게 만드는 원동력이 있을까요?
원유민 저는 늘 패럴림픽이라는 하나의 결승선만을 바라보고 달리기에는 4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진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결과에만 매달리기보다는, 매일 하루하루의 훈련을 최대한 즐기려고 했습니다. 성적과 상관없이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스스로 좋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이렇게 지원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왔습니다.
김윤지 사실 처음부터 패럴림픽을 목표로 삼고 훈련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성장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점차 국제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고, 예전에 저와 비슷했거나 저보다 조금 앞서 있던 선수들과 비교해 보며 제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변화와 성장이 늘 큰 힘이 되었고요. 아직 남아 있는 큰 대회들도 있는 만큼, 그 목표를 향해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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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님에게 ‘스포츠’란 어떤 의미로 자리하고 있나요? 파라 노르딕스키뿐 아니라, 원유민 선수는 휠체어 농구와 럭비를, 김윤지 선수는 수영까지 경험하며 동·하계 종목을 넘나들고 계십니다. 이렇게 다양한 종목을 거쳐 오면서, 스포츠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있었을까요?
원유민 스포츠는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신체 활동을 하기 어렵다는 편견과 선입견을 깨는 하나의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스포츠를 통해 저희 역시 충분히 다이나믹하고 멋지게 움직일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고, 그런 점에서 스포츠는 스스로를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윤지 오랜 시간 운동을 해오다 보니, 스포츠는 제 인생에서 떼어낼 수 없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된 것 같습니다. 늘 곁에 있으면서 저를 성장하게 만들고, 삶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함께해 온 존재라고 느낍니다.
파라 노르딕스키를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내 몸의 특징이나 가능성이 있다면요?
원유민 파라 노르딕 스키를 하면서 오히려 제 단점을 더 많이 알게 됐다고 느낍니다. 그럼에도 장점을 꼽자면, 균형 감각입니다. 내리막 구간에서 턴을 하거나 코스를 컨트롤할 때 필요한 균형 감각만큼은 어느 정도 강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면 단점은 지구력입니다. 단거리에서 순간적으로 힘을 쓰는 부분에는 비교적 자신이 있지만, 15km나 20km처럼 긴 거리를 소화해야 하는 경기에서는 체력적인 부담이 크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선 결국 훈련량을 꾸준히 쌓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훈련 때 최대한 많이 타려고 하고, 특히 비시즌에는 오전에만 3시간 정도 유산소 훈련을 하기도 하고, 길게는 4시간에서 5시간까지 이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가능한 한 많은 훈련 시간을 소화하면서, 장시간 움직이는 감각과 체력을 몸에 자연스럽게 익히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윤지 저는 제 어깨가 비교적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영도 그렇고 바이애슬론도 그렇고 상지 근육을 많이 사용하는 종목이다 보니, 전반적인 훈련 루틴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편입니다. 그래서 특별히 달라졌다고 느끼는 부분은 많지 않지만, 바이애슬론 훈련을 이어오면서 광배 근육이 이전보다 조금 더 발달했다는 점은 확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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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준비하는 동안 철저히 운동 중심의 삶을 살았을 것 같아요. 훈련 없는 하루가 생긴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원유민 훈련이 없는 날이 생기면 저는 비교적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편입니다. 흔히 말하는 ‘집돌이’라서, 집에서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거나 가볍게 게임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윤지 저희는 보통 아침을 7시에 먹고, 훈련은 9시에 나가 오전부터 시작하는 일정으로 하루를 보내기에, 훈련이 전혀 없는 날이 생기면 늦잠을 자고 싶어요. (웃음)
운동을 이어오시면서 가족이나 친구, 동료 선수들, 그리고 코치진의 도움이 컸을 것 같습니다. 그분들의 지원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원유민 어릴 때는 지금의 결과들이 온전히 제 재능과 노력만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서, 이 모든 과정이 결코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가족의 응원과 주변 사람들의 지지, 그리고 코칭 스태프들의 세심한 도움까지, 그 모든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져 지금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수로서의 시간 이후에는, 제가 받은 도움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어떻게 하면 현역 선수들을 더 잘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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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패럴림픽 각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원유민 이번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패럴림픽을 앞두고, 무엇보다 건강한 상태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 국민들께서도 기분 좋게 지켜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김윤지 이번 대회는 제 첫 패럴림픽이기도 해서, 이 ‘처음’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생각이 큽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제 최선을 다해 준비해 온 것들을 후회 없이 보여주고 돌아오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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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컬링 믹스더블 국가대표, 백혜진 · 이용석 선수
설상과는 또 다른 빙상 위에서의 승부. 휠체어 컬링 믹스더블은 남녀 각 1명씩 두 명이 한 팀을 이루는 종목으로, 이번 동계 패럴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에 채택됐다. 그만큼 상징성이 크다. 새로운 종목, 그 출발선에 대한민국이 서 있다. 현재 세계 랭킹 1위.
휠체어 컬링은 비장애인 컬링과 달리 브러시로 얼음을 닦지 않는다. 스톤의 속도와 방향을 오롯이 한 번의 샷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손 대신 딜리버리 스틱을 사용해 팔의 힘으로 스톤을 밀어 보낸다. 한 경기는 길게는 두 시간 반 가까이 이어진다. 긴 시간 동안 집중을 유지해야 하고, 단 한 번의 실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이 필요하다. 기술만큼이나 멘탈이 중요하다.
그 중심에 백혜진, 이용석 선수가 있다. 두 선수는 이번 패럴림픽을 앞두고 믹스더블 대표로 선발됐다.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리그전 1위를 거쳐야 하는 국내 선발 과정을 통과했고, 이후 국제 무대에서도 성과를 꾸준히 쌓아왔다.
두 선수의 팀명은 ‘200%’. 이름에는 남다른 각오가 담겨 있다. 이용석 선수의 ‘이’, 백혜진 선수의 ‘백’을 더해 ‘이백(200)’. 여기에 프로 선수로서 다짐을 더했다. 100%로는 부족하다는 생각, 원하는 결과에 닿기 위해서는 그 이상을 쏟아야 한다는 마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에서 한 번 더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숫자로 표현했다. 컬링장만이 가진 오돌토돌한 얼음 위에서 두 선수는 말을 아꼈다. 스톤과 스톤이 부딪히며 경쾌한 소리를 낸다. 백혜진, 이용석 선수를 만나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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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 분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백혜진 안녕하세요. 휠체어 컬링 믹스더블 국가대표 백혜진입니다.
이용석 안녕하세요. 휠체어 컬링 믹스더블 국가대표 이용석입니다.
처음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백혜진 처음에는 재활을 겸해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으로 배드민턴을 선택했습니다. 약 2년 정도 꾸준히 치면서 운동의 즐거움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저에게 더 잘 맞는 종목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종목을 찾아보고 직접 알아보던 중, 휠체어 컬링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음 위에서 휠체어를 타고 스톤을 굴린다는 점이 무척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무엇보다도 정말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휠체어 컬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용석 지인의 소개로 처음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휠체어 컬링’이라는 종목명이 워낙 생소해서 도대체 어떤 운동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 호기심이 계기가 되어 직접 알아보고 도전하게 되었고, 그렇게 휠체어 컬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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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목과 다르게 휠체어 컬링에 빠져들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이용석 컬링을 하면 할수록 스톤과 스톤이 부딪히는 그 경쾌한 소리가 참 인상적으로 들렸습니다.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아마 그 순간들이 컬링을 더 좋아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휠체어 컬링에서 승부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백혜진 휠체어 컬링은 한 경기가 보통 1시간 반에서 길게는 2시간 반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체력뿐만 아니라 멘탈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긴 시간 동안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고, 한 번의 실수에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종목은 기술만큼이나 정신적인 안정감이 중요한 스포츠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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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질도 흔히 알고 있는 아이스링크와는 조금 달라 보여요. 이유가 있을까요?
백혜진 얼음을 자세히 보면 표면이 매끈하다기보다 살짝 올록볼록하게 보이는데요, 그 작은 물방울 알갱이를 ‘페블(Pebble)’이라고 합니다. 아이스 메이커가 얼음 위에 고르게 뿌려 만드는 것으로, 이 페블 상태에 따라 스톤의 방향과 속도, 회전까지도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컬링장의 빙질은 일반적인 빙판과는 조금 다르고, 경기 운영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선수복에도 경기력과 직결되는 디테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디테일이 숨겨져 있나요?
백혜진 지금 입고 있는 이 프로-스펙스 후원복이 가장 잘 맞는다고 느껴요. 팔을 크게 들어 올려도 불편함이 없고,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빙판 위의 추운 환경에서 충분히 보온이 됩니다. 활동성과 보온성을 모두 갖춘 이런 옷이 저희에게는 경기복으로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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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이나 경기 중, 유독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다면요?
백혜진 저희가 믹스더블 국가대표로 선발된 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 일본 믹스더블 국가대표 팀이 진천 선수촌에 훈련을 하러 온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저희가 믹스더블에 대한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여서 연습 경기에서 한두 번 모두 패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1월 캐나다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다시 일본 팀을 만나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더욱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준비가 부족했던 순간을 딛고 이뤄낸 결과였기 때문에, 제게는 더욱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이용석 누나가 말한 일본전 승리도 물론 기억에 많이 남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체전이 가장 인상 깊습니다. 체전은 국가대표 자격으로 나간 대회는 아니었고, 저희 소속 팀으로 출전한 경기였습니다. 어차피 둘이 함께 나가는 경기였기 때문에 부담도 컸습니다.
특히 조 편성이 이른바 ‘죽음의 조’였습니다. 세계 랭킹 1위인 창원 팀도 있었고, 과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속한 전남 팀도 같은 조에 있었습니다. 쉽지 않은 상대들이었지만, 그 팀들을 모두 이기고 1등을 차지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노력의 결과를 직접 확인한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믹스더블 종목에서 팀워크는 특히 중요해 보입니다. 두 분이 한 팀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 계기는요?
백혜진 원래 저는 남편인 남봉광 선수와 한 팀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4인조가 개인 선발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남봉광 선수가 먼저 국가대표로 발탁되었습니다. 이후 믹스더블 리그전에 혼자 출전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저희 팀의 서드인 이용석 선수와 새롭게 팀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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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워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주 사소한 것이어도 좋습니다.
이용석 노력을 따로 했다기보다는, 워낙 운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병원에서 함께 알고 지내던 사이라 기본적인 호흡은 자연스럽게 잘 맞았습니다. 오래 알고 지낸 누나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제가 항상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경기 안에서도 편안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신뢰 덕분에 호흡이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백혜진 만약 처음 보는 선수와 팀을 이루었다면 부담이 더 컸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용석 선수는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선수였고, 서로의 성향과 성격도 이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팀을 맞추는 과정이 훨씬 편안했습니다. 그런 익숙함 덕분에 비교적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서로가 바라보는, 각자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 있다면요?
백혜진 용석이는 실력적으로도 굉장히 뛰어난 선수입니다. 특히 강한 웨이트를 정확하게 구사하는 데 강점이 있고, 중요한 순간에도 흔들림이 적습니다. 성격 또한 차분해서, 제가 감정에 휘둘릴 때면 옆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는 든든한 동생이기도 합니다.
이용석 혜진이 누나는 말이 필요 없을 만큼 컬링 실력이 뛰어난 선수라, 제가 따로 이야기할 부분은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제가 놓치기 쉬운 세밀한 부분을 굉장히 잘 챙기는 스타일입니다. 저는 비교적 강한 샷에 강점이 있고, 누나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컨트롤에 강점이 있어 서로의 장단점이 잘 보완됩니다. 그런 점에서 호흡이 잘 맞았고, 지금까지도 좋은 팀워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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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취약한 부분은 무엇이며, 이를 서로가 어떻게 보완하고 있나요?
백혜진 용석이는 전반적으로 큰 약점이 없는 선수입니다. 다만 굳이 꼽자면, 큰 국제 대회 경험이 아직은 조금 부족하다는 점이 단점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이번에 국제 대회에 여러 차례 출전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패럴림픽이라는 큰 무대가 부담이 될 수는 있겠지만, 워낙 차분한 선수이기 때문에 충분히 잘 이겨내고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휠체어 컬링 믹스더블이 이번에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되었고, 현재 대한민국이 세계 랭킹 1위죠. 이 배경에는 어떤 준비가 있었을까요? 대한민국 국가대표 팀만의 차별점이 있다면요?
이용석 저희의 차별점이라면, 무엇보다 집요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를 정하면 끝까지 파고들고, 성공할 때까지 반복하는 끈기가 있습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전까지 쉽게 물러서지 않는 태도, 어쩌면 그런 점이 우리 한국 선수들만의 강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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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컬링을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내 몸의 특징이나 가능성이 있다면요?
백혜진 몸의 변화는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지만, 무엇보다 정신적인 부분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고 느낍니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마음이 훨씬 맑아졌고, 전보다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다치고 난 뒤에는 ‘내가 예전처럼 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과 의문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운동을 시작한 이후로는 ‘나도 할 수 있구나’, ‘밖에 나가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렇게 자신감이 생기면서 더 밝아지고 긍정적인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이용석 저 역시 몸의 큰 변화가 있었다기보다는, 성격이 조금 달라진 것 같습니다. 원래는 소심한 편이었고 말도 많지 않았는데, 운동을 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경험을 쌓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도 많아지고 더 적극적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그런 점이 제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 곁에서 묵묵히 서포트해 주신 가족분들이나 주변의 다양한 분들도 많이 떠오르실 것 같은데, 이에 대한 감정이나 생각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백혜진 제가 힘들 때나 기쁠 때나 늘 옆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고, 잘되지 않았을 때는 오히려 더 힘내라고 응원해 줘서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런 응원 덕분에 제가 지금까지 운동을 계속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더욱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용석 어머니, 누나들, 그리고 규탁아. 감사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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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패럴림픽 각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백혜진 저희의 1차 목표는 포디움에 오르는 것입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용석 선수와 함께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포디움에 올라 메달에 도전하는 그 과정을 함께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신다면, 저희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이용석 저는 다른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서 혜진이 누나와 함께 서 있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그 목표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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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은 특정한 감정을 요구하는 대회가 아니다. 동정을 필요로 하지도, 과장된 서사를 전제로 하지도 않는다. 조건은 달라도 경기의 본질은 같다. 어쩌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대회를 바라보는 방식일지 모른다. ‘장애인 스포츠’라는 분류로 한발 물러나 보는 대신, 세계 랭킹 1위 팀의 전략을 궁금해하고, 한국 바이애슬론 최초의 기록이 쓰일 가능성에 주목해 보자.
3월 6일, 밀라노-코르티나에서 시작될 동계 패럴림픽. 결과는 모른다. 다만 분명한 건, 그 장면이 이미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에는 조금 더 가까이에서, 조금 더 오래 시선을 두고 지켜보기를 권한다. 그들이 준비해 온 시간만큼은, 이제 우리도 함께해 볼 차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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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저널 <한국제> 지난 에피소드 만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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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Perspective, Different Story
온큐레이션은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트렌드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
마주하는 색다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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