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오래한다는 것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안녕하세요! 🌲재근입니다. 다시 베이레터를 시작하고자 마음먹은 것은 '위기'여서라고 솔직히 말합니다. 저는 위기일 때마다 편지를 썼습니다. 첫사랑에게 편지를 썼고, 군대에 가서 부모님과 친구에게 편지를 썼고, 아내에게도 위기일 때마다 편지를 썼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이기도 하고, 진심이 보여지는 모습과 다르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이기도 합니다.

편지가 사라지는 시대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감사하고, 앞으로도 계속 보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일은 사라져서는 안되기에 제가 사랑하고 감사하는 모든 분들에게(이 글을 관심 있게 읽어주시는 모두를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글을 써봅니다.

무엇을 오래 한다는 것

아주 가끔 '어떻게 베이트리를 이렇게 오래 해오신 거에요?'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넌지시 던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아직 잘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고, 지칠 때도 있어서 쉬어갈 때도 있어 선뜻 답하기 어렵지만 좋게 봐주셔서 하는 질문이기에 질문 자체에 감사함을 느낄 따름입니다.

6개월 정도 요가를 배웠어요. 요가를 스트레칭이나 운동의 개념으로 접근했지만 '정신적 수양'이 되었고, 호흡과 아사나(요가 동작)를 통한 '맑은 정신' 같은 것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거의 6개월 만에 저는 '머리서기(물구나무)'를 3초 정도 가능한 경지에 이르게 되었는데요. 보여지는 것과는 달리 6개월 동안 200번 정도 구르고 넘어지는 것을 반복한 것 같습니다. 어떤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시켜서 한 거) 반복되는 실패로 낙담하는게 아니라 오늘은 이까지, 오늘은 이까지 하면서 계속 시도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 어정쩡한 자세로 3초를 서있는 것은 성공한 것일까요?

제가 좋아하는 달리기를 할 때에도 결승선은 자신이 정하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달리기도 무지 고통스러운 운동입니다. 목적지가 정해져 있지도 않고 얻는 것도 그다지 없습니다. 오직 달리는 행위 자체가 목적일 뿐입니다. 달리기에 빠진 사람들은 이런 느낌을 잘 알겁니다. 달리기를 계속하지만 이것을 왜 하는지 잘 모릅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러너스 하이를 느끼기 위해? 물론 이런 것들이 가끔은 도움이 되지만 사실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달리기를 안하고 가만히 있는게 싫어서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세상 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하더라도 신경 쓰지 말자. 멈추지 않고 계속 가자. 그곳에 도달할 때까지는 멈추는 것을 생각하지도 말자. 그리고 그곳이 어디인지에 관해서도 깊이 생각하지 말자.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멈추지 말자

by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슈독>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by 김연아

그냥 하지 말라

그냥 하면 되는거지(Just Do It!)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냥 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카페를 하면서 크게 배웠습니다. 200m 이내에 대형 카페 5개(스벅, 10%, 콤포, 쥬시, 1L)와 빵집 3개, 동네 카페 4개가 더 있습니다. 하하하. 뿐만 아니라 혼자서는 두가지 형태의 사업을 동시에 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꾸준하게 커피를 팔고, 디저트를 만들고, 책을 읽고, 모임을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포기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코시국 직전의 모집 현황입니다. 모집을 마감했을 때(2020년 1월)는 150명이 넘었던 걸로 기억해요. 2년이 지난 지금은 절반 정도의 멤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침묵, 눈물 한방울) '모임'이라는 것의 특성이 지금의 시대와 맞지 않다는 두려운 생각이 자주 일어납니다. 어째서인지 연대, 민주주의, 공동체와 같은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들이 멀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런 비관이 떠오를 때는 다시 달리기를 하러 갑니다. 다시 낙관을 찾을 때까지 뜁니다. 그냥 하지 않습니다. 낙관으로 돌아오기 위해 무수히 많은 고민을 합니다. 다시 가지고 온 요즘의 제 낙관은 최근의 뇌과학 경향과 명상의 방향과도 같습니다. 그것은 바로 'Attention 주의'입니다. 이것만 있다면! 우리는 즐거울 수 있어!!!

자유와 몰입 그리고 축제

우리는 선택할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무제한적인 자유의 시대, 과학과 기술이 발전한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선조들보다 행복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해야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는 것 말고도 재미있는 것이 정말 많은데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할까요? 목적이 불분명해지고 결의가 약해집니다. 약화된 결의는 선택의 가치를 떨어뜨립니다. '이것이 너의 길이야!'라고 누가 정해주지도 않습니다.

제가 제안드리고 싶은 것은 주의를 기울이는 '수련'입니다. 우리는 그저 '수련'을 통해 목표들을 정돈할 수 있으며 그 중에서 행동의 목적이 될 만한 것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할 때 우리는 무엇을 하든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by 칙센트 미하이, <몰입 flow>

책은 도끼라고 니체는 말했다. 도끼는 우리를 찍어 넘어뜨린다. 이미 눈앞에 책을 펼쳤으면 그 주위를 돌며 눈치를 보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읽는 것에 우리를 다 바쳐야 한다. 그때 넘어진 우리는 새사람이 되어 일어난다. 책이라는 이름의 도끼 앞에 우리를 바치는 것도 하나의 축제다. 몸을 위한 음식도 정신을 위한 음식도 겉도는 자들에게는 축제를 마련해 주지 않는다.

by 황현산, <사소한 부탁>

그래서... 결론은?

우리가 지금 '맞다'고 생각하는 것도 언젠가는 틀린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문화와 책들이 무언가 '옳다'고 주장하지만 아닌 것도 많습니다. 우리들은 그저 진실을 보는 '눈'과 '귀'를 만들고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믿음도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겸손함과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서로의 말과 글에 주의를 기울이고, 질문하는 것은 분명 사회를 진보하게 만듭니다.

사랑은 결혼을 하면 시작이라고 느낍니다.(갑자기?) 무언가를 시작했다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수많은 부부싸움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가족 관계에 언제나 주의를 기울이고 공동의 목표를 만들어야만 충만함을 얻을 수 있습니다. 독서모임을 시작하는 것, 만나는 것(무엇을 하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책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 고민해서 질문을 생각하는 것, 모임에서 사람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제가 베이트리에 주의를 기울이듯이 여러분도 사랑하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 즐거움을 얻기를 바랍니다🙏

오늘 🍃베이레터는 어땠나요?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해요.

baytreebookclub@gmail.com으로 답장을 보내주세요!

+혼자만 알기 아까운 ✨베이로운 컨텐츠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7~12월 시즌 멤버십 신청하기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베이트리 북클럽, 비포레스트

부산 부산진구 대학로36번길 10

수신거부 Unsubscribe

이 메일은 스티비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