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저트로 서울을 주목시키다, 한남 <제이엘 디저트바>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2023.01.18.

#디저트페어링 #낮술의미학 #한남동데이트

오늘의 에디터 | 청하 @melikeb1ue

테이블톡을 사랑하는 SNS 기획자.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관심이 많다.

곧 발렌타인데이가 다가온다. 로맨틱함을 찾아 어슬렁거리는 중.

오늘은 수학자이자 철학자, A.N.Whitehead의 문장으로 시작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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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ever heard of the style of an amateur painter, of the style of an amateur poet? Style is always the product of specialist study, the peculiar contribution of specialism to culture.

“아마추어 화가, 아마추어 시인의 스타일이라고 들어본 적 있어요? 스타일은 언제나 전문적인 공부의 산물입니다, 자신의 전문성으로 인류문화에 특별히 공헌한 것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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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공간은 바로 전문가의 ‘스타일’이 돋보이는 곳이다. 결과를 쌓아 증명해야 하는 아마추어 말고, 변화무쌍한 과정 속에서도 진정한 내공을 보여주는 전문가 말이다. 제이엘디저트바는 바로 그런 사람이 만든 공간이다.

상호명 속 JL은 Justin Lee 셰프 이름의 약어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만든 디저트 바인만큼, 그의 모든 전문성을 집약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분자요리를 활용한 디저트부터 페어링바답게 술이 들어간 티라미수까지 준비되어 있다. 한 마디로 그의 ‘스타일’이 녹아있는 곳.

미식가들의 검증을 거쳐 taste of seoul 2022*의 명단에 오르고 최근 명품 브랜드의 팝업 카페에서도 소개될 만큼, 일반적인 디저트에서 확장되어 아주 독특한 컨셉의 플레이트를 제공하는 곳으로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다. 함께 들어가 보자.

*국내외 미식 전문가가 추천하는 서울 미식 안내서. 여기서 음식점 리스트를 확인해 볼 수 있다.

디저트 카페와 바가 결합된 이색적인 컨셉의 공간이다. 디저트와 함께 와인, 위스키, 칵테일 등 주류와 더불어 커피, 차 등 논알콜 메뉴도 판매한다. 이전에 소개한 <아워스>가 drink에 좀 더 초점을 두었다면, 이곳은 작품성이 돋보이는 dessert에 집중한다. 그래서 제철 식재료에 저스틴 셰프만의 변주가 더해진 크리에이티브한 접시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카메라를 꺼내들게 된다.

내부는 생각보다 아담하다. 6인이 앉을 수 있는 바 테이블과 2인용 테이블이 서너 개 정도 마련되어 있다. 캐치테이블로 원하는 자리를 미리 예약할 수 있다. 주말에는 사람이 붐비니 미리 예약하고 방문해 보자. 또한,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디저트 오마카세(55,000원)를 추천한다. 바 테이블에서 궁극의 퍼포먼스를 함께 즐길 수 있기에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적합하다.

# 29금 티라미수, 들어본 적 있나요?

알콜릭 티라미수

가격 : 10,000원

아주 오래 전, 맞은편에 앉은 상대에게 티라미수를 먹고 기침해버린 민망한 역사가 있다. 그때부터 금기와 증오의 디저트였다. 그런데 이곳의 티라미수는 특별하다. 그놈의 망할 코코아 파우더 대신 잘게 갈린 발로나 초콜릿이 듬뿍 올려져 있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한 입 먹었다.

‘티라미수도 안전하고 예쁘게 먹을 수 있네’라고 생각했던 찰나, 크림과 쿠키 사이로 촉촉이 적셔진 마르살라 와인*과 다크럼**이 느껴진다. ‘안전하고’는 바로 취소. 디저트를 먹다가 취기가 올라올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기꺼이 취해서 정신을 잃어도 좋을 만큼 정말 부드럽고 맛있었다.

기본 티라미수에 4천 원을 추가하면 에스프레소, 9천 원을 추가하면 제임슨 위스키가 들어간 아이리쉬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다.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2.5인 분 정도의 티라미수( 22,000원)도 take-out용으로 판매중이니 홈파티용 디저트로 추천한다.

*마르살라 와인: 주정강화 와인(=포트와인). 자세히 알고싶다면 여기를 클릭해보자. (출처:와인21)

**다크럼 : 오크통에서 7, 8년 이상 숙성된 럼. (2~3년 정도 숙성된 골드럼에 비해 더 진한 색과 알코올 향을 지니고 있다.)

# 여기, 봄날의 햇살을 닮은 와인

마리우스 블랑 M.CHAPOUTIE MARIUS BLANC

도수 : 12.0%

가격 : 글라스 20,000원 / 바틀 70,000원

Emily in Paris 드라마 속 주인공이 한낮에 바게트, 치즈와 함께 즐길 것만 같은 와인이다. 베르멘티노* 100%로 만들어져, 은은한 과실향과 더불어 가벼운 바디감을 가지기 때문에 한낮의 브런치에 곁들이기 좋다. 하지만 바디감**과는 다르게 가볍지만은 않은 2가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기념>. 프랑스 론에 위치한 엠 샤푸티에 와이너리의 와인 메이커인 미셸 샤푸티에는 와인을 마시는 즐거움에 대해 알려준 할아버지 ‘마리우스’를 기념하기 위해 이 와인을 만들었다고 한다. 조부모를 기리는 손주의 따뜻한 마음씨가 보인 비하인드 스토리이다.

또 다른 이야기는 <배려>. 엠 샤푸티에 와이너리가 세계 최초로 와인병에 점자를 표기한 곳이다. 그래서 와인병 사진을 자세히 보면, 그림 아래 점자가 표기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뜻하고 세심한 면모를 알게 되니 이 와이너리에 더욱 정감이 간다. 맛도 이야기도, 모두 따스한 햇살을 연상시킨다. 우리의 구강에도 계절이 있다면, 봄날의 햇살을 안겨줄 와인일 것이다.

*베르멘티노: 이탈리아 리구리아와 사르데냐에서 자라는 백포도 품종. 유전적 변이가 잘 일어나 지역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다.

**바디감: 와인을 마셨을 때 입안에서 느껴지는 무게와 점도 등을 표현하는 말로, 무게와 점도가 높을수록 바디감이 높다. 여기서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보자.

# LADY GAGA가 사랑한 위스키

제임슨

도수 : 18.0%

가격 : 18,000원

"작곡할 때 제임슨 위스키를 즐겨 마셔요. 전 당연히 위스키 회사에 광고비를 1달러도 받지 않았어요. 앞으로도 그럴 리 없고요. 이 위스키 덕분에 새 노래를 쓸 수 있었거든요."

레이디 가가는 Born this way 앨범을 홍보하며, 사랑하는 위스키를 관객들과 나눠 마시고(정확히는 관객석에 뿌리고) 노래를 불렀다. 그녀와 제임슨 위스키는 서로 닮은 면이 있다. 여러 스캔들에 휘말리면서도 당당히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레이디 가가처럼, 제임슨 위스키도 두 차례의 세계 대전과 미국의 금주령을 겪으면서도 전 세계 사람들이 사랑하는 아이리쉬 위스키로 자리 잡았다.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위스키 초보자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맛이다. 오크통에서 3번의 증류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입안에서 매우 부드럽게 머무르고, 삼킨 후에 은은한 바닐라 향이 올라온다. 비교적 향이 약한 디저트와 페어링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 상큼하고 화사한 티 칵테일

베르가모또

도수 : 15.0%

가격 : 20,000원

베르가모또*, 얼그레이, 그리고 자몽. 간단한 재료로 벌써 봄이 온 것 같은 화사한 맛을 구현해냈다. 자몽의 상큼한 향이 먼저 올라오고, 뒤늦게 얼그레이의 은은한 향이 느껴진다. 평소 쓴맛에 민감한 편이기에 걱정했으나, 다행히 자몽의 쓴맛은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알코올 향도 약한 덕분에 자몽에이드처럼 가볍게 마시기 좋다. 디저트와 함께 즐기기 보다 음료 한 잔만 마시고 싶을 때 추천한다.

*베르가모또: 베르가못의 이탈리아어 표기방식. 레몬보다 덜 시고 자몽보다 쓴 과실류이다.

# 가볍고 산뜻한 디저트를 찾는다면?

피스타치오 타르트&딸기 소르베

가격 : 13,000원

‘너무 단것이 싫은’ 한국인의 입맛에 꼭 들어맞는다. 한국의 디저트 문화를 깊이 연구한 점이 가장 잘 드러났던 메뉴이다. 바삭한 피스타치오 타르트를 조금 잘라내어 바닐라 빈이 듬뿍 들어간 바닐라 크림과 진한 피스타치오 가나슈를 얹어 한입에 쏙. 디저트의 천국에 온다면 이런 기분일까?

뒤이어 옆에 놓인 이스파한 소르베로 달아진 입안을 환기시켜본다. 장미, 산딸기, 그리고 리치가 들어가 상큼한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듯했다. 앞서 소개한 마리우스 블랑처럼 과실향이 돋보이는 화이트 와인에 매우 잘 어울리는 디저트이다.

최근 고급스러운 f&b 문화를 체험하는 행위가 유행을 타고 있다. (출처:캐릿) 전문가가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산물을 비교적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시대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추세인 듯하다. 심지어 SNS에 예쁘게 기록할 수 있다는 장점은 덤.

그러니 트렌드에 편승해 보고 싶거나 먹는 즐거움을 인생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면, 이곳에서 오감만족형 디저트를 꼭 즐겨보시길. 서문에서 말했던 ’전문가의 style’을 입안 가득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에디터는 체험 너머의 경험도 제안한다. 디저트를 음미하며 오픈 키친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셰프님들을 바라보자. 그리고 드링커님만의 style에 대해 생각해 보시길!

editor_청하

제이엘디저트바

ᑯ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5가길 38 2층

ᑯ 영업시간

월~금 13:00 - 22:00

토 13:00 - 23:00

일 13:00 - 21:00

(브레이크 타임 17:0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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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it Road

이 근방은 참.. 쓰리콤보 대환장 지역이라 에디터가 잘 가지 않는 곳이다. 주차는 어렵지, 언덕길이지, 심지어 비싸다. 그래서 SNS에서 반짝하고 사라지는 곳들 대신, 제이엘디저트바처럼 전문가의 내공이 가득하고 오랫동안 운영되는 곳들로 구성해 보았다. 혹시 ‘아 여길 빼먹다니’라는 생각이 든다면 에디터에게 🙏DM🙏으로 알려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