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돌고 도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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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한새벽입니다.

오늘은 디자인과 표절, 유사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  오늘의 에디터 : 한새벽
매일 춤을 추는 낙으로 삽니다
오늘의 이야기
1. 크록스가 다이소를 고소했다
2. 그럼 이 제품 디자인도 표절인가요?
3. 새로운 핸드폰의 출시, 낫씽(Nothing)

크록스가 다이소를 고소했다

편한 신발이라는 이미지로 유명한 크록스. 사실상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신발이죠. 처음엔 정말 못생겼다고 생각했는데, 크록스의 특유의 구멍 뚫린 디자인 부분에 부착하는 '지비츠 참(파츠)'로 사용자 개개인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점이 꽤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출처 : 인스타그램, #크록스지비츠
실제로 이러한 '크록스 꾸미기'의 문화는 크록스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합니다. 크록스의 이용자들이 본인의 입맛대로 제품에 색깔을 더할 수 있다는 점이 크록스 디자인만이 가질 수 있는 독보적인 모습이라 생각해요.
출처 : 트위터 @TAFLegal
이러한 크록스가, 최근 다이소를 고소했습니다. 다이소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 크록스의 디자인과 너무 유사하기 때문인데요. 앞서 말씀드렸던 이러한 크록스의 트레이드마크 수준의 디자인이 동일하게 적용된 제품이 다이소에서 판매가 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입니다. 사실상 워낙에 독보적인 디자인이다 보니 더 표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죠.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고 국가에 등록하면, 20년 동안 디자인 특허권으로 법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이 기간 동안에는 다른 사람이 비슷한 디자인을 쓰는 걸 막을 수 있죠.

그렇지만 우리 주변에서는 비슷한 제품 디자인들을 꽤 많이 찾아볼 수 있어요. 보통은 디자인권을 가진 브랜드 혹은 사람이 굳이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을 만드는 건 엄연히 표절로, 합법이 아닌 불법이지만 이러한 케이스가 너무 만연하다 보니 가끔 공장형 제조 방식에서는 문제의식이 극히 낮은 수준에 이르는 거죠.
그럼 이 제품 디자인도 표절인가요?
출처 : 컨버스 공식 홈페이지
이 신발 또한 모든 분들의 신발장에 하나쯤은 있을 법한 디자인이죠. 우린 이 신발을 보통 '컨버스' 스니커즈 라고 부릅니다. 바로 브랜드 '컨버스(CONVERSE)'의 이름을 딴 디자인입니다.

컨버스는 전 세계에서 10억 켤레 이상, 또 480억 원 이상이 판매된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신발 브랜드래요. 무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죠. 기본적으로 우리가 잘 아는 컨버스 스니커즈의 디자인에서, 색상과 패턴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창조적인 브랜드 방향성을 지향하는 브랜드입니다. 앞 코의 둥근 모양과, 납작한 형태, 무거운 고무 밑창 등이 이 디자인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디자인을 브랜드 '컨버스'에서만 본 게 아닙니다. 기타 브랜드들은 물론이고, 브랜드 무인양품에도 컨버스의 스니커즈 디자인과 매우 유사한 제품이 있습니다.
출처 : 무인양품 공식 홈페이지
그럼 무인양품은 컨버스를 표절한 걸까요? 레터의 초반에서 이야기했듯이, 디자인은 특허권에 의해 20년 동안 그 권리가 보호받습니다. 다만 컨버스는 앞서 언급하였듯, 100년의 역사가 넘는 브랜드에요.

컨버스의 트레이드마크인 이 디자인이 나오게 된 건 1917년, 컨버스의 올스타 스니커즈 농구화가 그 시초랍니다. 1921년에는 농구선수 척 테일러의 이름을 딴 신발인 '척 테일러' 신발이 나오게 되었고, 이 디자인이 컨버스의 가장 보편적인 디자인이죠. 여기서 포인트는, 법에 의해 보호받는 '20년'이 지난 디자인이라는 겁니다.

이러한 경우, 디자이너들은 이전 디자인에 영감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20년이 지난 역사적인 디자인의 경우, 우리는 이를 표절이라 부르지 않는 거죠.

새로운 핸드폰의 출시, 낫씽(Nothing)

최근 새로운 핸드폰이 출시되고, IT 업계가 한동안 떠들썩했어요. '낫씽(Nothing)' 이라는 브랜드의 첫 번째 스마트폰 모델인 'phone(1)'가 화제의 주인공인데요. 낫씽은 중국의 스마트폰 원플러스(OnePlus)의 공동 창업자인 칼 페이가 2020년 영국 런던에 설립한 회사입니다. 이번 스마트폰 공개에서 대부분의 유저들의 반응은 '새롭고 신선하다, 아름다운 디자인이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어요.
출처 : 낫씽(Nothing)
근데, 이거 정말 '새로운 디자인'이 맞을까요? 사실 낫띵의 디자인은 애플의 아이폰 디자인과 꽤나 유사해요. 표현하는 감성도 애플의 감성과 많이 닮아있고요. 후면부의 형태나, 옆면의 깡통 스타일 디자인은 아이폰 5S, SE와 특히 닮아있어요. 
(위) 아이폰의 옆면 디자인 역사
(좌) 낫씽(Nothing)의 Phone(1), (우) 아이폰12
출처 : "Nothing Phone (1) Looks Like Apple iPhone 12 Without Cover"
그럼 왜 대부분의 유저들이 낫씽의 디자인을 '차별화된 디자인'이라고 표현할까요? 

스마트폰의 주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애플'과 '삼성'이 요즘 디자인적 차별화나 새로움보다는, 단순히 컬러 경쟁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더라고요. 다양한 색상으로 제품을 내는 것은 좋으나, 그다지 다르지 않은 모습들에 유저들이 쉽게 질리는 거죠.

실제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 되는 투명한 후면부의 스타일링은 기존 디지털 기기들에서 볼 수 없었던 디자인이 맞습니다. 투명한 후반부의 제품 디자인을 저렇게 신경 써서 작업하기에는 공정도 까다롭고 쉽지 않은 길임은 분명하거든요.

그럼에도 낫씽(Nothing)은 브랜드명에서부터 추구하는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드러내며 투명한 디자인 컨셉을 일관되게 표현하고 있어요. 단순 장식품이 아닌 후면 LED도 독특한 기능을 합니다. 이러한 부분들은 유저들은 '새롭다'라고 느끼는 거예요.
(위) 같은 컨셉의 투명 디자인이 적용된 낫씽(Nothing)의 블루투스 이어폰 모델 Ear(1)
낫씽과 애플이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는 밝혀진 입장이 없습니다. 아마 애플은 이런 문제로 일을 키우는 것에는 관심이 없을 것 같네요. 스마트폰의 디자인에 대해서 사람들의 생각은, '손에 들 수 있는 어떠한 네모난 디지털 기기'로, 대부분 비슷한 모양을 그리고 있을 거기 때문에 낫씽이 갑자기 모든 게 완벽히 다른 기기를 낼 수 있었을 것 같진 않아요. 이미 다른 브랜드의 점유율이 높은 시장의 후발주자기도 하고요.

유저들에게 어떤 경험으로서 스마트폰이 존재하느냐가, 이 문제에 대해서 앞서 이야기한 디자인의 보장 권리가 정확하게 딱 떨어지듯이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시가 될 것 같네요. 단순히 스마트폰의 디자인을 따라갔다고 이야기하면, 콕 집어 애플과의 디자인 유사성을 법적으로 증명하는 게 꽤나 어려울 수 있을 것 같거든요.

팔리는 디자인이 되는 건 정말 쉽지 않죠. 유저들의 입맛에도 들면서, 주목받을 만큼 독특해야 하더라고요. 계속해서 '혁신'을 강조하는 낫씽(Nothing)이 애플의 감성을 지금보다 더 잘 대체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라인업이 더욱더 궁금해집니다. 기존 사용자들의 갈증을 채워주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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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킹키부츠의 공연이 시작되었어요. 홍보 영상인 강홍석의 롤라, 'Land of Lola' 넘버 하나를 추천해드리고 갈게요. 전 정말 여기 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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