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넉넉해지는 시간 보냈나요

길었던 추석 연휴, 어떻게 보냈어요? 저는 이 연휴가 우리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거 같았어요. 다들 너무 바쁘게 지내잖아요. 자신도 주변 사람들도 챙길 여유 없이 말이죠. 연휴에 쉬지 못한 사람들도 있지만 휴일의 분위기가 있거든요. 별다른 일이 없이 느긋하게 지내도 불안하지 않고 편안한 느낌이요. 쉼엔 이유가 필요 없지만, 아직도 우리는 확실한 이유가 있어야 잘 쉬는 거 같아요. 전 이번 추석에도 차례에 참여하지 않았어요. 하루는 혼자 시청역 근처 덕수궁에 갔어요. 명절이라 한적한 서울은 예전 이야기가 되었고 다양한 가족들이 궁궐을 즐기고 있더라고요. 그 틈에 저도 북적북적한 명절 기분을 내보며 찬찬히 걸었어요. 공사 중이던 돈덕전이 열려 가보았는데 이색적인 건물과 쨍한 푸른색의 창으로 색다른 풍경이 보여서 재밌었어요. 덕수궁 돌담길 너머 바이올리니스트가 버스킹을 해 흥얼거리는 선율에 풍경도 사람들도 아름답게 다가오더라고요. 잠시 궁궐 내 벤치에 앉아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바라봤어요. 옅은 미소를 품은 평온한 얼굴들. 제 표정도 그들과 닮아있었어요. 연휴는 그런거 같아요. 혼자든, 누구랑 있든, 어디라도 조금은 넉넉해지는 시간이요. 지난 추석 연휴에 쉼을 즐기지 못했다면 또 다가오는 짧은 연휴에 꼭 눈부신 시간 보내요. (+ 이번주 모보이스는 연휴 이후부터 작업해서 2가지 혐오이슈만 준비했어요. 짧지만 알차게 준비했으니 여유로운 마음으로 읽어줘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노시니어존 #노키즈존 #쫓겨나는공간

📝 카페에 오래 머문 노인이 한 쪽지를 받았어요

최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빌리엔젤 매장에서 오래 머문 어르신에게 이런 쪽지를 전해 화제가 되었죠.


  ✦ “고객님 매장이용 시간이 너무 깁니다. 젊으신 고객님들은 아예 이쪽으로 안오고 있어요.”


이 소식을 알게 된 자녀 ㄱ님은 이렇게 글을 올렸습니다.


  ✦ “오늘 오전부터 아빠가 매장을 이용하셨는데 사장님으로부터 이런 쪽지를 받으셨다고 들고 들어왔다. 아버지께 연유를 여쭤보니 커피 한 잔 사시고 오래 계셨다고 말씀하셨다. 저 상황에 있어 아버지의 문제는 재주문을 하지 않은 것, 혹은 너무 오래 있는 것일 텐데 갑자기 나이 관련 지적이 왜 있는 건지 의문이 든다. 아버지의 행동이 문제가 아니라 아버지의 나이가 문제라는 말로 들린다.”


이 사건에 대해 빌리엔젤 측은 가맹점주가 전한 쪽지가 맞다고 인정하며 고객 응대에 있어 나이, 성별, 인종, 이념 및 사상 등을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가 잘못된 행위임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이에 가맹점주에게 엄중히 경고했으며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했어요. 결국 이 사건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문제행동에 대한 시정 요청이 아니라 한 사람이 가진 특징으로 지적했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한 공간에서 배제되거나 쫓겨나는 일은 노인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 공간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 어린이라는 이유로 카페・식당에 가지 못해요

노키즈존은 우리 사회의 문제로 남아있어요. 특히 가족단위 관광이 많은 제주도에 노키즈존 영업장이 많아지자 최근 ‘노키즈존 지정 금지 조례안'이 논의되었는데요. 법률적인 문제와 도내 업주들의 반발로 ‘제주도 아동출입제한업소 확산 방지 및 인식 개선을 위한 조례안'으로 바뀌었어요. 노키즈존을 막진 못하지만 예스키즈존을 양성화시키겠다고 해요. 


✦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밥집・슈퍼에도 들어가기 힘들어요

휠체어를 타는 중증 뇌병변 장애인인 이규식님은 책 <이규식의 세상 속으로>에 자신의 이야기를 적었어요. 

  • “어느 날은 정오쯤 배가 고파 혼자 밥집에 갔는데 주인이 안에 사람이 많다며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 안을 살펴보니 손님이 거의 없었다. 자리도 있는데 왜 안 들여보내 주냐니까 주인이 못 알아들은 척하면서 1000원을 쥐여 주며 다른 곳으로 가라고 했다.”
  • “한번은 슈퍼마켓에 갔다.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서 주인을 불러서 새우깡을 달라며 돈을 드렸다. 그런데 주인이 돈은 받지도 않으면서 오징어땅콩을 가져다주었다. 다시 새우깡을 달라고 하니 이번에는 빼빼로를 가져다주었다. 다시 또 새우깡을 달라고 했더니 화를 내면서 쌍욕을 했다. 나를 손님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은 거다.”

어린이라서 막고, 휠체어 이용을 고려하지 않은 공간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고,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무례하고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되어요.



🍁 약한 우리가 함께 일상을 보내도록

✦ 양성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노키즈존에서 진짜 문제인 것은 아동이 아니라 아동을 적절히 통제하거나 매너를 훈육하지 않는 무개념 부모다. 다른 고객을 배려해달라는 업장 측의 요청에 툭하면 인터넷으로 달려가 난리 치는 진상 부모를 막을 수 없으니 아동을 막는다. 노시니어존 카페처럼 특정한 문제 고객을 막지 않고 그 연령대 다수 고객을 원천 봉쇄한다. 불량 고객을 거른다지만 항상 배제되는 것은 아동・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다. 과일반화에, 나이 차별이 발생한다. 자영업자의 고충은 고충대로 이해하지만, 노키즈존이 영업의 자유를 넘어 인권과 차별 이슈가 되는 이유다.”


✦ 강혜승 미술사학자 “노키즈존은 가정 밖 육아와 충돌한 미성숙한 여가문화의 한 단면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여기서 마주하는 불편한 진실은 정치적 발언권은커녕 자기보호 능력조차 없는 어린이를 타자로 구성하는 용이성이다. 사회의 주체인 성인은 그 어떤 무례에도 배제 대상이 될 수 없지만, 타자인 어린이의 통제되지 않은 민폐는 봐줄 수 없다는, 약자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태도를 노키즈존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나이로 배제하고, 학벌로 구분 짓고, 재산으로 차별하는 붙이기 나름인 그 이유에서 누군들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찾을 바는 배제할 이유가 아닌 공존할 방법이다.”


✦ 박윤영님 “살이 보드랍고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천진난만한 아이가 매장에 입장할 수 있는 것처럼, 무겁지만 나의 신체 일부와 같은 전동휠체어도 매장 내 입장이 자유로워야 했다. 이 당연한 이야기가 지금 이들과는 통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전동휠체어를 금지하는 대신, 고객의 쇼핑을 돕기 위해 수동휠체어를 비치해 두거나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도 않았다…나와 다름을 이해할 줄 알며 인권이 무엇이며 차별이 무엇인지 정도는 구분할 수 있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

#학생인권조례 #청소년 


📋 학생인권조례를 바꾸고 있어요

충남도의회가 학생인권조례와 충남인권기본조례 폐지안 발의해 지역에서 비판받고 있어요.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 “폐지에 목매는 혐오와 차별 세력에 분노하고 이에 부화뇌동하는 도의회를 규탄한다. 현장 교사들은 교육권 보장과 학생 인권 보장을 대립 개념으로 보지 않고 있는데 교육부는 교권 침해 사태의 화살을 학생 인권에 겨누고 있다.”


  ✦ 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 “세계인권선언에 뿌리를 둔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을 침해한다는 폐지론자들의 주장은 헌법에도 반하는 것이다.”


지난 23일 정부가 교권회복 및 보호강화 종합방안을 발표하며 전국 7곳 시・도의 학생인권조례 개정을 유도하겠다고 발표하며 학생인권조례 폐지의 움직임은 충남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일어나고 있어요. 


  ✦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 개정안 입법을 예고했어요. 학생의 책임과 의무 조항을 새로 만들고 필요한 경우 학생을 훈육・훈계를 할 수 있다고 해요.


  ✦ 경기도교육청은 경기도 학생인권 조례를 경기도 학생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로 명칭을 바꿔 개정하고 학생・보호자의 책임과 의무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어요.



🔥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줄어드는 일이에요

학생인권과 교권이 대치하지 않음에도 학생인권조례를 바꾸는 건 문제가 있다고 비판해요.


  ✦ 난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활동가 “교권 보호를 위한 방안으로 추진된다고 하지만 결국에는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축소되는 등 반인권적인 쪽으로 내용이 개정되는 모습이 보인다. 그동안 학생들이 부당함에 대해 목소리를 낼 때 학생인권조례가 원론적이기는 하나 근거로서 역할을 해왔다. 그런 점에서 조례 폐지나 개정으로 학생에게 부정적 환경이 만들어지진 않을까 걱정된다.”


  ✦ 인하진님・고등학교 3학년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이 올라왔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올해 상반기에 6개 고등학교와 학생연합을 구성해 사람들에게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알리고 폐지를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저희도 선생님들의 권리가 중요하다는 것 잘 알고 있다. 교사를 꿈꾸는 저도 교사의 권리가 보장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그 방법이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는 것은 절대 아닌 것 같다. 어느 한쪽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 다른 쪽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런 식의 논의는 부끄러운 일이다.”




✨모보이스 읽고 하고픈 말이 있나요?
당신의 감정과 생각, 이야기를 기다려요
당신의 목소리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환대는 자리를 주는 행위이다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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