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같이 걷자 동네 한 바퀴
오늘의 써티랩 
👋어떤 친구: 목동 친구 '두부'
👋어떤 만남: 추억 여행에 빠지는 @등촌동 @목동
안녕하세요 써티즈! 써티랩 아콧입니다. 써티즈에게도 오래된 추억을 나눈 친구들이 있겠죠? 질풍노도의 시기를 함께 지나와 오랜만에 만나도 금새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하는 친구 말이에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알았으니 벌써 15년지기가 된 '두부'가 제게는 그런 친구랍니다. 서로를 만나면 하루 종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것을 배우며 같은 것에 울고 웃었던 그 시절을 떠올립니다. 모든 것이 같은 것 일색이던 그 시절이 무색하게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는 지금의 모습은 이다지도 다르지만요. 벌써 몇 편 째 다양한 뮤지컬을 써내고 있는 극작가와 어쩌다보니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는 일을 하고 있는 NGO 워커가 실은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였다고 하면 참 생뚱맞지 않은가요? 그래도 여전히 서로의 덕질을 응원하고 마음맞는 여행 메이트라는 건 변함없습니다.

어떤 만남을 준비하며 학창 시절 하루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던 공간에서 출발해 각자의 집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가보며 지난 15년간 서로의 삶의 궤도가 어떠했는지 되짚어 보았습니다. 공간을 되짚어 보며 고작 신호등 하나 건넜을 뿐인데 그 너머를 잘 모르고 있었구나 깨닫기도 하고요. 가까이 있기에 언제든 가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가보지 않았던 서로의 하교길을 함께 탐구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르는 친구가 있다면 괜히 한 번 인사를 건내보기로 해요. 그냥 아무런 용건 없이 건내는 인사가 써티즈와 친구들의 하루를 밝혀주길 바라봅니다.
💧아콧: 우리가 벌써 15년지기라니 새삼스럽다. 당연하게 친구였던 것 같은데 우리 어떻게 친해졌는지 기억해? 정신차려 보니 웃고 떠들던 기억만 나는 것 같아.
🫘두부: 처음 반 배정 받던 날 친구의 친구로 알고 있던 아콧이 같은 반이 되서 너무 반가웠던 기억이 나. 실은 잘 맞을 것 같은 친구들한테 같이 밥 먹자고 먼저 내가 꼬셨어. 알고보면 나한테 간택당한거야. 같이 만화 보고, 그리고, 소설도 쓰면서 너무 재미있게 지냈던 것 같아. 3학년 내내 실컷 함께 놀았어서 같이 놀던 모두가 뿔뿔이 흩어졌을 때 너무 아쉬웠어. 

💧아콧: 맞아. 일반고부터 시작해서 특성화고, 자사고, 외고 심지어 미국 이민까지 문자 그대로 뿔뿔이 흩어졌네. 
🫘두부: 중학교에 올라갈 때도 초등학교 친구들과 헤어져서 친구들이 잘 가지 않는 학교로 배정받았었는데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도 그래서 너무 슬펐어. 중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들도 많지 않아서 더 적응하는 게 힘들기도 했고. 중학교 때 친구들은 좀 거칠어도 착한 친구들이었다면 고등학교 때 친구들은 점잖은데 더 예민했던 것 같아. 그 때는 사춘기를 지나느라 서로 다른 부분을 받아들이는 게 더 힘들었나봐. 지금 돌아보면 크게 다르지도 않았는데 말야.

💧아콧: 나도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올라갈 때 아예 연고가 없던 이 동네로 이사왔어서 그 심정 너무 잘 알아. 등교 첫 날 숟가락 나눠준 친구가 아니었다면 적응하기 힘들었을거야. 그러고보니 나는 대학교를 타 지역으로 가기도 했었고 다른 동네로 잠깐 이사가기도 했었는데 두부는 우리가 중학교를 졸업하고도 내내 이 동네에 살았잖아. 떠나고 싶었던 적은 없었어?
🫘두부: 왜 아니겠어. 초등학교 때부터 살았으니까 정말 20년 넘게 산 집인 걸. 추억이 많이 쌓인 공간이지만 한편으론 너무 잘 알아서 질린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어. 한국에서의 미래나 커리어를 생각하면 다른 나라로 떠나고 싶기도 했고. 그런데 세를 주고 다른 집으로 이사가려면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야 하는데 또 왠지 아쉬운거야. 그래서 이사간다는 생각으로 집을 싹 고치기로 했어. 그 과정에서 많던 짐도 줄이고 배치도 바꾸니까 새로운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요즘엔 다시 집에 정 붙이고 있어.

💧아콧: 생각해보면 난 꽤 이사를 다닌 편이라 여기가 우리 동네다 하는 느낌을 갖기까지 오래걸렸던 것 같아. 실은 부모님 집에 같이 살다보니 언젠가 독립하면 또 다른 동네에 정착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고.
🫘두부: 나도 이곳 저곳 옮겨다니며 살았다면 그랬을 것 같아. 주변에도 아이들 학령기 때 이사왔다가 대학교에 올라가면 이사가는 집들이 꽤 많았어. 그래서 기간이 정해진 전세가 아니라 집을 사서 이사오는 집이 있으면 너무너무 반갑더라. 한참 같이 살 동네 이웃이 생기는거니까. 

💧아콧: 이웃 정말 중요해. 전에 살던 곳에는 왕래하는 이웃이 없어서 정말 잠만 자는 공간처럼 느껴지더라. 엄마도 친하게 지내는 분들이 다 이 동네에 있으니까 결국 다시 이곳으로 이사왔어. 
🫘두부: 그러면서 우리 집이 가까워져서 좋았어. 다른 친구들이랑 다같이 만났다가 집에 돌아가는 길에 더 길게 수다 떨기도 하고. 재작년엔 그렇게 얘기하다가 같이 뉴질랜드 여행도 다녀왔잖아. 그러고보면 15년 동안 항상 함께 한 건 아니지만 우리 되게 중요한 인생의 순간에는 함께 했네. 중학교 3학년을 같이 보냈던 것도, 졸업하자마자 이민 갔던 친구를 만나러 5년 후에 같이 미국 여행을 다녀왔던 것도 큰 터닝 포인트 였어. 그러고보면 덕질을 업으로 삼아야 겠다 다짐했던 공연도 아콧이랑 같이 보러 갔었어. 그 때까지 아콧이 작가가 될 줄 알았는데 어쩌다보니 내가 덕업일치한 작가가 됐네.

💧아콧: 좋아하는 걸 일로 해낼 자신이 없었던 것 같아. 요즘엔 취미로 쓰는 글도 겨우 쓰는 걸. 그런 의미에서 두부가 정말 존경스러워. 요즘엔 어떤 작품들을 쓰고 있어? 
🫘두부: 어른들이 보는 극을 주로 써왔는데 요즘엔 아동극도 많이 작업하고 있어. 보는 아이들도 그렇지만 함께 준비하는 스태프들도 아동극을 준비할 때 더 순수해지는 것 같아. 우리가 잊고 있던 것들을 잘 찾아서 꺼내놓기만 해도 이야기가 되고 감동하거든. 그래서 더 마음이 가.

💧아콧: 그래서 동심이라고 하나봐. 아이(童)의 마음은 쉽게 감동(感動)하니까. 그런데 난 두부가 쓴 어른극(?)을 보고도 늘 감동했는걸. 그래서 삶의 터전을 바꾸더라도 계속해서 써줬으면 좋겠어.
🫘두부: 나도 그러고 싶어. 그래서 한국을 벗어난 삶을 고민하면서도 지금 여기의 삶을 더 열심히 살고 있어. 터전이란 건 결국 사람인데 낯선 곳에서 여기서처럼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까 두렵기도 해. 그래서 여기서 더 깊고 튼튼하게 뿌리내려서 멀리까지 가지를 뻗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여기도 터전이고 거기도 터전이 되는거지.
아콧와 두부의 동네를 둘러싼 이런 저런 시시콜콜한 이야기 어떠셨나요? 이번 어떤 만남에서는 둘의 하교길을 따라가보려 해요. 여전하지만 많이도 변해버린 그 길을 함께 걸으며 여러분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르길 바라요. 써티즈의 학창시절은 어땠는지, 여전히 그 동네에 살고 있는지, 앞으로 살고 싶은 곳은 어떤 곳인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걸어요. 중간중간 버스도 타겠지만 걷고 또 걷는 일정이 될 예정입니다. 👟편한 신발과 튼튼한 다리를 꼭 지참해 주세요:)

📢'어떤 만남'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 주세요!

• 일시: 2024년 8월 10일 토요일 오후 2~4시

• 만나는 장소: 9호선 등촌역 7번출구 앞

• 참여비 : 10,000원(다과제공)

• 모집인원 : 3명(정원 모집 시 마감)

• 함께 할 활동: 두부와 다시 걷는 강서와 양천 사이 하교길 약 3.8km

📍탐방 코스:등촌역➡️강서도서관➡️능안놀이터➡️등촌로➡️정목초&신목중➡️목동사거리

※기타 자세한 안내사항은 신청해준 써티즈에게 개별 메시지를 통해 알려드려요.

👀 써티들의 생각이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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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콧의 친구 🫘두부와 함께하는
"어떤 만남"의 따끈따끈한 후기로 찾아올 예정입니다.
8월 27일 화요일에 만나요!
 연구원 구경👇🏻

🐶더기  🦫비버  📚베르 💧아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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