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 #금리인하
TODAY's DIGGING
'일촉즉발' 중동에
충격받은 세계 경제
┃글 Hoa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줄곧 불안정하던 중동 지역에 전쟁의 공포가 한층 짙게 드리웠어요. 지난 13일, 이란이 이스라엘 땅을 공격했기 때문이에요. 
지난 13일 밤(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방어 체계인 '아이언돔'이 이란 드론과 미사일을 요격하는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의 이번 공습은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위치한 이란 영사관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어요. 영사관 공격으로 이란 장교 등 최소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에 복수하겠다’고 공언해 왔는데, 지난 주말에 정말 실천으로 옮긴 거예요.
중동 지역에서 분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이번 공격은 유난히 무게감이 커요. 이번처럼 국가가 다른 국가의 영토를 공개적으로 공격한 건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에요. 그동안 중동 분쟁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처럼 국가 대 무장세력 사이의 전쟁이거나 무장세력 간의 전쟁인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대로 분쟁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세계 경제에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여요. 자칫하면 경제 전망이 완전히 뒤집힐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인데요. 오늘은 중동의 위기가 세계 경제에 어떤 태풍을 일으킬지 함께 알아볼게요.

잠깐만...근데 왜 싸우는 거였지?
먼저 이스라엘이 왜 다른 중동 국가들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지부터 간단히 짚고 넘어갈게요. 세계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던 유대인들은 1948년에 중동 지역에 이스라엘이라는 독립 국가 수립을 선언했어요. 문제는 기존에 이 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들(대부분 팔레스타인인)은 갑자기 삶의 터전을 이스라엘에 빼앗기게 됐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스라엘이 중동에 국가를 세우겠다고 선언했을 때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주위의 아랍 국가들은 크게 반발했어요.

하지만 이란은 달랐어요. 튀르키예에 이어 두 번째로 이스라엘을 독립 국가로 인정했죠. 당시 이란은 친서방 성향의 모하메드 레자 팔레비 국왕이 다스리고 있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이란과 이스라엘은 굳건한 동맹국이었어요. 그러니까 사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처음부터 사이가 나빴던 건 아니에요.

하지만 1979년 이란에서 혁명이 일어나고 정권이 바뀌면서 이스라엘과의 우호 관계도 산산이 깨지고 말았어요. 이란이 반서방, 반이스라엘로 돌아서면서 이스라엘을 국가로 승인했던 걸 취소하고 모든 공식 관계를 단절했기 때문이에요.
이후로 이란과 이스라엘은 서로 비공식적으로 공격하는 ‘그림자 전쟁’을 벌여 왔어요. 공식적으로 공격하진 않지만,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같은 무장 정파를 대리 세력을 앞세워 전쟁을 치렀다는 의미예요. 이란은 이슬람교의 두 교파 중 하나인 시아파의 맹주로 알려져 있어요. 이란은 시리아-레바논-팔레스타인-이라크로 이어지는 ‘시아파 연대’를 구축하고, 이 연대에 속하는 무장 단체들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참여해 왔어요. 이스라엘 입장에선 현재 하마스와 벌이고 있는 가자 전쟁도 이란과의 그림자 전쟁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처음으로 직접 공격하면서, 지난 45년간 이어져 온 양국의 갈등이 보다 직접적인 형태로 진화하게 된 거예요.

중동 공습에 출렁이는 세계 경제
① 치솟는 국제 유가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가장 먼저 영향을 받았어요. 중동은 전 세계 원유의 3분의 1을 생산하고 있어요. 특히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도 세 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세계 주요 산유국이기 때문에 이란에서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국제 유가가 출렁일 수밖에 없죠.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기사가 나온 지난 12일,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한때 배럴당 87.67달러까지 치솟았어요.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92.18달러까지 올랐고요. 지난해 10월 말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거예요.
만약 이란이 수세에 몰릴 경우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협박성 카드를 들고 나올 수도 있어요. 이럴 경우 유가는 지금보다 급격하게 치솟겠죠.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라크·이란·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를 수출할 때 이용하는 통로예요.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이곳을 거쳐 이동하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스스로도 수출에 지장을 겪긴 하겠지만, 이스라엘 편을 들고 있는 미국을 포함해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 있기 때문에 주요한 협박 카드로 활용하고 있어요.

② 요동치는 자산 가격
· 안전자산 up📈
안전자산은 금, 미국 달러 등 비교적 경기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자산을 말해요. 중동 지역의 긴장감 고조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금과 달러의 가치가 상승했어요. 금값의 경우 지난 12일 하루 만에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같은 날 달러 가치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 위험자산 down📉
외부 요인에 따라 가치가 크게 널뛰는 위험자산인 주식과 암호화폐의 가격은 즉각 하락했어요. 14일 이란의 공습 소식이 들린 직후에 비트코인 가격은 7% 이상 떨어지면서 6만 2000달러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어요. 미국 주식도 두 달여 만에 최대 하락 폭을 보였고요.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야?
이란의 공습 직후 널뛰기를 하던 주요 자산들의 가격은 다행히 직후보다는 진정된 상황이에요. 하지만 앞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할 경우 국제 유가가 안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요. 이때 발생할 수 있는 더 큰 문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자극된다는 거예요. 원유는 다양한 산업의 원재료로 활용되고 에너지 가격과도 밀접하기 때문에, 원유 가격이 오르면 사실상 거의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이 덩달아 오르게 되거든요.

실제로 지난 2022년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세계 경제에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고물가 현상이 닥쳤어요. 전쟁 이전까지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확장적 통화 정책을 펼치던 각국 중앙은행은 전쟁으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돈의 양을 줄이는 긴축 정책을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이후로 미국, 한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2년 넘게 고물가를 잡기 위해 씨름해야 했어요. 
최근에 들어서야 물가가 조금씩 진정되던 추세라, 이대로라면 주요국 중앙은행이 곧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겠다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었어요. 그런데 중동 분쟁으로 물가가 다시 자극된다면,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도 있어요. 세계 경제가 이제야 길고 긴 '고물가, 고금리' 국면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가 나왔지만, 자칫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인 거예요. 이스라엘과 이란은 과연 보복의 악순환을 끊고 공존할 길을 찾을 수 있을까요?
┃3줄 요약
· 지난 1일 이스라엘로부터 시리아에 있는 영사관 폭격을 당한 이란이 13일(현지 시각) 이스라엘을 공습하면서 제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될지 세계가 긴장하고 있음. 
· 1979년 이란 혁명으로 사이가 틀어진 이란-이스라엘은 지난 45년간 서로 비공식적으로 공격하는 '그림자 전쟁'을 벌여 옴. 영토를 직접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
· 이번 공습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고 각종 자산 가격이 요동치는 등 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고 있음. 만약 분쟁이 이어진다면 국제 유가가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수도 있음.
EDITOR's COMMENT
45년 '그림자 전쟁'
어떻게 흘러갈까요?
안녕하세요, 에디터 Hoa입니다. 오늘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로 세계 경제가 맞이하게 될 시나리오를 알아봤어요. 오늘 에디터의 코멘트에서는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 갈등이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에 대한 여러 전망을 소개해 볼게요. 

이란-이스라엘 갈등, 어떻게 될까?
😱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될수도
두 나라가 보복에 보복을 이어가면서 분쟁을 확대한다면, 최악의 경우 ‘제5차 중동전쟁’이 터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와요. 지난 1973년 시리아와 이집트가 이스라엘을 침공하며 4차 중동전쟁이 벌어진 지 51년 만이에요. 

🤔 에이...중동전쟁까진 아닐 거야 
다만 이번 충돌이 실제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요.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력과 경제력 격차가 꽤 크기 때문이에요. 고질적인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이란은 이스라엘과 전면전에 나설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이란은 ‘이번 공격은 정당방위 차원이었고, 이스라엘의 보복이 없으면 더 공격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서고 있어요. 

😮어쨌든 공은 이스라엘로 넘어갔어
하지만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어서, 이 갈등이 어떤 양상으로 이어질지는 이스라엘의 대응 수위에 달린 것 같아요. 이스라엘은 한때 이란에 '고통스러운 보복'을 예고하기도 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이 이란을 규탄하면서도 이스라엘의 재보복에는 명확히 반대하고 있는 데다 이번 공습으로 인해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 전면전을 유발하지 않는 저강도의 반격을 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 같다는 분석이 나와요. 하지만 이스라엘이 주변국을 안심시킨 뒤 기습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에요.

위태로운 중동의 정세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한 치 앞도 예측하기가 어려운데요. 과연 세계는 '중동발 경제 위기'를 맞이하게 될까요?
NEWS PICK

점점 힘 빠지는 금리 인하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어요. 최근 미국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집계됐고, 이스라엘-이란 간 충돌로 중동 지역의 전쟁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에요. 대다수 전문가들이 ‘올해 6월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던 얼마 전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이달 말 발표되는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높게 나타나면, 금리 인하 예상 시기는 더 멀어질 전망이에요.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기 시작했어요.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어제(16일) 보고서를 통해 “만약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2.5% 이상에서 머무른다면, 연준이 내년 초에 다시 금리를 올릴 실질적 위험이 발생한다”며 “이 경우 내년 중반까지 기준금리가 6.5%에 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어요. 현재 5.5% 수준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1%포인트가량 더 인상될지도 모른다는 거예요.

 

치솟는 달러에 폭락하는 원화·엔화

미국 금리 인하가 늦어질 수 있다는 예상에 따라 달러의 상대적 가치가 치솟는 ‘강달러’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어요. 중동에서 벌어진 갈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를 찾는 사람은 더 많아지는 모습이에요. 달러 가치가 급등하자, 반대로 우리나라 원화 등 다른 화폐의 상대적 가치는 급락했어요.

 

어제(16일) 한때 달러당 원화값은 1400원대를 기록했어요.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에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겼던 건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경제 위기가 닥쳤던 시기였어요. 그만큼 우리나라 원화 가치가 폭락했다는 거죠. 이날 일본 엔화 가치도 34년 만의 최저치인 달러당 154엔대를 기록했어요.

 

미국, 삼성전자에 보조금 9조원

미국 정부가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는 삼성전자에 보조금 64억 달러(약 9조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어요. 미국 정부가 지급하는 반도체 보조금 중 미국 기업인 인텔(85억 달러)과 대만 기업인 TSMC(66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예요.

 

삼성전자는 이러한 지원에 호응해 미국 현지 투자를 더 늘리기로 했어요. 원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3조 50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었는데, 이 투자 규모를 2030년까지 약 450억 달러(약 62조 3000억원)로 늘릴 계획이래요.

 

미국 정부의 대규모 지원은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에요. 미국은 중국과의 기술 패권 대결이 격화하자, 중국의 반도체 기술을 견제하는 동시에 여러 국가에 위치한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으로 옮기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중국, 깜짝 성장률 발표했어요

중국의 경제가 올해 1분기에 5.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전문가들의 전망치였던 4.6%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예요. 지난해 전체 경제 성장률(5.2%)보다도 높았어요. 침체를 걱정했던 중국 입장에선 꽤 선방한 거예요. 중국의 1분기 경제 성장은 수출과 설비 투자의 증가가 이끌었다고 해요.

 

다만 1분기 경제 성장을 이끈 투자는 대부분 정부를 중심으로 공공 부문이 이끌고 있고, 민간 기업의 투자 심리는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대요. 소비 심리도 좀처럼 위축을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하고요. 높은 경제 성장률을 발표했음에도 ‘2분기에는 다시 둔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이 나오는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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