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샐러리캡 이슈와 시사점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안녕하세요. 오늘의 에디터 구현모입니다. 저는 e스포츠의 오랜 팬입니다. 응원하는 축구, 야구 구단은 없지만 e스포츠 구단 T1을 응원합니다. 남들이 이승엽을 좋아할 때 전 임요환을 좋아했을 정도로 골수팬입니다. 

최근 e스포츠 업계에 큰 폭풍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폭풍의 이름은 샐러리캡입니다.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을 앞두고, 해외 e스포츠 전문 미디어 업커머에서 국내 LCK 팀들이 샐러리캡을 원한다는 기사를 내놓았습니다. 샐러리캡은 쉽게 말하면 리그에 소속된 한 구단의 전체 연봉 규모에 제한을 두는 제도입니다.

커뮤니티는 터졌습니다. 중국과 북미 그리고 유럽팀이 고연봉을 제안해 한국 리그 소속 선수들을 빼앗아가면 어떡하냐, 멀쩡히 잘 하고 있는 선수들 연봉을 왜 깎냐, 제대로 리그 수익화도 안 하면서 벌써 돈 아낄 생각이냐는 여러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e스포츠가 대세이고, 돈이 된다면서 대체 왜 구단들은 수익성을 문제 삼으며 샐러리캡을 이야기했을까요?
👋  오늘의 에디터 : 구현모
미디어도 좋고 뉴스레터도 좋지만 돈이 더 좋습니다
1.    e스포츠는 돈이 될까?
2.    e스포츠 구단은 돈을 벌고 있을까?
3.    자, 그러면 현재 e스포츠 산업은 어떤 구도일까요?
4.    그래서 e스포츠 샐러리캡은 필요해?
5.    만국의 e스포츠 팬덤이여, 단결하라

  e스포츠는 돈이 될까?

e스포츠는 돈이 될까요?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e스포츠는 하나의 게임이 아니라 여러 게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워크래프트, 도타2, 레인보우식스, 피파 등 여러 게임이 e스포츠로 분류됩니다. 그렇기에 특정 종목이 돈이 된다는 가능해도, e스포츠가 돈이 된다는 말은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해야 합니다.

실제로 각 게임의 흥행 수준은 천차만별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은 결승전 동시 시청자 수가 400만을 넘으며 역대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반면 오버워치 월드컵은 평균 시청자 수가 10만 명 내외입니다. 규모가 다릅니다. 

게임마다 대회 상금과 게이머 연봉도 다릅니다. 2021년 롤드컵의 상금은 26억 원 수준입니다. 레인보우 식스 e스포츠 대회 식스 인비테이셔널의 총상금은 300만 달러입니다. 한국에서는 큰 인기가 없지만, 도타 2의 세계 대회 우승 상금은 무려 215억에 달합니다.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페이커는 최근 재계약을 하며 업계 최고 대우를 경신했는데 약 50억 플러스 알파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빛나는 숫자도 많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외한 국내 e스포츠 리그의 상금은 뉴스성이 없을 정도로 초라합니다.

즉, 대회마다 흥행 성적과 상금 규모 그리고 선수들의 연봉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e스포츠가 돈이 된다’라거나 ‘e스포츠는 대세다’라고 확언하기는 어렵습니다.

 🙌  e스포츠 구단은 돈을 벌고 있을까?

e스포츠 구단의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3가지입니다. 우선 대회 상금입니다. 대회에 참가하고 우승하면 돈을 법니다. 둘째로 광고입니다. 선수가 광고를 촬영하고, 여러 스폰서십을 받고 (라이브 스트리밍 계약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행사에 참여하며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판매입니다. 선수 유니폼, 굿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합니다.

비용구조는 어떻게 될까요? 일반적으로 e스포츠 구단은 기성 스포츠 구단보다 인프라 비용이 덜 들어갑니다. 대형 시설이 필요한 기성 스포츠 구단과 달리 컴퓨터로 가득 찬 연습실과 숙소가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인건비가 전부입니다. 운영하는 사무국 직원, 소속 프로게이머, 소속 코치들 인건비가 전부입니다. 전체 비용 중 프로게이머 인건비가 약 8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e스포츠는 오래됐지만, 게임단이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고민하고 추진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발전도도 낮습니다. 국내 게임단은 대부분 적자로 예상되며, 글로벌하게 보더라도 1~2개 구단을 제외하면 적자 상태로 추정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돈을 벌고 있는 게임단으로 선정된 북미 TSM의 2020년 매출은 450억으로 추정됩니다. 분명히 큰 숫자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게임단의 매출이라고 하기엔 초라합니다. 

👑 자, 그러면 현재 e스포츠 산업은 어떤 구도일까요?

우선, 인기 리그의 선수와 코치는 돈을 벌고 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이 인기 리그 선수들은 안정적인 연봉을 받습니다. 게임사와 플랫폼도 돈을 법니다. 게임사에 e스포츠는 자사 게임의 수명을 늘리고, 새로운 사용자를 확보하고, 게임 매출을 높이는 마케팅 수단입니다. 리그가 흥행하면 새로운 사용자가 유입되기 때문에 무조건 이득입니다. 플랫폼도 웃습니다. e스포츠는 분명히 강점 있는 독점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트위치는 국내 진출 시 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 송출 덕분에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단은 애매합니다. FaZe Clan, C9, TSM, T1, 100 Thieves 등이 좋은 숫자를 기록하고 각자의 길을 찾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노력은 당장의 성과가 아닌 미래를 위한 베팅입니다. 즉, 적자라는 뜻이죠.

물론 현재 e스포츠 구단의 적자는 실상 예상된 적자입니다. e스포츠 뷰어십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좋은 선수를 확보하고 해당 뷰어십을 빼앗기 위해선 압도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의 비용 회수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베팅이라면, 지금의 적자마저 감내해야죠. 하지만 모두의 상황이 같진 않을 겁니다.
 

💣 그래서 e스포츠 샐러리캡은 필요해?

오늘의 본론으로 가죠. e스포츠 샐러리캡은 필요할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샐러리캡은 한 구단의 계약 연봉 총액을 제한하는 규제입니다. 현대 스포츠 리그는 경쟁과 엔터테인먼트 사이에 있는데, 이 흥행을 위해선 절대적 강자가 없어야 합니다. 강력한 쩐주에 힘입어 돈으로 승리를 사는 행위를 막고, 비용 과출혈을 막아 리그의 안정적인 운영을 돕고, 리그 내 균형을 돕는 제도입니다. 

혹자는 경쟁제한이 아니냐고 말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제도는 리그 전체 매출과 선수의 연봉을 연동해 최고 연봉에 캡을 두는 대신 최저 연봉에도 안전한 바닥을 두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현재 이 제도는 NBA, MLB, NFL과 국내 배구리그 등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릅니다. 총연봉을 1도 넘기면 안 되는 하드캡과 넘긴 금액만큼 세금을 내는 소프트캡이 있으며 각 지역과 리그에 따라 세부적인 규정이 다릅니다.

몇 주 전 언급된 e스포츠 샐러리캡은 연봉 상한선에 대한 논의에 국한됐습니다. 물론, 이 제도에 대해 깊이 토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샐러리플로어가 없는 샐러리캡 제도 논의는 e스포츠 생태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샐러리캡을 우회할 수 있는 제도도 많습니다.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는 샐러리캡 제도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구단과 프로 게이머 계약을 진행하는 동시에 방송 계약을 추가로 맺습니다. 선수로서 연봉이 1억이라면, 스트리머로서 방송 계약금을 9억을 주어 총연봉 10억을 맞출 수도 있습니다. 즉, 충분히 우회할 수 있습니다.

저는 e스포츠 샐러리캡 제도가 시기상조라 생각합니다. 크게 4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현재 국내 e스포츠 리그는 압도적 1등이 아닙니다. 현재 국내 e스포츠 리그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주인데요, 중국은 물론이고 북미와 유럽과도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당장 국내 리그에서 얻을 수 있는 기대 연봉을 낮춘다면, 선수들은 해외로 가고 국내 리그의 경쟁 수준이 낮아져 리그 흥행이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청자와 팬으로서 반대합니다.

둘째, e스포츠의 뉴스성입니다. 정무적인 이유입니다. e스포츠가 그동안 화제가 됐던 이유에는 선수들의 고연봉이 있습니다. 임요환과 페이커는 각 시대마다 대중들을 놀라게 한 고연봉으로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 뉴스가 더 어린 세대들에게 e스포츠에 대한 꿈을 꾸게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아서 산업 전체를 흥행시킵니다. 그 점에서 e스포츠의 뉴스성을 해치지 말아야 하며, 샐러리캡에 반대합니다.

셋째로 e스포츠 비즈니스의 특성입니다. e스포츠 비즈니스는 투자금으로 규모를 키우고, 이 규모를 증명해 새로운 투자금을 받는 스타트업과 비슷합니다. 이와 같은 기업이 가진 적자를 일반 적자와 동일 선상에 두고 비교해야 하나 싶습니다. 미래를 위한 베팅이자 투자로 적자를 판단한다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e스포츠 비즈니스의 발전 정도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비롯해 국내 e스포츠 리그는 아직 수익화할 여지가 많습니다. 게임 캐스터가 스폰서를 외쳐도 좋고, 관련된 상품이 더 많이 나와도 좋겠습니다. 오죽하면 게임 커뮤니티에서 팬들이 제발 리그 중간마다 대놓고 PPL도 하고, 광고주 언급 멘트 좀 하자고 제안하겠습니까.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했으면 합니다.

💣 만국의 e스포츠 팬덤이여, 단결하라

저를 비롯해 많은 203040들이 e스포츠에 환호합니다. 한때는 임요환과 문호준에게, 지금은 페이커와 쇼메이커 그리고 쵸비에게 환호하죠. 저는 선수들이 높은 연봉을 받고,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며, 궁극적으로 e스포츠 전체가 커졌으면 합니다. 

국내 팬들이 e스포츠 구단의 수익 활동에 더더욱 격렬하게 긍정적으로 반응했으면 합니다. 좋아하는 게이머가 광고에 나오면 끝까지 보고, 공유도 합시다. 상품이 맘에 들면 바로 삽시다. 같은 값이면, e스포츠 관련 광고주 상품을 사는 게 좋습니다. 선수를 좋아한다면 그만큼 유니폼도 사야 합니다.

샐러리캡 논의는 궁극적으로 e스포츠 비즈니스의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리그를 사랑하고, 프로 게이머들을 존경하는 팬으로서 같은 팬들이 e스포츠에 지갑도 열고, 대회를 더 많이 봐주고, 사랑을 표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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