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유명한 금붕어의 평균 주의 지속 시간은 9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정말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다. 지난 3주간 정말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평일, 주말할 것 없이 늦게까지 일하는 시간이 지속되다 보니 뉴스레터를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모쪼록 너그러운 이해와 양해 부탁드립니다. 가끔은 칼럼 형태로 긴 호흡의 글이 아니더라도, 인터뷰에서 받은 인사이트를 짧게나마 지속적으로 전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스포트라이트, 스타라이트, 데이라이트 집중력의 세 가지 층 

오늘부터 집중력과 관련된 이야기를 공유드리려고 하는데요. 우선 요한 하리의 책 <도둑맞은 집중력>에서 나온 집중력의 세 가지 형태에 대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두 번째 인터뷰이인 채혜선 님께서 소개해 주신 덕분에, 저도 놓치고 있던 부분을 발견하게 됐고, 향후 MSV 집중력 호의 방향을 잘 잡을 수 있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책에서는 집중력을 세 가지로 나눕니다. 첫 번째 스포트라이트 Spotlight는 즉각적인 행동으로 초점을 한가운데에 모으는 집중력입니다. 지금 제가 이 글을 쓰고 있듯이, 운전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요리를 하는 등 어떤 단기적인 행동에 몰입하는 집중력입니다.

글쓰는 것과 같은 어떤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집중력 층을 스포트라이트라 한다. © Kenny Eliason

두 번째 스타라이트 Starlight는 별빛으로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저는 이 비유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글을 쓰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몰입하다 보면 내가 지금 어떤 방향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놓칠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별의 방향을 따라 항해하듯이 장기적인 목표를 따라가게 됩니다.

현재 내 일에 집중하다가도 고개를 들어 장기적인 목표를 바라보게 하는 것이 스타라이트다. © Marek Piwnicki

셋째 데이라이트 Daylight는 햇빛으로 주변 상황을 명료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을 비유한 집중력의 층입니다. 앞서 말한 스타라이트가 정말 장기적인 목표를 바라보는 것이라면 데이라이트는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하고 싶었고, 어디로 향하고 싶은지를 깨닫는 나의 현재 상황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햇빛이 가득 들어오면 주변 환경을 명료하게 바라볼 수 있다. 데이라이트는 스타라이트를 향해 갈 수 있도록 현실을 보게 만드는 집중력의 층위 이기도 하다.  © Adeolu Eletu
이런 세 가지 형태의 집중력을 모두 빼앗기는 것이 현대 사회의 집중력의 위기라 말합니다.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폭포처럼 쏟아지는 방해 요소" 속에 자신을 잃게 되는거죠. 

공황상태와 집중력의 상관관계

<집중력> 호의 첫 번째 인터뷰이자 <지하철이 무섭다고 퇴사할 순 없잖아>의 저자인 김세경 님은 열심히 그리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날 마음이 지친 상태로 탄 지하철에서 처음 공황을 만났습니다. 극도의 불안감과 공포감. 공황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말합니다.


집중력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공황이 일어나는 상황도 집중이 힘들지만, 공황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생활 집중력을 저하시키기도 합니다. 그런 여건 속에서도 꾸준한 관리와 노력을 통해 공황을 이겨냈을뿐더러, 이후 훨씬 건강하게 살고 있는 세경 님은 제품 측면의 아이디어만 아니라 마인드 셋과 관련해서도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많이 전달해 주셨습니다. 

공황과 집중력의 관계에 대해 앞서 언급한 스포트라이트와 데이라이트가 급격하게 빛을 잃는 상황이라 있을 것 같습니다. 세경 님의 말에 의하면 사람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공황은어느 것에도 집중하기 어려운상황입니다. 지하철에서 공황을 마주했을 당시, 심장 소리가 너무나도 크게 들려 방송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여서 사람들을 밀치며 겨우 빠져나갔다고 합니다. 또한 공황이 있지 않더라도 공황이 올 것이라는예기 불안 있기 때문에 공황발작이 없을 때에도 집중하고 일을 제약을 경험하고요. 프레젠테이션을 때에는 무슨 말을 했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았다고 합니다.

책 그림에 적혀있는 것 처럼 두려운 생각에 따른 회피 행동 그리고 이에 따른 신체 증상이 반복적인 사이클로 일어나는 것이 공황순환 원리다. 오른쪽 그림 처럼 공황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리는 것이 중요한 해결책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나올 있었을까요? 공황 상황에 있게 되면두려운 사고와 생각, 소위 가짜 생각들이 휘몰아칩니다. ‘ 여기서 죽어버릴지도 몰라.’, ‘ 완전히 갇혀서 아무것도 못해.’ 이런 생각들인데요. 세경 님은 그래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의 목록을 가지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걸 보면서 아무렇지 않고, 2분 정도 뒤면 지하철에서도 내릴 있도록 데이라이트를 다시 켜서 주변 상황을 이성적으로 있게 만드는 것이죠. 명상이나, 순간적으로 있는 호흡법 등을 통해 현재의 감각으로 돌아올 있었습니다.

집중력 회복을 위한 디자인과 기술의 역할

 

이성적이고 합리적 생각을 위한 트리거
공황 상태에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트리거 Trigger가 필요합니다.  우리를 현재 순간에 집중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장치죠. 앞서 말한 것 처럼 세경 님은 현 상황을 바로 직시할 수 있게 돕는 글귀를 쪽지에 적어 지갑에 넣고 다녔는데 지갑을 잘 안들고 다니다 보니 잘 사용하지 않게 됐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항상 지니고 다니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가 이런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습니다. 감정적 안정과 더 나은 결정을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는 거죠.


안전 상황에서는 내 상태를 알아차리고 먼저 말을 건내주는 적극적 개입 

또한 명상 앱이나 호흡법은 보통 사용자가 찾아서 들어가 봐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행동이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세경 님은 공황상태에서 '뭔가를 찾아서 들어야겠다'라는 이성적인 생각조차도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내가 일상생활을 수행하면서 긴장 상황일 때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서 어떤 행동을 유도하게 한다면 불안감을 다루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심박수나 호흡 패턴과 같은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지금도 충분히 가능하니까요. 이런 경우 긴장과 불안 상황을 초기 단계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아픈 사람이 스스로 신고하기 어렵듯 필요하다면 도움을 적극으로 제공받아야 합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정보와 기능으로 빠른 전환

안전과 관련되어 적극적으로 내 상태에 들어오는 것도 필요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개입하게 된다면 간섭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경 님은 메모장도 아주 유용하게 쓰셨는데요. 진료실에서 나눈 대화나 처방을 기록하는 용도로도 썼지만, 공황이 왔을 당시의 상황을 잊지 않기 위해 바로바로 기록했다고 합니다. 또한 스마트워치에 작게 가족사진을 넣어놓았는데, 공황으로 힘들었던 당시에 만약 워치에서 사진을 볼 수 있었다면 훨씬 힘을 낼 수 있었을 것이라 말합니다. UX 측면에서 본다면 사용자가 필요할 때 즉각적으로 빠른 전환을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인가?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오프라인 모임 안내 [집중력을 높이는 디자인 요소와 디자인 윤리] MSV 6호에 목소리를 담아주세요.

오프라인 모임이 이번주 목요일 3/28 19:00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3층, 금 3/29 10:00 사당 부근 스튜디오에서 진행됩니다. 간단한 친목도모 겸 <집중력>과 관련된 내용을 토의 하는 자리입니다. 참석자 모두의 깊은 이야기를 듣고자 참여 인원을 7인 내외로 한정하였습니다. 목요일 저녁 모임에 두 분 더 오실 수 있으니 참석하시고자 하는 분은 아래 링크로 신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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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미션잇 대표 
변화를 만드는 디자이너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 디자인의 가치는 심미적인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사고의 툴이라고 믿는다. 2021년부터 장애인 관찰 조사와 전문가 인터뷰에 기반한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다. 장애인 이동, 발달장애 아동의 놀이, 개발도상국 안전, 시니어의 디지털 접근성 등과 같은 현대 사회 이슈를 디자인 관점에서 조망한다. 삼성전자에서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런던에서 사회적기업가정신Social Entrepreneurship을 공부했다. 
주식회사 미션잇은 장애인, 고연령층 등 지금까지 주목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사용자 경험을 연구하는 디자인·콘텐츠 기업으로, 포용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위한 깊이 있는 전략을 만듭니다. MSV는 Meet Social Value의 약자로 콘텐츠의 선한 영향력을 지향하는 미션잇의 브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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