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설레지 않는 연말이라니. 겨울을 가장 좋아하던 나였는데 어딘가 고장이 났나 보다. 캐럴을 들어도 오랜만에 보자는 친구들의 연락에도 1월부터 쓸 수 있는 예쁜 다이어리가 기다리고 있는데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 한 해가 가는 아쉬움도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감도 딱히 없다. 얼마 전까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에 푹 빠져 있었는데 그 무드의 영향을 받았는지, 슬픔, 고통, 사랑 그 어떤 것에도 무덤덤한 주인공이 마치 지금의 나와 같다.


그래서 올해는 조용한 연말을 보낼 작정이다. 평소와 같은 나날들을 보내면서 책도 많이 읽고 생각도 정리하고  집에서 저녁밥을 해 먹고. 겨울바람에 떨리는 나뭇가지처럼 그렇게 조용히 진동하면서 다음 계절을 준비해야겠다. 나와 같은 마음으로 추운 겨울을 지나는 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그것은 슬픔이나 고독을 넘어선, 나 자신의 존재를 근원부터 뒤흔드는 높고 큰 너울이었다. 나는 벤치 등받이에 팔을 괴고, 그 출렁거림을 견뎠다.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 아무도 나를 구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아무도 구할 수 없는 것처럼.” - 무라카미 하루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2>

-from 채린

📃 오늘의 grds paper

1. music

2. 걸음코스 #2 북한산 둘레길

3. 새로운 준비

4. 크리스마스의 추억

5. winter item

6. grds news

7. grds on feet

music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포근한 음악을 추천합니다!

🎧 Paul McCartney - Wonderful Christmastime


"We're simply having a wonderful Christmastime~" 가사를 따라 흥얼거리며 즐거운 크리스마스 시간을 보내야만 할 것 같은 Paul McCartney의 노래를 추천한다. 행복한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연상케 해주는 단순 명료한 가사와 그의 목소리에 가려져 뒤에서 울리는 듯한 벨소리는 크리스마스의 설렘을 대신 전달해 준다. 노래를 들으며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설렘 가득 찬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이번에 추천 걸음 코스는 북한산 자락을 걸을 수 있도록 조성한 북한산 둘레길 20구간입니다.

20구간 '왕실묘역길'은 훈민정음 창제에 큰 기여를 한 정의공주 묘와 연산군의 묘가 있으며

830년이 된 방학동 은행나무, 오래전부터 주민들이 식수로 이용한 원당샘 등 곳곳에 역사의 흔적과 선조들의 삶이 묻어 있습니다.

*왕실묘역길은 사전예약이 필수입니다!

01. 북한산 둘레길 20구간 왕실묘역길

서울 도봉구 해등로32가길 104

*정의공주묘 - 우이우이령길 입구


가족들과 떠난 겨울 캠핑, 북한산의 기운이 가득한 곳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주변을 산책하는 걸 좋아하는 나는 이번에는 혼자가 아닌 온 가족이 함께 북한산 둘레길에 올랐다. 허리가 불편한 엄마를 위해 우리 딸 셋은 중도 하차했지만, 이른 아침 북한산 둘레길 산책은 공기도 좋고 자매들끼리의 수다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우이령길은 사전 예약이 필요한 곳으로 방문 계획이 있다면 꼭 사전 예약을 하고 가시길 바란다. 다음에는 가을 단풍 가득할 때 다시 와야지!

02. 카페 백란

서울 강북구 삼양로181길 201-20 백란

*숲속문화마을 입구로 진입*


우이령 길에서 몸을 녹일 수 있는 카페를 찾아 내려왔다. 입구에 있는 간판은 굉장히 낡아 반신반의하며 들어갔다. 펜션을 함께 운영하며 카페 부분은 전체 리모델링해 내부가 굉장히 크고 깨끗했다. 본관과 별관이 나뉘어 있어서 주변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 좋았고, 아이들과 반려견 모두 동반이 가능한 곳이었다. 여름에는 바로 옆에 계곡이 흘러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고 한다.

곳곳에 놓여 있는 책을 보며 주인장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공간이 크고 쾌적해 오랫동안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것은 물론 커피 맛도 훌륭했다. 카페인을 줄이고 있는 나는 핫초코를 주문! 추운 겨울 몸을 녹이기에 핫초코만 한 게 없지 😉

새로운 준비

곧 새롭게 시작하는 거나 준비하는 게 있나요?

남은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해를 어떻게 맞이할지 함께 생각해 봐요!

2월 호주 여행 준비✈️ - 마케터 채린

회사에 들어간 이래 처음으로 내년 2월에 나름 긴 여행을 떠난다.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호주의 시드니와 멜버른을 8박 9일간 여행할 예정이다. 10월쯤 왕복 항공권을 끊고 손을 놓고 있다가 이젠 정말 해야 할 것 같아서 퇴근하고 짬을 내어 국내선과 숙소를 알아보고 겨우 예약을 마쳤다. 이제는 여행 계획을 짜야 할 차례. 세세히 계획하기보다 가고 싶은 곳을 구글맵에 잔뜩 저장해놓고 대략적인 동선만 짜는 스타일이라(이게 세세한 건가?) 여행책도 사서 살펴보고, 다른 이들의 여행기도 훔쳐봐야겠다.👀
새해 목표 세우기📝 - 마케터 길용

어느 정도 계획을 세우는 것을 선호하지만 큰 틀만 잡는 느낌이라 치밀하지 않았다. 여태까지 새해를 맞이하는 방법이라고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머릿속으로 목표를 세우는 게 끝이었다. 해가 거듭될수록 세웠던 목표가 다음 해까지 미뤄지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목표를 글로 써 내려가지 않으면 일회성으로 세운 목표가 되어 잊어버리기 일쑤다. 2024년을 맞이하기 전 이번 겨울엔 이루고 싶은 목표나 하고 싶은 것들을 글로 적어볼 셈이다.

크리스마스의 추억

잊지 못할 추억을 누구나 가지고 있기 마련입니다.

행복했거나 혹여나 우울했을지라도 소중히 마음 한편에 접어놓은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꺼내보았습니다.

W의 추억🎄

해를 거듭하면서 기념일에 대한 의미가 점차 흐려지고 크리스마스의 낭만도 옅어져 간다. 막상 떠오르는 추억도 희미해져 버린 탓에 생생한 기억은 어쩔 수 없이 가장 최근인 작년의 크리스마스이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친구들을 만나 식사를 했다. 이제는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저 좋아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연말을 보내기에 충분하다 여긴다.
C의 추억⛰️

정말 매주 싸웠던 연애를 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도 싸워서 정작 크리스마스에 뭘 해야 할지 선뜻 먼저 말을 꺼내지 못했다. 너무 마음의 여유가 없던 시기였다. 그래도 일 년 동안 서로 투덕대며 잘 만나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현실적인 여유도 없던 시기라 근사한 데이트를 선물하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크리스마스 이브날, 그녀에게 북악산 등산을 제안했다. 그녀는 마다하지 않고 등산을 함께해주었다. 등산을 마치고 혜화 칼국수에서 생선튀김과 칼국수를 함께 먹으며 회포를 풀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작은 디퓨저를 선물했다. 별거 아닌 선물에도 고마워하는 그녀를 보면서 미안하고 고마웠다. 북악산과 칼국수 그리고 디퓨저 덕분에 따듯한 크리스마스가 완성되었다.

winter item

겨울맞이로 준비한 아이템 추천! 선물하기에도 좋을 것 같네요.

추운 겨울 모두 함께 잘 이겨내 봐요.


낚시 용품을 판매하는 기업 다이와에서 만든 의류 브랜드 다이와피어39.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빔즈의 초창기 멤버 나카다 신스케다. 한국의 무서운 한파를 이기기 위해서는 후드를 꼭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패딩은 후드핏이 가장 마음에 들어서 얼마 전 구매했다. 여러 가지 기능적인 디테일이 여기저기 숨어있고 부피감도 마음에 든다. 컬러는 좀 더 무난한 베이지, 블랙이 있었지만 브라운을 선택했다.🤎
- 디자이너 현우

우연히 어떤 공간에서 만나게 된 포근한 향기. 인위적인 향을 싫어해서 인센스나 향초를 그렇게 자주 피우지는 않는데 이 랍상송은 스모크드 티, 레더, 샌달우드 향이 적절히 어우러져 은은하면서 좋았다.🕯 창문을 살짝 열어놓고 쌀쌀한 겨울 공기와 함께 캔들을 태우는 게 겨울의 묘미 아닐까.
- 마케터 채린

겨울이 되면 보온을 위해 꼭 머플러를 하고 다닌다.  작년에는 컬러감이 강한 머플러를 포인트로 많이 했는데 올겨울엔 차분하면서 어디에나 어울리는 머플러를 사고 싶었다. 보온력이 그리 뛰어나진 않지만 어디에나 잘 어울려서 최근 3일간 매일 매고 다녔던 것 같다. 범용성 좋은 머플러를 찾고 있다면 이 제품을 추천한다!
- 스토어 스태프 태석

grds news

지난 12.1(fri) 합정에 위치한 그라더스 스토어가 새롭게 리뉴얼하여 오픈했습니다. 앞으로 출시되는 제품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안했는데요. 눈에 띄는 것은 곳곳에 거울이 설치되어 신은 모습을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 고객님들의 다양한 포토존 활용도 기대가 되네요.📸


영업시간 : 화-일(월 휴무) | 12-9 PM

위치 :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52 2층 | 주차 가능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님들께 매뉴팩트커피(@manufactcoffee)의 커피☕️와 따뜻한 티를 제공하고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grds on feet

패션의 완성은 역시 신발이죠!

그라더스 제품과 함께한 스타일링을 공유합니다. #grdsonfeet #그라더스온핏

OUTER : Kaptain Sunshine

BOTTOM : Anatomica

SHOES : grds / boots 01 leather brown


📍 오늘의 grds on feet은 얼마 전 출시된 뉴컬러 boots 01 leather brown입니다. 짙은 농도의 브라운 색깔이 생지 데님과 특히 잘 어울려 한층 더 스타일리시함을 더해주는데요.👖 매끄럽고 탄탄한 가죽의 질감을 한 번 느껴보세요.

“어느 시대(時代)에도 그 현대인(現代人)은 절망(絶望)한다. 절망(絶望)이 기교(技巧)를 낳고 기교(技巧)때문에 절망(絶望)한다.”


- 이상 (1930년대 한국 모더니즘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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