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를 처음 만든 사람은 누굴까?

"건축은 보이지 않는 영역을 감지하기 위한 틀이 된다. 이를 통해 건축의 근원적인 본질을 제안한다."

- 〈건축이 태어나는 순간〉, 후지모토 소우

📐 공간을 만드는 건축가의 이야기

다양한 현대 미술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는 ‘제주 아라리오 미술관’. 제약회사 건물을 개조해 만든 회현의 ‘피크닉’. 이렇듯 관광 명소이자 ‘핫플’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전시장, 카페, 레스토랑을 보며 우리는 공간의 매력에 매료되곤 하는데요. 멋진 공간에 대한 인기는 단순히 그곳에서 우리가 구매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기대의 차원을 넘어 그 공간의 구성과 꾸밈이 주는 분위기를 향유하는 문화가 자리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에게 많은 기쁨을 주는 이 공간의 토대를 만들어나가는 건축가의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매일 시간을 보내는 공간을 더 잘 이해하고 사랑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오늘 소개하는 책

〈르 코르뷔지에〉 | 신승철

• 추천이유: 우리가 가장 많이 보는 건축물의 토대를 마련한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구마 겐고, 건축을 말하다〉 | 구마 겐고

• 추천이유: 자연적인 소재로 연결하는 건축을 하고 싶어했던 건축가의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젊은 건축가〉 | 박지현 외

• 추천이유: 2020년 ‘젊은건축가상’을 수상한 세 팀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이들의 건축 철학부터 비평까지 다양한 글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 아파트를 만든 최초의 건축가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바로 ‘집’일 텐데요.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의 특성상 대다수 집의 형태가 ‘아파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듯 아파트로 대표되는 기능적이고 효율적인 건축 디자인의 초석을 다진 사람이 바로 프랑스의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입니다.

사진 : ⓒ 아르테

〈르 코르뷔지에〉에는 이렇듯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축가를 책 한 권의 품을 들여 소개하고 있는데요. 그는 세계대전을 두 차례 목도하며 그동안 소수의 특권층에게만 해당하던 건축을 벗어나고자 했습니다. 불필요한 장식을 없애고, 공간의 기능에만 집중하여 건축물을 보다 빠르고 쉽게 생산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것이죠. 이를 바탕으로 그는 그동안 건축가마다 달랐던 공법과 미의 기준을 규격화하며 ‘새로운 건축의 다섯 가지 원칙’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주차장으로 많이 사용되는 ‘필로티 구조’, 옥상정원, 수평창 등 일상적으로 쉽게 접하는 공간의 시작이 모두 르 코르뷔지에였다는 재밌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답니다. 특히 합리적인 건축에 자유로운 형태가 섞이며 곡선이 자주 사용된 그의 후기 건축물에 대한 설명을 통해 이제는 다소 삭막함만 남은 현대 건축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해볼 수 있어요.

📝 책 속 한마디

르 코르뷔지에의 납골묘는 푸른 하늘과 지중해를 향해 열려 있다. 경사진 그의 묘비는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곳을 가리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가 꿈꾸었던 건축의 감동은 여기서 성취된다. 그의 영혼이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자연과, 그의 유골을 품은 소박한 콘크리트 구조물, 그리고 그가 일생 추구한 ‘햇살 아래 아름다운 형상’은 이곳에서 조화롭게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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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를 연결하는 법

서양만큼이나 일본에도 ‘안도 다다오’를 비롯해 유명한 건축가들이 많은데요. 서양 건축의 흐름을 이어온 다다오와 달리 오늘 소개하는 ‘구마 겐고’라는 건축가는 일본식 목조 건축 양식을 가장 주요한 모티브로 ‘작고, 낮고, 느린’ 형태의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최근에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위한 도쿄 국립경기장을 짓기도 했죠.

사진 : ⓒ 나무생각

〈구마 겐고, 건축을 말하다〉에는 이러한 구마 겐고의 작업 세계가 잘 녹아들어 있는데요. 구마 겐고는 어떤 장소를 강압적으로 점유하는 것 대신 그 장소와 장소를 점유하는 사물과 사람, 건물을 ‘연결’하는 형태로 나아가고자 했습니다. 그 때문에 모더니즘 건축의 대표적인 재료였던 콘크리트와 철강 대신 대나무, 종이, 천 등 약하고 자연스러운 재료들을 자주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특징 덕분에 벽과 천장, 외관과 내부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형태의 건축물이 탄생할 수 있었죠. 이 책은 알기 어려운 건축 기술에 대한 설명 대신 건축가로서의 독특한 건축 철학을 갖게 된 그의 성장 배경과 배움의 시간을 그려내고 있어요. 그만큼 내가 살아가는 공간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누구나 쉽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랍니다. 🔑

📝 책 속 한마디

대숲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거리와는 당연히 다르고 일반적인 숲과도 전혀 다른 종류의 빛과 소리와 냄새가 가득했다. 오솔길이 없다는 점도 더욱 마음에 들었다. 길은 인간의 행동을 규제하지만 이 대숲에는 그런 구속이 없기 때문에 신체는 그 어떤 것에도 얽매일 필요가 없다. 완전히 자유롭다. 대나무를 붙잡고 올라가면 아무리 경사가 심해도 전혀 두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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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젊은 건축가들

우리 나라에도 특별하고 뛰어난 건축가들이 정말 많은데요. 디자인 서적으로 유명한 출판사 ‘안그라픽스’에서 펴낸 〈젊은 건축가〉는 2020년 ‘젊은건축가상’을 수상한 세 팀을 네 개의 섹션을 통해 소개하고 있어요.

사진 : ⓒ 안그라픽스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며 상상력이 가득한 공간을 꿈꾸는 '비유에스건축', 절제되고 고요한 세계가 공감을 얻길 바란다는 '지요건축', 그리고 사람의 손으로 직접 만드는 ‘장인’의 힘을 믿는 '온건축'. 이렇게 세 팀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데요. 각 팀의 젊은 건축가들이 보여주는 건축의 출발점과 지향점, 그리고 그 지향점이 잘 묻어나는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 이전 수상자와의 대화, 그리고 수상자의 프로젝트를 리뷰하는 비평까지. 우리의 삶과 가장 맞닿은 곳을 일관적이고 다정한 목소리로 만들어나가는 건축가들의 끈기와 가능성을 만나볼 수 있는 책입니다.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한 권으로 묶어 아카이브의 성격도 갖춘 책인 만큼 디자인과 건축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한 권 소장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 책 속 한마디

나는 나의 건축이 고요함과 담담함의 세계 내에 있으면 좋겠다. 설령 지금은 아니어도 다른 이에게 그 세계의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건축을 언젠가는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건축이 스스로 깊이를 가지고 폭은 넓어져 다수가 공감하고 그 감각이 선명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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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질문

• 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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