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220 | 2025. 11. 6

벗은 보통 어디서 장 봐? 2호😎는 마켓컬리를 애용해. 2인 가구에도 맞는 소용량 제품이 많고, 무엇보다 밤 11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도착하는 ‘샛별배송’이 너무 편해.


쿠팡도 가끔 써.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배송이 빨라 유용해. 한 번은 결혼식 사회를 보기 전날 밤 구두가 없단 사실을 깨달았는데, 쿠팡 새벽배송 덕분에 위기를 넘겼어. 편리함을 한 번 맛보니, 끊기가 어렵더라고.


생각해보면, 익숙해진 편리함은 새벽배송 노동자의 밤샘 노동의 대가야. 깜깜한 밤 물류센터에서 박스를 나르는 노동자, 밤새 택배를 실어 나르는 배달 노동자 말야. 이들이 바삐 움직인 시간 덕분에 ‘새벽배송’이 굴러가는 거지. 


최근 이 노동의 시간을 두고 시끌시끌해. 배달 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해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최소한의 배송으로 제한하자”는 택배 노조의 제안이 ‘새벽배송 금지’로 와전되면서 찬반 논쟁이 붙었지. 정치권까지 나서면서 판이 커졌어.


이번 휘클리는 새벽배송 노동 시간을 둘러싼 논쟁을 따라가 보려 해. 왜 새벽배송 시간을 제한해야 하는 건지, 나아가 정말 새벽배송이 꼭 필요한 건지까지도... 노동 분야를 오래 취재한 요원과 하나씩 풀어나가 보자. 

📣휘클러들이 받아보기 더 편한 시간대를 알아보려고 지난 5주 동안 휘클리를 랜덤으로 두 차례 나눠 보냈잖아. 실험 결과 오후 2시보다는 정오(낮 12시)에 보낸 휘클리를 조금 더 많은 휘클러들이 열어봤어. 이번 주부터는 예전처럼 낮 12시에 일괄 발송할게. 그동안 조금 늦게 받는 불편함 견뎌줘서 고마워.😊
📂 오늘의 휘클리
  1. 한 번 알아봤다: 새벽배송 금지 논란의 전말 
  2. 한 번 물어봤다: 새벽배송이 왜 문제냐면
  3. 모르고리즘: 알고리즘 프리! 문화 뉴스픽
  4. 휘클러 say!: 독자피드백 + 이벤트 알림
📂새벽배송 금지 논란의 전말

‘전면 금지’ 제안은 아니었다  
  • ‘새벽배송 제한’ 논쟁은 민주노총 소속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10월22일 열린 3차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대화 기구)💡 회의에서 배송 시간을 일부 제한하자고 하면서 시작됐어. 장시간·고강도 야간노동을 하는 택배 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해 자정(0시)~5시엔 배송을 멈추자고 제안했어. 대신 오전 5시에 출근하는 조가 긴급한 새벽배송을 맡아 물량 감소는 없도록 하자는 보완책도 함께 내놨지.
  • 배송시간 제한은 노조의 여러 요구 중 하나였어. 외부에 공론화한 것도 아니었고. 대화 테이블에서 나온 의견이었지. 하지만, ‘새벽배송 전면 금지’란 내용으로 기사가 보도됐고 소비자, 정치권까지 반발하면서 논쟁이 커졌어.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0월30일 페이스북에 “‘새벽배송 금지’ 추진은 새벽배송을 활용하는 생활인, 근로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노량진 수산시장과 편의점도 금지할 거냐”고 했어. 이에 장혜영 정의당 전 의원은 “시민들의 저녁이 있는 삶을 같이 만들 책임이 없냐”고 따져물었지. 결국 두 사람은 11월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공개 토론까지 벌였고.

속도경쟁이 불러온 야간노동
  • 전날 밤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에 제품이 도착하는 새벽배송 서비스 시장은 코로나19 펜데믹을 거치며 빠르게 커졌어. 2015년 마켓컬리가 국내 최초 샛별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후 쿠팡·SSG·GS프레시 등 이커머스💡 업체가 뛰어들면서 새벽배송 시장은 2023년 11조9000억원 규모로 커졌어.
  • 현재 업계 1위는 쿠팡. 후발주자였던 쿠팡은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를 통해 새벽배송 지역을 전국으로 넓혔어. 2014년부터 밤 12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되는 로켓배송을 시작했어. 2018년 ‘로켓프레시’ 서비스로 신선식품 중심의 본격적인 새벽배송 서비스에 뛰어들었지.
  • 쿠팡 배송 시스템은 이런 구조야. 대형 물류센터는 CFS가, 소비자 배송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맡아. CLS는 전국 물류업체(대리점)와 위탁 계약을 맺고, 이 업체가 다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특고’)💡 퀵플렉서💡와 계약해.

노동자 목숨 앗아가는 로켓배송
  •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들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어. 2020년 28살 장덕준씨가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 반복된 밤샘노동 끝에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졌고, 2023년엔 60대 박아무개씨가 새벽배송 중에 쓰러져 숨졌어. 2024년엔 41살 정슬기씨가 새벽 5시24분 “개처럼 뛰고 있다”는 문자를 남긴 뒤 과로로 세상을 떠났어. 올해 8월10월에도 쿠팡 택배 노동자 두 명이 잇따라 숨졌어.
  •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는 주간-야간 교대 없이 고정적으로 야간노동을 해. 오후 8시30분, 오전 0시30분, 오전 3시30분 배송구역을 3번 도는 ‘3회전 배송’이 기본이야. 전체 CLS 노동자 중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특수고용직 퀵플렉스는 3회전 배송을 하는 이가 약 77%에 달해. CLS에 직접 고용된 쿠팡친구(구 쿠팡맨)는 그 비율이 38.2%로 절반 수준이지.
  • 게다가 퀵플렉스는 오전 7시까지 배송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배송구역을 잃는 패널티(클렌징)까지 신경 써야 해. 매일 프레시백💡을 반납하고 택배 물품을 분류하는 일도 새벽배송 노동자들의 몫인데, 이 작업에만 하루 약 5시간을 쓴다고 해.

야간노동은 발암물질
  • 야간노동이 건강에 해롭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야. 야간노동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규정한 2급 발암물질이야. 지난 3월 산업안전보건공단 연구자료에 따르면 새벽배송 산재는 2019년 10명에서 2023년 151명으로 14배 늘었어. 
  • 주야 교대근무보다도 새벽배송 같은 고정 야간노동 위험성이 더 크다는 지적도 나와. 류현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현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는 ‘고정야간노동은 더 위험하다’는 에서 이렇게 설명해. ‘대만에서 표본 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모든 교대 근무 유형 중에서 고정야간 근무를 하는 노동자가 수면 시간이 가장 짧고, 번아웃 점수가 가장 높으며, 불면증과 경미한 정신 질환의 유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일터 제246호,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새벽배송 노동들이 감당하는 장시간 노동도 노동자의 생명을 갉아먹어. 정인철 아주대 교수 연구를 보면 주 52시간 이상 일하면 심근경색 위험이 3.3배, 60시간이면 4.5배로 뛰었어. 40시간 이하 노동자보다 60시간 넘게 일한 노동자의 우울증 위험이 4배 높단 연구도 있고.
  • 현행 근로기준법상 야간노동을 금지하는 경우는 ①18살 이하 ②임산부 ③산업재해 요양 중인 노동자 세 가지뿐이야. 나머진 밤 10시~새벽 6시에 일하면 1.5배 수당을 받지. 근데 노무제공자💡인 특고는 근로기준법에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아. 초과수당도, 주 52시간 기준도, 휴식권도 보장받지 못해.
  💡  Hi-light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 택배노동자 과로사가 잇따르면서 만들어진 노·사·정·시민사회 협의체
이커머스: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전자상거래 서비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상품을 보관·포장·분류하는 쿠팡 대형 물류센터 운영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쿠팡의 배송 전문 자회사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근로자처럼 일하지만 법적으로는 자영업자로 분류되는 노동자
퀵플렉서: CLS 대리점과 사업자 대 사업자 관계로 계약을 맺고 일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프레시백: 쿠팡 새벽배송 때 신선식품을 담아두는 보냉가방. 택배 노동자가 수거해 재사용
노무제공자: 고용계약은 없지만 일(노무)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사람. 특고도 여기 포함
쿠팡
“새벽배송 포기 못해”
  • ‘새벽배송 제한’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 쿠팡 위탁 배송 노동자 2만명 중 1만명이 소속된 ‘쿠팡파트너스연합회’💡는 11월3일 “택배노조가 심야배송 기사들을 사실상 해고하려 한다”는 성명을 냈어. 새벽배송 노동자 204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93%가 제한에 반대했대. 이들은 야간배송이 교통 혼잡이 적고, 주간보다 수입이 높으며, 낮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서 야간 근무를 선택한다고 해.(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
  • 맞벌이 부부를 포함해 새벽배송에 익숙해진 소비자도 새벽배송 제한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전국 새벽배송 서비스 이용자는 약 2000만명으로 추산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24년 소비자 시장평가지표에서 새벽배송은 40개 생활 서비스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게 사실이야.
  •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거래하는 중소 식품업체와 농가들은 새벽배송이 막히면 판로가 줄어든다며 걱정하고 있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배송을 금지하면 오히려 물류센터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더 새벽 과로에 내몰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보통 물류센터 노동자는 자정 전 물건 포장과 분류작업을 마치는데, 새벽 배송이 5시 이후로 늦춰지면 물류센터 작업이 새벽까지 이어질 수 있단 얘기.

쿠팡과 정부가 움직인다
  • 노동자 건강을 최소한 지키면서 새벽배송을 제공하는 방안으로  ①주·야 교대제 ②신선식품과 일부 필수품만 배송하는 ‘품목 제한’ ③분류 작업·프레시백 회수를 맡을 ‘인력 충원’ 등이 거론돼.
  • 앞서 1·2차 대화기구에선 택배노동자의 주 최대 노동시간 60시간 제한, 택배노동자에게 분류 작업 전가 금지, 택배노동자 표준계약서 마련 등 3가지에 합의했어. 하지만 정작 업계 1위 쿠팡은 참여하지 않아 한계가 있었거든. 3차 대화기구엔 쿠팡이 들어간 만큼, 새벽배송 시간 제한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돼. 하지만 어제 열린 3차 대화기구 두번째 회의에서 쿠팡CLS는 택배 노조의 ‘자정~새벽 5시 배송 제한’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어.
  • 정부도 움직이고 있어. 야간노동 규제를 국정과제로 삼고, ‘실 근로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에서 구체적 방안을 논의 중이야. 고용노동부는 연속 야간노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용역을 시작했어. 운송업·보건업처럼 근로기준법에서 근무일과 근무일 사이 11시간 연속 휴식을 의무화하는 업종에 새벽배송 업무를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 
  •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놓인 특고를 어떻게 보호할지도 해결해야 할 숙제야. 근로기준법 외에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일터 권리보장 기본법’💡으로 새벽배송 노동자 안전과 휴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야간 노동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
  • 한국처럼 택배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 문제가 심각한 일본도 조금씩 변화 중이야. 2019년 4월 택배 트럭 운전사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의 연간 초과근무 시간을 360시간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노동기준법을 개정했어. 운송업은 유예기간을 둬, 연간 960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했고. 트럭 운전사의 하루 휴식시간도 8시간에서 11시간으로 늘렸어.
  • 싱가포르는 배달 노동자를 포함한 플랫폼 노동자에게 산업재해 보상을 확대하는 ‘2024년 플랫폼 노동자법(Platform Workers Act 2024)’을 만들어 올해 1월1일 부터 시행하고 있어.
  • 유럽은 불필요한 야간노동은 금지한다는 게 원칙이야. 프랑스는 법으로 ‘야간노동은 예외적으로만 허용’하도록 정했어. 유럽연합은 0시부터 새벽 5시에 3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를 야간노동자라고 규정하고, 하루 8시간 이상 일하지 못하도록 규제해.
  💡  Hi-light
쿠팡파트너스연합회: 쿠팡 배송 대리점주들로 구성된 단체 
일터 권리보장 기본법: 노동 형태와 상관없이 ‘일하는 모든 사람’의 권리를 보호하자는 법
🎙️‘새벽배송 시간 제한’은 어디서 처음 나온 얘기야?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 쿠팡을 포함한 택배사를 모아 택배 사회적 대화 3차 기구를 만들었는데, 그 자리에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처음 제안했어. 지난해 쿠팡 택배노동자 정슬기씨가 과로로 숨지면서 새벽배송을 위한 야간노동 환경을 개선해야 한단 목소리가 커졌거든.

🎙️애초에 쿠팡 때문에 시작한 논의 기구네.
💬맞아. 명목상으로는 여러 택배사가 들어가 있지만, 쿠팡 배송 노동자의 과로사 문제로 시작된 자리지. 쿠팡도 야간노동 개선엔 동의했었고,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한 사회적 대화 논의를 시작한 거야.

🎙️그전에는 쿠팡이 불참하지 않았어? 
💬응. 2021년부터 있었던 1차, 2차 기구에는 안 들어왔어. “우린 택배사업자가 아니다”라고 했거든. 쿠팡의 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가 택배사업을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지. 그때부터 쿠팡의 배송업무를 위탁 받은 대리점과 계약을 맺은 특수고용직 택배 노동자, 퀵플렉서가 확 늘기 시작했어. 

🎙️택배 노동자는 늘었는데 노동환경은 더 나빠진 거야?
💬쿠팡친구(구 쿠팡맨)처럼 쿠팡에 직접 고용된 택배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야. 주 52시간 넘게 일을 시킬 수도 없고, 야간수당 150%를 줘야 하지. 그런데 쿠팡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특고’ 택배 노동자를 확대하면서 이런 보호 장치가 사라진 거야. 덕분에 훨씬 더 싸게, 오래 일하게 만들 수 있었던 구조가 된 거지. 택배 노동자 과로 문제가 더 심각해졌어.

🎙️택배노조 요구는 뭐야?
💬크게 2가지야. 0시~5시 사이엔 배송을 제한하자. 새벽배송 전면 금지가 아니라 특정 시간대 배송을 제한하자고 의견을 낸 거지. 프레시백 회수와 분류작업을 택배 노동자에게 시키지 말아달라는 제안도 있어.

🎙️근데 왜 ‘새벽배송 금지’로 알려진 거야?
💬일단 새벽배송 시간 제한은 노조가 대외적으로 발표한 게 아니야. 기구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최초 요구안 중 하나로 노조가 한 제안이 밖으로 흘러나간 거지. 언론이 내용을 ‘새벽배송 전면 금지’라고 보도하면서 논쟁이 커진 거야. 

🎙️실제 제안보다 부풀려진 거구나.
💬시간을 제한하잔 제안이 ‘새벽배송 전면 금지’로 잘못 알려진 거야. 노조는 시간 제한을 얘기하면서 오전 5시에 출근하는 조가 긴급한 새벽배송을 맡아 물량 감소는 없도록 하잔 대안도 냈어. 새벽배송 자체를 막자는 취지는 아냐.

🎙️노조가 이런 제안을 꺼낸 이유는?
💬처음에 쿠팡이 지금 ‘쿠팡친구’인 쿠팽맨을 직접 고용한 걸 엄청 홍보했었거든. 근데 현재 쿠팡에서 직접 고용한 쿠팡친구는 훨씬 적어. 그리고 특고 택배 노동자들이 과로를 얼마나 하고 있는지도 파악하기 힘들어.

🎙️왜?
💬보통 택배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특수고용직이지만, 산업재해 보험에 가입해야 하거든. 보통 산재 가입을 할 때 사업장 단위로 사업주가 가입해. 그러니까 쿠팡이나 대한통운이 직접 가입하는 게 아니라, 위탁받은 대리점들이 가입하거든. 대리점 명의로 가입돼 있어서, 쿠팡 전체 택배 노동자의 업무상 사고나 업무상 질병이 얼마나 인정됐는지를 확인하기 어려워.

🎙️쿠팡 새벽배송 택배 노동자들이 하는 3회전 배송은 뭐야?
💬먼저 쿠팡 배송 시스템을 알아야 해. 쿠팡풀필먼트가 관리하는 큰 물류센터에서
‘간선 기사’들이 각 물류 캠프로 물건을 옮겨. 그럼 캠프에서 물건을 소분해서 1톤짜리 트럭기사, 퀵플렉서가 물건을 가정에 배달하는 거야. 밤 8시 반에 출근해서 새벽 7시까지 캠프와 가정을 3번 왕복하는 거지. 

🎙️이동 시간만 해도 꽤 걸리겠다.
💬거기다 중간중간 택배 분류 작업까지 사실상 택배 노동자들이 해야 하거든. 프레시백도 수거해야 하고. 택배노조는 이런 다회전 배송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새벽에 일하는 노동자가 많은데 왜 택배 노동자만 제한해야 하냐는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
💬업종에 관계 없이 야간노동을 줄여야 한다는 건 누구나 동의하잖아. 쿠팡의 새벽배송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야간에 고정적으로 일하는 구조란 거야. 쿠팡은 주간 배송만 하는 대리점과 야간 배송만 하는 대리점이 따로 나뉘어 있어. 

🎙️정말? 
💬
주간과 야간 번갈아 일하지 않고, 주간 대리점 택배 노동자들은 주간만, 야간 대리점 택배 노동자들은 야간만 고정적으로 근무를 하도록 한 거지. 보통 제조업 사업장들도 주야 교대를 하지, 야간만 고정적으로 일하는 경우는 드물거든. 야간 노동을 장시간 반복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과로 발생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야.

🎙️생각해보니 간호사도 주간과 야간, 휴무를 번갈아하네.
💬사실 주야 교대제도 건강상 위험이 있어서 제한을 두는 나라들이 많아. 한 사람이 계속 야간에만 일하는 노동 형태는 매우 ‘한국적’이라고 봐야지. 

🎙️배송 시간 제한하면 지금 같은 새벽배송은 불가능하지 않아?
💬그래서 택배 노조도 새벽배송 품목 조정이 필요하다고 인정해. 아침 일찍 받아야 하는 긴급한 품목을 정해 기존처럼 새벽배송 받자는 거야.

🎙️어떤 품목?
💬그건 앞으로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풀어가야 할 문제지. 쿠팡이 정말 노동자 건강권을 보장할 의지만 있다면 배송시간 제한은 쿠팡 시스템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봐.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정부는 어떤 입장이야?
💬사회적 대화 기구에는 택배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가 들어가있어. 일단 노동부는 새벽배송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일단 연구를 맡겼다고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 같아. 일단 노동부 국정과제로 과로사 예방과 야간노동 규제 등이 들어있는 상황인데, 새벽배송 규제 문제에 대해서는 김영훈 장관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했어.

🎙️새벽배송 시간 제한에 반대하는 택배 노동자도 많다며?
💬당장은 노동자들이 반대할 수 있지. 시간을 제한하면 배송 물량이 줄어든 거 아냐. 그럼 수입이 줄테니까. 예를 들면 SPC에서 최근에 이재명 대통령이 다녀간 뒤에 야간노동을 제한하기로 했잖아. 주야 맞교대로 야간 11시간 반 일하던 걸 8시간으로 줄였거든. 그때 노동자들도 야간근로수당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었어.

🎙️어렵네. 택배 노동자들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하는 거 아냐?
💬임금이 당장 준다고 해서 야간노동 규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긴 어려워. 왜냐면
야간 배송 노동자들이 주 52시간 이상 노동 금지 등 근로기준법 보호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특수고용직이잖아. 그렇다면 이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어디까지 용인해야 할지, 야간에만 고정적으로 일을 하는 게 맞는지 사회적으로 고민할 필요는 있지.

🎙️비슷한 논리로 노동자를 보호하는 사례가 있어?
💬지금 새벽배송 제한 논의 과정에서 ‘계약자유의 원칙’, 일할 자유를 얘기하는 사람도 많은데, 사실 계약자유의 원칙 때문에 침해되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노동법이잖아. 일할 자유만 생각하면, 최저임금제나 임산부나 아동노동의 제한도 필요가 없겠지. 같은 맥락에서 건강상 유해한 야간노동을 어떻게 규제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 필요한 것 같아.

🎙️생각해보니 52시간 제도를 도입할 때도 그랬잖아.
💬때도 저임금 노동자들 가운데는 주 52시간 노동상한제에 반대하는 분들도 있었어. 그럼 반대하는 노동자들이 있으니, 하지 말았어야 했을까? 노동시간 제한 연장선에서 야간노동 시간 제한을 고민해야 해.

🎙️새벽 배송시간을 조정하면서도 택배 노동자 수입은 유지할 방법은 없을까?
💬노사가 임금을 최대한 줄이지 않는 방향으로 합의할 수 있겠지. 예를 들면 과거 현대자동차도 공장을 설립한 뒤 주야 맞교대를 시행했어. 야간조는 사실상 밤샘 근무를 해야 했지. 노동자들의 건강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2013년부턴 주간연속 2교대제로 바꿨어. 인력을 충원하고 임금과 물량은 보전하면서 야간노동을 줄여 과로사가 현격히 줄었다고 해. 택배노조도 제조업 사업장의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사례를 바탕으로, 배송시간 제한을 제안한 것 같아.

🎙️뭐가 달라진 거야?
💬주간조가 아침 7시에 출근해 오후 3시40분까지 일하고, 야간조가 이어서 새벽 1시30분까지 일하는 방식이야. 인력을 충원하고 임금과 물량은 보전하면서 야간노동을 줄여 과로사가 현격히 줄었다고 해. 택배노조도 제조업 사업장의 주야 연속 2교대제 도입 사례를 바탕으로, 배송시간 제한을 제안한 것 같아.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잘 논의되면 좋겠다.
💬이런 걸 포함해 충분히 구체적으로 협의해야 하는데, 새벽배송을 왜 금지하냐는 찬반 논쟁으로 흘러가는 게 안타까워. 논의 시작조차 어렵게 만드니까. 

🎙️지금 ‘새벽배송’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결국 노동자의 건강권을 지켜주지 않는 사업주, 쿠팡의 문제를 먼저 지적해야 해. 특수고용직 형태의 고용구조와 과로를 유발하는 시스템을 유지하는 건 결국 쿠팡이니까. 이번 사회적 대화 3차 기구엔 쿠팡이 참여하잖아. 쿠팡이 사회적 대화의 주체로서 무슨 주장과 제안을 했는지 묻고,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해. 

🎙️마지막으로 휘클러에게 하고 싶은 말은?
💬SPC에서 야간노동을 하던 노동자가 숨졌을 때 사람들이 많이 분노했었잖아. 같은 기준으로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어. 내 생활의 편의를 위해 새벽배송 서비스가 필요하다면, 새벽배송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대안도 같이 고민해봤으면 좋겠어.
  🖐️  Hi-five
  1. 택배노조가 ‘0~5시 새벽배송 제한’을 제안하면서 새벽배송 논쟁이 불붙었어.
  2. 이 제안은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의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였어.
  3. 논의가 ‘새벽배송 금지’로 와전되면서 노조 제안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 
  4. 고정 야간노동을 교대제로 바꾸고 인력을 충원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기돼.
  5. 법 테두리 밖 배달 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한 논의와 고민이 필요할 때야.
📺소목장의 반닫이 국가무형유산 ‘소목장’ 보유자 박명배 장인의 특별전이 열려. 창호, 문, 실내가구를 만드는 이가소목장인데, 박 장인의 작품 40여점이 전시될 예정. 

📺세계적 콰르텟들의 해석 세계 최정상 콰르텟 두 팀이 이틀 간격으로 내한하는데 같은 곡을 들려줄 예정. 9일 하겐과 11일 파벨 하스의 차이를 느껴보는 건 어때?

📺익산이 백제의 수도? 익산이 백제 수도였다는 설이 있어. 고문헌 관세음응험기 기록에 바탕하는데, 지난 7월 일본 교토 고찰에서 보관 중인 이 문헌을 직접 봤어. 
📺89주 1위의 주인공 가요톱텐에서 작편곡한 노래가 무려 89주나 1위를 한 음악가가 있어. 김명곤인데, 그를 추모하는 다큐가 만들어지고 특별전이 열리고 있어.

📺저탄소 콘서트 YG는 지속가능공연 보고서를 내고, JYP는 사옥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하지만 케이팝포플래닛은 대형 기획사의 실천이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해.

📺현실 복붙 김 부장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가 공감을 얻고 있어. 캐릭터가 주변 상급자와 똑같고 진급 누락, 부동산 등 소재가 현실적이어서.

지난주 휘클리 Vol.219 : 방어 뛰노는 핫스팟🐟을 읽은 휘클러들은 바다생물 먹거리 변화에 충격받은 것 같아. 이제 방어철이잖아. 고급 횟감이 싸져서 좋아했는데 바다의 생산력이 떨어지는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아. 휘클러들도 방어 먹게 되면 기후변화도 함께 생각해줘.


😀바다에 대해 모르던 걸 많이 알 수 있었어. 수온이 높아지면 기초생산력이 낮아진다니 안타까워. 해양보호구역을 더 설정하고 바다의 오염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실감했어. 알찬 내용 고마워. 


😥57년생이야. 어릴 때 명태랑 오징어 쌓아놓고 먹었는데, 이제 명태 구경은 어렵고 황태채만 구입해 먹고 있어. 요즘 먹거리가 비싸서 줄이고 줄이자 하면서도 먹거리는 못 줄이겠어. 

🤔바다의 수온 상승으로 어류생태계도 문제가 생기고 있네. 모두 인간의 편리를 위해서 지구가 희생하고 있어.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건 알았지만, 그동안 바다의 위기는 느끼지 못했어. 이번에 방어를 통해 위기감을 실감하게 됐어. 


🤣수온 변화에 독립연구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지만, 기후변화 전반에 대한 전문가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 


🤔최근 날씨의 급격한 변화로 기후 변화를 더더욱 실감하고 있는데, 휘클리의 이번 주제도 역시 좋았어. 아쉽거나 보완할 사항까진 아니지만, 개개인이 기후 위기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내용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 정부나 사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건 알고 있지만, 개인 차원에서는 그런 일을 하기가 쉽지 않잖아. 전문가의 의견이 실린 김에 사소한 행동이라도 기후 위기를 위해 실질적으로 힘 보탤 수 있는 일을 알려줬으면 조금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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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데이로 알려진 11월11일은 가래떡데이이자, 농업인의 날이기도 해. 빼빼로도 좋지만, 농민을 위해 떡을 나누면 좋을 것 같아 🎃호박 인절미를 준비했어. 다음주 수능을 보는 휘클러에겐 든든한 힘이 됐음 해. 찰떡 같이 원하는 곳에 붙길 팀휘클리도 기도할게.🙏 4명에게 나눌게. 의견 많이 남겨줘. 

✔️마감은 다음 주 수요일(11월12일) 낮 12시야 ✔️휴대전화 번호 ✔️레터를 받는 메일주소도 함께 보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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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레터는 팀 휘클리 김선식(살몬) | 권지담(2호) | 구둘래(9몬) 기자가 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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