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WEEKLY SANGMINSANG VOLUME 45__ 이 메일이 잘 안보인다면? (클릭) 안녕하세요 ㅅㅁㅅ입니다😀 6월 첫 날입니다. 지난 몇 편의 주간ㅅㅁㅅ을 통해 허망히 지나는 봄을 이야기했는데요. 이제 6이라는 숫자가 찍히니 정말 이별을 고한 듯한 느낌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온도 앞에 3이라는 숫자까지 찍힐 거래요. 예전 제 책을 접한 분은 아시겠지만 여름을 좀 힘들어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버티고 이겨내야겠죠? 지난 30년 넘게 그래왔던 것처럼요😌 그리고 기다리시던 신간 소식을 전합니다👋 인스타 통해 밝혔듯 올해 두✌권의 책이 나오는데요. 첫 번째 책이 이번 주말 책보부상에서 공개됩니다. 익숙한 제목이지만 전혀 다른 책이기도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오늘의 메일 마지막에 담았습니다. 주간ㅅㅁㅅ 구독자 분들께 가장 먼저 알리게 되어 기쁘네요 :) 머지 않아 또다른 소식도 전할게요. 그럼 오늘도 안온한 밤🌙 되셔요 ㅅㅁㅅ 드림 KEYWORD 💬 : 독립출판 🖋 자주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글은 어떻게 잘 써요?" 와 "책은 어떻게 내요?" 인데요. 전자의 질문은 저도 5년째 진지하게 답을 찾는 중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하지만 책을 내는 방법은 조금 다르죠. 직접 경험하기도 했구요. 언제 한 번 정리해야지 하며 미루던 대답을 오늘 글로써 대신합니다. 책을 낸다는 건 굉장히 큰 일이지만 생각을 바꾸면 무척 간단하기도 합니다. 이번주 글을 통해 작은 방법과 큰 용기를 얻어가시길 빌며, 오늘의 이야기 시작할게요 🙉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곳 혁신적인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도시학자인 리처드 플로리다는 그 조건을 기술(Technology), 재능(Talent), 관용(Tolerance)으로 정리했다. '3T 이론'으로도 유명한 이 학설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관용이다. 플로리다에 따르면 도시의 번영은 관용 넘치는 문화, 다시 말해 누구든 마음껏 재능을 뽐낼 수 있는 환경에서 출발한다. 포용력 높은 사회는 각 분야의 재능있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그렇게 모인 인재들은 기술과 혁신을 통해 도시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관용이 만들어내는 창조의 힘이 도시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3T 이론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독립출판계를 떠올렸다. 독립출판이란 용어가 생소할 수 있으니 잠시 설명충이 등판하자면, 우선 교보문고에서 사는 책을 떠올려보자. 책 한 권이 손에 쥐어지기까지 출판사와 작가, 유통사, 판매처 등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한다. 반면 독립출판은 책의 기획부터 집필, 디자인, 제작, 유통, 마케팅까지 거의 모든 과정을 한 사람이 도맡아 한다. 북치고 장구치고 혼자 다하는 형태로 생각하면 쉽다. 이는 분업이라는 오늘날의 산업구조를 완전히 역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내가 만들고 싶은 책을, 내가 원하는 형태로 만들기 때문에 독립출판은 곧 다양성을 의미한다. 독립출판이란 세계 속에서 서로 다름은 당연한 전제이고 그 다름의 크기만큼 서로를 존중하는 것 역시 이 세계를 움직이는 가장 명확한 규칙이다. 도시학적 관점에서 보면 관용이 흘러넘치는 문화라 할 수 있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독립서점에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을 책들로 가득한다. 팔리는 이야기와 소재에 주목하는 기성출판과 달리, 똑같이 책을 만들고 파는 영역임에도 독립출판계는 전혀 다른 기준으로 독자적인 생태계를 조성해왔다. 독립출판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모두에게 열려있는 개방성이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만 있다면, 그 생각을 문장으로 옮길 수만 있다면 누구에게든 두 팔 벌려 환영한다. 기성출판의 형식으로 책을 내려면 여러 현실적인 조건에 부딪친다. 전문 작가만큼 빼어난 글 솜씨와 통찰력을 갖고 있거나, 학술적으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거나, 하다못해 어떤 형태로든 유명한 사람이거나. 나 역시 책 쓰는 일을 '죽기 전 한 번쯤'이로 미뤄둔 채 멀고 원대한 버킷리스트 쯤으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스토리지북앤필름의 책만들기 워크샵 덕분에 전혀 다른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 독립출판이었다. 독립출판이라면 당장 다음 주에라도 인쇄소에서 막 나온 따끈따끈한 내 책과 만날 수 있었다. 첫 책인 '교토의 밤'은 그 열린 시스템 덕에 탄생한 결과물이다. 11월 교토 여행을 다녀온 뒤로 이를 소재 삼아 책을 써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대단한 결심이나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게 아니다. 늘 뭔가를 끄적이는 사람들은 그 문장들을 주워 담아 한 번쯤 정리하고픈 욕심이 있다. 그 욕심을 지렛대 삼아 겨울 동안 초안을 완성했다. 디자인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할 것 같아 친구의 도움을 받았다. 물론 이 역시 '인디자인' 같은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내가 아는 분은 표지를 파워포인트로 만들기도 했다) 아무튼 3월에 책이 완성됐다. 독립서점들에 입고 문의 메일을 돌렸고 흔쾌히 수락해주신 몇몇 사장님들 덕에 책이 팔리기 시작했다. 심지어 꽤 많이 팔려 1쇄로 찍었던 700권이 금방 동났다. 6개월도 채 안되는 시간 동안 벌어진 일이다. 그다음 해에 두 번째 독립출판물로 '마마 돈워리'를 발표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실패였다. '교토의 밤'의 절반도 팔지 못했다. 사실은 예견된 결과였다. '마마 돈워리'는 엄마와 나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여행 에세이인 '교토의 밤'에 비해 닿을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인 소재였다. 하지만 좁더라도 더 깊은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언젠가 한 번은 다뤄야 했던 '엄마'라는 소재를 가장 솔직한 문장으로 써 내려갔다. 그래서였을까? 잘 팔린 책은 아니었지만 독자들로부터 정말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 각자의 엄마를 주제로 서로 다른, 하지만 같은 질감의 마음들을 공유했다. 개인적으로 정말 행복한 경험이었고 독립출판에 공고한 생각 하나를 가지게 됐다. 그 생각이라 함은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이곳은 날 품어줄 거란 믿음이었다. 앞으로도 독립출판물을 계속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이기도 했다. 포용력은 독립출판만의 단단한 개성이다. 그리고 관용을 바탕으로 뿜어져 나오는 신선한 콘텐츠들은 기존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주로 독립출판으로 활동하던 작가들이 기성출판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처럼 독립출판에서 시작해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기념비적인 작품도 등장했다. 사실 놀랄 일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이와 비슷한 움직임은 수없이 존재해왔다. 언더와 오버의 구분이 극명하던 음악계가 오늘날 어떤 모습인지를 떠올려보면 된다. 대표적인 언더의 전유물이자 돈 안되는 음악의 상징이던 힙합이 지금은 가장 잘 팔리는 히트 상품이 된 것처럼 결국 독립출판과 기성출판의 경계 역시 허물어질 거라 본다. 누군가는 이런 현상을 걱정하지만 나는 반대의 입장이다. 독립출판은 앞으로도 관용을 무기로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날 것이다. 특히 개인의 취향이 각자의 방향으로 세밀해지는 요즘, 독립출판의 개성은 더 빛을 발하는 중이다. 출판업계가 불황이란 말은 10년 전부터 있어왔지만 독립출판은 그 사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다. 책 안 읽는 시대를 사는 책 좋아하는 사람은 독립출판이 앞으로 어디까지 갈수 있을지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그 꿈틀대며 나아갈 미래를 애정과 기대를 그득 담아 지켜보려 한다. 나도 그 시류에 이따금씩 한발 정도 담글 수 있다면 참 영광일 것 같기도 하고.
신간 소식💌 마마 돈워리가 리뉴얼되어 찾아갑니다. 오늘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엄마와 나’라는 가장 개인적이면서 또한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요. 작년 봄에 나왔던 마마 돈워리가 청춘문고 시리즈로 리뉴얼되어 출간됩니다. 청춘문고가 뭔지 궁금하시다구요? 청춘문고는 독립출판물을 문고판으로 다시 발행해서 보다 많은 독자분들께 선보이는 프로젝트입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스토리지북앤필름과 디자인 이음이 함께 기획한 프로젝트이구요. 더 궁금하신 분은 요기에 링크 걸어둘게요. 청춘문고판 마마 돈워리에서는 크게 두 가지가 달라집니다. 우선 독립출판이 아닌 기성출판의 형태로 출간됩니다. 쉽게 말해 yes24와 교보문고에서도 사실 수 있어요. 두 번째는 내용 전체가 재편집되었습니다. 1년만에 다시 원고를 읽어보니 여러모로 부족한 점을 (아주)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첨삭이란 말로는 부족할정도로 글을 대폭 바꿔봤어요. 독립출판 버전의 마마돈워리와 똑같은 글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더불어 시기에 맞지 않는 글 몇 개는 삭제했고 그 자리에는 새로운 글들을 채워넣었습니다. 리뉴얼 과정에서 구버전의 마마 돈워리를 찾아주신 분들을 많이 떠올렸어요. 그래서 그 분들을 위한 이벤트도 따로 준비 중입니다. 고거는 주간ㅅㅁㅅ과 인스타그램 통해 차차 공지드릴게요 :) 청춘문고 ver. 마마돈워리는 오프라인으로는 이번 주말 책보부상에서, 온라인으로는 다음주 초부터 판매가 시작됩니다. 구매 관련해서는 다음주에 더 자세히 공지드릴게요 :) 감사합니다 ㅅㅁㅅ 드림 다음주 글감을 신청하세요✍🏻 여러분이 추천해주신 키워드 중 하나를 골라서 씁니다. 오늘의 글이 마음에 들었다면 친구에게 주간ㅅㅁㅅ을 알려주세요. 구독신청 링크는 아래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