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도슨트 #전시기획 님 잘 지내셨나요? 시즌 3에서는 뮤지엄 안밖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뮤지엄 사람들'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첫번째로 뮤지엄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 중 단연 먼저 떠오르는 큐레이터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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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뮤를 구독하고 뮤지엄에 관심 있는 님에게는 큐레이터와 도슨트는 익숙한 용어이지만 누군가에겐 생소한 용어일 수도 있어요. 큐레이터에 대해 자세히 얘기하기 앞서 큐레이터(Curator)와 도슨트(Docent) 두 직업을 혼동하거나 차이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짚고 넘어가고자 해요! '가르치다'라는 뜻의 라틴어 'docere'에서 유래한 용어인 도슨트는 전시장에서 관람객에게 전시를 설명하는 '전시해설사'를 말해요. 도슨트는 관람객과 가장 먼저 마주하기 때문에 전시의 얼굴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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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작품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전시를 보러 가게 되었을 때 조금 더 전시를 자세히 이해하고 싶다면 도슨트 투어 시간을 확인해 보세요! 우연히 듣게 된 도슨트 설명은 전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많은 작품들 중 꼭 알고 가야 하는 작품을 짚어주기도 하고요. 작품의 숨은 의도를 알려줘 혼자 작품을 관람했을 때는 알 수 없었던 내용을 얻어 갈 수 있어요. 이러한 도슨트 투어 경험은 쉽게 전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관람을 해야 하는지 관람 방식을 배울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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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새로운 현상으로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스타 도슨트들이 생겨났어요. 그중 작가의 삶에 집중한 스토리텔링 해설로 주목받고 있는 정우철 도슨트의 경우 그를 따라 도슨트 투어를 찾아오는 관람객이 많다고 해요. 또한 평소의 2배 많은 인원이 몰리고 인기에 힘입어 티켓이 매진되기도 한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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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도슨트이면, 그렇다면 큐레이터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큐레이터란 라틴어 cūrātórĭa(완벽하게 하는 사람)의 Cura(영어 Care)에서 유래되었으며 보살피다, 관리하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뮤지엄 입구에서부터 작품을 만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게 바로 큐레이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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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는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해요. 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작품의 위치와, 전시장 공간 구성은 물론, 포스터 디자인, 조명 색깔, 관람객의 동선까지 큐레이터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어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주 사소한 것부터 이 모든 것을 관리하고 신경 쓰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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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올리히 오브리스트 ©ROBBIE LAWRENCE FOR WSJ.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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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올리히 오브리스트(Hans Ulrich Obrist)는 책 『큐레이터 되기』에서 오늘날 큐레이터 역할을 ① 보존, ② 새로운 작품 선정(소장품 컬렉션 구성), ③ 미술사에 기여하는 역할(연구), ④전시 기획으로 나누고 그중 특히 전시 기획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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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큐레이터는 뮤지엄에서 소장품을 분석하고 연구, 관리했다면 현재 큐레이터 역할은 '연결점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했어요. 시대와 사회의 요구에 따라 현재의 큐레이터는 소장품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업무에서 벗어나 전시 기획을 통해 예술가와 관람객 또는 창작과 향유 사이에 매개자 역할이 확대된 것이죠. 오늘날 큐레이터들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전시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신선하고 파격적이었던 전시를 살펴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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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부터 시작된 do it 전시 소개 공간 《do it 2017, 서울》 ©일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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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계 인물 100인'에서 2009년과 2016년 두 차례나 1위에 오른 큐레이터 한스 올리히 오브리스트(Hans Ulrich Obrist)의 대표적인 프로젝트 《do it》는 1993년에 시작하였지만 절대로 끝나지 않아요. '절대로 끝나지 않는' 전시라니 너무나 미친 소리 같죠? 하지만 큐레이팅의 핵심은 열린 사고방식과 호기심이라고 강조하였던 그의 전시는 아직도 진행 중이랍니다. 조각가이자 화가인 크리스티앙 볼탕스키(Christian Boltanski)와 현대미술가 베르트랑 라비에(Bertrand Lavier)와 함께 “절대로 끝나지 않는 전시가 있다면?”, “매번 새롭게 해석되는 만들어 내는 전시가 있을까?”에 대한 토론을 나누며 나온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do it》 프로젝트 전시를 기획했어요. 《do it》은 절대 끝나지 않는 전시를 위해 작품 전시뿐만 아니라 작품 제작 방법을 담은 지시문을 엮은 『do it 개요서』를 만들었어요. 개요서는 지금까지 이어져 전 세계 예술가들이 지시문을 보고 자신만의 방식대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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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아 작가의 <무제> 지시문과 관람객들의 체험 작품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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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it》 프로젝트는 2017년 서울 일민미술관에서도 진행되었어요. 《do it 2017, 서울》에서 선보인 다양한 작품 중 <무제>는 『do it 개요서』의 '흰 종이에 검은색 연필로 선을 긋고 이어서 모양을 만들어 보라'는 지시문을 활용한 구정아 작가의 작품이에요. <무제>는 관람객에 의해 작품이 실현될 수 있도록 했어요. '오른쪽으로 5cm, 반대로 3cm, 계속해서 10cm 긋되, 이번에는 처음보다 낮게…' 설명따라 선을 긋다 보면 하나의 모양이 나오게 되는데, 같은 설명을 읽고 따라 했어도 모두 다른 형태가 나오게 돼요. 작품을 그대로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참여함으로써 누구도 알 수 없는 결과와 새로운 해석이 나오죠. 이처럼 이외 작품들 또한 관람객의 참여가 없으면 불완전하고 미완성인 전시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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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간 지속 되어온 프로젝트 전시 《do it》는 15개국 150개 예술 공간에서 이어져 왔어요. 전 세계에서 같은 지시문을 활용하여 전시 하지만 지역, 문화적 차이가 모든 전시는 새로운 의미를 생산해 냈어요. 큐레이터 한스 올리히 오브리스트는 이를 통해 일반적인 전시 기획을 전복시키고 예술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확장시키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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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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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 전시투어 ©YOUTUBE
*이미지를 클릭하면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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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향유 대상이 관람객이 아닌 관람견이라면?! 철저히 인간 중심으로 이루어진 뮤지엄 공간과 전시 기획을 비틀어 본 새로운 전시를 소개할게요.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은 향유하고자 하는 대상을 달리 봤어요. 전시를 기획한 성용희 학예사(큐레이터)는 '모두를 위한 열린 미술관'이라는 국립현대미술관의 표어에 맞게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장소인 뮤지엄의 '모두'라는 개념 안에 비인간(non-human)을 포함 시킬 수 있는지 고민을 담았다고 해요. 동시에 '열린 미술관'에서는 어떻게 문화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지 확장성을 실험하고자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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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 전시투어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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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유 대상을 개로 설정한 전시는 어떤 기획이 필요할까요? 기존의 전시 기획 방식은 전부 맞지 않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성용희 학예사는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했다고 해요. 이를 바탕으로 개 중심의 이동 동선을 고려하여 기존 전시와는 전혀 다른 입구를 설정하였고, 전시 공간은 일반적인 화이트 큐브가 아닌 개들을 위한 경험 공간으로 꾸몄죠. 공간은 걷기 편하도록 바닥에 우드 칩을 깔고 후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냄새와 개의 시선에 맞게 작품을 바닥 가까이 낮게 배치했어요. 근시이자 적록 색맹인 개를 위한 작품은 노란색과 파란색만 활용한 작품을 통해 시각적인 자극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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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전시를 보고 '개가 예술을 감상할 수 있을까?', '인간의 예술을 개의 감각에 맞춰 제공하는 것이 과연 개를 위한 것일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이에 대해 인간은 확실한 정답을 알 수 없어요. 하지만 관람견에게 평소에 하지 경험하지 못한 감각적 자극을 제공하고, 관람객에게는 인간 중심적인 공간에서 개는 인간에게 반려와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전시였어요.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를 통해 '모두를 위한 열린 박물관'으로 한 걸음 내딛지 않았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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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두 전시 사례를 통해 작품과 관람객 사이를 연결하고, 그 안에서 문화적 담론을 이끌어내는 일이 큐레이터의 가장 큰 역할임을 알 수 있었어요. 앞으로 전시를 관람할 때 큐레이터가 어떤 의도를 갖고 기획하게 되었는지 관심을 갖고 보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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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선수현. (2019.09). 도슨트 - '도슨트계 유노윤호' 정우철 도슨트. 조선뉴스프레스, http://topclass.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5170&utm_source=dable
・김준기. (2019.12.02). 큐레이터, 역사와 현실 속의 문명을 직조하는 사람들, 제주의소리,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309377
・이연주. (2017.06.15). 만지고 체험하는 미술전시회 'do it 2017, Seoul',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34358
・아트수다. (2020.11.02). 한스 울리히-오브리스트, "큐레이터란 연결점을 만드는 사람", 네이버 포스트,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29859459&memberNo=46921885&navigationType=push
・https://listasafnreykjavikur.is/en/exhibitions/
・https://curatorsintl.org/exhibitions/8593-do-it-1997
・https://artsandculture.google.com/story/kwUhQCjiihBUFQ?hl=ko
・https://ilmin.org/exhibition/do-it-2017-%EC%84%9C%EC%9A%B8/
・https://www.scas.kr/community/agora/proposal/14?curPage=1
・https://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aramart1&logNo=221744634457&categoryNo=236&parentCategoryNo=10&viewDate=¤tPage=12&postListTopCurrentPage=1&from=thumbnailList&userTopListOpen=true&userTopListCount=5&userTopListManageOpen=false&userTopListCurrentPage=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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