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인간관계, 누구를 남기고 누구를 정리할까

👉 글 : 김웅철 / 지방자치TV 대표이사, 매일경제 전 도쿄특파원

와다 히데키(和田秀樹) 교수는 고령자 전문 정신과의사로, 30년간 고령자 의료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꽤 유명한 노후 건강 전문가입니다. 현재 자신의 이름을 딴 ‘와다 히데키 마음과 몸 클리닉’을 운영하면서, 진료뿐만 아니라 노년의 삶, 감정 조절, 노후 자기계발 등 다수의 책을 내고 있는 다작(多作) 작가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소개된 책이 많은데, 노후 건강습관을 제시한 베스트셀러 『80세의 벽』을 비롯해 『70세가 노화의 갈림길』, 『어제의 기분으로 오늘을 살지 마라』, 『60세부터는 어른의 공부를 시작하라』 등 노후 건강, 심리, 자기계발까지 분야가 폭넓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와다 클리닉 원장의 저서는 일본에서 출간된 노후의 인간관계, 특히 퇴직을 기점으로 한 인간관계의 재점검 가이드북입니다. 원제는 『60歳で離れる人、60歳からつきあう人』. 번역하면 『60세 멀리할 사람, 곁에 둘 사람』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와다 작가가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것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60세 이후, 퇴직 이후에는 젊은 시절, 현역 시절의 의무나 얽매임의 불편한 인간관계를 과감히 정리하고, 내 마음이 편해지는 관계, 적당한 거리감이 있는 주체적 관계에 집중하라.”

그럼 책의 제목처럼 ‘60세 멀리할 사람, 곁에 둘 사람’은 누구일까요. 또 60세 이후의 ‘친구 관계’, ‘부부 자녀와의 관계’ 등 장르별 인간관계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와다 클리닉 원장의 ‘60세 인간관계 처방’을 소개합니다.


60세에 멀리할 사람과 곁에 둘 사람

퇴직이라는 인생의 큰 마디를 넘어서면, 우리가 쥐고 있던 명함과 함께 사람 관계의 성격도 바뀌어야 합니다. 현역 시절에는 직장 내 상하관계나 비즈니스상의 이익 때문에 다소 성격이 맞지 않고 불편하더라도 참아내며 인맥을 넓히는 것이 ‘능력’이었습니다. 그러나 60세 이후에는 원치 않는 관계를 억지로 유지하는 것 자체가 뇌와 몸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건강마저 갉아먹습니다.

와다 원장은 책에서 ‘60세 이후 반드시 멀리해야 할 유형’으로 다음과 같은 사람들을 꼽습니다.

 '직함과 과거의 영광'을 내려놓지 못하는 사람 
퇴직 후 모임에 나와서도 여전히 “내가 현역 시절 무슨 부사장이었는데”, “어느 대기업 출신인데”라며 과거의 계급을 들먹이는 유형입니다. 이들은 타인을 평가하고 가르치려 들며, 동등한 인격체로서의 대화를 방해합니다. 과거의 수직적 관계에 갇혀 있는 사람과의 만남은 노년의 자존감을 무너뜨릴 뿐입니다.

 만날 때마다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에너지 뱀파이어' 
지병 자랑, 정권 비판, 자식 불평, 타인에 대한 비방을 습관적으로 일삼는 사람들입니다. 60세 이후의 감정은 신체 건강과 직결됩니다. 부정적인 에너지를 쏟아내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면 뇌의 전두엽 활성도가 떨어지고 감정적 피로만 쌓이게 됩니다.

 의무감과 정(情)으로만 만나는 동창·동료 
“40년 친구니까”, “직장 동기니까”라는 이유만으로 가치관이 맞지 않음에도 억지로 자리를 지키는 관계입니다. 와다 원장은 “세월의 깊이가 관계의 질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과거의 인연이라는 이유로 현재의 스트레스를 참아낼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럼 반대로, ‘60세 이후 적극적으로 곁에 두고 새롭게 찾아야 할 사람’은 어떤 유형일까요?

 화려한 수식어 없이도 '자연체(自然體)'로 대할 수 있는 사람 
멋진 직함이나 차림새를 갖추지 않고, 동네 찻집에서 편안한 차림으로 만나 소소한 일상을 나눌 수 있는 사람입니다. 체면을 차리거나 연출할 필요 없이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관계야말로 노년의 최고 자산입니다.

 '적당한 거리'를 지킬 줄 아는 주체적인 사람 
서로의 삶을 존중하며 지나친 개입이나 사생활 탐색을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요즘 무슨 공부 해?” 정도로 가볍게 자극을 주되,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거리감'을 가진 인연이 오래 지속됩니다.
 
 나이 차이를 넘어선 '세대 교류형' 인연 
와다 원장은 노년기일수록 또래 집단에만 갇히지 말고 다양한 연령대, 특히 젊은 세대와 일하거나 취미를 함께하는 사람을 곁에 두라고 조언합니다. 젊은 세대의 생각과 감각을 접하는 것은 뇌를 자극하고 의욕 호르몬을 분비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디지털과 새로운 도전을 함께 즐기는 사람 
요즘은 노년층도 소셜 미디어나 관심사 중심의 온라인 모임,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등 새로운 경로로 뜻이 맞는 사람을 찾기도 합니다. 과거의 인연에만 매달리지 않고 새로운 소통 채널에 열려 있는 진취적인 동반자는 노년의 삶을 한층 다채롭게 만들어 줍니다.
장르별 인간관계 처방: 친구, 부부, 그리고 자녀

60세 이후의 ‘친구 관계’, ‘부부 자녀와의 관계’ 등 구체적인 인간관계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와다 클리닉 원장의 ‘60세 장르별 관계 처방전’은 이렇습니다.


친구 관계: 

'수'라는 헛된 집착을 버려라. 젊은 시절에는 휴대폰에 저장된 연락처나 SNS 팔로워 수가 자존감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60세 이후에는 친구의 '수'보다 '질'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와다 원장은 "억지로 친구를 만들려고 애쓸 필요가 전혀 없다"고 단언합니다.

예를 들어, 취미 동호회에 가서도 사람들과 깊이 친해져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취미를 즐기는 가벼운 이웃' 정도로 충분합니다. 매일 연락하지 않아도, 1년에 한두 번 만나 세상 사는 이야기를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참된 동호인 한두 명이면 노년의 외로움을 달래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부부 관계: 

'같이'보다 '따로 또 함께'. 퇴직 후 가장 큰 변화를 겪는 관계가 바로 부부입니다. 30~40년을 따로 또 같이 살아왔지만, 퇴직 후 하루 24시간을 붙어 지내다 보면 없던 갈등도 생겨납니다. 와다 원장이 제안하는 구체적 사례는 '붙어있지도 멀어지지도 않는(つかず離れず) 관계'를 구축하고 서로의 시간표를 분리하는 것입니다.

남편이 퇴직했다고 해서 아내의 일상에 계속 동반하려 하거나, 아내가 남편의 삼시 세끼를 챙기는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관계는 금세 파탄에 이릅니다. “오늘 점심은 각자 해결하자”, “이번 주말엔 각자 좋아하는 취미 모임에 다녀오자”처럼 서로를 독립된 개체로 인정해야 합니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거리를 둘 때, 역설적으로 함께하는 저녁 식사 시간이 즐거워집니다.


자녀 관계: 

'부모'라는 자리를 내려놓는 연습. 자녀가 성인이 되어 가정을 꾸렸거나 사회인이 되었다면, 부모로서의 유효기간은 끝났다고 보아야 합니다. 와다 원장은 자녀와의 동거가 무조건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자녀에게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보상 심리를 갖는 순간 비극이 시작된다고 경고합니다.

자녀의 양육 방식이나 경제적 선택에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자녀를 '남의 집 잘 아는 청년' 정도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자녀의 삶에 의존하기보다, 부모 스스로 자신의 삶을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자녀에게도 가장 큰 선물이자 부담을 주지 않는 노년의 지혜입니다.
노년의 몸과 마음을 지키는 와다 작가의 건강 처방전

와다 히데키 원장은 고령자 전문의로서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노년기 생체 변화에 대한 실질적인 건강 조언도 잊지 않습니다.

첫째, 호르몬 변화에 따른 건강 대응법입니다. 60세를 넘어서면 남성과 여성 모두 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특히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의 감소는 단순히 성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의욕 저하, 무기력증, 그리고 감정 조절 장애로 이어집니다. 현역 시절에는 정력적이었던 사람이 퇴직 후 갑자기 우울해하거나 사람 만나는 것을 밖으로 꺼리고 화를 잘 내는 이유가 바로 이 호르몬 변화 때문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와다 원장은 '의도적인 자극과 고기 섭취'를 권합니다. 뇌에 쾌감을 주는 도파민과 남성호르몬 생성을 돕기 위해 햇볕을 쬐며 걸어야 하고, 나이가 들었다고 소식만 할 것이 아니라 적당한 양의 고기를 섭취해 단백질과 콜레스테롤을 보충해야 합니다. 또한 새로운 공부나 취미, 가벼운 연애 감정을 유지하는 것 역시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뇌를 젊게 유지하는 훌륭한 처방이 됩니다.

둘째, '건강 수치'에만 집착하는 약 남용에 대한 경고입니다. 많은 장노년층이 건강검진 결과표의 숫자에 일희일비합니다. 혈압이 조금만 높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기준치를 넘어서면 불안해하며 약을 늘려갑니다.

그러나 와다 원장은 “수치만을 정상으로 만들기 위해 과도하게 약을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노년의 삶을 망칠 수 있다”고 단언합니다. 기준치에 맞추기 위해 혈압약이나 혈당약을 과다 복용하면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어지럼증을 느끼거나 오히려 무기력해지고 인지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숫자라는 인공적인 기준에 내 몸을 맞추려 애쓰지 말고, '내가 지금 기분 좋게 움직일 수 있는가', '컨디션이 좋은가'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불필요한 약을 줄이고, 내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활력 있게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60세 이후를 건강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진짜 비결이라고 와다 원장은 강조합니다.
🤔 귀에서 '삐' 소리가 가끔 나는데요. 청력 노화로 인한 현상인가요?

👉 ‘삐이’ 하는 소리가 들리는 현상은 일반적으로 이명(耳鳴, Tinnitus)이라고 부릅니다.  이명은 귀 안에서 소리가 울린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외부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는 청력 노화 외에도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생길 수 있습니다.

먼저 이어폰을 장시간 큰 소리로 듣거나, 시끄러운 환경에서 오래 노출될 때 귀 속 청각 세포가 손상되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귀지가 심하게 쌓여 외이도를 막거나, 염증이 생긴 경우 일시적으로 이명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과로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도 이명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귀 주변 혈관과 청신경에 영향을 미쳐 이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고혈압 · 빈혈 등 혈류가 달라지는 질환이 있을 때, 혹은 턱관절(TMJ) 문제 등으로 인해 이명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나이 들면서 생기면서 노화성 난청(Presbycusis)의 증상으로 이명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청력이 점점 약해지면서 이명도 함께 나타납니다. 보통 50, 60대 이후 자주 나타나며, 30대에 이미 이명을 겪고 있다면, 지나친, 혹은 잘못된 이어폰 사용이 그 원인일 때가 많습니다. 

이명이 반복해서 나타나거나, 청력 저하나 어지럼증 등이 함께 동반된다면 혹시 다른 원인은 없는지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명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용한 환경에서 오래 지내기, 이어폰 사용 시 최대 볼륨의 60% 이하로 낮춰서 듣기, 장시간 이어폰을 쓰거나 시끄러운 곳에 오래 있지 않기, 정기적인 이비인후과 검진 등이 조치가 필요합니다. 

수면 부족이나 심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혈류를 개선하고, 목과 어깨의 긴장을 풀어주는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꾸준히 해주기 바랍니다. 

* 글 : 박민수 <저울면역력> 저자, 서울ND의원 원장
😍 이벤트 선물 라인업에 있는 신간도서, 어떤 책일까?

이번 이벤트 선물은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서 발간한 도서 외에도 두 권의 신간 도서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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