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와 동물권 관련 최신 NEWS입니다.
2023.6.21 | Vol.60
매주 수요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고양이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크루원 크루원님, 안녕하세요!

크루원님의 반려묘가 '제일 행복해 했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얼마 전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처음 본 동네 고양이를 마지막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일도 있었고요.
고양이 집사로써 뿌듯했던 일도 있었답니다.

이 이야기 조각들을 모아 생각해 볼 지점과 함께 소개해드릴게요.
그럼 오늘도 잘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오늘의 캣챠
1. CAT STORY: 유월의 고양이 일기
2. CAT NEWS: 한 주간 길고양이 관련 뉴스

유월의 고양이 일기

글. 에디터 현

🎧오디오로 듣기


집사는 고양이의 온 세계니까🌏

에디터 현의 캣스토리 <고양이 넷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고양이, 너의 마음이 궁금해>를 읽고 오시면 더 자세히 이해하실 수 있어요!

남편이 프리랜서로 집에서 업무를 보다가 얼마 전부터 사무실로 출근했다. 요즘 나는 회사 일이 바빠 늘 10시 11시에 집에 들어가기 일쑤다. 남편이 먼저 퇴근했다는 연락을 받고 조금은 여유롭게 일을 처리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온 카톡.


💬 ‘쁘리 꼬리 다침. 꼬리에 상처 두 개, 목덜미에 하나’


쁘리의 꼬리를 누군가 물었다. 라떼겠지. 라떼밖에 없다. 여전히 라떼는 쁘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가 보다. 집을 오래 비워 싸우는 걸 말릴 사람이 없으니 바로 이렇게 다쳐버렸다. 다음날부터는 격리를 하고 나갔다. 물과 밥과 화장실이 있는 공간. 그리고 낮 동안에는 거의 잠만 잔다지만 그래도 격리 하고 나간다는 것은 너무 마음이 안 좋은 일임에 틀림없다.


아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생각을 해 봤다. 내가 바쁘다고, 힘들다고 미룬 사냥놀이를 매일 하기로 결심했다. 다른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유독 라떼는 사냥놀이에 진심이고 사냥에 성공할 때마다 궁디팡팡을 해주며 우쭈쭈 해주는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걸 놓치고 있다니.


당장 그날부터 좋아하는 미끼를 끼운 낚싯대를 휘둘렀다. 놀이 자체도 좋아했지만 ‘아이구 잡았어! 라떼가 잡았어요! 아구 잘했어요~’하는 나의 폭풍 칭찬에 곧바로 골골송으로 화답하며 눈 키스를 끊임없이 날려주었다. 아, 지금 라떼가 나와 보내는 시간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강아지는 특유의 웃는 표정이 있다. 산책 후, 놀이 후, 혀를 내밀며 환히 웃는 표정. 누가 봐도 행복해 보이는 그런 표정. 고양이는 ‘웃는다’ ‘행복하다’ 와 같은 표정은 보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날 그 순간엔 느낄 수 있었다. 표정보다는 무언가 그 순간의 느낌. 라떼가 지금 행복하구나. 아, 이게 바로 라떼가 나에게 원하는 것이구나.


조금만 놀이 자극을 주어도 고양이들이 에너지 소모를 많이 하는 것을 느꼈다. 초코는 아주 정확한 배꼽시계를 가지고 있는데, 사냥놀이 후 간식이나 사료를 먹더니 다음 식사 시간까지 푹 잠들었다. 더 이른 시간에 일어나 밥을 달라며 보채지도 않았다. 라떼도 깊게 잠드니 쁘리와 싸울 시간이 없었다. 실로 여러모로, 일석삼조 이상으로 효과가 있었다.


루틴하게 놀아주는 게 좋을 텐데 최근 회사 업무가 너무 바빠서 퇴근 시간이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나의 본분은 집사. 인간의 시간보다 7배는 빨리 흘러간다는 고양이 세상의 중심에는 집사가 있다. 앞으로 10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사냥놀이를 하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신나게 놀고 뻗어버린 라떼


안녕, 우리 동네 고양이🎗️

날이 좋았던 6월 초. 해가 길어져 아직 밝던 조금 늦은 오후. 카페에서 집으로 가는 차 안이었다. 왕복 6차선쯤 되는 큰 도로에서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골목으로 꺾으려던 중 "어, 고양이다!" 하는 남편의 한마디. 흰 바탕에 검정 무늬가 있는 얼룩 고양이 한 마리가 도보에 있었다.


그런데 도로를 건너려는 것처럼 방향을 틀고 있었다. ‘설마 건너겠어’ 생각이 들었던 것도 잠시. 무엇에 놀라 도망가려 한 것인지 고양이의 의지였을지 모르겠으나 얼룩 고양이는 정말로 그 도로를 건너려 했고 근처 정류장에 정차하려던 버스를 피하지 못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그 앞에 차를 대고 트렁크를 열어두었다. 가까이 가서 확인하는 남편에게 물은 첫 마디는 “살았어? 병원에 가면 살릴 수 있어?”였다. 짧은 새에 수백만 원쯤 될 것 같은 병원비를 예상해 보고 그럼에도 지나칠 수 없어서, 살릴 수 있다면 병원으로 바로 이동할 결심을 마친 뒤 물어본 것이었다. 하지만 얼룩 고양이의 시간은 그날까지만 허락되었나 보다. 조금 전까지 본인의 의지로 움직이던 뒷다리를 일으키려 애쓰던 것이 아직 선명한데.


“갔어(죽었어). 어디로 전화해야 해? 119? 자기 그거(캣챠) 쓰니까 잘 알 거 아니야” 라던 다급한 남편의 목소리에 “나도 지금 머리가 하얘. 찾아볼 게 잠시만”이라고 대답하고 스마트폰을 열어 ‘로드킬’을 검색했다. 로드킬로 많은 동물들이 죽고 있다는 뉴스밖에 안 나왔다. 다시 검색창을 클릭해 ‘고양이 로드킬 당했을 때’를 검색했다. 그제야 조금 제대로 된 글이 나왔다.


그 사이 남편은 119에 전화를 해 버렸고 상황을 설명했는데 원칙적으로는 119는 길고양이 로드킬이나 구조에 출동하지 않지만, 근처 소방서에서 출동해 주었다. 빠르게 도착한 구급대원 세분은 투명한 폐기물 봉투와 집게를 들고 내렸고 얼룩 고양이는 그렇게 평생을 살았을 영역을 떠났다.


집에 와서 더 찾아보니 사고가 났지만, 아직 살아있는 경우와 사체 처리 신고가 유사하나 출동하는 기관이 다르기 때문에 접수할 때 상황을 정확하게 말해주어야 하는 것 같았다. 고속도로라면 한국도로공사에, 일반 국도나 도심이라면 지역 콜센터 120이나 128로 전화하면 된다.

출처: 도로의 동물 사체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걸까?↗


로드킬을 눈 앞에서 본 것도, 죽은 고양이를 도로에서 치우는 과정까지를 보는 것은 처음이다. 얼룩 고양이는 그 길을 몇 번이나 더 건너봤을까. 매번 그렇게 목숨을 걸고 길을 건너야 하는 삶. 언젠가 지하철에서 본 광고가 떠오른다. ‘모두 늙어서 죽었으면 좋겠다

찰카기 김하연 작가님의 2020년 티끌모아광고 프로젝트
올해는 <길에서 태어났지만 우리의 이웃입니다>↗ 광고가 게재되고 있다


지금은 아깽이 시대

날이 따뜻해지면 매년 그 시기가 온다. "아깽이 대란" 시기. SNS에서 어린 고양이들을 임보 하는 집사님들이 많이 보이고 쉼터에는 입양처를 찾는 아기 고양이들이 많아진다. 얼마 전 회사 사람에게도 메세지가 하나 왔다.

"다린, 저희 파트원께서 갑자기 냥줍을 하게 되셨는데 보호는 계속 못한대요.

지금 집에는 데려왔다는데 어떻게 하죠?"


고양이를 키워 본 적 없지만 갑자기 냥줍을 하게 되어 자취방에 데려갔다는 것이다. 우선 데려왔는데 그 다음에 뭘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단체 메신저에 알렸고, 넷째를 회사에서 구조한 걸 아는 친한 동료가 나에게 연락을 취한 사정이었다.


2-3개월쯤 되었을까. 어미 고양이로부터 독립을 해도 괜찮은 나이로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독립을 한 것인지는 짐작이 가지 않았다. 눈과 코에 허피스 증상은 안보이지만 귀도 깨끗해보이진 않았다. 건사료는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 돌아다니다 냥줍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무턱대고 데려온 것은 아닌지, 계속 임보 할 수 있는 것인지 등 궁금한게 많았지만 이내 삼켜내고 지금 당장 필요한 것들로 말해주었다.

"당장은 물, 사료, 모래가 필요한데 사료랑 모래는 쿠팡 로켓배송 시키면 내일 새벽에 도착할 수 있을 거에요. 화장실은 급한대로 작은 박스를 쓰면 될거구요"


얼마 시간이 지나서 뭘 해야할지 몰라서 허둥댔는데 고맙다며, 편의점에서 고양이 캔을 사와 먹이고 있다는 답변이 왔다. 잘 먹어주니 다행스러웠다. 집에 자묘용 파우치가 하나뿐이라 그것과 츄르 두어개, 그리고 장난감을 하나 챙겨서 출근했다.


임시 보호처를 구했는지, 우리집은 어렵고, 만일 장기 임보처를 구해야하거나 입양 홍보를 하신다면 SNS와 알고있는 카페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말을 전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반려묘가 무지개다리를 건너서 물품이 다 있는 어느 팀원의 가족 집에 임시 보호를 가기로 했다고 하여 냥줍은 구조로 잘 마무리 되었다.


사람도 돌아다니기 좋은 계절, 고양이들도 길어진 해를 따라 먹이를 구하러 더 오래, 그리고 더 넓은 영역을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일까. 아기 고양이들이 많이 태어나는 시기이기도 하고 또 많이 구조되는 시기다. 하지만 정말로 구조가 맞을지는 잘 살펴봐야 한다. 어미 고양이가 먹이를 구하러 나간 사이라면 구조가 아닌 납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아기 고양이는 어미 고양이가 케어할 수 있으면 절대 만지지 말고 아래 카라의 구조 가이드라인을 참고하자.

[돌직구 핵직구] 동물을 먹는다는 것
영남일보 | 이재동 변호사
몰던 승용차를 없애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지가 2년이 훌쩍 넘었다. (중략) 이런 결심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심각한 기후위기 문제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기후위기에 대응한 또 하나의 결심은 축산 육류를 덜 먹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소설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가 쓴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Eating Animals)'라는 책을 읽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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