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디아 불랑제 #3 pieces for cello and piano

<The love song>,Sir Edward Burne-Jones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평생 좋은 선생님 한 분 만나는 것만큼 큰 복이 없다고 하죠. 반대로 좋은 학생을 만나기도 어렵고요. 가끔 유명한 음악가들을 볼 때면 “저 사람들을 가르친 스승은 누구일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필립 글래스, 아스토르 피아졸라, 에런 코플랜드 등 현대 음악계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음악가들이 거쳐 간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음악가의 음악가'라는 별명을 가진 나디아 불랑제인데요👩🏻‍🏫 음악 교육자로 더 잘 알려진 나디아 불랑제와 그의 "3 pieces for cello and piano"를 함께 알아보아요! 

⌲ 나디아 불랑제 (Nadia Boulanger)
1887년 프랑스 파리 출생의 음악가 나디아 불랑제는 음악가 가족의 일원으로 어린 시절부터 철저한 음악교육을 받았어요. 글보다도 음표를 먼저 배웠다는 그는 세 살부터 피아노를 쳤고, 열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파리 음악원에 입학하여 17살이 될 때까지 가브리엘 포레에게 작곡을 배웠습니다. 

나디아는 파리 음악원 재학 중 많은 상을 받았고, 화성학 시험에서 1등을 하는 등 동급생보다 두드러지는 음악적 능력을 증명했는데요. 그럼에도 자신의 실력이 특출나지 않다고 느낀 그는 결국 작곡가의 길이 아닌 음악 교육자의 길을 선택합니다. 스승인 포레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작곡만은 포기하지 말라고 만류했다고 하지만, 나디아 불랑제는 “나는 여태껏 연주하지 못할 작품만 작곡하며 시간을 허비했다.”라고 말하며 과감하게 진로를 바꾸죠. 그리고 그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듯, 후에 영국 왕립 음악원과 미국의 줄리어드 스쿨 등 세계 각지의 유명 음악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음악 선생님으로서의 명성을 쌓았답니다🤭

게다가 나디아 불랑제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BBC 심포니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기도 했어요. 특히 1937년에는 런던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최초의 여성 지휘자로서 스승👨🏻‍🏫인 포레의 레퀴엠을 연주하여 호평을 받았는데요, 그때 레퀴엠과 함께 몬테베르디의 곡을 연주했고, 이후 연주되지 않은 몬테베르디의 곡을 초연하는 등 고음악 발굴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Boulanger Family🧁

과거의 여성 작곡가들은 대부분이 음악가 집안 출신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전문적인 음악 교육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인데요🤐 클라라 비크나 파니 멘델스존처럼 나디아 불랑제 역시 음악가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그러나 불랑제 패밀리는 절대 👨‍👧‍👦일반적인 음악가 가족👩‍👧‍👧이 아니었어요. 할머니 쥘리에트 불랑제는 파리음악원 최우등상을 받은 메조소프라노였으며 아버지 에르네스트 불랑제는 파리음악원의 교수였고, 어머니는 성악가였죠. 

특히 다섯 살 차이 나는 동생 릴리는 나디아의 첫번째 제자이자 좋은 음악 동료였어요. 릴리 불랑제는 여성 최초로 로마 대상을 수상한 작곡가이기도 한데요. 로마 대상 수상의 혜택으로 이탈리아로 유학을 하러 갔지만 금방 돌아와야 했을 만큼 몸이 안 좋았고, 결국 25세라는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죠나디아는 릴리를 두고 “역사에서 중요한 첫 번째 여성 작곡가”라고 평하는 등 먼저 세상을 떠난 동생을 기억했는데요, 나디아가 작곡을 포기한 데에도 릴리의 죽음이 크게 작용했다고 합니다😢

⌲ 음악가의 음악가 나디아 불랑제 

나디아 불랑제와 스트라빈스키©️Venezuela Sinfónica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법칙을 배워야만 한다. 
그러나 음악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모든 법칙을 잊어야 한다.” 

프랑스어로 '빵 굽는 사람👩🏽‍🍳'이라는 뜻의 불랑제(Boulanger). 그가 주로 학생을 맞이하던 작업공간인 집은 학생들 사이에서 '빵집🥖'이라는 뜻의 불랑제리(Boulangerie) 라고 불렸다고 전해지는데요! (너무 귀엽죠?🥺)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 재즈 작곡가 조지 거슈윈을 비롯한 400명의 음악 스승이었던 그는 어떤 방식으로 학생을 가르쳤을까요? 그의 교육관을 잘 살펴볼 수 있는 일화 하나를 소개할게요. 

피아졸라👨🏻: “선생님, 제가 클래식 곡을 하나 작곡했어요. 좀 봐주세요” 
불랑제👩🏻: “곡은 잘 썼지만, 곡 안에서 너를 찾을 수가 없구나.” 
피아졸라👨🏻: “저는.. 제가 탱고 음악을 작곡한다는 게 부끄러워요.” 
불랑제👩🏻: “진정한 피아졸라를 잊지 마시게.” 

반도네온 연주자였던 피아졸라는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을 선뜻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나디아와의 레슨 이후 음악적 방황을 끝낸 피아졸라는 <누에보 탱고>를 작곡하여 탱고를 전 세계에 알렸어요. 불랑제는 학생들에게 “자신을 찾는 것”과 진지하고 엄격한 훈련을 가장 우선시했다고 합니다.  

나디아 불랑제는 여러 음악가를 가르친 동시에 동료 음악가로서 두터운 친분을 유지했는데요. 특히 <봄의 제전>으로 잘 알려진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와는 4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우정을 나누었어요🤝 스트라빈스키는 나디아 불랑제에게 연주, 편곡뿐만 아니라 아들의 음악레슨까지 부탁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거쳐간 제자가 수백명에 이르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음악가들과도 활발히 교류했으니 그가 근현대 음악사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가시나요?

⌲ 3 pieces for cello and piano

©️walmart
세 개의 짧은 곡으로 구성된 이 곡은 1911년에 오르간을 위해 작곡되었지만 1914년 첼로와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되어 이듬해에 출판되었어요. 세 곡은 모두 minor, 즉 단조이지만 각각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데요. 첫 번째 곡은 몽환적인 피아노 선율과 부드러운 느낌의 첼로가 특징적이라면 두 번째 곡은 민요 느낌이 물씬 풍기고, 세 번째 곡은 앞선 두 곡과 상반되게 아주 강렬하게 시작합니다⚡️ 음악 비평가 캐롤라인 포터는 이 곡을 두고 첼로와 피아노 선율의 밸런스가 인상적이라는 평을 남겼어요. 또한, 첼로를 위해 작곡된 곡이기에 동생 릴리 불랑제의 첼로 작법과 비교되기도 하죠.

하나 더! "3 pieces for cello and piano"는 인상주의로 대표되는 프랑스 근대 음악 이후, 현대 음악의 지평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포스트 인상주의”라고 설명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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