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힘 빠지는 금리 인하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어요. 최근 미국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집계됐고, 이스라엘-이란 간 충돌로 중동 지역의 전쟁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에요. 대다수 전문가들이 ‘올해 6월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던 얼마 전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이달 말 발표되는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높게 나타나면, 금리 인하 예상 시기는 더 멀어질 전망이에요.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기 시작했어요.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어제(16일) 보고서를 통해 “만약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2.5% 이상에서 머무른다면, 연준이 내년 초에 다시 금리를 올릴 실질적 위험이 발생한다”며 “이 경우 내년 중반까지 기준금리가 6.5%에 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어요. 현재 5.5% 수준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1%포인트가량 더 인상될지도 모른다는 거예요.
치솟는 달러에 폭락하는 원화·엔화
미국 금리 인하가 늦어질 수 있다는 예상에 따라 달러의 상대적 가치가 치솟는 ‘강달러’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어요. 중동에서 벌어진 갈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를 찾는 사람은 더 많아지는 모습이에요. 달러 가치가 급등하자, 반대로 우리나라 원화 등 다른 화폐의 상대적 가치는 급락했어요.
어제(16일) 한때 달러당 원화값은 1400원대를 기록했어요.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에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겼던 건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경제 위기가 닥쳤던 시기였어요. 그만큼 우리나라 원화 가치가 폭락했다는 거죠. 이날 일본 엔화 가치도 34년 만의 최저치인 달러당 154엔대를 기록했어요.
미국, 삼성전자에 보조금 9조원
미국 정부가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는 삼성전자에 보조금 64억 달러(약 9조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어요. 미국 정부가 지급하는 반도체 보조금 중 미국 기업인 인텔(85억 달러)과 대만 기업인 TSMC(66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예요.
삼성전자는 이러한 지원에 호응해 미국 현지 투자를 더 늘리기로 했어요. 원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3조 50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었는데, 이 투자 규모를 2030년까지 약 450억 달러(약 62조 3000억원)로 늘릴 계획이래요.
미국 정부의 대규모 지원은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에요. 미국은 중국과의 기술 패권 대결이 격화하자, 중국의 반도체 기술을 견제하는 동시에 여러 국가에 위치한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으로 옮기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중국, 깜짝 성장률 발표했어요
중국의 경제가 올해 1분기에 5.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전문가들의 전망치였던 4.6%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예요. 지난해 전체 경제 성장률(5.2%)보다도 높았어요. 침체를 걱정했던 중국 입장에선 꽤 선방한 거예요. 중국의 1분기 경제 성장은 수출과 설비 투자의 증가가 이끌었다고 해요.
다만 1분기 경제 성장을 이끈 투자는 대부분 정부를 중심으로 공공 부문이 이끌고 있고, 민간 기업의 투자 심리는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대요. 소비 심리도 좀처럼 위축을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하고요. 높은 경제 성장률을 발표했음에도 ‘2분기에는 다시 둔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이 나오는 이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