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레터 44호  
2023/12/19  
고지혈증 관리를 위한 생활습관의학 
역량-지식2
이의철의 직업환경의학과 일터건강관리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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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의학 무엇이 다른가? (오이레터 21호)

고지혈증 관리를 위한 생활습관의학 역량 - 지식1 (오이레터 28호)



수치로만 인식되는 혈중 콜레스테롤


혈중 콜레스테롤은 심혈관질환 예방 및 관리에 있어서 필수적으로 참고하는 검사입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약을 처방하기도 하기도 하고, 생활습관 개선을 권고하기도 합니다.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이 있을 경우에는 약물치료의 기준이나, 목표로 하는 콜레스테롤 수준이 더 낮아집니다. 그런데, 수치가 높은 환자들의 첫 질문은 “그럼 약을 먹여야 하나요?”입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이 왜 증가했지요?”라고 질문하는 환자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혈중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는 원인을 모른 채 약을 복용하면 평생 약을 복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관련된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남은 생애 동안 따라오게 됩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의미


지난 오이레터 28호에서는 식물성위주로 식단을 바꾸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큰 폭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관찰될까요? 혈중 콜레스테롤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알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20%는 음식을 통해 섭취한 것이고, 나머지 80%는 간과 소장의 세포들이 직접 합성한 것입니다. 콜레스테롤은 동물성 식품에만 있고, 식물성 식품에는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것만으로도 최소한 20%의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혈중 총콜레스테롤이 280인 경우 56정도 감소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동물성 식품의 콜레스테롤 함량을 보시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얼마나 콜레스테롤을 섭취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칼럼] 하버드의대의 “콜레스테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생각보다 적은 식이 콜레스테롤의 효과


생각보다 혈중 콜레스테롤 중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의 역할이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식이 콜레스테롤(외인성 콜레스테롤)뿐만 아니라 간과 소장을 비롯한 다양한 신체 장기의 세포들에서 합성되는 콜레스테롤(내인성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콜레스테롤 합성은 어떤 경우에 증가할까요?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슐린입니다. 인슐린은 대표적인 동화호르몬으로 에너지 저장 및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촉진합니다. 이 과정에서 세포막의 주요 성분인 콜레스테롤도 함께 합성을 촉진합니다. 인슐린이 콜레스테롤 대사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이해하면, 콜레스테롤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방법도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논문] 혈당, 인슐린, 콜레스테롤 대사의 상호작용의 최신지견(2022)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동물성 단백질


인슐린을 분비하는 요인하면 가장 먼저 설탕이 떠오를 겁니다. 혈당이 올라가면 혈당을 세포 안으로 흡수시키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된다는 사실은 일반인들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단백질, 특히 동물성 단백질이 인슐린을 분비시킨다는 사실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많은 의료 및 영양 전문가들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대체로 동물성 단백질이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인슐린을 분비시키는 효과가 크고, 동물성 단백질 중엔 특히 유청단백 및 카제인 등 우유의 단백질이 인슐린을 분비시키는 효과가 가장 큽니다. 동물성 단백질이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인슐린 분비효과가 큰 이유로 분지쇄아미노산(BCAA)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유청단백엔 특히 분지쇄아미노산(BCAA)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사실들은 당뇨병 관리를 둘러싸고 상반된 견해로 이어지게 됩니다. 혈당 조절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 단백질 섭취 특히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적극적으로 권하게 됩니다. 반면 과잉으로 분비되는 인슐린을 줄여서 인슐린저항성을 개선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경우 동물성 단백질이 아닌 식물성 단백질을 적극적으로 권하게 됩니다.

[논문] 비당뇨인의 혈청 분지쇄아미노산 농도와 공복 및 식후 인슐린 농도의 관련성(2021)

[논문] 식물성 단백질의 당뇨병 예방효과 및 다양한 동물성 단백질의 인슐린 분비능력 비교(2016)


 

소고기 햄버거의 인슐린 분비 효과


1984년 2형당뇨병 환자 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는 동물성 단백질이 혈당과 인슐린에 미치는 영향을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포도당 50g을 먹을 때에 비해 포도당 50g에 동물성 단백질(저지방 소고기햄버거)을 10g, 30g, 50g을 추가해서 먹을 경우 인슐린이 용량 반응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혈당은 인슐린 분비에 비례해 단백질을 더 많이 먹을수록 낮아지는 것이 확인됩니다.

이 결과에 대한 해석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인슐린이 혈당에 의해서만 분비된다고 알고 있을 경우, 단백질을 먹을수록 혈당이 낮아지고, 혈당이 낮아지는 만큼 인슐린이 덜 분비돼 체중도 감량이 되고 건강상태가 개선될거라 기대하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동물성 단백질에 의해 인슐린이 더 많이 분비되어 혈당이 낮은 것뿐입니다. 마치 인슐린 주사를 맞아서 혈당이 낮아지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인슐린이 과잉으로 분비되는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인슐린저항성이 발생하고,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지방간, 고혈압, 당뇨병 등이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동물성 단백질을 더 먹어서 혈당을 낮추는 전략은 “언 발에 오줌을 누기” 전략인 것입니다.

[논문] 2형 당뇨병 환자에서 포도당과 저지방 소고기 햄버거 섭취에 의한 혈당 및 인슐린 반응(1984)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한 식사 전략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식단의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동물성 단백질을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합니다(콜레스테롤 섭취 감소+인슐린 분비 감소). 그리고 설탕을 포함한 추가 당류 섭취를 최소화하고, 현미밥을 먹고, 지방(튀기거나 볶은 음식) 섭취를 최소화하고, 식이섬유(채소반찬) 섭취를 늘립니다. 여기에 식사 후 혈당이 상승할 수 있는 식후 2~3시간 사이에 비활동성 시간(누워있거나 앉아있는 시간)을 최소화하면 금상첨화가 됩니다. 이 식사 및 신체활동 전략은 인슐린 분비를 최소화하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지난 5월 LDL콜레스테롤이 높아 지난 7월 10일 저와 상담을 하고 8월 8일 다시 검사한 39세 남성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식물성위주 식단에 초점을 맞춘 생활습관 개입의 효과를 짐작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4주 동안 체중이 2kg 정도 빠지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었습니다.

총콜레스테롤: 221 ▶️ 169 (23.5% ⬇️)

중성지방: 135 ▶️ 89 (34.1% ⬇️)

HDL: 52 ▶️ 47 (9.6% ⬇️)

LDL: 164 ▶️ 104 (36.6% ⬇️)

(단위:mg/dL)


작가소개

이의철 선생님은 LG에너지솔루션 기술연구원 부속의원 원장으로 근무하고 계시는 직업환경의학 전문의입니다. 국제 생활습관의학 전문의(DipIBLM/KCLM)를 취득하셨고, 대한생활습관의학회 총무이사로 활동하고 있고, 차의과대학 통합의학대학원 겸임교수로 ‘생활습관의학’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저서로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 <기후미식>이 있고, 공역서로는 <자연식물식 솔루션>, <청소년 생활습관의학 안내서>가 있습니다.


지난 12/14일자 오이레터 피드백에 대한 답변
지난 12월 14일 이철갑 교수님의 기고글 <전자기파와 갑상선암>에 대해 의견을 주신 구독자님께 감사합니다. 여러 의견 중 '판결문과 보고서 공개가 적절한가?'라는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법률자문을 거친 후 답변을 드립니다. 판결문은 형사소송뿐만 아니라 민사소송의 경우도 공개되고 있습니다. 사건의 당사자 뿐만 아니라,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사람도 공개청구를 하면 열람이 가능합니다. 역학조사보고서도 법원의 증거자료로 공개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당사자의 동의 하에 공개는 가능합니다. 오이레터에 이 소송을 소개하기 위해 당사자의 동의와 개인정보의 블라인드 처리를 거쳤습니다. 또한 이 정보의 민감성을 고려하여 공개발행을 하지 않았으며(오이레터 호수에 포함되지 않으며, 페이지에도 공개되지 않습니다), 제한된 시한 내에서만 열람하도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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