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피드백을 건넬 때 유의할 사항: Dos & Don'ts
하지만 동료 피드백, 쉽지 않습니다. 물론 누구에게 주는 피드백이든 쉽지 않지만, 특히 동료에게 주는 피드백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동료 간(peer to peer) 관계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동료는 앞서 정의에서도 살펴보았듯이 비슷한 직위, 직무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에게 이런 피드백을 할 자격이 있는 걸까? 긍정적인 피드백이더라도, 칭찬할 자격이 나에게 있는 걸까?(링크)' '이 피드백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어. 마음을 상하게 하면 어떻게 하지?'와 같은 걱정이 리더와 구성원 간 관계에서보다 더 크기 마련입니다. 동료들 간에는 각자의 목표・역할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어 있지 않아, 불명확한 임의의 기대에 기반해 피드백을 제공할 경우 갈등이 발생할 소지도 존재하고요. 동료 피드백이 평가의 소스로 활용될 수 있다면, 상대방의 보상이나 승진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 역시 솔직한 피드백을 가로막곤 합니다.
동료가 피드백을 원치 않을 것 같기 때문에 괜히 관계를 어색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피드백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도 피드백 주기를 주저하게 되는 원인으로 꼽힙니다.(링크) 하지만 피드백에 대한 인식이 우리가 짐작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여럿 있습니다. 셔츠에 얼룩이 묻은 상황부터 이메일에서의 어투가 무례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다앙한 상황에서의 실험을 통해 스스로가 같은 상황에서 피드백을 받고 싶은 것에 비해 타인이 피드백을 받고 싶어할 것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확인되었습니다.(링크) 또, 리더십 전문가 잭 젠거・조셉 포크만의 조사결과, "부정적인 피드백이 제대로 전달되면 성과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92%에 달한 것(링크)에서 많은 이들이 피드백에 열려 있음을 알 수 있지만, 자신과 다르게 상대방은 피드백을 받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동료가 피드백을 받기 싫어할 것이라고 넘겨짚고 피드백 주기 자체를 망설이지 말고, 다른 관계에서보다 더 사려깊은 접근 방식을 익힐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즉, 피드백을 받는 동료의 감정에 민감해질 필요가 있고, 이에 대한 공감을 토대로 피드백을 건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럼 공식적으로나(다면 피드백, 수시 피드백 제도의 일부로서) 비공식적으로나(예컨대 회의에서 혹은 프로젝트 직후 일상적인 대화의 일부로서) 동료 피드백을 건넬 때 꼭 지켜야 할 사항과 꼭 피해야 할 사항을 살펴보겠습니다.
Dos: 동료 피드백, 이렇게 전하세요
피드백을 받을 의향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허락을 구한다(O)
'피드백을 원치 않으면 어떻게 하지?'란 걱정에서 벗어나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피드백이 필요한지를 동료에게 직접 묻는 것입니다.(링크) "어제 회의에서 발표한 내용에 대해 제 생각을 공유해도 될까요?"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해 몇 가지 제안드리고 싶은 사항이 있는데, 언제 어떻게 전달드리는 것이 편하실까요?" 등의 질문을 통해 상대방의 의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드백이 의도와 달리 해석되면 어떻게 하지?'란 걱정 역시 비슷한 접근 방식으로 해결 가능합니다. 자신의 의도를 미리 밝히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지요.(링크) "작업 일부가 제시간에 완료되지 않은 상황 개선에 도움이 되고자 제 의견을 전하고 싶은데요, 어떻게 전하면 좋을까요?"와 같이 직접 물음으로써 나의 의도를 밝힘과 동시에 동료에게 피드백을 받을 마음이 있는지도 살필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개선 사항을 담는다(O)
피드백은 누구에게 제공하든지 '무엇을 잘 하고 있다', '무엇을 개선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예시와 함께 구체적으로 전달해야 피드백을 받는 사람이 이를 명확히 이해하고 수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즉, "팀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와 같은 막연한 기대나 우려는 행동 개선에 큰 도움이 안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구체적으로 개선 사항을 전하는 것은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을 피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위치에서의 협소한 시야, 협업 영역의 한계를 인정하고, 동료로서 자신이 관찰한 행동 범위 안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피드백을 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OO님은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대신 "이번 UI 변경에 대한 OO님의 의견을 듣고 싶었는데 듣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그렇게 의식하고 보니, 회의에서 OO님의 발언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 편이 더 구체적이지요.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실행 가능한 제안에 집중한다(O)
사람이 아닌 사물을 주어로 쓰는 것이 상대의 행동이나 이로 인한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하나의 방법입니다.(링크) 예를 들어, "OO님, 보고서 수치를 업데이트하지 않았네요"라고 하는 대신 "보고서 수치가 업데이트되어 있지 않은 것을 발견했어요"라고 말하면 상대의 잘못보다는 문제 자체에 대한 지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과거의 행동이 아닌 미래의 행동에 집중하면 보다 실행 가능한 제안을 건넬 수 있습니다. 보고서 수치 업데이트는 동료의 책임하에 있고, 본인은 이 업데이트된 수치를 바탕으로 내린 판단에 따라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 협업 관계에 놓여 있다면 동료가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놓치지 않도록 행동 변화를 촉구할 필요가 있겠지요. 이런 관계에서는 "지난번에 업데이트를 왜 놓쳤나요?"라고 질책하듯 묻기보다 "업데이트를 놓치지 않기 위한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는데, 들어보실래요?"라고 동료의 호기심을 끌어보세요. 이때 동료가 피드백에 열린 태도를 보인다면, "업데이트 일정을 정한 뒤 캘린더에 공유해 업데이트 직후에 상호 확인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인데요, 앞으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라고 상대방의 개선 의지를 확인하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Don'ts: 동료 피드백을 전할 때 이것만은 피하세요
피드백을 받은 동료의 반응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X)
피드백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일방적인 전달에 그치지 않고 양방향 대화로 이어질 때 더 효과적입니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동료의 행동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 이유를 모른 채 피드백을 주었을 가능성 역시 높기 때문에 피드백 받은 동료의 입장과 감정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링크) 피드백을 전한 뒤 "제가 드린 의견에 대해 OO님의 의견도 들어볼 수 있을까요?" "혹시 제안드린 사항에 대해서 더 궁금하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편히 알려주세요. 미팅을 마친 후라도 좋습니다"와 같이 피드백을 들은 동료가 상호 의견 교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끄는 말을 미리 계획해두면 좋습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피드백을 제공한다(X)
동료가 피드백을 잘 소화할 수 있도록 피드백 전달 방식을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너무 많은 피드백을 한꺼번에 쏟아내듯 말하면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방어적이 되기 쉽겠지요. 따라서 피드백 받는 사람이 자신과는 다른 관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피드백의 주제를 제한하고, 피드백의 대상이 된 행동이 일어난 시점에서 너무 머지 않은 때에 피드백을 제공해야 합니다.
또, 상대방이 피드백을 잘 소화하고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에서 필요합니다. 마감일에 쫓겨 마음의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방금 중요한 발표에서 지적을 받아 이를 반영하기도 버거운 시점에 동료의 피드백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는 아무래도 어렵겠지요.
다른 동료와 비교한다(X)
동료 피드백의 토대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깔려 있어야 합니다. "동료 A의 발표 장표 보셨나요? OO님의 장표보다 글자 수가 훨씬 적어서 요점을 파악하기가 좋았어요"라고 피드백을 한다면, 상대는 피드백 내용에 집중하기보다는 '비교당했다'는 기분이 앞서 개선할 동기가 생기긴 어려울 것입니다. 받는 사람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인화된 내용으로 피드백을 구성해야 하는 이유이지요.
또, 피드백은 당사자에게 직접 전해야 합니다.(링크) 같은 팀의 동료에 대한 피드백이라고 해서 리더를 통해 전달하는 것보다 1:1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동료 피드백은 리더가 직접 관찰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처 모르는 문제에 대한 세부 정보와 맥락 이해를 바탕으로, 동료가 스스로 볼 수 없는 동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 레몬베이스처럼 동료 피드백을 공식적인 제도로 운영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하이커라면, 오늘 정리한 유의사항에 유념하여 동료 피드백을 작성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혹은 비공식적으로라도 전해야 할 동료 피드백이 있다면, 더이상 망설이지 말고(미루면 더 전하기 어려워집니다) 동료의 성장을 위해 용기를 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