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이라더니 선수들은 왜 올림픽에...?

🎿선수입장! : 보이콧(Boycott)에 대해 알아봐요.


천 분의 일 초를 다투는 스피드스케이팅부터 지략 싸움이 돋보이는 마인드 스포츠 컬링까지. 어쩌면 하계 올림픽보다도 재미있는 볼거리가 많은 동계 올림픽. 하지만 이번 올림픽만큼 스포츠를 둘러싼 이슈와 이야깃거리가 넘쳐나는 대회도 흔치 않을 거예요. 휘슬레터 편집자인 K는, 올림픽 전부터 세계 각국들이 ‘2022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하겠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보아 왔어요. K는 이런 생각을 했더랬죠.


“헉, 그렇다면 보이콧을 안 한 국가 선수들은 메달 따기가 더 쉬워지겠다! 참가국에겐 이득일지도?”


그런데 웬걸? 보이콧 선언을 줄지어 했던 미국, 영국, 일본, 호주 국적의 선수들이 중계화면에 떡하니 잡히는 것을 발견했어요. ‘엥? 보이콧이라더니 이 선수들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혹시 보이콧이라 쓰고 참가한다고 읽는…뭐 그런 건가?  이어서, 스포츠를 좋아하는 주변 친구에게도 물었어요. 저만 궁금한 거면 안 되니까요

"보이콧(Boycott), 도대체 무슨 뜻이지?"


누가 봐도 영미권에서 유래된 것 같은 이 단어는 어떻게 생겨난 걸까요? 메리엄-웹스터 사전을 통해 찾아본 정확한 의미를 알려드릴게요. 일단, 보이콧은 사람, 상점, 조직 등에 대한 구매나 거래를 공동으로 거부하는 것을 의미해요. 혹은 그들에게 ‘특정 조건을 수락하도록’ 몰아붙이는 거죠. 흔히 일어나는 불매운동도 그래서 ‘보이콧’이라고 부르고 있고요.


사실, 보이콧은 과거 실존했던 인물인 찰스 커닝햄 보이콧(Charles Cunningham Boycott)의 이름에서 유래한 단어예요. 19세기 말, 아일랜드의 농부들은 심각한 기근으로 인해 위기에 직면했죠. 찰스 보이콧은 아일랜드 지역 지주의 대리인을 맡던 사람이었어요. 그는 기근임에도 불구하고, 소작농들이 임대료를 못 낸다는 이유로 그들을 강제 퇴거시키려 했죠. 이에 분개한 소작농들은 시위의 일환으로 그의 모든 지시를 거부하고 농사일을 짓지 않았어요. 어떻게 되었을까요? 농작물은 모두 썩었고 지주와 찰스 보이콧조차 먹을 식량이 떨어지게 되었죠. 그 이후, 찰스 보이콧의 이름은 특정한 사람이나 조직, 브랜드에 대한 ‘거부 운동’을 의미하는 대명사가 되었다고 해요. (이렇게 이름을 남길 수도 있다니!)


"그래서, 올림픽 보이콧 국가 선수들은 왜 경기에 참가하게 된 걸까?"


결론은 ‘보이콧은 했지만 보이콧을 한 것은 아니다’가 될 수 있겠어요. 무슨 말이냐구요? 올림픽 보이콧은 역사적으로 방식이 다양했고, 이번 올림픽에서 ‘보이콧’을 선언한 국가들은 정확히 ‘외교적 보이콧’을 한 것이라고 해요. 즉, 선수들은 대회에 출전하도록 하되 자국의 외교/정부 주요 관계자들을 올림픽에 보내지 않는 형태를 의미하죠.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뒤로 미국, 호주, 영국, 일본을 비롯하여 영미권 국가들 다수가 ‘외교적 보이콧’ 선언을 한 거예요. 한국의 경우, 보이콧을 선언하지는 않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참가 대신 황희 문체부장관을 파견했어요. 관련 기사에 따르면 일종의 ‘절충안’이라는 해석이예요.


"올림픽 보이콧은 이번이 처음일까?"


놉! 심지어 ‘대회 완전 불참!’을 선언했고, 실행에 옮겼던 올림픽 보이콧의 역사가 분명히 있었어요. 역사적으로는 여섯 번의 올림픽에서 대회 불참을 선언한 국가들이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1980 모스크바 올림픽과, 이어서 열린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이죠. 1980 올림픽의 경우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 국가들 vs 공산진영 국가들의 갈등으로 많은 자유진영 국가들이 불참했어요. 이에 대한 복수라도 하듯, 이어서 열린 1984 올림픽에는 공산진영 국가들이 불참을 선언했죠. 


"이쯤에서 우리가 떠올려야 할 사람은 누구? 바로 선수들!"


‘대회 완전 불참!’에 동의하는 선수들도 있었겠지만, 많은 선수들이 그동안 갈고 닦았던 스포츠정신을 선보일 기회를 강제로 빼았기기도 했어요. 정치적 이슈와는 별개로, 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해 선수와 선수가 만나고, 세계 시민들이 스포츠 정신을 나누는 가장 큰 행사이기도 하니까요. 아마 그래서일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보이콧을 선언한 국가들이 ‘외교적 보이콧’을 외치며 선수단 파견은 그대로 진행한 이유 말이예요. 그러니 특정 국가들이 ‘외교적 보이콧’을 했다고 해서 경기 중 해당 국가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거나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만 하겠죠. BBC뉴스의 댄 로안 스포츠 에디터는 그의 기사 말미에 이런 말을 했어요. 


“확실한 것은, 올림픽 개최지 선정은 선수들의 선택이 아니었으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올림픽에 참석해 경쟁할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어떤 판단을 하든, 경기 외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프타임 : 올림픽만 논란일까? 아니, 다가올 카타르 월드컵도 이슈!


2022년은 그야말로 ‘글로벌 스포츠 빅 이벤트의 해’ 에요. 올림픽에 이어 연말에는 카타르 월드컵이 예정되어 있죠. 문제는, 영국 가디언紙에서 “6,500여명의 이주노동자가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사망했다”보도하면서 불거졌어요.

▲카타르로 월드컵 개최지가 확정된 후, 아시아 이주노동자들의 사망자 통계. 영국 <가디언> 기사 갈무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타르 정부에서는 가장 많은 비중을 기록한 ‘인도 출신 이주노동자 중 사망자’의 80%를 자연사 처리했고, 이어서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중 사망자’의 48%를 자연사 처리하며 논란의 불씨는 더 커졌죠. 지금은 올림픽 열기로 인해 잠시 이 이슈에 대한 집중도가 약해졌지만, 국제앰네스티의 메이 로마온스 연구원은 “이 죽음을 둘러싼 이유에 대해, 명확성과 투명성이 너무나 부족하다”고 이야기했어요. 세계인의 축제이지만, 누군가의 무고한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꼭 기억하면서 우리 모두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락커룸에서 : 본업은 선수! 부캐는 크리에이터!


‘예술가는 기술을 마스터하고 그 기술에서 자유로워진 사람이다’는 한 칼럼니스트의 처럼, 오랜 시간 피땀흘려 스킬을 연마한 스포츠 선수들은 분명 예술가의 기질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최근 쇼트트랙 곽윤기 선수를 비롯해 스포츠 선수들이 부캐로 ‘크리에이터’의 면모를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지도 모르죠! 유튜브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크리에이터로 활약중인 선수들을 살펴볼까요? 


"이 선수도 좀 널리 알려주세요!" 하는 분이 있다면 휘슬레터에 제보해주세요! whislte@nosidestudio.com

🏊‍♂️정다래의 유튜브 - 다래풀(Darae Pool) 

주종목인 평영을 앞세워 두 번의 올림픽('08 베이징, '12 런던)에 참가했던 前국가대표 정다래 선수의 수영 유튜브. 오랫동안 괴롭혀오던 부상으로 인해 생각보다는 이른 시기에 은퇴를 하였지만, 수영교실 및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자세하고 친절하게 튜토리얼을 제공하고 있어요. (바로보기)

👜박승희의 가방 브랜드 - 멜로페(MELOPE)

쇼트트랙 전 종목 메달리스트도 모자라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로 은퇴한 박승희 선수는 은퇴 이후 공방에서 가방을 디자인하며 오랫동안 목표로 삼았던 '나만의 브랜드 만들기'를 실현했어요. '평범한 일상에서 영감을 받아 자유로운 삶을 살도록 하자'는 의미의 가방 브랜드 멜로페를 만나보세요. (바로보기)

🥇김지은의 신발 브랜드 - 레프트라이트(LTRT)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한국 패럴림픽 수영 역사상 최초로 결승에 진출했던 김지은 대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으로서의 신발 브랜드인 레프트라이트(LTRT)를 2017년 론칭했어요. 시즌별로 꾸준히 선보이는 균형잡힌(well-balanced)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바로보기)
오늘 휘슬레터가 참고한 미디어
1. 메리엄-웹스터(merriam-webster.com) 중 'boycott' 페이지
2. 조선비즈 "황희, 정부 대표로 베이징올림픽 참석..."(손덕호 기자)
3. The Guardian(theguardian.com) "Revealed: 6,500 migrant workers have died in Qatar..."
 
오늘의 소식은 여기까지예요.
휘슬레터가 준비한 이번 경기는 어땠나요?
다음 주에도 에너지 넘치는 소식으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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