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학습한 AI가 상용화 된다는데... 그럼 사랑하는 마음도 대체할 수 있을까요?
Pausing by POPOPO MAGAZINE
님에게 
5월의 첫 날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큼직한 기념일이 몰린 종합선물세트 같은 '가정의 달'이죠. 받을 때는 몰랐습니다. 생각해서 준비하고 전달하기까지 모든 수고스러움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지.(겪으면서 새삼스러워지는 중입니다) 이제 감정까지(하다하다!!) 학습한 AI 상용화가 보편화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 오면서 인간의 원초적 본능인 외로울 권리마저 박탈당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밀려드는데요. 대리 효도 서비스를 비롯해 인간의 손길이 절대적이던 영역들이 시스템화, 자동화 되고 있지만 절대 대체할 수 없는 건 무엇일까요? 포텐님 생각은 어떠세요?  

AI는 가족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SIDE A : 나누고 싶은 이야기
    -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미래
    - 독일에서 온 아빠 독자님의 8호 리뷰💜 

 ▶️SIDE B : 함께 만들어 가는 이야기
   [방장님의 프랑스 방구석 통신] 아빠의 노트와 카메라, 그리고 나의 아이
   [기록하는 비꽃] 감정의 널뛰기는 선물입니다
   [엄마의 영화관]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용기, 영화<루카> 리뷰
   [엄마를 위한 힐링 명화] 부러우면 지는 거다
   [사부작사부작 손꼬마] 쪽쪽이

누구도 경험한 적 없는 미래


작년말 영상편집강의를 들으러 테크노파크에 간 적이 있어요. 입주기업으로 있었던 곳이라 제가 네비 없이 찾아갈 수 있는 몇 안되는 장소이지만 꽤나 외진 곳인데요. 꽤 큰 홀에 대부분의 중장년 수강생이 가득해 놀랐습니다. 캡컷이라는 영상 편집 툴 강의였는데요. 교육 속도에 못 따라가면 손을 들어 보조 선생님을 찾는 열성마저 대단했어요. 손바닥만한 액정에 손톱만한 앱. 눈이 침침해 글씨도 잘 안 보인다고 하시면서도 열심히 따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새로운 시대로의 국면에 접어들었구나'

기대수명이 높아지고 새로운 기술 앞에 기함을 토해내기 바쁜 나날입니다. 정년과 보장된 미래가 더는 통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인지하게 되는데요. 전문대학의 신입생 비율도 중장년이 압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자리에 평생배움이라는 키워드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이건 받고 싶은 선물 리스트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카드가 스마트폰에 내장되어 있다 보니 지갑에 대한 수요는 떨어지고, 남녀노소 최신형 스마트폰이 받고 싶은 선물 최상단을 차지한지 오래죠. 스마트폰 없이 디톡스 하는 명상 코스가 유행처럼 번지다 이제 치료법으로 자리잡았어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AI와 친하게 지내려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올 봄엔 AI 융합학부생들을 대상으로 <맥베스>를 원작으로 한 이머시브 공연 <Sleep no more> 등 고전은 어떻게 끊임없이 부활하고 있는지, 나아가 AI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인사이트를 나눴어요. 직업의 세계에 대한 특강으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을 종종 만났지만 아직 나도 잘 모르는 AI를 영어로 강의해달라는 요청은 그야말로 OMG. 여기서 국제 메타버스 영화제 강사로 출동하는 상황에 이르고서 깨달은 건 "우리 모두 이제 배워나가는 중이다"라는 사실이었어요. 초등학생부터 중장년까지, 인천에서 영화제가 열린 안동까지 달려 오게 만든 원동력은 무엇일까. 생존을 위해 계속 배워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걸 본능적으로 우리는 직감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인간을 닮은, 나아가 인간을 뛰어 넘는 기계의 등장이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기계를 닮아가게 되는 게 진짜 문제가 아닐까. 정답 없는 문제의 연속입니다. 
이 이미지는 영화 스틸컷일까요 아니면 AI가 만든 걸까요?
"아침에 아이가 아파서 어쩔 줄 몰라하는 장면을 만들어 줘."라고 프롬프터에 입력했습니다. 80년대 영화 스틸컷의 한 장면 같은 생생한 결과물을 보면서 입이 떡 벌어졌어요. 수많은 생성형 AI가 글, 그림, 프로그래밍, 작곡까지 빠른 속도에 비해 꽤 괜찮은 결과물을 내놓으면서 인간은 곧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불안에 사로잡혀갑니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 속담처럼 기술도 잘 꿰어야 하나의 완성본이 됩니다. 이 산출물이 '작품'이 되려면 인간의 장인정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2차원. 3차원의 세상에서 또 다른 차원으로 급작스럽게 진입하면서 먼저 깃발을 꽂으면 임자인 건가 싶은 대혼란 속에서도, 프롬프터에 입력값을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판이한 결과물을 제시하는 AI가 그러하듯 '융합'이라는 인간 고유의 특성이 점점 더 중요해질 거예요. 그럼에도 톤앤 매너를 달리하며 번역과 웹툰 이미지까지 생성하는 AI가 여러 의미에서 놀랍고 섬뜩한 건 사실입니다. 시대의 변화는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가속화되는 중인데 돌봄의 영역은 요지부동입니다. 여전히. 아이를 돌보는 엄마의 모습을 프롬프터에 입력했을 때도 그러한데요. 가까운 미래에 'care'라는 단어만 입력해도 돌봄의 주체가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욱 커집니다. 
지금의 양육자 세대가 학습했던 예상 가능한 미래와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지는 현실에서 혼란은 더욱 가중됩니다. 다만, 두가지는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첫째는 인간의 대체 불가능한 특성이자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은 사랑, 배려, 친절과 같은 무언가를, 누군가를 아끼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사실.
두번째는 인간은 죽을 때까지 배우고 보이지 않지만 계속해서 성장하는 존재라는 점입니다.

고도화된 학습의 배움 뿐만 아니라 실패를 포용하고, 매일의 희노애락과 인생의 흥망성쇄를 묵묵히 헤쳐나갈 수 있는 삶의 지혜도 여기 해당됩니다. 엄마의 잠재력을 주목하는 매거진을 만들면서 육아 정보를 구태여 넣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원치 않아도 아이를 키우는 데 너무 많은 시선과 말에 피로감이 누적됩니다. 정작 주양육자를 돌보는 사람은 드물어요. 몸살에 걸리기라도 하면 주양육자인 나는 아플 권리도 없구나 현실을 직시하게 되는데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나도 잘 커야만 하는 세상입니다. 주양육자에게도 기회가 필요해요. 챗 GPT가 코딩 프로그램을 짜주는 상황을 보면서 아이를 코딩 학원에 맡길 게 아니라 같이 헤매면서 관심 분야의 AI를 써보는 게 더 현실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인공의 기분은 어떠할까요?"라는 질문에 "좋은 기분일 것 같다"로 통일해 놓은 아이의 학습지를 보면서, 기술이 발전해도 시대를 초월해 고전이 사랑받는 이유를 다시금 발견하는 것처럼요. (그러고보니 분명 읽었는데 기억이 안나는 고전들이 한 무더기)
책이 굿즈가 되어버린 현실을 받아들이자! 생각하면서도 더 나은 종이잡지를 선보이고 싶어 안달입니다. 조회수나 좋아요처럼 바로 올라가는 수치와는 거리가 멀지만, 잡지라는 이름으로 엮어 낸 결과물을 왜? 어떻게? 선보일 수 있을까? 지속가능한 내일을 고민합니다.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곳곳에 숨어 있는, 진심을 알아보는 이들이 한 걸음만 더 내딛어 보자 일어서게 만드는 동력이 아닐까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양극단에서 바들바들 흔들릴 때마다 중심을 잡아 준 건 이런 마음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독일의 아빠 독자님이 남겨주신 리뷰로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실패가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경험으로 치환해 우리 계속 잘 자라보자구요💜
💜클릭하시면 더 많은 글을 읽으실 수 있어요!💜
포포포랑 1:1로 이야기 나누고 싶으세요?
카톡카톡으로 편하게 포포포의 좋은 글을 읽어보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카카오톡 친추해주세요💜
포.포포포 pausing by popopo 어떻게 보셨나요?
더 좋은 뉴스레터를 만드는 동력은 피드백으로부터!
친구에게 뉴스레터 구독을 공유해주세요.
위 버튼 클릭 후 url을 친구 카톡으로 전송!  
주식회사 포포포
@popopo_magazine
www.popopomagazine.com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