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남에도 다원 있음 ㅇㅇ

2022-01-06 37호

✉️LETTER

팽주님, 이번 한 주도 맛있는 차 많이 마셨나요?

2023년을 맞이해 더티레터에 💌답장 기능이 생긴 것 다들 알고 계시죠? 지난주 공지를 보시고 벌써 답장을 보내주신 분들이 계세요! 잘 보고 있다고, 같이 오래오래 차 마시자고,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팽주님들의 따뜻한 응원 덕분에 윤팽주의 새해는 따수웠답니다.

한 팽주님께서 2022년 저의 최애차는 무엇인지 질문 주셨는데요. 순위 정하는 걸 정말 못하는지라...(뭐든 다 좋다는 주의) 최애차는 못고르겠고, 돌아보니 자주 마신 차는 있었던 것 같아요. 바로 운남홍차입니다. 사실 저는 산뜻한 맛의 우롱차나 백차를 선호하는, 이른바 차계의 어린이 입맛(?)인데요. 요즘들어 조금 늙었는지(...) 홍차가 맛있더라고요. 많은 홍차 중에서도 운남 홍차는 달달한 고구마향이 나는 부드러운 맛 덕분에 누구에게 대접해도 호불호가 없는 차입니다. 디저트와도 잘 어울리고, 제 후배는 증류주에 섞어 마시더니 없던 감칠맛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아무튼 언제 마셔도 참 부담없고 편안한 차 입니다. 이 정도면 답변이 됐을까요? 또 꽂히는 차가 생기면 얘기할게요!😉

더티레터와 재밌게, 오래 차 마셔요.

윤 팽주 올림

⚗️TEA

설아다원

해남에도 다원이 있습니다

'차밭'하면 팽주님은 어디가 가장 먼저 떠오르세요? 제주도와 보성, 하동과 구례까지 떠올렸다면 차에 대해 상당히 관심이 있으신 분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남쪽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은 다원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야생차 자생지가 있어요. (요즘엔 강원도에서도 차를 재배한다니 남쪽에 국한된 것도 아닌듯 하지만🙊) 지난 레터에서 보내드린 강진에 이어 또 다른 '의외의' 차 산지 한 곳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바로 국토 최남단, 땅끝 해남에 위치한 설아다원입니다.

해남 설아다원에서 먼저 만나고 온 봄

지난 12월, 겨울휴가 때 해남에 다녀왔다고 얘기했었죠? 해남으로 행선지를 정한 이유. 바로 이곳, 설아다원을 들르기 위해서였어요. '향기로운 싹의 동산'이라는 예쁜 뜻을 지닌 설아다원은 1997년 이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원래 벼농사를 하시던 오근선·마승미 부부는 해남이 차와 깊은 연관이 있는 고장이라는 걸 깨닫고 차농사에 뛰어들기로 결심하셨대요. 두륜산 아래, 15000평에 달하는 부지에 맨손으로 유기농 차밭을 가꾸기 시작했지만 처음엔 차나무 대부분이 고사해버리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고. 하지만 부부는 차밭 가꾸기를 멈추지 않았고, 이제 설아다원은 25살, 너무도 싱그러운 청춘을 맞이했어요.

위 사진은 12월, 제가 직접 찍어온 설아다원의 차밭 모습입니다. 혹시 겨울 차밭은 앙상할거라고 생각하신 분 있나요? 차밭은 겨울에도 이렇게 초록초록하답니다! 날씨까지 온화해서 정말이지 봄을 미리 만나고 온 기분이었어요. 설아다원의 차밭은 중간 중간 차밭에 그늘을 만들어주는 키 큰 나무들이 서 있어요. 그래서 산책하면 작은 오솔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경사진 차밭을 따라 오르다보면 저 멀리 남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로 이어집니다. 15분~20분 정도면 충분히 오를 수 있고 경사도 심하지 않으니 설아다원을 방문한 분이라면 꼭 산책 즐기고 오시기 바랍니다.

해남에서 가장 힙한 클럽이 여기에...?

설아다원엔 해남에서 가장 힙한 클럽(!)이 있어요. 바로 나잇티 클럽. 그리고 심야 차회, '울림의 밤' 입니다. 다원을 가꾸신 부모님을 이어 블렌딩티를 공부한 오울림님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나잇티 클럽은 매주 화요일 밤 8시부터 11시까지 무한 리필(!!!)로 차를 마실 수 있어요. (1인 1만5000원) 혼자 차를 마시며 작업을 하거나 쉬는 시간을 가져도 좋고, 모임에 참여한 분들과 교류할 수도 있는 캐주얼한 느낌의 행사입니다.

울림의 밤은 조금더 차에 집중한 설아다원의 티코스입니다. 이 역시 밤 8시부터 11시까지 3시간에 걸쳐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점이 너무 매력적입니다. 일정이 맞지 않아 나잇티 클럽을 즐기지 못했는데... 안되겠어요 해남 여행 아니 한달 살기 당장 추진해!

👆여행자들을 반갑게 맞아주셨던 설아다원의 마승미님과 오울림님.

해남과 차의 인연히 심상치않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해남과 차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이야기도 잠깐 풀어드릴게요. 설아다원에서 차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만날 수 있는 무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찰 대흥사가 있습니다. 대흥사에서 한참 산속으로 들어가면 '일지암'이라는 작은 암자가 있어요. 조선시대 우리나라 다도를 정립했다고 알려진 초의선사가 돌아가시기 전 40년 동안 지내셨던 곳입니다. 초의선사는 한국 차에 관한 저서 '동다송'으로도 유명하죠.

초의선사는 강진으로 유배된 다산 정약용의 제자이기도 합니다. 해남에서 강진은 차로 30분 정도만 가면 되는 가까운 곳이에요. 일정을 넉넉하게 잡고 강진과 해남을 묶어 여행해보시는 것도 정말 좋을 듯 합니다.

레터로 다 보여드리지 못한 설아다원의 멋진 풍경은 인스타그램으로 다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강진과 해남에 이어 또 어떤 곳에서 차밭을 만나게 될지 정말 기대됩니다. ("여기 차밭이 있다고?" 시리즈를 따로 파야하는 것이 아닌지...) 추운 겨울, 설아다원의 풍경으로 잠시나마 힐링하셨길 바라며, 다음주 금요일에 만나요!

설아다원 전남 해남군 북일면 삼성길 153-21

인스타그램ㅣ 한옥스테이 네이버 예약

✏️P.S.

◼️ 검은 토끼의 해 깡총!

올해는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합니다. 무직타이거에서 토끼의 해를 맞이해 귀여운 토끼 일러스트를 몇가지 선보였는데요. 전 이게 젤 맘에 들더라고요. 깡과 총이 있는... 토끼! 아... 이런거 왜 공유하냐고요? 아시잖아요... 귀여우니까...

◼️ 구수방 설 다과합 예약 판매 오픈

슬슬 설 선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던한 한국식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는 구수방에서도 설 다과합을 내놨는데요. 1단과 2단으로 이뤄져있으며 산딸기꽃약과, 반자 3종, 흑묘행운과자(포춘쿠키 모양! 진짜 귀여워요), 3종다식 18구로 이뤄져있어요. 1월 13일까지 예약 기간이며 100개 한정! 가격은 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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