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TV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생태학자인 최재천 교수님이 등장해 생태백신에 관한 얘기를 잠시 나누었어요.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 대유행이 있을 가능성을 지적하며 우리가 백신에만 기대는 전략은 현명한 대책이 아니라고 설명했는데요, 바이러스가 자연계에서 인간에게로 넘어올 수 없도록 야생동물 생태계를 건강하게 보호하는 ‘생태백신’을 이용하자는 해결책을 소개했어요. 생태백신은 사실 새로운 개념이 아닌데요, 이전부터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제인 구달, 에드워드 월슨, 데이비드 애튼버러등이 자연을 보호하는 것이 개발하는 것 보다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해왔기 때문이에요. 생태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재정립하여 자연과 적절한 거리두기를 하자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태적 전환”을 이루게 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서로 생태적 관계를 맺고 있는 인간과 다른 종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겠죠? 오늘은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을 맞아 생물다양성과 언어다양성의 연관성, 그리고 어떻게 다른 생명체와 공생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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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2일은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International Day for Biological Diversity이었는데요. 1992년 5월 22일 리우의 지구정상회담에서 '생물다양성협약'이 발표된 날을 기념하고 생물종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보존을 위해 제정된 날이에요. UN 세계 3대 환경협약 중 하나인 생물다양성협약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계실 텐데요. 그렇다면 생물다양성협약에 관한 논의 중 이러한 내용이 등장했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생물다양성을 위해 토착 언어 사용자 수와 언어 다양성 현황을 조사해야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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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채택된 '2011-2020년 생물다양성 전략계획' 수립을 앞두고 논의된 다양한 의견 중에는 생물다양성을 위해 언어 다양성을 파악해야 한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었어요. 2004년 자료에서는 생물다양성 훼손과 언어의 상실이 비슷한 규모와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나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밝혀내기는 어렵다고 했는데요. 2012년, 미국의 래리 고렌플로 박사팀이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둘 사이에 굉장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혀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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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다양성 : 샛노랗다, 누렇다, 누르스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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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이트는 '눈❄️'을 다양한 단어로 표현한다고 해요. 그렇다면 사막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눈을 다양한 단어로 표현할까요? 아마 그렇지 않을 거예요. 언어는 우리의 삶을 반영하니까요. 언어는 곧 문화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요, 우리는 예로부터 전해져오는 문화적 지식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언어에 새로운 문화를 추가하고 있어요. 오늘날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대략 7,000개이지만, 세계 97%의 사람들이 약 250개의 언어만을 사용한다고 해요. 반대로, 세계 인구의 약 3%가 6750개를 언어를 사용하고 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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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 B. 사용되는 언어의 수 대체로 두 지도가 일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음.
출처 : PNAS(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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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은 많은 수의 다른 언어를 수용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전 세계 언어의 절반 이상인 4,824개의 언어가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인 동멜라네시아 섬과 뉴 기니 등지에 몰려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환경적으로 중요한 이 지역들이 훼손되면서 언어도 같이 소멸해가고 있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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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을 위해 언어 다양성을 지켜야 한다는 건지, 언어 다양성을 위해 생물다양성을 보존해야 한다는 건지 헷갈릴 수 있는데요. 사실 이 관계에서는 선행을 가릴 수 없어요. 우리 삶의 기반은 생물에서 기원하고 우리는 언어를 사용하며 살아가기 때문인데요. 언어 다양성과 생물다양성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상호 지원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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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벌목을 통해 열대우림을 개간하게 되면 일대가 훼손되어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심리적, 사회적 상태에 영향을 받아요. 즉 언어가 영향을 받게 되죠. 또 언어에는 다양한 환경에서 우리가 지속 가능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식이 담겨있는데요. 언어를 잃는다면 환경을 지켜나갈 기회를 잃게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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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꿀벌 개체수 감소로 인한 다양한 위기가 찾아왔다며 다양한 곳에서 이를 조명하고 있어요.꿀벌은 현재 우리가 기르는 농작물 80% 이상의 꽃가루받이를 책임지고 있어 꿀벌이 멸종하면 엄청난 식량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식량의 해외 의존도가 가장 높기 때문에 식량 대란의 피해를 가장 극심하게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꿀벌의 경우 벌집이 비어있는 것을 보고 우리가 꿀벌이 사라졌음을 알 수 있었던 것인데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생물이 미처 파악되지도 못한 채 사라질 수도 있어요. 그래서 생물다양성 감소로 인한 피해를 조용한 쓰나미라고도 해요. UN 생물다양성협약 사무총장이었던 디아즈는 이러한 피해를 '개구리 삶기'에 비유하기도 했는데요. 차가운 물에서 서서히 온도를 높이면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개구리가 그 안에서 죽고 마는 것처럼 생물다양성 훼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큰 재앙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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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은 생물학적으로 생산성이 높으면서도 외래종이 영향을 처단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높은 생산성으로 인해 여러 부족의 자립이 가능하며 외부의 접근이 제한되어 언어의 다양성도 높고요. 하지만 외부의 방식, 외부의 언어가 우선이 된 오늘날의 방법은 때론 삶의 질 향상이라는 선의와는 다르게 부정적 영향을 더욱 부추기곤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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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례를 먼저 소개해드릴게요.
멕시코 치아파스 고원의 마야 청소년들은 지역 개발로 인해 공교육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나 교과서에서는 마야족이 이전부터 사용했던 질병 치료에 효과적인 식물에 대해서는 다루고 있지 않았어요. 그렇기에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이러한 지식이 이제 일상생활에서 전달되지 않는다고 해요. 그 때문에 그들은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의료적 자원이 되어 줄 식물을 알지 못하고 현지의 열악한 현대 의료시스템에 의존해야 해요. 오늘날의 개발로 인해 생물다양성과 언어다양성이 상실될 위기에 놓인 사례인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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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언어도 생물 종들도 21세기가 끝날 무렵엔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 예측되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방법을 실천해야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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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의 영향은 지구의 모든 생명에게 찾아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인간에 의해 발견된 전 세계 800만종 가운데 100만종이 멸종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경고하고 있어요. 따라서 생물다양성을 지키고자 하는 움직임또한 확산되고 있는데요, 생물 다양성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다양한 종으로 구성된 생태계가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생태계가 구조적으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면 외부의 환경 변화에 더욱 잘 대항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번 <주간지속가능>에서는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을 맞아 생물다양성과 언어다양성의 연관성을 살펴보며 '다양한 것이 강한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는데요,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와 우리 인간을 위해서는 반드시 생명다양성을 고려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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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지속가능> Vol.14 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늘의 지속가능은 어떠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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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에이치서스테인은 2019년 설립되었으며 기후변화를 포함한 환경, 물 관리 및 재난관리 분야에 특화된 전문 컨설팅 기업입니다. Environment(환경∙ 도시안전∙수자원 등)를 포함한 다양한 섹터의 국제개발협력사업(ODA) 기획 및 수행, 연구 컨설팅 서비스, 특히 사회(social), 거버넌스(governance), 젠더(gender) 사업 수행 및 관련 사업 평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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