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풀어봤's UP/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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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개발협력 ON-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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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김칩 75호에서 다뤘던 국제개발과 표준 이야기, 기억하고 계신가요? 1편에서는 표준이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에서 왜 중요한지에 대해 다뤘는데요. 이번 편에서는 표준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좀더 구체적으로 알려드릴게요. 

👉🏼 국제개발과 표준(1편) 다시 보기: 김치앤칩스 75호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이 있다면 꼭 알아야 할 표준 이야기

표준,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을 위한 가이드라인

우리 일상생활에서 표준의 역할이 점점 커지면서 지속가능한 발전 역시 표준을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게 됐습니다. 각국 정부는 국제표준을 고려해 인권, 에너지 효율, 식품안전, 보건, 환경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규제를 만들어내고, 기업 역시 무역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이를 준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한 마디로 표준은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지속가능한 발전에 참여할 수 있게 도와주는 가이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국제표준화기구(ISO)는 2018년 SDGs 달성에 표준이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다룬 보고서를 펴냈는데요. ISO가 발행한 총 22,000개 이상의 국제표준 및 관련 문서들은 우리 생활의 거의 모든 주제를 다루는 만큼, 아래 그림과 같이 SDGs의 모든 목표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SDGs 목표별 관련 ISO 표준 개수

(출처: ISO)

가장 깊은 관련이 있는 목표는 산업 혁신과 인프라(Industrial Innovation and Infrastructure, SDG9)로, ISO 표준의 절반에 달하는 13,000여 개의 표준이 이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어요. 표준이 탄생한 것부터가 국제 무역을 촉진하기 위함이었고, 각국이 국가표준체계를 갖춤으로써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죠. 그 외에도 보건, 노동, 환경 등의 목표에 각각 2,000~3,000여 개의 표준이 해당됩니다.

이 글에서는 2020년대 들어 표준 개발이 특히 활발한 분야인 팬데믹과 기후변화 대응을 중심으로 표준이 어떻게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지 살펴볼게요.

코로나19 진단,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

팬데믹 시대에 표준 분야에서 화두가 된 것은 바로 진단 측정의 표준화입니다. 진단 측정의 표준화란 서로 다른 국가, 서로 다른 연구실에서 바이러스 검사를 수행하더라도 검사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공하는 일을 뜻합니다.

바이러스 감염원이 체내에서 극히 낮은 수준으로 존재할 경우 정확하게 측정하기가 어려운데요. 각 검사소의 결과에 일관성이 없다면 양성환자와 보균자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지역 감염이 더 심각해지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속도로 퍼졌기 때문에 바이러스 탐지 체계를 표준화하고, 국가 간에도 진단 결과를 상호 신뢰할 수 있도록 실험실 간에 비교하는 작업이 중요했습니다(=국제적인 동등성 확보).

(출처: EURAMET)

이 때문에 각국의 표준기관들은 바이러스 진단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는데요. 예를 들어 유럽 측정표준협력기구(EURAMET)에서 EU Horizon 2020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감염성 질병의 진단 정확성 향상을 위한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호흡기 감염의 진단 및 식별과 관련된 ISO 국제표준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ISO의 표준 자료는 홈페이지에서 돈을 내고 구매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해당 표준은 바이러스 퇴치에 전세계가 협력할 수 있도록 모든 국가에 무료로 제공됐습니다.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성과를 거둔 연구는 원래 패혈증 진단법 향상을 목적으로 한 연구로서, 코로나19 발생 한참 전인 10여년 전부터 여러 국가들의 협력을 통해 진행돼왔다는 점이에요. 표준은 주로 기초과학 연구의 결과물로서 탄생하는 만큼, 문제가 터진 후 단기간에 해법을 얻기는 어려우므로 장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넷제로(Net-Zero) 목표 달성의 잣대가 되는 표준

한편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도 표준은 무궁무진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기 모니터링, 탄소발자국 측정, 에너지 효율, 수소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확한 잣대가 되어 줄 표준이 개발되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탄소발자국 측정을 예시로 들어 볼게요. 기업이 제품 생산에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했는지는 어떻게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요? 또 기업에서 주장하는 탄소배출량을 제3자가 검증하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하며, 이런 검증을 수행하는 기관은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할까요? 이처럼 탄소경제의 도입은 수많은 측정과 검증을 필요로 하고, 표준은 각 단계마다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이 되어 줍니다.

현재 탄소배출량 관련 표준으로는 ISO나 온실가스 프로토콜(GHG Protocol)과 같은 국제기구에서 만든 표준을 비롯해, 탄소경제를 선도적으로 시작한 유럽 국가들의 표준기관에서 만든 표준들까지 다양한 방법론이 혼재돼 있는데요. 이 때문에 올해 3월 세계무역기구(WTO)는 탄소배출 측정을 위해 공통된 표준을 사용하도록 권고하는 자료를 발간했습니다. 개별 국가들이 관련 규정을 만들 때 국제표준을 따를 것을 촉구하고, 국제표준 개발 시 고려할 원칙도 제시했어요.

넷제로(net-zero) 측정을 위한 표준 권고사항을 다룬 WTO 인포메이션 브리프

(출처: WTO)

특히 이 자료에서 강조한 것은, 탄소 배출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검증하는 일이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만큼, 개발도상국, 특히 최빈개도국들의 국가표준체계(국가품질인프라)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인데요. 개도국들이 저탄소경제를 위한 글로벌 가치사슬에 참여하게 하려면 탄소배출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력과, 이를 산업계에 적용 및 검증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ISO의 런던 선언: 모든 새로운 표준에 기후변화를 고려하겠음!

이에 앞서 작년 9월, ISO는 런던 선언문(London Declaration)을 발표해 모든 새로운 표준에 기후 관련 고려 사항을 포함하고, 기존 표준에도 이를 소급적으로 추가하는 대대적인 변화를 약속했습니다. 전 세계 165개국을 대표하는 ISO 회원들의 승인 하에 결정된 “기후 공약”인 셈이죠. 

2021년 ISO의 런던 선언문 발표

(출처: ISO) 

이 선언문은 런던에서 개최된 ISO Week에서 서명된 만큼, 영국왕립표준협회(BSI)에서 주도적으로 참여했는데요. BSI 대표 수잔 테일러 마틴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 및 정부의 약속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 방법에 대한 방향성은 부족하다”며 “표준은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한 방법론이자 프레임워크로서, 정부와 산업계 모두가 표준을 사용해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선언 취지를 밝혔습니다.

ISO는 해당 행사에서 정책입안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패키지인 기후행동키트(Climate Action Kit)도 발표했습니다. 이 키트는 세계 각국에서 표준에 기반해 공공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온실가스 순 배출량 감소에 기여한 사례들로 구성돼 있는데요, ISO 회원들의 사례 제보를 통해 계속해서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 ISO의 기후행동키트 보러가기

“Leave No One Behind”, SDGs와 표준의 공통점

SDGs를 관통하는 핵심 원칙이자 슬로건은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Leave No One Behind)”입니다. SDGs가 몇몇 국가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국가, 모든 계층의 사람들을 위한 포괄적인 목표임을 의미해요. 그런 의미에서 SDGs 이행의 잣대가 되는 표준 역시 더 많은 국가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서 살펴본 팬데믹과 기후변화처럼, 현재 국제사회가 마주한 지속가능성 위기는 공통된 표준을 통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죠. 1편에서 살펴보았듯이 국가별 표준제도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무역 장애인 “무역기술장벽(TBT)”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한 상황입니다. 특히 개도국들의 통보가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 그 원인이었는데요. 

점점 더 치열해지는 표준 경쟁 하에서도, 전세계 공동의 목표인 SDG 달성을 위해서는 개도국들의 표준 역량을 높여 줄 제도적, 기술적 지원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기를 기원합니다.

국제개발과 표준 시리즈 마지막 편인 3편에서는 표준이 과연 모두에게 객관적이고 평등한지, 기울어진 운동장에 일조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세요!

세 줄 요약

#1 우리 생활 모든 분야를 다루는 표준!

각국 정부와 기업이 SDGs 달성에 기여하게 만드는

구체적인 실행 가이드라인 역할을 해요.

#2 특히 2020년대 들어서는 팬데믹과

기후변화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로 쓰이고 있어요.

#3 SDGs와 국제표준의 공통점은?

전세계 모두가 동참해야 임팩트를 낼 수 있다는 것!

개도국도 표준을 통해 SDGs 달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해요.

참고문헌

•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n.d.). International Standardization Organization. Retrieved June 23, 2022, from https://www.iso.org/sdgs.html
• The importance of standardisation of diagnostic measurements in the COVID-19 pandemic. (2020, July 02). LGC Group. Retrieved June 23, 2022, from https://www.lgcgroup.com/newsroom-and-blog/blogs/importance-of-standardisation-of-diagnostic-measurements-covid-19/
• EURAMET's contribution to the COVID-19 response. (n.d.). EURAMET. Retrieved June 23, 2022, from https://www.euramet.org/metrology-for-societys-challenges/euramets-contribution-to-the-covid-19-response/?L=0
• About EMPIR. (n.d.). EURAMET. Retrieved June 23, 2022, from https://www.euramet.org/research-innovation/research-empir/about-empir
• WTO rules on product standards help align carbon content measurements, new report finds. (2022, March 24). World Trade Organization. Retrieved June 23, 2022, from  https://www.wto.org/english/news_e/news22_e/clim_25mar22_e.htm 
• World Trade Organization. (2022). Trade and Climate Change – Information brief no 6. World Trade Organization. https://www.wto.org/english/news_e/news21_e/clim_03nov21-6_e.pdf
• Product Carbon Footprint standards: which one to choose?. (2022, January 31). PRé. Retrieved June 23, 2022, from https://pre-sustainability.com/articles/product-carbon-footprint-standards-which-standard-to-choose/ 
• London Declaration: ISO commits to climate agenda. (2021, September 24). International Standardization Organization. Retrieved June 23, 2022, from https://www.iso.org/news/ref2726.html 
• BSI, 국제표준화기구 약속 런던선언 이끌어. (2021, 10월 20). 연합뉴스. Retrieved from https://www.yna.co.kr/view/RPR20211020009300353 
• Climate Action Kit. (n.d.). International Standardization Organization. Retrieved June 23, 2022, from https://www.iso.org/ClimateAction.html

오늘은 탄자니아에서 미술선생님으로 활동하시다가 지금은 광교에서 아프리카를 테마로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고 계시는 다은님을 만나보았습니다 🍪

📸 다은님, 안녕하세요😊  김치앤칩스 구독자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

안녕하세요, 저는 7년째 수원 광교에서 베이커리 카페 코카브라운을 운영하고 있는 김다은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

📸 7년차 사장님이시군요! 제가 알기로는 현재 다은 님의 카페가 ‘아프리카’를 테마로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현재 하시는 일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사실 제가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아루샤와 신기다 지역에서 1년 정도 미술 선생님으로 일을 했어요. 그곳에서 현재의 남자친구를 만났고, 같이 한국으로 돌아와서 카페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저희가 기존에 사업을 해봤던 것도 아니고, 처음으로 하는 일이다 보니까 저희만의 특별한 경험을 녹여내서 가게를 꾸려나가고 싶었던 것 같아요. 어떤 컨셉으로, 어떤 카페를 꾸밀까 고민을 하다가 저희가 처음 만난 곳이자 같이 공유하고 있던 추억이 많은 ‘아프리카’를 테마로 카페를 꾸며보자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 아프리카를 테마로 카페를 운영하실 정도면 아프리카 대륙에 대해 굉장한 애정이 있으신 것 같아요😊  아프리카와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탄자니아에 처음 간 것은 2014년도였어요. 저는 대학에서 도예를 공부하고 있었고, 여름방학마다 단기선교활동으로 미얀마에 가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왔어요. 아무래도 미술을 전공했다보니, 전공을 살려서 벽화팀을 꾸려서 갔고 다양한 활동들을 했었어요. 그렇게 3-4년간 계속 같은 지역으로 봉사활동을 가다보니까, 현지 선교사님이나 마을 주민분들과 친해졌고 현지 마을의 교회부터 학교, 어린이 기숙사 등 다양한 곳에서 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사실 4년간의 미얀마 벽화 작업을 하는 동안, 정말로 힐링이 되었던 것은 ‘저 자신'이였던 것 같아요. 당시 저는 한국에서 입시 미술 학원의 강사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그림 그리는 것이 별로 행복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미얀마에서는 다른 거예요. 매 해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벽화작업을 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았지만, 미얀마에서는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로 행복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4년째 미얀마를 다녀오고 난 뒤, 바로 학원 강사 일을 그만뒀습니다.

일을 그만두고 3개월 정도 유럽여행을 갔어요. 미얀마에서 미술에 대한 저의 애정을 다시 확인했기 때문에 그 여행을 하는 동안 매일 그림을 그리기, 핸드폰에 의지하지 않고 길찾기, 숙소비 아껴서 미술관 많이 가기 등 저만의 규칙을 정해서 다녔어요. 저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거든요.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싶은지, 미술을 정말 좋아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