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기자의 독자맞이 공간 「응접실」

PRESSEUM Collection

"동아일보 기자의 독자맞이 공간 「응접실」"

신문은 독자와 함께 성장하는 매체입니다. 그래서 신문은 의견과 제보 등 독자의 참여를 독려합니다. 우리나라 최초 민간신문 『독립신문』은 창간호부터 독자투고를 적극 권장했습니다. 하지만 『독립신문』을 포함해 당대 신문의 독자투고는 사회비판적인 내용이 대다수였고, 내용의 진실성을 위해 신분을 밝힐 것을 당부하는 등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하거나 읽기는 어려웠습니다.

신문의 독자투고란이 활발해진 것은 1920-30년대입니다. 동아일보는 1929년 9월 24일부터 「응접실」 코너를 시작했습니다. 이 코너는 '흥미와 실익'을 좌우명 삼아 독자와 기자가 말 그대로 "무슨 이야기든지 주고받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들의 담소를 읽다 보면 100여 년 전 과거와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응접실」 첫 번째 기사 (동아일보, 1929년 9월 24일 자, 4면)

▲독자: "응접실"이란 이름부터 다정한 맛이 납니다. 재미도 있고요. 그런데 어떤 말을 물어야 좋을지 분명치 않습니다그려!
△기자: 무슨 말이든지 모두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묻는 말도 재미있고 간결하여야 하며, 따라서 대답할 말도 간결하게 될 수 있는 것을 물어주십시오. 그리고 기자의 설문에 많이 응대해 주십시오.
(1929년 9월 26일 자, 4면)

▲독자: 일본에 가면 취업난이 없을까요?
△기자: 취직난은 어디든지 일반적입니다.
(1930년 2월 27일 자, 6면)

▲독자: 요새 남학생들은 길에서 여학생만 만나면 눈이 빠지게 보기만 하니 왜들 그 모양인지요.

△기자: 남학생이 눈이 빠지게 보는 줄 어떻게 아시는지가 우선 궁금합니다. 그 대답을 하시면 다시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1930년 9월 16일 자, 6면)

「응접실」 속 다양한 삽화 (동아일보, (왼쪽부터)1930년, 1931년, 1931년(위), 1933년(아래), 1936년)

▲독자: '멍텅구리'라는 말과 '바보'라는 말의 근본은 어디이며, 말의 뜻은 무엇이며, 그 유래는?
△기자: 다 조선말이며, '멍텅구리'는 '바보'란 말이오, '바보'는 '멍텅구리'란 말입니다. 그 유래로 말하면 바보란 말이 먼저 생긴 것입니다. 옛적에 유관(維觀)이라는 이가 있었는데 (...) 그의 이름의 한자 뜻, 즉 바 유(維), 볼 관(觀)의 '바'와 '보'를 따서 그를 '바보'라고 부른 데서 바보란 말이 시작된 것이라고도 합니다마는 확실한 고증은 할 수가 없습니다.
(1933년 9월 8일 자, 3면)

▲독자: 깎을수록 길어지는 것과 쓸수록 많아지는 것이 무엇이오.
△기자: 깎을수록 길어지는 것은 연필 속, 쓸수록 많아지는 것은 빚이 아닙니까?
(1933년 10월 18일 자, 4면)

▲독자: 응접실이라면 그래도 담뱃대도 있고 홍차쯤도 구비하여야 될 것인데 초두부터 화분만 늘어놓았으니, 그렇게도 인색하시오?
△기자: 먹는 것을 위주한 응접이 아니니까 그러합니다. 화분만 놓고 이야기하는 점이 얼마나 청초하고 조촐합니까? 차츰 철 따라 꽃이나 걸어 놓겠습니다.
(1936년 4월 12일 자, 7면)

『응접실』, 모던출판사, 1947년, 신문박물관 소장

농담과 진담을 넘나들며 독자와 기자가 소통하던 「응접실」은 조선총독부가 동아일보를 강제 폐간하면서 1940년 8월 7일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립니다. 광복 후인 1947년, 그동안 신문에 게재된 내용을 편집한 책 『응접실』이 출간됐습니다. 신문박물관 소장품인 이 책은 '독자와 기자의 현문우답'이라는 부제목처럼 대중의 관심사와 재담을 통해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의 대중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입니다.

《아담한 필촉: 기자가 그려낸 신문삽화 미장센》 전시 기간 연장 안내

근현대기 미술기자의 역할과 신문 삽화의 기능을 살펴보는 신문박물관 기획전 《아담한 필촉: 기자가 그려낸 신문삽화 미장센》이 9월 22일까지 연장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신문박물관 웹사이트를 참고 바랍니다.

일정
2024.7.12.(금)—9.22.(일)

장소
신문박물관 6층 미디어 라운지

관람 시간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30분
*일민미술관 전시 중에는 오후 7시까지 운영

휴관일
정기 휴관 9.2.(월)—9.9.(월)
추석 연휴 9.16.(월)—9.18.(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