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살롱지기 인성입니다.

안녕하세요, 살롱지기 인성입니다.

벌써 12월, 2021년의 마지막 달이에요. 창고살롱 시즌3도 2/3 지점을 지나고 있는데요. 살롱지기들은 시즌3와 올해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마지막 레퍼런서 살롱과 연말회고&새해작심, 마무리 밋업 스페셜 살롱을 준비하고 있어요.

여러분은 올 한해 어떻게 보내셨어요? 제게 2021년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10년 넘게 조직 생활을 하다 처음으로 조직 밖에서 일하며 여러 시도와 실험을 해봤거든요. 후회 없이 끝까지 해보고 싶었고, 모호했던 내 가능성과 한계까지 다시금 확인한 뜻깊은 해였어요.

조직 밖에서 일했던 것 말고도 다른 때와 달랐던 게 또 있는데요. 창고살롱 시즌3가 시작하던 10월, 우연히 레퍼런서 멤버분들 덕분에 운동, 글쓰기, 그리고 심리상담을 시작한 거예요.

운동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레퍼런서 수지님 덕분에 조금씩 꾸준히 다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고요. 레퍼런서 민정님의 사진관에서 진행했던 창작소 강좌로 글쓰기에도 다시 조금 더 품을 내고 있어요. 레퍼런서 써니님 추천으로 지자체 지원 무료 심리상담에 신청했다 난생처음 심리상담도 받고 있고요.

이번 시즌 주제가 ‘멈추면, 알게 되는 것들'이라 그랬을까요. 운명처럼 이 세 가지를 동시에 하니 마치 나를 보살피기 위한 '삼위일체​​'를 이룬듯 했어요. (웃음) 사실 가장 하고 싶었던, 또 제게 필요했던 것들이지만 모두 '시간 없다'는 핑계로 항상 뒤로 미루던 것들이거든요.

특히 심리상담은 필요한 줄도 몰랐지만 가장 큰 도움이 됐어요. 첫날, 무슨 얘길 해야 할지 몰라하는 제게 상담가님은 "뭐라도 힘든 일 없냐" 질문을 던졌어요. 전 몇 가지 얘기를 나누면서도 "이게 힘든 게 맞는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에겐 딱히 힘들어 보이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는데요. 상담가님은 "왜 스스로 힘든 걸 그대로 인정해 주지 않냐"고 되묻더라고요. 힘들면 그냥 힘든 거지 그걸  왜 나와 타인에게 합리화하려고 하느냐고요. 말을 잇지 못했어요.

"내가 나를 위해 가장 해주고 싶은 게 뭐예요?" 마지막 질문에 눈물이 왈칵 쏟아질 만큼 놀랐던 건 제가 마치 준비한 것처럼 한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는 거였어요. "나에게 관대해지고 싶고, 나를 자유롭게 해주고 싶다"라고요.

최근 시즌3 박찬이님 레퍼런서 살롱 매거진 후기를 정리했는데요. 살롱 때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던 문장 하나가 마음에 박히더라고요. "내 감정을 내가 알아보지 못했다"는 말이요. 사유에는 치열하게 파고들었지만 정작 내 감정은 들여다보지 않았던 거죠. 그러니 내가 정말 원하는 것,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은 늘 마음속 구석에 처박혀 있었고요.

그때부터 저는 '나를 위하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나를 위해 뭔가를 하기도 하고, 하지 않기도 하면서요. 내가 나에게 이렇게 적극적이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필요한 건 모두 내 안에 있다"는 찬이님의 말처럼 결국 나를 가장 위하고 알아줄 수 있는 건 나 자신이었는데 말이죠.

창고살롱 또한 나를 위한 무엇이기도 해요. 덕분에 레퍼런서 멤버분들과 연결되어 감사한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도 묻고 싶어요. 나는 날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요?

창고살롱지기 인성 드림
[#01 창고살롱은 지금] 
지금의 나를 만든 관계는 무엇인가요?
- 두 번째 스토리 살롱, 최은영 소설 <밝은 밤>
시즌3 세 번째 스토리 살롱 작품은 최은영 작가의 장편 소설 <밝은 밤>이었어요. <밝은 밤>은 이혼 후 어린 시절 추억이 있는 작은 도시 ‘희령’으로 떠나온 서른둘 지연의 이야기인데요. 지연은 희령에서 우연히 20년 만에 할머니를 만나게 되고, 백정의 딸이었던 증조모부터 4대에 걸친 여성 서사를 마주하게 돼요. 

스토리 살롱에서는 

-가장 인상 깊었던 캐릭터 혹은 관계는?
-지금의 나를 만든, 나를 구성하는 관계는?

두 개의 구조화된 질문과 함께 대화를 나눴는데요. 창고살롱 단골 주제인 ‘엄마-딸’ 관계뿐만 아니라, “우리는 왜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상처받고 거리가 있는 타인에게 위로를 받는 것인가”에 대해 고찰하기도 했어요.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나를 둘러싼 다양한 관계를 떠올리게 되는 시간이었답니다. 

사후 글쓰기 과제로는 ‘나는 누구에게 어깨를 내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대해 고민했는데요. ‘나’, ‘조카’ 등 특정한 대상을 정한 분도 있었고 나의 도움이 필요한 타인에게 어깨를 내어주고 싶다는 다짐이 나오기도 했어요. 좀 더 자세한 후기는 여기에서 확인해 주세요.
어느 90년대생의 '슬기로운 백수 생활'
- 세 번째 레퍼런서 살롱 with 송지희 레퍼런서
세 번째 레퍼런서 살롱 연사는 송지희님이었어요. 지희님은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데요. 첫 번째 직장인 홍보 대행사를 퇴사해 두 번째 직장에 이직하기 전까지 9개월의 백수 기간을 보냈어요. 

이날 레퍼런서 살롱에서는 백수 기간 동안 지희님이 어떻게 나 스스로를 지킬 수 있었는지, 자기 주도권을 잃지 않고 어떻게 이직 준비를 할 수 있었는지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지희님은 퇴사 후 창고살롱 시즌1과 함께 했는데요. 자신보다 몇 년 더 살아본 ‘언니’들과 대화하면서 “사소한 게 대단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해요. 이후 지희님은 등산 소모임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시도하고 기록했어요. 이직 준비 과정에서도 수동적으로 선택받기만을 기다리기보다는 주도적으로 인사 담당자, 면접관과 소통했고요. 

“작은 회사에서의 나를 스스로 낮춰서 생각 했었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내가 나를 부끄러워하면 남의 눈에는 정말 부족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나중에 면접관에게 사과받은 경험을 나눠주시면서 해주셨던 '나는 나를 지킬 수 있구나!'라는 말은 감동적이고 울컥했어요.” -레퍼런서 은애님

좀 더 자세한 후기는 여기에서 확인해 주세요. 
영어그림책과 보내는 연말
- 두 번째 스페셜 살롱 with 살롱지기 혜영
창고살롱 두 번째 스페셜 살롱은 살롱지기 혜영이 진행했어요. 영어그림책 덕후인 살롱지기 혜영이 연말에 레퍼런서 멤버들과 함께 보고 싶은 영어그림책을 추천하고 각 작품이 만들어진 과정과 작가의 삶을 함께 살펴 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글과 그림으로 이루어진 그림책은 각각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며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는데요. 보통 글(written by or words by)과 그림(illustrated by or picture by) 작가가 다른 경우 각각 맡은 역할로 책 표지에 명시가 돼요.

이날 살롱에서는 각자의 맡은 영역만을 담당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함께 영감을 주고받으며 협업해 하나의 멋진 작품을 완성해 낸 작가와 작품들을 위주로 소개했어요.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Amy Krouse Rosenthal)과 탐 리첸헬드(Tom Lichtenheld)가 함께 만든 여러 책 중, <I Wish You More>와 맥 바넷(Mac Barnett)과 존 클라센(Jon Klassen)이 함께 작업한 책 <Sam and Dave Dig a Hole>을 함께 보았죠.

<I Wish You More>은 탐이 스케치 한 그림에 에이미가 'I wish you more pause than fast forward.'라고 글을 추가하거나, 밤 하늘에 별 이미지를 책에 담고 싶다는 에이미의 요청에 탐이 먼저 스케치를 하고 그 그림에 영감을 받은 에이미가 'I wish you more stories than stars.'라고 글을 완성하기도 했는데요. 이 두 문장은 책의 많은 아름다운 문장 중 살롱지기 혜영이 특히 좋아하는 문장으로 손꼽으며 소개했죠. 레퍼런서 멤버들에게 가닿은 문장에 대해서도 서로 이야기 나누며 혼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짧고 간결한 문장의 의미를 재발견하기도 했어요.
 
영어그림책과 작가 이야기를 나눈 스페셜 살롱에 레퍼런서 멤버들은 "아이에게 읽어줄 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그림과 문장의 의미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한글 번역본으로는 느끼지 못한 원문의 함축적 의미와 라임도 재미있었다"는 피드백을 남겼어요.
 
살롱지기 혜영은 그림책은 직접 한 장 한 장 종이책을 넘기며 그림도 자세히 살펴보고 여러 번 보아야 그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생각했는데요. 이번 스페셜 살롱으로 온라인에서도 영어그림책을 공유하며 각자 좋아하는 문장을 나눌 수 있고 개성 있는 스토리텔링 영상을 함께 감상하며 영어그림책을 즐길 수 있는 여러 방식과 매력이 있다는 걸 느꼈다고 해요.
책모임, 리추얼, 연극까지... 다양한 소모임 살롱
다재다능한 레퍼런서 멤버분들 덕분에 시즌3 소모임 살롱은 점점 더 다양하고 풍성해졌어요.
꼭 읽고 싶지만 엄두 안 나는 벽돌 고전 책, 창고살롱 멤버들과 함께라면 완독할 수 있어요.레퍼런서 은진님'읽고 보는 페미니즘' 소모임 살롱에서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함께 읽고 있어요. 매일 20쪽씩 읽고 인상적인 부분을 슬랙에 인증하고 있는데요. 무려 1천 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멤버들은 밑줄과 인덱스 가득한 인증 사진을 매일 꾸준히 남기고 있어요. 과거 경험한 성차별에 대한 분노를 터뜨리기도, 여성의 상황을 예리하게 분석한 문장에 통쾌해하기도 하는데요. 1949년에 출간된 책인데 지금도 공감되는 문장들을 보니 씁쓸하기도 하네요. 완독을 향한 은진님과 멤버들의 열정을 응원해요.
모닝페이지’ 소모임 살롱을 시작한 레퍼런서 주영님은 2018년 줄리아 카메룬 작가의 <아티스트 웨이>를 통해 모닝페이지를 시작했어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의식이 완벽하게 깨기 전, 마음의 흐름대로 손글씨를 쓰는 모임인데요. 모닝페이지는 현재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미래의 희망을 갖게 해주며 하루를 시작하기에 앞서 우리를 깨끗하게 정화하는 것이라고 해요. 이번 소모임에서는 맛보기로 21일간 모닝 리추얼을 진행하고 있어요. 주영님은 첫 만남에서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함께’라는 즐거움을 이어가길, 모닝페이지를 쓰며 발전하는 자신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마음을 전했어요.
연극 배우이자 강사인 주리님대본 낭독 소모임 살롱을 열어 영화 <미성년>의 원작인 연극 <옥상 위 카우보이> 대본을 함께 읽었어요. 주리님은 "잠시 우리를 둘러싼 모든 걸 멈추고 또 다른 나의 자아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며 소모임 살롱을 준비했어요. 엄마, 아내, 며느리, 딸, 팀장 등… 일상의 역할과 책임에서 벗어나 '작은 일탈'을 함께 했죠. 참여한 멤버들은 처음엔 어색하게 시작했지만 점점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 스토리에 몰입하는 게 느껴졌어요. 각자 마음속에서 꿈틀대던 연기혼이 빛나는 순간이었죠.'불꽃 연기’를 펼친 멤버들은 대본 낭독이 모두 끝난 후 어딘가 후련해진듯한 얼굴이었어요.
새내기 그림책 테라피스트 종은님은 지난 여름 그림책 테라피 양성 기관에서 교육을 받고 소소하게 모임을 열어왔는데요. '그림책 테라피' 소모임 살롱으로 처음 유료 클래스를 열어보았어요. 살롱은 <곰돌이 팬티>, <파도는 나에게>, <키오스크>, <어떤 가구가 필요하세요>, <도망가자> 총 5권의 그림책을 종은님의 차분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읽고 종은님이 준비한 질문에 참가자들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어요. 종은님은 그림책 테라피를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림책이라는 조약돌을 던지는 것'이라고 표현했는데요. 그림책을 함께 읽고 얘기 나누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경험이 참가자들에게 치유의 시간이 된 것 같아요.
[#02 창고살롱은 다음]
레퍼런서 살롱 4. 하버드 나온 전업주부입니다
12월 8일 수요일 밤 10시, 시즌3 마지막 레퍼런서 살롱 레퍼런서 이윤승님의 <하버드 나온 전업주부 입니다>가 열려요.

To do list가 빼곡한 삶. 멈추는 순간 실패한 사람이 될 거라는 두려움에 늘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했던 윤승님. 그 두려움의 뿌리는 내 안을 들여다보기보다는 바깥 사람들의 인정과 세상의 기대치에 부합하려는 쉼 없는 열망에서 비롯되었죠.

윤승님은 비로소 멈추기를 선택하며, 많은 것을 해내야 하는 Doing의 삶에서 나를 발견하며 찾아가는 Being의 삶으로 전환 중인데요. 질문으로 가득한 저널링을 통해 삶의 목적과 실제 삶이 하나의 세계로 일치하는 '정렬'을 맞추기 위해 매일 연습하고 있다고도 해요.

타인의 인정을 위해 정주행하다 그들의 기대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지금, 윤승님이 멈추기를 선택한 이유와 경험한 변화를 나누려 합니다.

이번 레퍼런서 살롱은 시즌3 멤버분들만 참여 가능해요. 많이 기대해 주세요. 
기획, 글 : 창고살롱 / 편집 : 살롱지기 인성
나의 서사가 레퍼런스가 되는 곳, 창고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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