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들 안녕하신지요? 믿을 수 없는 참사 소식에 조심스레 안부를 묻게 되는 11월 하자 소식을 전하게 된 판돌 거품입니다.
지난 11월 5일, 문제없는 스튜디오 정기 모임에 모였던 청소년 에디터들은 애도 기간 동안 각자 어떤 일상을 보냈는지 이야기 나누었다고 해요. 그날 새벽 실시간 검색어로 올라오던 SNS 영상을 통해서 무방비하게 처음 소식을 접하게 된 이들도 있었고, 다들 무사하냐는 반 카톡창의 알림 메시지를 확인하며 주말을 보낸 이들도 이었습니다. 각 학교 학생회에서 준비하던 핼러윈 행사 부스는 철수되었고, 대신 참사를 애도하는 포스터가 부착되거나 길가에는 검은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핼러윈을 특별히 기념한 기억이 없는 분들은 잘 공감하지 못할 수 있지만, 사실 오늘의 십 대들에게 핼러윈은 한껏 준비해서 친구들과 어디든 갈 계획을 세우는 1년 내내 기다리던 하루이자 소중한 해방의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지금 이 순간 책임을 회피하거나 떠넘기려는 말 대신, 재발 방지를 위해 책임지는 말들이 들려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11월 18일은 하자 청소년 운영위원회가 기획한 하자마을의 가장 큰 연말 행사인 청소년 네트워크 모임 <그 해 하자는>이 열리기 전날이기도 합니다. 본관 외벽에는 행사를 알리는 큼지막한 현수막이 걸리고 행사장인 999클럽은 공간을 꾸미는 손들과 발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2022년 한 해 하자 공간을 오고 간 100여 명의 청소년인 죽돌들과 판돌들이 모두 다 같이 모여 2022년 하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올해 나와 우리를 채워주었던 말들, 다음 해에 찾아올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 그리고 우리의 다짐을 나누며 공동의 기억을 만들어 가겠지요. 아마도 <그 해 하자는>에서 서로 나누게 될 말들은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서로를 살리는 말들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매일 가는 등굣길이나 동네 쇼핑길에서, 친구와 함께 놀러 나간 길이나 오랜만의 떠난 여행길에서 우리 모두가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무사하기를 바랍니다.
하자센터 판돌 거품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