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는 자리에서, 돌봄을 생각합니다]
아침저녁으로 공기 사이에 서늘함이 묻어납니다. 독감이 유행한다는 소식에 아이의 컨디션을 한 번 더 살피던 지난 주말, 아이의 이마가 뜨거워졌습니다. 병원에 다녀오고 약을 먹이고 해열제를 챙겼지만, 열은 쉽게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괜찮겠지 싶던 마음은 어느새 ‘혹시 독감이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머릿속에도 다른 생각이 떠오릅니다.
‘내일은 누가 곁에 있어야 할까.’
남편과 머리를 맞대고 아직 오지도 않은 월요일을 미리 살아봅니다. 아이의 체온은 오르내리고, 우리의 머릿속에서는 출근과 회의, 업무 일정이 함께 돌아갑니다. 가족이 아픈 순간은 늘 갑작스럽습니다. 아이뿐 아니라 배우자나 부모님의 병원 진료를 챙겨야 할 때도 우리는 같은 고민을 합니다. 누가 곁에 있어야 하는지, 내일의 일들 가운데 무엇을 먼저 챙겨야 할지.
돌봄은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직장인의 일정은 좀처럼 비워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가족을 돌봐야 할 때 잠시 일을 멈출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합니다.
올해 8월부터는 자녀의 질병·사고로 입원하거나 감염병으로 등원·등교가 중지되는 등 갑작스러운 돌봄이 필요한 경우, 1년에 한 번 1주 또는 2주 단위로 사용할 수 있는 ‘단기 육아휴직’이 시행되었습니다. 돌봄의 현실을 조금 더 가까이 바라보는 제도의 변화가 반가운 이유입니다.
앞으로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도가 더해지기를 기대합니다. 돌봄이 필요한 순간에 어떤 제도가 필요한지, 직장에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함께 고민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그래야 일과 돌봄 사이에서 혼자 짊어져야 하는 무게가 조금은 덜어질 수 있을 테니까요. 가족도 걱정되고, 일도 걱정되는 날이 있습니다. 그런 날에는 모든 것을 잘 해내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오늘은 가족을 돌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