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요리했는데 자꾸 맛이 없다면
웹으로 보기                                                                                        
12월, 첫 번째 끼니로그:
소금, 간 제대로 맞추는 법
l 필자
〉 레터 작성 및 편집 : 도토리 에디터
 내가 사랑한 한끼 : 연희동 달팽이
l 목차
〉 도토리 끼니로그
〉 소금의 종류와 입에 맞게 쓰는 요령
〉 전자레인지 없는 부엌 생활에 고별을
〉 어글리어스 레시피 : 청경채 볶음밥과 콜라비 프라이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사막. 언스플래시 Samuel Scrimshaw
도토리 끼니로그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데 간은 잘 못 맞춘다니, 좀 안타까운 일이지요? 간이 잘 안 된 음식이 맛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제 얘기입니다. 저는 간 잘 보는 분들을 항상 부러워해요. 신나게 썰고 볶고 끓이고 하는데, 숟가락을 들고 후루룩 맛을 볼 때면 정말 자신이 없어집니다. 양념 더 넣고, 다시 물 더 넣고, 다시 양념, 다시 물…. 하다 귀찮아서 대충 포기해버리는 날도 많아요. 
  어떤 날에는 국을 끓이고 ‘아...진짜 이도 저도 아니네...’ 하며 식혀서 그대로 냉장고에 넣는데, 다음날 먹어보면 너무 훌륭한 맛이 나서 깜짝 놀라기도 해요. 분명 어제는 아니었는데, 오늘 먹어보니 간이 딱 맞는 거예요.
  간을 잘 맞춘다는 건 결국 소금을 잘 쓴다는 얘기랍니다. 다양한 재료와 향신료가 어우러져 맛을 내지만 중심을 잡아주는 건 역시 소금이니까요. 소금의 양뿐만 결정 크기, 넣는 순서 등이 음식 맛을 크게 좌우한다고 해요. 소금 간과 관련해, 메모해 두었다가 요리할 때 보면 좋은 유의사항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핑크솔트. 언스플래시 Wolfgang Hasselmann
먼저 소금의 종류를 간단히 다룬 후에, 간 맞추는 법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열정적인 요리사 사민 노스랏의 베스트셀러 <소금 지방 산 열>을 많이 참고했어요.(넷플릭스에 <소금. 산. 지방. 불>이라는 제목의 4부작 다큐멘터리도 나와있습니다.)
  식생활 에세이 '내가 사랑한 한끼' 코너에선 연희동 달팽이님이 보내주신 글을 소개합니다. 간편하게 조리해서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끼니어님이라면 무척 공감하실 거에요.
  못난이 농산물 정기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글리어스에선 이번 주에 청경채와 콜라비를 활용한 맛있는 요리를 소개해주셨습니다.

대형마트 소금 코너
소금, 종류마다 어떻게 다를까
요즘 시중에 전에 안 보이던 다양한 소금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님도 혹시 뭐가 뭔지 헷갈리셨던 적 있나요? 각각의 소금에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짝 짚어볼게요. 

천일염(sea salt)과 암염(rock salt)
소금을 바다에서 만들지 않고 광산에서 캐내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먼 과거 바다나 호수가 있던 자리에 물이 마른 후 퇴적된 소금이 거대한 소금층을 이루는 지역이 세계 곳곳에 있는데요. 국내에는 이런 소금 광산이 없지만, 많은 나라들이 소금 광산에서 소금을 얻어왔습니다. 
  바닷물을 증발시켜 얻은 소금을 '천일염', 광산에서 캔 소금을 '암염'이라고 부릅니다. 천일염이 눈처럼 흰 색인 것과 달리, 암염은 미량의 미네랄 종류에 따라 분홍색, 파랑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을 띄기도 합니다. 
  마트에 가보니 대부분의 소금이 천일염 또는 천일염을 가공한 상품이었습니다. 암염은 히말라야 핑크솔트 딱 한 종류 있었어요. 허브솔트나 구운소금도 대부분 천일염으로 만듭니다. 

천일염, 재제염(꽃소금), 정제염
국내 소금 산지는 전라남도 신안군이 대표적입니다. 바닷물을 염전에 가두고 햇볕과 바람으로 증발 시켜 천일염을 만듭니다. 
  천일염을 물에 녹여서 다시 순수한 소금 결정만 걷어낸 것이 흔히 '꽃소금'이라고도 불리는 재제염입니다. 바닷물을 걸러 내고 열을 가해서 만든 소금은 정제염이라고 부릅니다.
  소금은 우리 몸에 부족해선 안 되는 필수영양소인데요. 화학적으로 말하면 염화나트륨이라는 무기질입니다. 한때 '천일염은 재제염이나 정제염보다 미네랄이 풍부해 몸에 좋다'는 얘기가 돌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불순물을 걸러내지 않은 천일염에 칼륨이나 마그네슘 등이 더 들어있을 수는 있지만, 간수를 빼는 '숙성' 과정에서 다 빠져나가는지라 성분 면에서 결국 큰 차이가 없다고 해요.

히말라야 핑크솔트
히말라야 핑크솔트가 '귀족 소금'이라고 홍보하는 상품을 많이 보았는데요. 색상 덕분에 장식 조명을 만드는 데 쓴다거나 하는 점은 독특하지만, 영양 성분이 우월하다는 정보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천일염보다 약간 많을 수는 있지만 워낙 미량이라 결핍을 보충하는 덴 도움이 안 된다고 합니다.
  암염에는 천일염에 들어 있는 요오드(아이오딘) 성분이 없는데, 현대인은 다양한 식품군에서 요오드를 섭취하니 이 때문에 암염을 피할 건 아니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해양 오염이 워낙 심각하다 보니, 천일염에서 검출되는 미세 플라스틱 등 오염물질에 대한 우려로 암염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부터 핑크솔트와 천일염을 포함한 소금 제품에 대해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는지 검사를 한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께서는 추후 이 검사 결과를 살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고명으로 소금을 뿌린다고?
천일염 중에는 식감과 녹는 속도가 특징적이어서 널리 사랑받는 고급 소금들도 있습니다. 말돈(maldon) 소금과 플뢰르드셀(fleur de sel)이 대표적인데요. 최대 5년까지 바닷물을 증발시키면서 특수한 기법을 사용해, 독특한 모양의 소금 결정을 얻어냅니다. 말돈 소금은 속이 빈 피라미드 모양을, 플뢰르드셀은 납작한 플레이크 모양을 띠고 있어요.
  이런 소금은 고명으로 주로 쓴다고 합니다. 샐러드에 뿌리거나, 캐러멜 소스에 넣거나, 혹은 초콜릿 쿠키 위에 뿌리는 식으로요. 물에 녹여버리면 다른 소금과 별 차이가 없으니, 굳이 이 비싼 소금을 쓸 필요가 없겠지요.

말돈 소금을 뿌린 디저트. 언스플래시 Priscilla Du Preez
입에 딱 맞는 간 찾는 방법
자, 이제 소금으로 간을 하는 비법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우선 평소에 제가 소금 사용을 좀 두려워했다는 점을 인정하려고 해요. 짜게 먹으면 몸에 나쁘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사민 노스랏의 소금 사용법을 살펴보며 소금을 '제대로' 써야 짠맛을 맘껏 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경계할 것은 넘치는 양의 나트륨이지, 짠 맛 그 자체는 아니니까요. 구체적인 내용은 노스랏의 말을 인용하며 설명해볼게요.(굵은 글씨로 표시한 내용은 모두 책에서 발췌해 인용한 것입니다.)

소금은 맛을 증폭시킨다 
간을 하지 않은 육수에서 맹맹한 맛만 나다가, 소금을 넣는 순간 원재료의 맛이 '팡' 하고 커지는 것을 느껴보신 적 있지요? 이처럼 소금은 짠맛만 내는 게 아니라 풍미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쓴맛이 나는 요리에 소금을 쓰면 다른 맛이 강조돼 쓴맛이 덜 느껴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보통 쓴 것을 중화할 때 설탕을 집어 드는 경우가 많지만, 소금이 조금 더 효과적이라고 해요. 
  심지어 달콤한 디저트를 만들 때도 소금에 꼭 신경써야 합니다. 소금은 설탕과 대척점에 있을 것만 같지만, 실제로는 달달한 맛을 끌어올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중간중간 계속 맛을 보세요
노스랏이 책에서 나눠준 이야기를 발췌해 읽기 쉽도록 재배치해 보았습니다. 
  '징!' 하는 느낌이 올 때까지 소금을 첨가하면서 맛을 보면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소금으로 '맛을 내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레시피에 "입맛에 따라 간하시오."라는 말이 나오면 간이 알맞다고 느껴질 때까지 소금을 넣으면 된다.  
  음식이 밋밋하게 느껴질 때 가장 흔한 원인은 간이 덜된 것이다. 정말로 소금을 넣어야 해결될지 확신이 없다면, 만들던 음식을 한 숟가락(또는 한 덩어리) 덜어낸 후 소금을 조금 뿌려서 다시 맛을 보자. 맛이 '징!' 하는 느낌이 오면 음식 전체에 소금을 첨가하면 된다. 
  소금 간은 한 번에 끝낸 후에 다 됐다고 제쳐 둘 일이 아니다. 요리하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맛을 확인하고 식탁에 차린 후에도 어떤 맛이 날지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요리하고 맛보는 과정에 세심한 신경을 기울이면 여러분의 미각도 한층 더 발달한다. 재즈 음악가의 귀처럼, 맛을 많이 접할수록 감각은 더욱 섬세해지고, 다듬어지고, 즉흥적인 변화에도 능숙하게 대처하는 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얼마나 짜야 적당한가
어느 정도로 짜야 적절한지에 대한 통념은 문화마다 다릅니다. 한 가지 유의할 사항은 이 '간'이란 것이 먹는 방법과도 긴밀하게 연결돼있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이렇습니다.
  토스카나 사람들은 빵에는 소금을 넣지 않지만, 다른 모든 음식에 소금을 잔뜩 넣어서 균형을 맞춘다. 반면 프랑스 사람들은 바게트와 팽 오 르방을 짭짤하게 만드는 대신 다른 음식은 살짝 심심하게 간을 맞춘다.
  일본에서는 아무런 양념도 하지 않은 쌀밥이 풍미가 강한 생선이나 육류 요리, 카레 그리고 요리에 곁들이는 절임 음식을 감싸는 역할을 한다. 반면 채소, 육류, 달걀, 향신료를 볶다가 생쌀과 함께 찌는 인도의 쌀 요리 비리야니는 반드시 간을 해야 한다. 소금 사용에 관해서는 요리의 전 과정에서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는 것 외에 보편 규칙 같은 것은 없다. 이것이 입맛대로 간하는 방법이다. 

기억해 두면 좋은 것들
  소금은 확산 속도가 매우 느리다. 크기가 크거나 밀도가 높은 재료에 소금이 스며들기를 바란다면, 중앙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최대한 일찍 소금 간을 해 두어야 한다.
  파스타를 삶거나 채소를 데칠 때 물에 넣는 소금은 바닷물과 같은 농도가 되도록 맞추면 된다. (요리에 이렇게 짠물을 사용하리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짜다. ) 
  먼저 소금이 녹을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충분히 간이 됐는지 맛본 후에 재료를 넣자. 파스타 삶는 물, 감자 삶는 물, 곡류와 콩류를 익히는 물에 소금을 되도록 빨리 넣어야 충분히 녹아서 식재료에도 고루 확산된다.
  감자를 구울 때 오븐에 넣기 직전에 소금을 뿌리면 겉은 짜고 속은 심심한 맛이 되지만, 소금을 넣은 물에 감자를 잠깐 삶고 구우면 맛이 완전히 달라진다.
  감자, 아스파라거스, 콜리플라워 등 익힌 채소로 만드는 샐러드는 채소가 익는 동안 간이 맞춰져야 가장 맛있게 완성된다. 샐러드를 완성한 후 먹기 직전에 소금을 뿌리면 알갱이가 씹히는 기분 좋은 식감을 더할 수 있지만, 맛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스튜나 찌개, 고기 조림에 쓰는 물에는 소금을 조금만 넣어야 한다. 이 물에 들어가는 소금은 재료에 전부 흡수되기 때문이다. 
  채소 삶는 물에 내가 소금을 한 주먹 가득 넣으면 학생들이 모두 깜짝 놀라 잔소리를 하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지금 넣는 소금은 대부분 음식을 익힐 때 쓰는 물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알려준다. 여러분이 집에서 직접 만든 음식은 대부분 가공식이나 간편 조리 식품, 또는 식당에서 먹는 음식보다 영양가가 높고 나트륨 함량은 낮다. 
  짜다고 느껴지는 음식도 때로는 소금을 많이 넣어서 그런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신맛이나 지방을 보강하면 맛의 균형이 잡힌다. 음식을 조금 덜어서 레몬즙이나 식초 몇 방울, 또는 올리브유 몇 방울을 넣거나 둘 다 조금씩 첨가해 보자. 맛이 좀 나아진 것 같으면 요리 전체를 같은 방식으로 조절하면 된다. 
  요리할 때는 초반부터 되도록 자주, 모든 것을 맛보면서 소금에 대한 감각을 키워야 한다. '섞고, 맛보고, 조절하자'를 주문처럼 되뇌어 보자. 맛을 볼 때는 소금 맛을 가장 먼저 인지하고, 요리를 완성하기 전에 마지막까지 조절하는 것도 짠맛이어야 한다. 본능적으로 계속 맛을 보는 수준에 이르면 요리 실력도 나아지기 시작한다. 
  책 <소금 지방 산 열>에는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다른 세 가지 요소에 대한 풍부한 정보도 담겨 있으니, 좋은 요리에 대한 욕심이 있다면 한 번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요리에 알맞은 소금 투입 시점과 농도 맞추는 법도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내가 사랑한 한끼사소하고 개인적이지만 또한 아주 사회적인, '끼니'에 대한 단상을 경향신문 기자들이 필명으로 씁니다.

전자레인지 없는 부엌 생활에 고별을
나의 부엌엔 전자레인지가 없다. 이렇게 산지 올해로 4년째다. 기숙사와 셰어하우스를 거쳐 완전한 1인 생활을 시작하면서 집에 이것저것 사들였지만, 전자레인지만은 예외였다. 전자레인지가 집에 있으면 편의점 음식만으로 매 끼니를 때울 것만 같았다. 즉석밥도 쉽게 돌릴 수 있고 식은 음식을 다시 간편하게 데울 수 있지만, 자극적인 간편식의 유혹을 이길 자신이 없어서 강수를 뒀다.
  전자레인지만 없으면 냉동식품과 레토르트 식품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건강한 식생활을 할 줄 알았다. 오산이었다. 무언가를 만들어 먹으려면 화기를 이용해야 하고, 그러려면 냄비나 팬이 필요하고, 그러면 설거지가 생기고(이쯤에서 떠오르는 생각, 아 귀찮고 귀찮다), 결국 조리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시리얼, 컵라면 등을 먹게 됐다. 스스로에 대해 반은 알고(간편식의 유혹에 약함) 반은 몰랐던(생각보다 귀찮음의 정도가 매우 심함) 셈이다.

지금은 무화과로 이런 것도 만든다! 연희동달팽이
이렇게 건강과는 좀 거리가 있는 ‘노 전자레인지 식생활’을 이어가던 중 에어프라이어를 선물로 받았다. 과연 신세계였다. 냉동 상태의 핫도그, 윙, 치즈볼 같은 음식을 넣고 타이머만 돌리면 바삭하게 조리됐고, 봉지 과자마저 에어프라이어에 들어갔다 나오면 갓 구운 것처럼 생생해졌다. ‘에어프라이어 전용’ 문구를 붙이고 나온 제품들은 어쩜 그렇게 하나 같이 다 편하고 맛있던지 하마터면 냉동식품의 세계에 빠져 못 헤어나올 뻔 했다.
  그 때쯤 또다른 신세계를 만났다. ‘에어프라이 조리법’. 트위터, 블로그에 소개되는 에어프라이어 조리법은 이미 만들어진 음식을 데우는 수준이 아니었다. 재료를 다듬어 만드는 요리였다. 유명한 ‘문디목딱나무(?) 고구마’ 레시피(고구마 껍질을 벗겨 숭덩숭덩 썰어 180도에 20분 돌리면 겉은 건조한듯 꾸덕꾸덕하고 속은 촉촉하고 포슬포슬한 고구마를 맛볼 수 있다. 구워놓은 모양이 꼭 나무 같다고 누군가 저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를 시작으로, 넣었다 꺼내면 되는 에어프라이어 조리법에 빠져버렸다. 쉽고 간편한데 건강한 느낌이 든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귀찮아서 껍질조차 벗기지 않았지만 맛은 완벽했다. 연희동달팽이
얼마 전에는 ‘연두 두부구이’를 만들었다. 역시 초간단 재료로 만들 수 있다. 부침용 두부 300g 한 모의 물기를 뺀 다음, 십자 모양으로 촘촘히 칼집을 내고 그사이에 채식 조미료인 ‘연두’ 2스푼과 올리브유 1스푼을 섞어 골고루 뿌려준다. 후추 등 향신료를 취향껏 넣어도 좋다. 200도에서 20분간 구워주면 끝. 에어프라이어에서 나온 두부는 겉은 팬에 구운 듯 바삭했고 속은 끓는 물에 데친 듯 부드러웠다. 들인 수고에 비해 깔끔하고 건강한 맛이 만족스러웠다.
  손이 많이 가야만 맛있는 음식인 건 아니다. 조리법이 간단하다고 몸에 나쁜 요리인 것도 아니다. 쉽고 간단해도 맛있고 기분좋게 먹는 방법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상상할 수 있는 조리법의 폭이 넓어질수록 끼니를 지어 먹는 일이 재밌어졌다.

에어프라이어에 구운 두부. 연희동달팽이
에어프라이어에 냉동식품 아닌 제철 채소를 구워 먹으면서 알았다. 기기 또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전자레인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냉동식품 만을 위한 도구란 선입견을 버리고 나니, 전자레인지로 양배추를 간편하게 쪄 먹으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
이젠 들여도 될 것 같다. 전자레인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양한 맛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연희동달팽이

    • 필자 소개
    달리는 사람. 2021년 3월 달리기를 시작해 쉬지 않고 10km를 뛸 수 있게 됐다. 언젠가는 마라톤대회에 출전해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는 게 꿈. 요즘 제철음식을 챙겨 먹는 재미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고구마, 단호박, 밤의 포근한 단 맛을 좋아하는 만큼 아이스크림과 케이크의 달콤함도 좋아한다. 민초단.
    12월 첫째 주 레시피 by 어글리어스
    어글리어스는 맛과 영양이 훌륭한 '못난이 친환경 채소'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입니다. 마케터 성현 님이 간단한 제철 채소 레시피를 매주 2개씩 소개해 드려요.

    l 청경채 볶음밥
     재료 청경채베이컨(또는 )

    1. 청경채 3~5포기와 베이컨을 잘게 다져주세요.
    2.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베이컨을 넣고 볶다가 다진 청경채도 넣고 볶아주세요.
    3.  숨이  정도 죽으면 밥과 간장 1 스푼을 넣고 강불에서 빠르게 볶아주세요.
    4. 수분없이 알알이 윤기나는 볶음밥을 접시에  담아내면 완성!

    •  없이 담백하게 즐겨도 맛있어요!
    l 콜라비 프라이
     재료 콜라비, 올리브유, 후추 소금

    1. 콜라비의 껍질을 벗기고 기다란 모양으로 썰어 주세요.
    2. 썰어둔 콜라비를 평평하게 펼쳐준 후 올리브유 골고루 뿌려주세요.
    3. 에어프라이기에 넣고 180도에서 20-30분간 익혀주세요.
    4.  다 익은 콜라비를 꺼내 식기 전에 소금과 후추를 뿌려주세요.
    5. 마요네즈에 꿀과 다진마늘을 넣고 만든 갈릭디핑소스에 찍어 먹으면 달콤 짭짤 콜라비 프라이 완성!

    • 다양한 시즈닝을 사용하면 더욱 맛있어요.
    든든한 식생활, 단단한 일상
    님, 이번 회차 어떠셨나요? 그동안 요리를 할 때 내 입에 딱 맞는 간을 좀 포기하고 살았던 저는, 이번 회차를 준비하면서 소금을 다시 보게 되었어요. 그라인더 안에 들어있는 히말라야 핑크솔트 결정을 하나 꺼내 입안에서 사탕처럼 굴려가며 맛을 보기도 했답니다.(제대로된 요리를 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퐁퐁!) 
      오늘의 레터 작성에 많은 도움을 준 사민 노스랏의 말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절대로 절망하지 말자. 실수로 싱겁거나 너무 짠 음식을 만들었더라도 거꾸로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여겨야 한다.” 
      또 한 주, 맛난 것들을 잘 챙겨드시고 건강하게 지내다 만나기로 해요~!
    끼니로그를 통해 소개하고 싶은 상품, 커뮤니티, 서비스, 행사 등이 있다면 stay.balanced.2021@gmail.com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검토 후 도토리 에디터가 연락을 드립니다. 
    경향신문 뉴콘텐츠팀 
    서울 중구 정동길 3 경향신문 본사 6층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