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를 지나고 있어요.
오후 세 시면 어둠이 내리는 덴마크에서
‘또바기’는 어떻게 지냈을까요?
인디언들은 이달을 ‘모두가 침묵하는 달’이라고 부른대요.
고요 속에서 주변을 더 깊이 있게 바라보자는 의미겠지요.
그 침묵 속에서 하나 둘 주변을 둘러보니,
‘나의 슬픔을 대신 등에 지고 가는 사람’, 제 친구가 서 있네요.
때론 따끔한 직언으로, 때론 둥근 다정함으로 함께 해주었죠.
여름부터 겨울까지
실케보그 호이스콜레(Silkeborg Højskole)에서 머문
또바기의 시간도 다르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함께 걷고 서로의 생각을 물으며
도움이 필요할 땐, 말하지 않아도 늘 친구들이 곁에 있었으니까요.
학기를 마무리하면서 자세히 살펴보니 또바기 곁에는 참 여러 인연들이 있었어요.
만족스러운 쉼과 탐색의 시간을 보낸 에밀,
다름을 대화로 풀어낼 줄 아는 인디아.
그 외에도 소개하고 싶은 친구들이 가득이래요.
또바기는 친구들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며,
어쩌면 자기 자신을 비추어 본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기꺼이 곁을 내어주는 친구들 덕분에
안전하고 당당하게 진짜 자신을 찾아갈 수 있었을 테니까요.
모두가 침묵하는 달,
이제 며칠 남지 않았네요.
보이지 않게 묵묵히 함께한 이들에게 나직이 안부를 물어요.
“잘 지내지? 말은 못 했지만 항상 고마워.”
누군가의 삶을 깊이 바라보는 일,
그것이 결국 나를 알아가는 일임을 깨달으며 침묵의 계절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