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연극 소식으로 인사드리는 7월 둘째 주 위클리 허시어터입니다. 이번 주에도 서울변방연극제와 여주인공 페스티벌 등 축제 소식을 비롯해 크고 작은 무대에서 다양한 공연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요, 이번 호에서는 음악극 <붉은머리 안>, 페미씨어터와 플레이포라이프가 공동제작한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메디아 온 미디어>, 서울변방연극제 참가작 <무출산무령화사회>,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극연구집단 시나위의 대학로 공연 <세 자매>, 공상집단 뚱딴지의 여주인공 페스티벌 참가작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카뮈의 원작 희곡을 무대로 옮긴 극단 토브의 <오해>까지 일곱 작품을 준비해봤습니다. 무더위와 장마로 불쾌지수가 올라가는 날들이지만 허시어터에서 소개해드리는 공연들이 즐거운 관극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드린다면 기쁘겠습니다. 그럼 위클리 허시어터는 다음 주 일요일 음악 등 또 다른 무대 소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윤단우 드림
지난해 8월 브릭스씨어터에서 정식 초연을 올린 음악극 <붉은머리 안>이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주인공 이름이 앤이 아니라 ‘안’이 된 데에는 여러 가지 함의가 담겨 있는데요, 주인공은 양친을 잃고 보육원에서 길러지며 입양을 거절당하는 등 ‘안’에서 번번히 ‘밖’으로 밀려나고, 타인의 눈치를 보느라 ‘아니’라는 부정형 반응을 하지 못합니다. 이처럼 ‘안’이라는 이름에는 ‘안’과 ‘아니’를 향한 주인공의 투쟁이 깃들어 있습니다.

극은 다섯 명의 ‘안’이 멀티 캐릭터를 맡아 이끌어가는 형식으로, 안1은 안 외에도 매슈 아저씨 등을, 안2는 마릴 아주머니 등을, 안3은 길버트 등을, 안4는 다이애너 등을 맡는 식입니다. <춘향목은 푸르다>, <우투리: 가공할 만한> 등의 홍단비 작가가 극작(홍사빈 작가와 공동 각색)과 연출을 맡았고, 초연에서 안 역을 맡았던 배우 최하윤 씨 외에 이번 재연에서는 홍나현, 유낙원 씨가 새로운 안으로 합류해 더욱 풍성한 무대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일시 | 07.04 ~ 08.27
장소 | 스튜디오블루
지난해 10월 낭독극으로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에 참여한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가 국립정동극장의 2023 창작ing 다섯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올려집니다. 극은 대한민국에서 퀴어로 살아가는 두 여성, 윤경과 재은이 2007년부터 2099년까지 1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서로에게 가장 친한 친구이자 연인, 배우자, 유언 집행자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고 엇갈리고 교차하는 관계에 대해 조명합니다.

<사라져, 사라지지 마>, <냉장고로 들어온 아이> 등을 쓴 도은 작가는 죽거나 사라지지 않는 퀴어 여성의 삶이 자신에게 필요했다고 술회하고 있는데요, 이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는 퀴어 여성의 삶을 지난해 낭독 무대에서 목소리로 그려낸 김시영, 김효진, 정다함 씨가 다시 한번 무대 위에 올립니다.
 
일시 | 07.06 ~ 07.21
장소 | 국립정동극장 세실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메디아 온 미디어>는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마녀 메디아(원 발음은 메데이아, 메디아는 코이네식 발음) 이야기를 우리에게 익숙한 미디어의 장르 문법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이혼을 둘러싼 메디아와 이아손의 다툼은 토크쇼 형식으로, 크레온이 메디아를 추방하는 장면은 멜로드라마처럼 연출되며, 메디아의 운명에 한탄하는 유모의 독백은 시사다큐 형식으로, 메디아가 아이게우스에게 구원되어 왕비가 되는 장면은 성인 채널의 묘사를 따르고 있습니다.

2011년 PAF 연출상 수상, 2012년에는 올해의 공연 베스트7에 선정되었고, 2014년 루마니아 시비우국제연극제와 싱가포르 국제아트페스티벌에 각각 초청되었고, 2016년에는 루마니아 인터퍼런스국제연극제에, 올해 11월에는 미국 버지니아주와 뉴욕 초청 공연이 예정되어 있는 등 해외 축제와 극장에서도 자주 초청되는 대표작입니다. 올해 공연에서는 트렌드 변화에 맞춰 기존의 TV매체가 아닌 유튜브로 변경한다고 하는데 이 같은 변화가 작품의 인상을 어떻게 달라지게 만들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일시 | 07.09 ~ 07.16
장소 | 성수아트홀
서울변방연극제가 올해로 21회째를 맞이했습니다. 1999년 ‘젊은 연출가들의 속셈전’으로 시작한 서울변방연극제는 ‘변방’의 시선으로, 작품의 미학적 독창성과 사회적 맥락들을 포착하고자 하는 공연예술축제로, 축제명의 변방(邊方)은 주변부를 배제하는 중심과 권위에 대한 ‘반성, 중심과 주변부를 재배치하는 ‘전복’, 경계를 치고 들어오는 새로운 것들에 대한 ‘경계에서의 만남과 수용’을 의미합니다. 올해 축제는 4대 예술감독인 김진이 감독의 프로그래밍 아래 진행되는 첫 번째 축제로, 7월 7일부터 23일까지 고양찬우물농장(경기도 고양), 기지촌여성평화박물관_일곱집매(경기도 평택), 복많네(충남 공주), 신촌문화발전소(서울 서대문), 여행자극장(서울 성북), 탈영역우정국(서울 마포) 등에서 12개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무출산무령화사회>는 저출생고령화가 더욱 심각해진 미래의 한국사회를 배경으로 한 SF 작품인데요, 5년간 단 한 명의 아이도 태어나지 않는 무출산 시대에 접어들어 인구소멸이 가시화되자 수혈을 통해 회춘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됩니다. 정부는 한국의 멸종을 막기 위해 새로운 인구정책인 ‘무(無)령화 계획’을 선포하는데, 이는 청년인구의 피를 뽑아 65세 이상의 노년인구에게 수혈하는 것입니다. 극은 이 같은 수혈 정책에 의해 회춘한 한 여성의 서사를 따라가며 성큼 다가오고 있는 한국의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일시 | 07.13 ~ 07.15
장소 | 신촌문화발전소
극연구집단 시나위에서는 이기호 연출과 3년째 체호프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있는데요, 2021년 <갈매기>, 2022년 <벚꽃동산>에 이어 올해의 작품은 <세 자매>입니다. <세 자매>는 포병 여단이 주둔하는 러시아의 어느 지방도시를 배경으로, 순직한 육군 장성 프로조로프의 세 딸, 학교 교사인 첫째 딸 올가, 불행한 결혼생활 중인 둘째 딸 마샤, 순수한 막내 이리나가 겪는 좌절을 통해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기호 연출은 그동안 체호프의 작품을 자크 라캉의 정신분석과 칼 융의 분석심리학으로 해석한 무대를 선보여 왔습니다.

이기호 연출은 2010년 경성대학교 교수로 부임하면서 대학로를 떠나 줄곧 부산에서 공연 활동을 해 왔고, 시나위는 1997년 창단해 부산을 기반으로 꾸준히 창작극을 공연해 온 단체인데요, <세 자매>는 지난 5월 부산 예노소극장에서 공연된 뒤 서울로 올라와 대학로 관객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일시 | 07.19 ~ 07.23
장소 | 예그린씨어터
2019년 시작되어 올해로 제4회를 맞이한 ‘여주인공 페스티벌’은 여성이 작품의 중심이 되는 서사를 발굴하고자 기획된 축제로, 단순히 여성의 역할이 중심이 되는 작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여성이 이 시대에 미치는 영향력과 사회적 관계성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방향성을 갖고 있습니다. 7월 5일 막을 올린 올해 축제에서는 총 다섯 편의 공연을 만날 수 있는데요, 이번 주 허시어터에서는 그 가운데 공상집단 뚱딴지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소개합니다.

1930년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한 마을에서 두 번째 남편 안토니오의 죽음으로 가장이 된 바르나르다 알바와 다섯 딸들의 이야기로, 지난 6월 개막한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와 동일한 원작을 바탕으로 합니다. 문삼화 연출의 손에서 탄생한 연극은 뮤지컬과 어떻게 다른 무대를 보여줄지, 뮤지컬과 비교하며 감상하시면 관극의 즐거움이 더욱 배가될 것 같습니다.
 
일시 | 07.26 ~ 07.30
장소 | 미마지아트센터 물빛극장
극단 토브에서는 알베르 카뮈의 1944년 작 <오해>를 무대에 올립니다. 체코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인적 드문 시골마을에서 여인숙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모녀 마르타와 그의 어머니, 마르타의 오빠 얀과 얀의 아내 마리아 사이에서 벌어지는 비극을 다루고 있습니다.

시골마을을 떠나 작열하는 태양과 바다가 있는 남부 지방으로 떠나고자 하는 마르타의 욕망은 부유한 투숙객을 살해하고 금품을 갈취하고자 하는 강도살인의 형태로 발현되고, 마르타의 어머니는 이에 가담해 공범이 됩니다. 그러나 이들 손에 목숨을 잃은 피해자는 20년 전에 인연이 끊어진 아들이자 오빠 얀으로, 얀의 정체를 알게 된 어머니는 강물에 투신하고 마르타 역시 죽은 남편을 찾으러 온 마리아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맙니다.

얀이 아들이자 오빠라는 사실을 모른 채 범행을 저지른 마르타와 어머니는 이를 ‘오해’였다고 강변하는데요,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연상케 하는, 이 ‘오해’에서 비롯된 가족의 비극이 무대에서는 어떻게 펼쳐질지 확인해볼 일입니다.
 
일시 | 07.26 ~ 07.30
장소 | 뜻밖의극장
이번 호에서 준비한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허시어터를 통해 공연을 알리고자 하시는 여성 창작자들께는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으니 메일로 준비 중인 공연 소식을 전해주십시오. 그리고 위클리 허시어터에 대한 의견을 나눠주시거나 지난호를 다시 보실 분들은 아래의 버튼을 눌러주세요. 그리고 허시어터 레터가 스팸메일함에 들어가지 않도록 허시어터 메일(theatreher@gmail.com)을 주소록에 꼭 추가해주시고 지메일 사용자는 프로모션 메일함을 한 번 더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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