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일정으로 비행기를 탔습니다. 1년에도 몇 번씩 타다가 2년 만에 인천공항에 가니 생경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 소중함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일상의 작은 소중함과 우선순위에 대해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이번 달 폼페트의 컨텐츠도 여러분의 일상에 모먼트를 더하는 영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완판 이후 다시 돌아온 '폼페트 카세트 플레이어📻'

그때 그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한 디자인의 카세트 플레이어입니다. 견고한 그립감에 비해 가벼운 중량을 자랑하며 AM/FM 라디오 기능과 외부 음향 녹음이 가능한 마이크로폰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카세트 테이프만이 갖는 특유의 음색을 경험해보세요. ✨ 

눈 부신 햇살을 뒤로하고 걷는 아침이 좋다. 햇살에 취해 콧노래를 부르다가 어디선가 마파람이 불 때는 몸이 웅크려진다. 계절은 이렇듯 푸른데, 한시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되는 건가. 역시 예상대로 결과는 흘러가지 않는 법이다. 해피엔딩은 오로지 드라마에서나 만날 수 있는 장면인가 보다. 오늘도 작은 깨달음을 얻는 미생의 삶은 바람에 흔들리는 등나무꽃과 같이 흘러가는 대로 삶을 살 뿐이다.

 

계절이 만드는, 날씨가 만드는 음악은 있는 듯 없는 듯 무덤덤한 삶의 친구가 되어준다. 때론 들을 수 없는 것을 듣게 만들고, 뜻밖의 조화를 빚기도 한다. 날씨 예보만 믿고 올랐던 산에 급작스럽게 비라도 내리면 처음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레 즐기게 된다. 몸에 떨어지는 비는 불규칙한 리듬의 '자연 타악기'가 되어 시간(時間)과 공간(空間)을 지휘하는 지휘자가 되어주기도 하고, 하늘을 향해 소리를 질러도 회색 비구름이 소음을 덮는다. 영감과 재미는 늘 한 끗 차이라고 했었나. 삶의 순간을 세세하게 들여볼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모든 것이 관심과 향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삶의 재미를 디테일에서 찾자. 오늘은 어떤 재미가 나를 기다릴지 '커피' 한잔'하면서 말이다.

Written by <고아웃> 코리아 편집장, 김환기 (@walkradio)

이따금 끝없이 펼쳐진 길 위에 서 있는 나를 상상한다. 그 길은 미대륙 한가운데 사막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일 수도, 자갈 가득한 산속일 수도 있다. 그곳이 어디든 간에 고독이 팽배한 길 위에 홀로 놓인 내 모습을 상상하는 일은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영화 <와일드> 속 주인공 셰릴(리즈 위드스푼)은 살기 위해 4,000km나 되는 PCT(Pacific Crest Trail) 트레킹 코스 위에 오른다. 자신을 고통의 심연으로 끌어당기는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수직으로 달아나기보단 수평으로 걸어가며 그 고통을 감내하는 법을 몸에 새겨나간다. 부재가 상실로 전이될 때 우린 무언가를 회복하고 복권해야 하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셰릴은 그러한 강박에서 벗어나 광활하게 펼쳐진 대자연 앞에서, 발톱이 빠지고 상처로 온몸이 뒤덮여도, 생의 의지를 발걸음마다 새기며 걷는다. 그 발자국들은 처절하게 선명하다. 삶의 밑바닥에서 마지막 불씨를 태우려는 그녀의 모습에 우린 연민 그 이상의 것을 느끼게 된다.

<데몰리션>,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이미 상실을 극복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던 감독 장 마크 발레는 <와일드>에선 극복보단 상실을 안고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운드트랙으로 쓰인 Wings의 Let’Em In의 가사 속 문을 두들기는 누군가는 아마도 우리가 마주해야 하는 상처가 아닐까.

 

그래서 나는 로드무비를 좋아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 그 자체이기 때문에, 완주가 아니라 도전에 있기에, 극복이 아니라 마주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영화 <와일드> (2014)

감독 장 마크 발레

배우 리즈 위더스푼

📖 「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

Go out. 밖으로 나가다. 물리적인 고아웃만 있는 게 아니다. 마음도 그렇다. 심리학에서 현대인들은 대부분 약간의 가면을 쓰고 생활한다고 한다. 가면 증후군.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진짜 나를 보여주지 못하고 진짜 나와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20대 초반 대학생 때, 나는 인생의 철학이 담겨져 있는 책들을 좋아했고, 인간은 왜 사는가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인생인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그 중 20대 초반에 읽고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던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 작가라면 세계적으로 명예로운 콩쿠르를 수상한, 로맹가리가 또 다른 이름으로 낸 책이며 이 사실이 자살한 그의 유서에 담겨있었다는 사실과, 그리하여 유일하게 인생에 2번의 콩쿠르를 수상한 사실로도 화제가 되었다.

회교도 모하마드, ‘모모’의 눈으로 바라보는 그의 일상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이의 철학적인 시선으로 담겨져 있다.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아우슈비츠의 끔찍한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는 창녀 출신의 로사 아줌마와 모모에게 인생의 물음과 철학을 말해주는 하밀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어른의 눈에는 아마 가장 소외되었고 불행한 계층의 삶을, 모모는 따뜻한 사랑의 눈으로 읊조린다. 혈연이 아니고 선택에 의한 만남이 아니었지만 로자 아줌마가 숨을 거둘 때까지 모모는 그녀를 보살피며 죽은 후에도 다른 사람들이 발견하기 전까지 옆에 있는다. 슬픈 결말이지만, 사랑에 대한 결론이다. 책의 초반에 모모는 하밀에게 ‘인간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라고 묻는다. 할아버지는 이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않지만, 마지막에 모모는 깨닫는다. 진심으로 사랑했던 기억을, 그리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음을.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괜찮은 것이라는 삶의 의지를.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맘이라는 것은, 사람의 맘이 갇히기도 쉽고, 보여주기도 어려워서이다. 모모가 보여준 ‘자기 앞의 생’이란 것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그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 처음 책을 읽은 후 십몇 년이 지났다. 어른이 되어 나는 얼마나 마음을 표현하고 살았을까. 고아웃. 진심으로 마음을 내보이고 싶은 날이다.

Written by 폼페트 디렉터, 조미경 (@mickeyonthevibe)

모두 좋아하고 자주 플레이하는 음악들이지만, 한 곡을 정한다면 19분부터 나오는 Niteflyte의 if you want it 트랙으로 하고 싶네요. 이번 믹스에서 주제와 가장 잘 맞는 음색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Q4. GRID's PICK

📍 PLACE  "집"

🎵 MUSIC  "Lay Lady Lay - Magnet" 정말정말정말 좋아하는 음악입니다 :)

🎬 MOVIE  "최근에 영화를 본 게 없네요.."

📖 BOOK  "Hackers Grammar Basic" 저는 책을 진짜 안보는데요. 그나마 보고 있는 건 영어 공부용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