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챕이호🤖는 90년생이야. ‘서른즈음에’를 훌쩍 넘어 영포티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지. 사람이 나이는
챕챕이호🤖는 90년생이야. ‘서른즈음에’를 훌쩍 넘어 영포티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지. 사람이 나이는 먹어가는데 딱히 이룬 것도, 미래에 대한 계획도 없으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맞아, 자꾸 과거만 파먹게 돼. ‘라떼는’을 시전하면서 옛날을 회상하고 추억에 빠져들지.

그래서(?) 옛날이야기를 하나 하려고 해. 내가 어릴 땐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포스터 그리기를 많이 했어. 불조심, 통일과 함께 꼭 한자리 차지했던 주제가 있다면 바로 ‘물 절약’이었던 것 같아. 나라를 걱정하는 어린 마음에 학교에서 배운 대로 변기에 벽돌도 넣어보았지. 도 그랬던 경험 있으려나?

나이를 먹고 이 나라가 그 정도의 물 부족 국가는 아니었단 사실을 알고 난 뒤 배신감이 들었는데 웬걸, 해마다 가뭄과 물 부족 얘기가 심상치 않게 나와. ‘진짜 물 부족 국가가 되어가나?’ 싶어. 게다가 물을 잔뜩 써야 한다는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을 보면 더 걱정되고 말이야. 이렇게 마음껏 써도 괜찮은 걸까.

비가 와서 남부지방 가뭄이 조금 풀렸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극심한 가뭄이 찾아왔어. 지난 12일, 전국 16개 시·도 소방본부의 소방 물탱크차 200대와 소방관 400명이 경남에 집결했어. 가뭄으로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한 건, 작년 강릉 가뭄에 이어 두 번째.


경남 지역 가뭄은 심각했어. 13일 기준 경남 18개 시군이 모두 가뭄 단계에 들어섰어. ‘심각’ 단계인 지역도 5곳이나 됐지. 농업용수 가뭄 단계는 최근 30년 평년 대비 저수율을 기준으로 4단계로 나눠.


  • 관심: 70% 이하
  • 주의: 60% 이하
  • 경계: 50% 이하
  • 심각: 40% 이하

이날 경남 밀양시 부북면 청운리에 도착한 소방차는 길어온 밀양강 물을 논에 뿌렸어. 물 6천리터를 5분 만에 모두 뿌렸는데, 물이 금세 땅으로 스며들어 사라졌대. 김태용(64) 청운리 이장은 “한평생 밀양에서 살았는데 이렇게 긴 가뭄은 처음”이라며 “오늘 아침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우제도 지냈다”고 말했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 주말 비가 왔지만 가뭄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어. 전남광주는 13일 광주권역 주요 상수원인 동복댐 저수율이 가뭄 대응 ‘주의’ 단계인 48.94%까지 떨어지자, 시민들에게 물 절약 실천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어. 양치 컵 사용하기, 절수형 샤워헤드 사용하기, 빨래 모아서 하기, 설거지통 이용하기 등등. 하지만 8월19일 현재 동복댐 저수율은 더 떨어진 48.03%이야.


남부지방 가뭄의 가장 큰 이유는 절대적인 강수량 부족. 평년보다 장마가 늦었는데, 장마에도 비가 별로 안 왔어. 대신 역대급 폭염이 찾아왔지.


가뭄은 전국적으로 고르게 찾아오지 않아. 국지적 ‘돌발 가뭄’이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알 수 없어. 2025년 전국 평균 가뭄 발생 일수는 37일로 최근 10년간 5번째로 적었는데, 강릉은 108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었지. 177일간 가뭄이 이어졌고, 강릉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1.5%까지 떨어졌어.


매해 폭염, 가뭄, 폭우가 반복되고 있어. 그 과정에서 가뭄과 해갈 또한 반복되겠지만, 가뭄 한복판에서 누군가는 그 고통을 짊어져야 할 거야.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물을 더 많이 쓰게 될 거란 데 있어. 정부가 신성장 동력으로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AI 산업 얘기야. 물을 많이 써야 하는 대표적인 AI 산업 시설이 바로 데이터센터. 지난 6월 정부가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SK와 GS, 네이버가 2029년까지 550조원을 들여 울산, 강원 동해, 세종 등에 8.4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지을 예정이라고 했어. 2035년까지는 새로운 입지를 찾아 10GW 규모 데이터센터를 추가 건설할 예정이야.


2028년 상반기 착공, 2029년 운영 시작 계획이니 머지않아 닥칠 미래야. 정부가 예상하는 2030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 AI 데이터센터 규모는 58GW 수준이야. 국내 예정인 18.4GW 데이터센터는 적지 않은 규모지. 정부는 빅테크 등 글로벌 투자 유치도 기대하고 있어.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려면 부지, 전력뿐만 아니라 아주 많은 물이 필요해.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냉각 설비 때문이야. 24시간 365일 고강도 학습과 추론 작업이 벌어지는 데이터센터 서버와 라우터는 많은 열이 발생해. 장비 고장을 막으려면 열을 식혀야 하지.


냉각수를 직접 투입하는 게 직접적인 물 소비라면,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사용은 간접적인 물 소비라고 할 수 있어. 원자력, 화력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하려면 연료를 태워 물을 끓여 증기를 발생시킨 뒤, 다시 증기를 식히는 과정을 거치는데 바로 이 냉각 과정에서 대량의 물이 필요하거든.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2024 미국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 보고서’를 보면, 2023년 기준 미국 데이터센터 직접 냉각을 위해 물 640억 리터가 쓰였어. 같은 기간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력을 생산하는 데 쓰인 물은 8000억 리터. 간접적인 물 소비량이 직접 냉각수의 12배 정도 되는 거야.


데이터센터 물 사용량은 말하는 이들마다 천차만별이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8월11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해 “SK 요청 기준으로는 1GW당 하루 400톤(40만 리터)가량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는데,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규모에 하루 2만6천톤(2600만 리터)의 물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어. 둘의 차이는 65배야.


 SK가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는 울산은 이번 여름 극심한 가뭄을 겪었어. 지난달 강수량은 94년 만에 가장 낮은 28㎜, 평균 저수율도 평년의 절반 수준(33%대)으로 떨어졌어.


녹색전환연구소에 따르면 네이버·카카오·삼성SDS·LG CNS·SK브로드밴드 등 국내 주요 IT 기업 5곳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사용한 물의 양은 2024년 기준 22억4400만 리터래. 인구 140만명대인 광주나 대전시가 1년 동안 쓰는 물의 양(16억 리터)보다 많대.


용인과 호남에 짓기로 한 반도체산업단지도 물을 많이 써. 반도체 공장은 수율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는 웨이퍼세척 용도 ‘초순수’(Ultrapure Water)가 대량으로 들어가고, 전력을 많이 쓰지. 2025년 삼성전자 국내 반도체 5개 사업장에서 사용한 물만 약 1억5323만톤(1532억 리터)야.

그런데 생각해 봐. 물은 자연적으로 주어지는 걸 쓸 수 있을 뿐, ‘만들어’ 낼 순 없잖아. ‘물 문제‘란 ‘물을 어떻게 관리해 나눠 쓸 것이냐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어.


AI 데이터센터 물 공급 대책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건 없어.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한 뒤 내놓은 계획에서 큰 방향성은 읽을 수 있어. 남은 물을 활용하고, 물의 용도를 유연하게 바꿔쓰는 거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4일 하반기 주요 업무계획에서 국가수도기본계획 재검토 주기를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겠다고 했어. 급변하는 수요 변동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야. 과다 배분된 하천수 허가 물량을 회수해 재배분하고, 농업에 지장이 없는 한 농업용 댐 용수를 생활·공업 용수로 전환해 쓸 수 있도록 하겠대. 댐 연결관로를 통해 수량이 여유 있는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신속히 공급하는 방안도 내놨어.


반도체 산업단지 용수 공급 계획은 메가 프로젝트 발표 당일 밝혔어. 용인 반도체 산단이 있는 수도권엔 하루 150만톤을, 전남광주에는 65만톤의 물을 새로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이 또한 물을 여기저기서 끌어오는 방법들이야.


정부는 수도권 물 공급을 위해 팔당댐, 화천댐에서 용인까지 물을 끌어오는 통합 용수 공급사업을 조기 완료할 계획이야. 전남광주는 동복댐 30만톤, 주암댐 5만톤, 장흥댐 10만톤, 보성강댐 10만톤, 나주댐 10만톤을 확보할 계획이야. 물 여유량을 활용하거나, 발전용수나 농업용수를 공업용수로 전환하는 방법 등을 활용하겠대. 부족한 건 하수 재이용수를 재처리해 공업용수로 쓴대.


문제는 평시가 아니야. 반도체 산단이 들어와서 산업용수 필요량은 크게 늘었는데, 가뭄이 오면 감당할 수 있을까? 최동진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은 “기존의 물그릇에 빨대를 하나 더 꽂는 방식으로 물 공급을 할 경우, 가뭄 시 물의 대란은 피할 수 없다”지적해.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 페이예트빌 주민들은 수압이 급격히 낮아지는 현상을 겪었대. 조사 결과 인근 데이터센터가 수개월간 2900만갤런(1.09억 리터) 물을 사용했고, 비용조차 제대로 지불하지 않았어. 무단으로 설치한 대형 급수관도 하나 있었대. 이 정도면 올림픽 규격 수영장 44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인데, 데이터센터 업체가 사전 합의한 최대 물 사용량을 훨씬 초과한 거래.


주 전체의 심각한 가뭄으로 주민들에게 ‘물 절약’ 권고가 내려진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주민들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해. 조지아주는 미국에서 데이터센터가 다섯 번째로 많대. 업체의 불법행위가 있긴 했지만 가뭄과 데이터센터가 시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야.

미국은 데이터센터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 운동이 벌어지고 있어. 미국 데이터센터 반대 운동을 추적하는 데이터센터워치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분기에 지역 주민의 반대로 중단되거나 지연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만 해도 최소 75개, 약 1300억달러(194조원) 규모야. 2025년 한 해 동안 막은 데이터센터 규모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래. 미국엔 50개 주에 걸쳐 총 4767개 데이터센터가 있어.


일부 주민들의 의견만은 아닌 것 같아.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3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 10명 중 7명(71%)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데 반대했대. 역대 갤럽 조사에서 가장 높은 원전 반대율(63%)보다도 높은 수준. 반대하는 이유는 절반(50%)이 물·에너지의 과도한 사용과 환경 문제를 꼽았대.


미국에선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중단하고 철저한 정보 제출을 의무화하는 주지사들도 있어. 지난 8월18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조시 샤피로 주지사는 새 데이터센터 개발 시 지방정부 승인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어. 또 데이터센터가 이용하는 발전, 송전, 배전 설비와 기타 기반 시설 비용을 사업자가 전액 부담하도록 했지. 전력과 물 사용량도 주 정부에 정보를 공개해야 해. 최근까지 그는 각종 혜택을 제시하며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 나섰는데, 입장이 바뀐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어.


“주 전역의 많은 주민들이 데이터 센터 개발이 우리 지역 사회, 환경, 그리고 공공요금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것을 직접 들었습니다.”


데이터센터 유치에 발 벗고 나섰던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도 지난 8월3일 데이터센터 종합 감사를 지시했어. 신규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연결 승인을 일시 중단하고, 전력·용수 사용량, 세제 혜택 등을 조사하겠대. 데이터센터가 자체 공급하는 물의 양과 재사용량까지 보고하도록 했어. 그는 이번 감사의 취지를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텍사스 주민들의 안전과 삶의 질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어.


미 뉴욕주는 지난 7월14일 미국에선 처음으로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대. 뉴욕주 의회는 20MW 이상 데이터센터 건설을 1년간 중단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가 50MW 이상 데이터센터 신규 환경 인허가를 1년간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추가로 내렸대. 캐시 호컬 주지사는 “데이터센터가 공과금을 올리고 자원을 고갈시킨다”며 규제 기준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해.

아일랜드는 구글, 메타 등 빅테크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유럽의 대표적인 데이터센터 허브야. 법인세율을 파격적으로 낮춰 데이터센터를 적극 유치했대. 현재 데이터센터 120여 곳이 가동 중이라고 해.


최근 아일랜드는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물 사용량이 급증했대.  인구 40% 이상 거주하는 더블린 광역권 저수량이 하루 최대 3만톤씩 줄었고,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전국에 호스 사용 금지령을 내렸대. 정원 물 주기, 차량 세차를 금지하고 위반 사례 신고 창구까지 운영했대.


하지만 고통 분담은 공평하지 않았어. 일반 가정이나 농가와 달리 데이터센터는 금지령에서 제외됐대. 근데 더 큰 문제는 아일랜드 정부조차 데이터센터의 정확한 시설 수와 자원 사용량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한국은 데이터센터가 물 부족 현상을 초래하면, 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고 고통을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을까.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2명이 지난 6월 발의한 ‘물관리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국가첨단전략산업에 대하여 안정적으로 용수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어. 환경운동연합은 특정 산업을 물 배분의 특별한 법적 고려대상으로 우대했다고 반발했어.


‘가뭄과 같이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시민들의 식수보다 공업용수의 공급이 법적으로 우선 고려될 우려가 있다’


‘앞으로 다른 산업이나 정책 분야에서도 유사한 특례를 요구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와 물 부족 문제에 잘 대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데이터센터와 새로 지을 AI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물과 전력에 대한 정보부터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할 것 같아. 용수 공급 계획만큼이나 기업의 물 절약과 재사용 기준 강화도 중요해 보여.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는 2021년 대만의 10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을 겪은 이후 공정수 재활용률을 90% 안팎까지 끌어 올렸다고 밝혔어. 국내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정수 재활용률은 40% 수준. 각 업체의 ‘물 재활용’ 기준이 달라 일률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기업에 환경에 대한 책임을 구체적으로 물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데이터센터의 환경 이슈를 취재해 온 장수경 한겨레 지구환경팀장에게 한번 물어봤어.


🎙️왜 데이터센터는 물 사용량 집계조차 어려워?
💬우선 데이터센터가 몇 개나 있고,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부터 정확히 파악이 안 돼. 한국전력은 전력영향평가를 받는 10MW 이상 전기를 쓰려는 사업자를 기준으로 파악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바닥면적 같은 다른 기준으로 현황을 파악하고 있거든. 통계가 서로 다른 셈이지.

게다가 데이터센터는 어떤 냉각방식을 쓰느냐에 따라 물 사용량이 천차만별인데, 정부가 지금까지 냉각방식을 제대로 조사한 적이 없거든. 앞으로 들어올 데이터센터들이 어떤 냉각방식을 쓸지, 물을 얼마나 쓰도록 할지에 대한 기준도 없어. 

🎙️정부는 앞으로 데이터센터 물 사용 문제에 따른 갈등을 막기 위한 계획이 있어?
💬사실 아직 뚜렷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반도체에 비해 물 수요가 많지 않다고만 말하고 있거든. 전문가들은 기업에 물관리 공동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지적해. 특히 사업 과정에서 사용한 물의 양보다 더 많은 양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워터 포지티브’가 필요하다는 거지. 기업이 물 사용 비용을 부담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사회 물 안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거야.

예를 들어 기업이 앞으로 취수량을 얼마나 줄일 건지 목표를 직접 세워서 공개하고, 공정에서 물을 얼마나 재이용할지도 단계별로 목표를 제시하게 하는 식이야. 또 해당 지역에 물을 보충해야 하는 의무도 져야 하고.
  
이번 휘클리를 쓰면서 새삼 강렬했던 깨달음은 ‘물은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이었어. 당연한 이야기 아니냐고? 그러게, 별로 생각을 안 해 봤던 부분이었나 봐. 인간은 자연을 이용하는 것뿐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어. 있는 자원을 최대한 잘 쓰고, 합리적이고 정의롭게 배분해서 사용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

챕챕이호🤖의 고향은 메가특구의 범위 안에 있는 전남광주의 장성군이란 곳이야. 메가특구 이야길 들었을 때 쇠락하던 고향이 살아날 기회가 생긴 것 같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또 이번 이슈를 알아보니 또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네. 물 부족 예상 지역에 꼽히기도 했거든. 속도전에 매몰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구조가 잘 짜이길 바랄 뿐이야.
넷플릭스, 도호/미디어캐슬, 창비 제공

🎥 다큐 — 「나의 문어 선생님」 (2020, 넷플릭스)

번아웃으로 심신이 지친 한 다큐멘터리 감독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남아프리카 해안에서 문어와 묵직한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야. 감독과 문어가 나누는 교감이 웬만한 인간의 우정보다 깊게 느껴지더라고. 실제로 이 다큐를 보고 ‘이제 문어를 먹지 못하게 된 사람들의 모임’에 가입했다는 웃픈 후기도 있다고 하니, 물이 삶의 터전인 문어 선생님의 수업을 들어보는 건 어때?


🎨 애니메이션 — 「날씨의 아이 (Weathering With You)」 (2019, 왓챠)

반대로 비가 멈추지 않는 세계가 있다면? 비가 절대 멈추지 않는 기상이변의 도쿄를 배경으로, 기도하면 날씨를 맑게 할 수 있는 소녀 ‘히나’의 이야기야. 비가 내리는 날이면 찝찝하고 꿉꿉해서 외출하기가 싫어지는데, 이 영화는 비 내리는 모습을 눈이 부실 정도로 너무 아름다운 풍경으로 보여줘서 '어라, 비 오는 것도 좀 낭만적인데?' 생각하게 만들어줘.


📖 책 — 『드라이 (Dry)』 (2019, 창비)

가뭄으로 물이 끊기자 이웃들이 순식간에 ‘워터좀비’처럼 변해 물 한 병에 목숨을 걸고, 동네는 아수라장이 돼. 우리에게 너무 당연했던 물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면? 읽는 내내 나까지 목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는 기분이 들 거야.

📢 어쩌다 보니 2주 연속 기후 이슈를 전하게 됐네. 익숙한 느낌이 들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론 또 그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 줬으면 해.🤖 궁금한 주제, 깊게 알아보고 싶은 주제 남겨주면 꼭꼭 살펴볼게!

🧐3년 전 이사 온 우리집은 에어컨을 설치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어. 에어컨 없이도 지낼 만했지만 임신을 하게 돼 적당한 온도는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마련한 거지. 경기도 외곽이라 나무가 많아서인지 한여름 밤에도 창을 열고 자면 쌀쌀하기도 해. 낮엔 암막 커튼으로 빛을 차단하니 선풍기로도 지낼 만하더라고. 제주에서 살던 어릴 땐 집 앞 마당에서 아~주 커다란 선풍기 하나 틀어놓고 수박을 먹곤 했는데, 그때가 참 그립다 :) 우리 다음 세대에게도, 그다음 세대에게도, 쭈우우욱 살기 좋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소개해 줬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아.

🤔폭염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어. 날씨가 더워지니 야외 활동을 못 하는 것까지는 알고 있었는데... 다양한 사람들의 곤혹이 느껴지네... 우리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는지. 심각성은 알지만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처럼 느껴져...세계가 한마음이 되어 노력하면 안되는걸까. 전쟁은 그만하고 말이야!

🤓패시브 하우스 아닌 일반 아파트에서 에어컨 없이 살고 있고 그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입장에서 에어컨 판매 시에 태양광 패널을 필수로 설치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점점 더 뜨거운 여름을 만드는 일에 일말의 책임이 필요해.

🙂기후위기가 찾아와도 지역이나 연령에 따라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다가오지는 않다는 이야기는 이곳저곳에서 짚어주고 있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배달이나 택배, 가전 설치를 하는 노동자들이 어째서 쉬어야 하는데도 쉬지 못하는지 짚고 넘어가 줘서 좋았어. 더울 때,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일하는 사람들은 할증 요금 받을 테니까 돈 많이 벌고 좋지’라고 마냥 순진하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나부터 행동을 바꿔 나가는 것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해.

🤫쿠팡을 사용 안 해서 주문 마감 시각이 늘어난 건 몰랐네. 전부터 끊임없이 택배 노동자의 처우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어왔지만 쿠팡은 여전히 모르쇠구나. ‘폭염은 이제 뉴노멀인가?’ 하는 논의로 시간을 끌기보다 차라리 뉴노멀임을 인정하고 대안을 세웠으면 좋겠어.

☺️사회복지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취약 가구는 폭염에 더욱 큰 영향을 받아. 점점 몸이 익숙해지는 것일 수 있지만 에어컨이나 냉방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는 분들에게 온열질환은 정말 무서운 일이거든. 한 번 더 위험성에 대해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이번 주제가 더 반가웠어!

🤗팀휘클리 픽에 소개된 다큐와 영화, 유튜브 채널까지. 구석구석 정보를 찾지 않은 나에게는 ‘나무 아래 감’ 같은 기분 좋은 정보야. 오늘 처음 만난 사이니까 아쉬운 점을 애써 찾아보지 않을 테야. 더 오래, 더 천천히 만나면서,  진지하고 다정하게 아쉬운 점을 말하게 되길 바라. 나는 <노원구 에너지제로주택>기사에 체감온도 5도는 내려갔어.
📫 친구의 메일함에도 휘클리를 넣어주자! 
📫 주소록에 weekly@hani.co.kr를 추가하고 휘클리를 스팸함에서 구해줘. 🙏
📫 이번호는 채반석(챕챕이호)·김선식(살몬) 기자, 최수연·최문정 PM이 제작했어.
📫 뉴스레터 속 일러스트와 그래프는 AI로 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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