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안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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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번 뉴스레터는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 49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통해 톨스토이가 말하는 이상적인 죽음과 이를 통해 우리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유익하게 읽어주세요:)

※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은 3월 4째주 출간 예정 도서입니다.

"나의 작품 100편이 모두 쓸데없는 것이라는 것을

이 작품(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보고서 알았다."

― 기 드 모파상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раф 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 (1828년~1910년)

이번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톨스토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요! 레프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작가이자 사실주의 소설의 대가로, 세계 최고의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며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입니다. 무엇보다 그는 전 생애에 걸쳐 끊임없이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사상가이자 철학자였습니다.

톨스토이는 왜 죽음을 이야기할까?

톨스토이는 두 살 때 어머니를,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성인이 되어서는 27세에 셋째 형을, 31세에 맏형을 떠나보내며 어린 시절부터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했어요. 게다가 톨스토이 자신도 자살을 생각했었을 정도로 그의 삶엔 언제나 죽음이 함께였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명성을 얻은 톨스토이지만 40대 후반 중년에 위기를 겪게됩니다. 부유한 귀족이었지만 농민을 사랑했으며, 금욕을 외쳤지만 쉽게 유혹에 빠지는 자신의 모순을 직면하며 삶과 죽음 그리고 종교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이처럼 죽음이라는 주제는 톨스토이를 매우 고통스럽게 했지만, 역설적으로 죽음은 삶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주제이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게 됩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소개하는 세 작품에서도 그의 죽음관, 종교관, 윤리관이 잘 드러나 있어요.

작품 이해하기

‘우리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지는 톨스토이의 작품! 현대지성 클래식 49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 들어 있는 세 작품을 연대별로 하나씩 살펴볼게요.

세 죽음 (1859)

『세 죽음』은 단편 소설로, 『이반 일리치의 죽음』보다 먼저 발표된 작품이에요. 이 작품은 귀부인, 마부 그리고 나무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어요. 불평 속에서 고통스럽게 숨을 거두는 귀부인, 죽음에 순응하고 영면에 든 마부, 마지막으로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죽음도 불사하는 나무를 통해 톨스토이의 죽음에 대한 초기 견해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어떤 죽음이 이상적인 죽음일까?

불평 속에 죽어가는 귀부인보다는 운명을 조용히 받아들이는 마부의 죽음이 나아 보이지만, 톨스토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죽음은 나무의 죽음인 것으로 보여요. 나무는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의인화되며 그 죽음은 절대적인 무저항의 은유예요. 누군가를 위해 저항 없이 희생하는 죽음, 이러한 이상적인 죽음의 형태는 『주인과 하인』에서도 엿볼 수 있어요.

이반 일리치의 죽음(1886)

이 작품은 『고백록』에서와 같이 톨스토이의 정신적 탐구가 반영된 작품으로 죽음을 끔찍할 정도로 명확하게,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이반 일리치의 죽음 속 이야기는 크게 3부분으로 나눌 수 있어요.

발병 이전 이반 일리치의 삶의 기준은 언제나 ‘품위’였어요. 품위를 위해 친구를 선택하고, 결혼하고, 일하는 등 그는 자신이 속한 부류의 사람들이 정해 놓은 ‘틀’에 맞추어 삶을 살았던 인물이에요.

요즘 봐도 부러운 이반 일리치의 삶!

이런 이반 일리치는 요즘 사람들도 부러워할 만한 인물이었어요 (일명 엄.친.아?)

그는 고위 공직자이며 유쾌하고 예의 바른 사람으로, 누구나 그를 좋아했다고 묘사되어 있어요. 하지만 톨스토이는 이런 이반 일리치의 삶이 아주 단순하고 평범한 동시에 끔찍한 삶이라고 표현했는데요.

“이반 일리치가 지나온 삶의 발자취는 아주 단순하고 평범한 동시에 대단히 끔찍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21p

이 책이 쓰였을 당시 러시아 사회에서는 이반 일리치와 같은 삶을 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는 지금의 우리가 봐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 보통의 사람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그의 삶이 형식적이고 거짓된 모습이라고 언급하면서 매우 비판적으로 바라봤어요.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추구하던 이반 일리치에게 어느 날 예기치 못한 병이 찾아오며 죽음이 다가옵니다. 이후 그는 치열한 투병 기간과 죽음의 과정을 거치며 죽음에 대한 태도를 달리하게 되는데요, 그 과정을 통해 이야기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줍니다.

주인과 하인(1895)

이 작품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바실리 안드레이치 브레후노프와 니키타는 삶과 태도 그리고 가치관이 뚜렷하게 대비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바실리 안드레이치의 삶의 원칙은 부의 창출이지만 니키타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봉사하며 자연 세계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삶을 지향하는 인물이에요. 이렇게 다른 두 인물이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그린 『주인과 하인』은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묘사되는 바실리 안드레이치의 변화가 인상적입니다.

이것이 죽음이란 것을 알았지만, 그로 인해서도 전혀 슬프지 않다. (...) 그는 청각을 집중하고 니키타의 숨소리를, 심지어 코 고는 소리까지 듣는다. ‘살아 있구나, 니키타. 그것은 나도 살아 있다는 뜻이야.’ 그는 환희에 젖어 속으로 말한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161-162p

이 작품은 ‘이웃 사랑의 구현’이라는 시각으로 읽어 보면 더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엄청난 극찬을 받은 작품이라고?

『주인과 하인』은 1895년 처음 출판되자마자 비평가와 작가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어요. 철학자이자 문학 비평가인 N. N. 스트라호프는 톨스토이에게 “맙소사, 얼마나 훌륭한지요. 친애하는 레프 니콜라이치여! (…) 바실리 안드레이치, 니키타, 무호르티는 나의 오랜 지기가 되었습니다. 바실리 안드레이치의 두려움, 그가 사랑 안에서 얻은 구원은 놀랍습니다! ” 라며 감상을 전했다고 해요.

💚깊게 읽어요

현대지성 클래식 속 톨스토이 작품!

톨스토이 고백록

💭 『고백록』은 톨스토이의 자서전 중에서도 중요한 작품이에요. 삶의 목적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던 톨스토이는 51세 때 절정에 달하고 자살까지 생각하게 되는데요. 그 시점에 쓴 책이 바로 『고백록』이에요.

‘인간은 어떻게, 무슨 목적으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반평생 찾아 헤맨 톨스토이는 마침내 그 답을 찾았고, 『고백록』은 그 답에 대한 체험적 내용이 진솔하게 담겨 있는 책입니다.

톨스토이의 작품은 『고백록』을 기점으로 작품관이 나뉜다고 하죠. 『고백록』 쓰기 전/후 작가의 작품관의 변화를 살펴보면 톨스토이의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자살 직전까지 갔던 톨스토이의 삶의 깨달음을 통째로 녹여낸 단편 모음집이에요.

10편의 단편은 사랑, 신앙과 구원, 용서와 인내, 탐욕에 대한 짧은 이야기로, ‘인간은 왜 사는가?’에 대한 그의 깨우침을 누구나 쉽게 공감하고 읽을 수 있도록 쓰여 있어요. 작가가 반평생 고민하고 깨달았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작품을 통해 톨스토이가 말하는 ‘나는 무엇으로 살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깊이 사유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