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스플레이스드 14호) 난민 올림픽팀, 재난지원금, 난민 정신건강, 사마에게

Displaced Newsletter Vol. 14 (8월 1주차)

디스플레이스드 뉴스레터는 난민인권NGO 아 시아평화를향한이주(MAP) 활동가들이 난민이슈를 더 쉽게 알리고자 격주로 발간하고 있어요. 보시고 마음에 드신다면 주변에 많이 많이 알려주세요👏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난민_올림픽팀 #도쿄_올림픽 #올림픽_망명

🌎 국제이슈 톺아보기

올림픽🥇 열기가 뜨거운 요즘, 이번 호에서는 "난민 올림픽 선수단"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난민올림픽 선수단(Refugee Olympic Team)의 구성 및 참가는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부터 시작되어 이번에는 두번째 참가인데요. 2016년에는 10명이었으나, 올해는 29명으로 규모가 커졌고, 올해는 난민 패럴림픽 팀이 구성되기도 했어요. 난민 올림픽 선수단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난민 기금을 설치하고, 전세계의 구호기관들이 기금을 모금💰하여 운영되고 있습니다. 참가하는 선수들은 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다고 해요.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난민올림픽 팀은 육상, 배드민턴, 복싱, 카누, 사이클, 유도, 가라테, 태권도, 사격, 수영, 역도, 레슬링 등 12개 종목에 참가해요. 올림픽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에게 각자의 사연이 있지만, 난민 선수들의 사연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수영선수 유스라 마르디니는 보트가 고장이 났을 때, 세시간 넘게 보트를 끌고 수영을 해서 약 20명의 난민을 구하고 탈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또한 유도 선수 산다 알다스는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6년만에 올림픽 참가의 꿈💭을 이뤘다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난민올림픽 선수단은 사회적으로 어떤 의의를 가지고 있을까요? 전세계 사람들이 보는 올림픽이라는 축제에서, 난민의 존재를 알리고, 또 난민 당사자들에게 희망과 포용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난민들이 사회적 부담이 아니라 사회에 기여할 수 있고, 사회에 다양성을 가져다주는 존재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기도 해요. 실제로 난민선수단 창단을 주도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 공로로 서울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한편, 난민 지위는 아니더라도 국가의 독재 및 전쟁상황으로 인해서 참가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었는데요😢. 미얀마🇲🇲의 수영 선수 윈 에테 우는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기 위해 올림픽 참가를 보이콧 했고, 벨라루스🇧🇾의 육상 선수 크리스티나 츠마누스카야는 SNS상에 정부를 비판한 것 때문에 귀국 시 생명이 위협되어 망명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난민이라는 주제로 본 올림픽, 어떠셨나요? 이번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는 난민 선수단의 목록 및 소개 영상은 이 영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난민 올림픽 팀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도 매일 참가하는 선수들의 현황과 스토리를 보실 수 있어요.

🔍난민 올림픽 선수단 인스타그램 보러 가기

#전국민_재난지원금 #외국인_주민 #포용과_배제

📁 우리나라 이슈 톺아보기

한동안 뜨거운 감자였던 5차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보도를 들어 보셨을텐데요. 정부가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하위 88%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결정하며 고소득자 지급 배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논의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지지 못하여 더욱 철저히 배제된, 재난지원금의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그동안 재난지원금은 ‘국민지원금’으로도 불리며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로 지급 대상을 한정해왔어요. 처음 전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던 2020년 4월 정부 지침에 따르면, 이주민 중 결혼 이주민과 영주권을 취득한 사람만 정부재난지원금의 대상에 포함되고 한국 국적자와 가족 관계가 없는 모든 외국인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었었죠. 이에 전국의 이주인권단체들이 여러 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한국에 장기 거주하며 경제활동을 하고 세금을 납부하고 한국인과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이주민 대부분을 지자체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는 것이지요. 국가인권위원회도 작년 5월 21일, 7월 30일, 9월 15일 세 차례에 이 부분의 시정을 권고💬했어요. 하지만 1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중앙정부, 즉 행정안전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시 외국인을 차별한다는 진정에 대해서는 지자체에 대한 진정을 검토할 때와는 다른 입장을 보였습니다. 요약해보면요.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예시된 19개 차별사유에 ‘국적’이 없다. 그러나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재난기본소득 지급대상에서 제외하였다면 기타 사유를 이류로 재화의 공급이나 이용과 관련하여 특정한 사람을 불리하게 대우하고 있는 것이므로 위원회의 조사대상에 해당된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업은 특별한 법적 근거 없이 정부의 예산편성과 국회의 예산안 승인에 따라 시행된 사업이다.” 즉 1회성 사업이고 “ 시혜적 정책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여 사업 시행 주체에게 매우 폭넓은 재량권이 있다고 판단된다.” 다시 말해 정부가 지급대상을 정할 재량권이 있다고 판단한 거죠.

그런데 국가인권위원회는 차별이 아니라며 진정을 기각한 후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의견을 표명합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 이주민은 재난상황에서 더 취약한 계층이라 볼 수 있고 국가 정책을 펼치면서 배제되지 않도록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기존의 긴급재난지원금 사업에서 제외되어 있는 난민의 경우 국내법 및 국제법적으로 특별한 지위가 인정되므로 반드시 포함될 필요가 있고, 지급대상 외국인의 범위 또한 체류자격, 체류기간, 기여도 등에 따라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여 확대하기 바란다.”

그렇다면 코로나 재난상황에 대해 해외에서는 국가적 지원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2020년을 살펴볼게요. 독일 베를린에서 지급되는 코로나 19 지원금은 ‘독일 국민’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세금번호를 받고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프리랜서, 자영업자, 소규모 사업자들을 위한 것으로 국적은 상관이 없다고 해요.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코로나19 고통분담을 위한 현금 지원책을 약 200만 명의 미등록 이주민에게도 제공합니다. 포르투갈에서는 미등록 이주민을 포함해 모든 이주민👨‍👨‍👧‍👧에게 임시시민권을 부여하며 재난 지원금을 수령하도록 했어요. 일본의 경우 3개월 이상 체류자격이 있다면 국적을 따지지 않고, 1인당 현금 10만 엔을 지급했습니다.

건강과 경제, 삶 전체를 흔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협을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 가운데 어떤 이들은 중첩된 취약성으로 인해 더 큰 타격을 받기도 하죠. 재난 상황에서 지원 범위를 정할 때 개인이 받은 충격의 크기, 국적과 체류자격 중 어떤 점이 우선 고려되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난민_정신건강 #트라우마 #생태학적_치유

📖 연구 톺아보기

본국에서 박해를 받아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임시 거주지나 정착국에서도 불안정한 일상을 살아가는 난민들. 이들의 상당수가 지속적으로 트라우마에 노출되어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는데요. 이번 호에서는 난민의 정신건강 이슈에 관해 톺아보려 해요.

국경없는의사회의 2018년 보고서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에 따르면 나우루에서 치료한 난민, 망명 신청자 환자 208명 중 약 3분의2가 중등도 혹은 중증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불안 장애(25%),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18%)의 증상을 보인 환자들도 있었어요. 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과반(60%)이 자살을 생각했고, 약 3분의 1은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고 해요. 보고서는 심지어 9세 가량의 이주아동마저 자살을 생각하고, 자해나 자살을 시도했다고 밝힙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시리아 분쟁을 경험한 아동 약 1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보고서를 보면 실향민 아동의 정신적 어려움을 더욱 상세히 살펴볼 수 있는데요. 내전에서 총알과 폭탄을 피해 도망쳤던 충격💥 때문에 아동의 대다수가 무서움, 차별적 경험, 귀향에 대한 두려움의 감정을 겪고 있다고 해요. 이로 인해 많은 아동의 자존감과 회복탄력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어요.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아동마저도 지속적인 차별과 집 밖에서의 불안감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한국에 정착한 난민과 난민아동 역시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어요. 난민은 우울증, 정신분열증, 불안장애, 기타 신경성 질환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정신건강 상태가 그들의 과거 경험과 갖는 관련성이 크다고 해요. 과거에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경험이 있을수록, 적게 교육을 받았을수록, 난민촌에 오래 머물렀을수록, 더 혹독한 난민촌 상황을 겪었을수록 심한 증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박경자 교수가 한국에서 생활하는 아프리카 출신 난민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한 현상학적 연구를 보면, 참여자들은 우울, 체중감소, 스트레스 증가, 불면증과 폭식증 경험 등을 토로했어요. 정신적인 문제가 신체적인 문제로 이환하는 신체화 증상🩺을 경험한 참여자도 있었습니다. 디스플레이스드 5호에서 다룬 반혼수 상태에서 나타나는 희귀 정신병인 ‘체념증후군(Resignation Syndrome)’과도 유사합니다.

그렇다면 일련의 트라우마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요? 다양한 접근방안 중 생태학적 치유🍀를 제시하는 국내외 문헌을 소개할게요. 전석재 교수는 생태체계 모형의 미시체계, 중간체계, 외체계, 거시체계의 각 단계에서 난민아동의 심리적 트라우마를 치료할 수 있는 방안을 이야기해요. 연구는 미시적으로는 난민아동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욕구조사와 치료체계 마련, 중간 수준에서는 적절한 교육과정의 이수와 부모의 불안정한 일자리 문제 해결, 외적으로는 의료보호권·생활권·교육권의 보장, 거시적으로는 난민보호에 대한 왜곡된 가치와 차별의 시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합니다.

한편, Sophie C. Yohani는 Bronfenbrenner의 인간생태이론을 ‘희망’이라는 키워드와 결합한 ‘희망 프로젝트(The Hope Project)’를 제시해요. 삶의 희망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하는 창의적인 예술 활동이 회복을 돕는다는 접근인데요. 희망 프로젝트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사진을 촬영📸하며 일상적인 공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돼요. 또 상주국에서의 탈출 경험이나 희망적인 순간 등을 담은 공예활동🎨을 통해서 과거의 경험을 반추하고 미래의 목표를 설정해보는 기회를 가져요. 그리고 난 뒤, 난민공동체에서 그들의 작품을 전시한 작은 예술전을 열어 희망과 성찰의 내용을 공유합니다. 아이들과 이러한 인식을 나누면서 부모나 문화 중매자(cultural brokers), 그리고 다른 어른들 역시 희망적인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고 해요. 우리나라에도 <여행하는카메라> 같은 난민의 치유와 성장을 돕는 시민단체들이 있는데요. 앞으로 난민의 정신건강 이슈와 함께 이들의 활동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도 좋겠어요.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 보고서 읽기

#시리아_내전 #전쟁_난민 #다큐멘터리 #사마에게

🎬 컬쳐 with 디스플레이스드

여러분께서는 일상을 기록으로 남겨보신 적 있으신가요? 오늘 다룰 영화는 2019년 칸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던 🎥<사마에게>예요. 전쟁의 참혹함을 다루었다는 점은 다른 작품들과 비슷하겠지만, 여성인 감독의 1인칭 시점으로, 전쟁 한복판에서의 ‘일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라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알레포라는 반군의 중심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2011년 감독이 아사드 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대학 시위에 참여했던 때부터, 2016년 그녀와 가족이 알레포를 떠나 대피하던 날까지 5년의 기록이 담겼습니다.

주요 인물은 촬영자📹인 ‘와드’, 알레포의 마지막 병원에서 진료했던 32명의 의사👨‍⚕️ 중 하나인 남편 ‘함자’, 그리고 전쟁 중에 태어난 귀한 딸👧 ‘사마’입니다. ‘사마’는 ‘하늘’이라는 뜻으로, 공습과 폭격 없는 깨끗한 하늘을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다고 해요.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 공군이 사방에서 포위한 곳에서 태어나 자란 ‘사마’는 폭격이 떨어져도 울지 않아 와드의 마음을 아프게 해요. 그는 딸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기쁨과 사별의 슬픔을 동시에 생각하고, 병원에서 죽은 아이들의 모습에 딸을 이입해야 했지요😢.

그러나 이 영화는 단지 전쟁의 참혹함만을 말하진 않습니다. 일상의 모습들을 함께 기록합니다. 아이들이 뛰놀고, 불탄 버스를 색칠하는 모습, 이웃끼리 격려하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가족, 이웃간의 유대, 사랑, 생명과 삶을 보는 시선을 느낍니다. 시리아🇸🇾의 상황은 우리에게 ‘뉴스의 한 장면’으로만 여겨지는데요. 누군가에게는 이 상황이 소중한 일상을 밀어내는 비극이라는 점을 상기할 때, 전쟁의 잔혹성이 더욱 깊이 와닿게 됩니다.

알레포를 지키다가 결국 탈출할 수밖에 없었던 감독과 가족은 난민이 되어 영국🇬🇧에 정착했습니다. 감독은 2019년 인터뷰에서 💬“우리는 죽음으로부터 탈출했지만, 이들립이라는 도시에서 아직 3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공격받고 있다. 나는 사람들이 <사마에게>를 보고 ‘이 일은 역사다’ 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올해 1월까지 시리아 내전으로 38만 명이 죽고, 600만 명이 시리아 내에서 피난길에 올랐고, 550만명은 시리아를 떠나 난민이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한국🇰🇷에도 ‘와드, 함자, 사마’와 비슷한 경험을 한 시리아 난민들이 존재합니다.

시리아의 상황에 관심을 갖고 싶으신 분,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난민이 된 이들이 어떤 일을 경험했는지, 그리고 경험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으신 분께 다큐멘터리 🎥<사마에게>를 추천해요. 유튜브에서 1200원에 대여/구매해서 보실 수 있고, 왓챠에서도 시청 가능합니다.

🎬 사마에게 영화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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