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2.8.5 | 490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안녕하세요!

미라클러님, 뜨거운 여름을 잘 보내고 계신가요? 혹시 최근에 ‘칩4’에 대한 기사를 발견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칩4는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국, 일본, 대만, 한국 4개 국가가 일종의 ‘반도체 반중(反中) 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내용인데요. 이 칩4에 한국이 공식적으로 참여하는가를 두고 많은 기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낸시 펠로시 美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것에 중국이 크게 반발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국제정치는 더욱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해서 길게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반도체와 국제정치라는 주제가 쉽지 않은 주제이고, 이미 많은 언론에서 반복적으로 다룬 것이지만 미라클레터에서 한번쯤 다뤄봐야 할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참고로 오늘 레터는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님의 글에서 많은 것을 가져왔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오늘의 에디션 

  1. 반도체 산업은 美東亞가 지배한다. 
  2. 반도체와 美-中 기술전쟁

  3. '신 냉전'의 시대는 정말 올까? 
  4. 한줄 브리핑

    반도체는 미국과 동아시아가 지배한다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삼성전자>

    '팹'이라고 불리는 이유

    위 사진은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장 전경입니다.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집어 넣는 가공작업을 Fabrication 이라고 하는데요. 반도체 공장은 그래서 약자로 '팹(Fab)'이라고 불립니다. 반도체를 설계하지 않고 제조(Fabricate)만 하는 회사를 파운드리(Foundry), 설계만 하는 회사는 팹이 없어서 '팹리스(Fabless)'라고 해요. 이런 위탁생산 시설인 파운드리가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곳은 아마도 세계1위 파운드리 회사인 대만 TSMC의 신주(新竹) 캠퍼스일 것 같구요. 다음이 아마 화성-기흥의 삼성전자 공장일 것 같습니다. 이 두 장소는 


    반도체 대란의 교훈

    코비드19 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에 발생한 전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사태는 이 파운드리에서 벌어진 공급망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파운드리 업체에게는 후순위에 있었던 자동차용 반도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덕분에 자동차 산업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반도체가 없으면 스마트폰, PC 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생활이 마비된다는 것을 전세계 사람들이 깨닫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특히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미국이었는데요. 아무리 반도체 핵심 기술을 갖고 있어도 이것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팹이 미국내부에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Made in China 공산품과 달리 반도체는 Made in U.S.A 를 하지 않으면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 


    반도체 밸류체인 보고서

    여기 현재의 반도체 산업을 보여주는 그래픽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 반도체협회와 BCG가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 담긴 내용인데요. 전체 반도체 산업 밸류체인에서 각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체 반도체 산업에서 어떤 국가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많은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프에서 파란색으로 나타난 미국이 전체의 38%를 차지해 압도적인 1위이고, 동아시아 4개국이 각각 한국(16%), 일본(14%), 대만(9%), 중국(9%) 차지해서 도합 4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미국과 동아시아 4개국이 가장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시장을 보면 조금 다른데요. 미국과 중국이 거의 비슷한 25% 와 24%이고, 유럽이 20%를 차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장 규모는 인구나 경제규모에 비례하는 것이겠죠? 두드러지는 점은 반도체 밸류체인에서는 9%에 불과한 중국이 소비시장은 24%나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이 전 세계의 제조 공장으로 반도체가 들어가는 많은 전자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그 전자제품을 수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이 소비하고 있기때문이죠. 


    그런데 이 밸류체인을 각 요소별로 나눠보면 국가별로 전문영역을 다르게 해서 ‘분업화’가 이뤄져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

     

    반도체 IP(저작권)와 설계자동화 기술(EDA)은 미국이 독점하고 일부 유럽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영국회사 ARM 이나 미국회사 시놉시스(Synopsys)가 대표적입니다. 다음으로 우리에게는 CPU, GPU, AP 등으로 알려져 있는 로직(Logic) 반도체도 미국이 압도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로직 반도체의 경우 인텔, 삼성전자처럼 직접 팹을 운영하는 회사도 있지만 많은 경우가 팹리스 업체로 파운드리에 제조를 맡기고 있습니다. DRAM, 낸드메모리 같은 메모리(Memory) 반도체는 한국이 60% 가까이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데 로직반도체 처럼 설계와 제조가 분리되어있지는 않고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장비는 미국, 일본, 유럽이 분점하고 있습니다. 위에 DAO라고 표시된 반도체는 정밀도가 중요하지 않은 반도체들(Discrete, Analog and others)을 의미하는데 일본(24%)유럽(19%)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파운드리로 알려져있는 웨이퍼가공(Wafer Fabrication) 과 후공정을 뜻하는 조립, 패키징, 테스트는 대만중국의 영향력이 큽니다. 위 그래프에서 웨이퍼가공과 후공정은 다른 그래프와 달리 '공장의 물리적인 위치'를 중심으로 나타내고 있는데요. 중국이 이 분야에서 비중이 높은 것은 중국에 있는 대만기업의 것도 중국으로 표시되기 때문입니다. 

     

    이 웨이퍼가공을 기술수준으로 보면 또 다른 숫자가 보이게 되는데요. 위 그래픽은 부가가치가 아니라 생산능력을 기준으로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메모리 반도체와 DAO반도체는 생산능력이 많은 국가가 부가가치도 많이 가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로직반도체의 경우 기술 수준에 따라 국가별 비중이 다릅니다. nm이 낮을 수록 높은 수준의 생산기술을 가진 것인데요(위 자료는 2019년 기준이라 3nm 의 반도체가 양산되는 지금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제일 우수한 선단공정의 경우 대만기업(TSMC)과 삼성 파운드리가 가장 앞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제일 뛰어난 기술의 파운드리에서 만들어지는 반도체가 애플, AMD 에서 만드는 CPU 나, 플래그쉽 스마트폰 에 들어가는 AP, AI에 쓰이는 GPU 같은 것들이다보니 전략적 중요성이 매우 큽니다. 대만의 최첨단 공정 파운드리가 테크 기업뿐 아니라 미국이라는 국가에게도 중요한 이유죠. 🤠


    반도체 산업의 밸류체인을 요약해보자면,   

     

    지금의 반도체 산업은 미국과 동아시아 4개국이 이끌고 있습니다.

    • 미국은 원천IP와 로직반도체의 설계
    • 한국은 메모리반도체의 설계와 생산
    • 대만은 로직반도체 위탁생산과 후공정
    • 일본은 반도체 장비와 소재
    • 반도체 장비의 경우 미국, 일본, 유럽이 분점.
    • 중국은 전체 밸류체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가장 큰 반도체 소비시장.

     

    중국은 가장 반도체가 많이 필요한 나라이지만 핵심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고, 이를 생산하는 중국내 공장의 다수도 한국, 대만기업의 것입니다. 그래서 중국은 반도체 자급자족을 국가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가장 알짜 기술을 가지고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지만 정작 본토 내에서 생산 경쟁력은 떨어져버려서 기술에서의 리더십을 잃어버릴 위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CHIPS and Science Act 라는 반도체지원법안은 미국 본토에서 반도체 제조(Fab)를 하려는 기업들에 보조금을를 주는 법안인데요.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은 물론 미국에 반도체 Fab 건설을 하려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도 지원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반도체와 미-중 기술전쟁

    텍사스 오스틴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중국의 손발을 묶으려는 미국

    미국은 반도체 생산공장을 국내에 짓는 것 뿐 아니라 중국이 반도체 자급자족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가지 측면인데요. 하나는 중국 반도체 기업이 R&D를 바탕으로 첨단 기술력을 갖추지 못하게 하는 것. 두번 째는 중국 내 웨이퍼가공 능력에 한계를 두는 것입니다. 웨이퍼 가공은 노광기술(Lithography)을 이용한 대규모 반도체 장비 투자가 필요한데 네덜란드 ASML 이 이런 장비를 만드는 대표적인 회사입니다. 미국은 ASML 과 같은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이것을 중국기업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칩4'는 전체 반도체 산업 밸류체인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인 일본, 대만, 한국을 끌어들여서 중국이 반도체 산업을 키우지 못하려는 계획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칩4 연합이라는 거창한 이름은 사실은 언론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해 미국이 주도하는 협의체가 생겼고 그 출발부터 중국이 빠져있다는 점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미국의 큰 그림이 어떤 것인지는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반도체의 전략적 가치

    왜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굴기를 막으려는 걸까요? 중국은 이미 우수한 전자제품 제조기업(화웨이, TCL, 하이얼)과 국내 제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AI와 데이터로 무장한 강력한 테크기업(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들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첨단기술력은 첨단무기개발, 사이버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에 위협적입니다. 반도체는 중국이 기술강국으로 자리잡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는 미국이 중국의 기술발전을 늦출 수 있는 중요한 무기입니다. 실제로 2020년 화웨이의 자회사인 팹리스 하이실리콘은 미국의 규제로 대만 TSMC 에 위탁생산을 맡기지 못하게 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위탁생산이 막힌 중국이 직접 파운드리를 국내에 늘리려고 하자 미국은 파운드리에 필요한 제조장비의 수출을 막고 있는 것 입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중국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대만을 방문한 것, 바이든 대통령이 5월 한국을 방문하며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찾은 것(평택에도 반도체 파운드리가 있습니다)은 미국의 이런 반도체 전략 아래에 있다고 봐야합니다. 앞서 만들어진 '반도체지원법'은 이 법을 통해 지원을 받은 기업이 중국내의 생산 규모를 늘리는데 제한을 받도록 만들어졌습니다. 


    텍사스 오스틴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이렇게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독립을 가로막고자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권석준 교수님에 따르면 중국은 최첨단 장비보다 다소 이전 세대의 장비와 기술 IP를 가지고 자립형 연구를 시작해서, 완전히 별도의 반도체 생태계를 만드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중국은 반도체 관련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경쟁력있는 R&D 성과를 보이고 있고, 내수 시장도 크기 때문에 그 수요만으로도 반도체 생태계를 독자적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글로벌 표준에서 분리된 시장을 '갈라파고스'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전세계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은 '섬'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중국은 일본, 대만, 한국, 유럽 기업들이 소재, 부품, 장비를 수출하지 않아도 국내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힘으로 개발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용도라면 꼭 고성능 반도체가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 컴퓨터와 중국 스마트폰에는 중국에서 만든 반도체만 쓰이는 시대가 올 수도 있는 것 입니다. 물론 중국이 독자적 생태계를 만들 경우, 외국 기업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최종 제품의 조립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 인도 등으로 더 빠르게 옮길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반도체 생태계가 둘로 나뉘어지는 것은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일본-대만-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큰 고통이 됩니다. 대만과 한국은 중국에 반도체 생산 공장까지 운영하고 있어서 더욱 영향이 큽니다. 한국과 대만 기업들은 칩4에 참여하면 중국 시장을 잃게될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우리나라의 대중 적자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입니다.  


    '신 냉전'의 시대가 정말 올까?

    최근 ‘신 냉전’이라는 단어가 많이 언급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 중국이 한 편이 되어 미국-유럽-일본으로 연결되는 서방과 새로운 냉전을 시작한다는 건데요. 스플린터넷(인터넷의 분할)이나 반도체를 중심을 이뤄지는 미-중간의 기술전쟁도 어떻게 보면 ‘신 냉전’이라는 큰 흐름의 일부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권석준 교수님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중국은 1당 독재, 나아가 1인 독재를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권위주의 국가다. 즉, 중국은 앞선 세 나라들(독일, 소련, 일본)과는 달리 미국과의 경쟁을 미국의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할 준비가 되어 있고, 그럴만한 체력이 있으며, 그럴만한 동기가 부여된 나라다."


    신 냉전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레이 달리오는 지난해 나온 그의 책 '변화하는 세계 질서'에서 현재 세계 패권국가인 미국이 국가발전 사이클 상 정점을 지나 하락국면에 들어섰고, 중국이 패권국가의 자리를 차지할 유력한 후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뽑힐 정도로 정치적으로 양극화되고, 경제적 불평등과 과도한 부채가 심각해지는 미국의 현 상황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신 냉전은 더욱 심해지고 미국의 힘은 약해질까요? 아니면 반대로 먼저 약해지는 것은 중국일까요? 


    한줄 브리핑 📢
    • 블랙록 코인베이스와 손 잡는다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미국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손잡고 고객들에게 크립토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어요. 덕분에 코인베이스 주가도 급등.
    • 솔라나에서 대규모 해킹 발생 : 이더리움 킬러로 지난해 크게 성장한 솔라나 블록체인(시가총액 전세계 9위)에 대규모 해킹사건이 발생. 솔라나가 보관된 8000개의 지갑에서 8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이 해커들에게 흘러간 것으로 추정. 원인은 솔라나 지갑의 버그인 것으로 보이는데 해결책은 찾지 못하고 있다고해요.  
    • 페이스북 라이브 커머스 접었다 :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라이브쇼핑을 접은 틱톡에 이어 페이스북도 라이브쇼핑을 중단하기로. 다만 인스타그램은 라이브쇼핑을 여전히 지원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라이브 커머스를 접었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 유니티 중국 사업 분사 검토  : 양대 게임엔진 중 하나인 유니티가 중국 사업을 분사시키고 중국기업 전략적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유니티는 2012년 중국에 진출해서 중국 기업들이 왕자영요, 원신과 같은 게임을 만드는데 사용됐어요. 미중 테크 갈등이 심해지는 나중에 나온 뉴스라서 더 관심. 
    • 소프트뱅크 알리바바 주식 29조원어치 판다  : 일본 최대 IT 기업중 하나인 소프트뱅크홀딩스가 보유한 알리바바 주식을 220억원어치 팔아서 돈을 마련하기로 했어요. 소프트뱅크는 최근 테크주식들이 폭락하면서 엄청난 손실을 기록 중. 2001년 마윈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찾아오면서 시작된 이 투자와 日-中 테크 거인들의 협력이 끝나가는 모습이에요. 

    예전에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중국 원나라 말 명나라 초에 살았던 시인인 '고계'의 '꽃을 보니 죽은 딸 '서'가 생각나서(見花憶亡女書)'라는 한시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전쟁 통에 둘째 딸을 잃은 시인이 딸을 그리워하면서 쓴 내용인데요. 길지만 전체를 옮겨보겠습니다.


    둘째 딸 서가 하도 귀여워서
    여섯 살이 되었어도 안아주었다.
    품에 안고 과자 먹는 것을 바라보았고
    무릎에 앉혀놓고 시 낭송을 가르쳤다.
    아침에 일어나선 언니의 화장을 흉내내느라
    떼를 쓰며 경대 앞으로 가 들여다 보았다. 
    예쁜 비단옷 좋아하는 줄 알면서도
    집안이 가난하여 지어주지 못했었지.
    안타깝게도 나는 실의한지 오래라
    눈과 비를 맞으며 갈림을 헤메고 있었었지.
    저녁에 귀가하여 반갑게 맞는 둘째를 보면
    그때마다 내 근심 걱정은 기쁨으로 바뀌었다.

    모질게도 둘째가 몹쓸 병에 걸렸는데
    때마침 다시금 사변이 일어났던 떄였으니
    난리 통에 놀라 갑자기 숨을 거두어
    약과 음식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였다.
    황급히 보잘것 없는 관이나마 마련해서
    통곡 속에 멀리 산비탈에 묻고 말았을 뿐.
    망망한 천지에서 그 애의 영혼 찾을 수 없고
    생각할수록 가엾어 계속 가슴이 쓰라리다.

    그런데 지난해 봄을 생각해보면
    정뜬 뜰과 연못에 꽃이 만발했고
    둘째는 내 손을 나무 밑을 거닐며
    나에게 예쁜 꽃가지를 따달라고 했었다.
    금년에도 꽃은 다시 아름답게 피었지만
    나는 멀리 떨어진 강변에 거처하고 있다.
    온 가족 중에 너 혼자 없어
    꽃을 보아도 공연히 눈물만 흐르네.
    한잔 술을 들어도 위로가 되지 않는데
    황혼녁 장막에 바람 불어
    그저 처량하기만 할 뿐.

     

    오늘 레터는 역대급으로 어두운 내용인데 이렇게 슬픈 내용의 시를 소개한 것이 좀 뜬금없다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역사적으로 국가간의 갈등, 전쟁, 혼란의 시기에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 그리고 여성과 아이들이었습니다. 그건 최종적인 승리자와 패배자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변화와 혼돈의 시기일수록 무기력함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꼭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다음 세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저는 다음 주에는 좀더 밝은 내용으로 찾아오겠습니다. 🙂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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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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