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일  (No. 626)
일 안하고 딴짓하는 직원을 칭찬하는 회사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기업 G사의 오후 2시 풍경은 아주 묘하다고 합니다. 한 직원은 듀얼 모니터 중 한 대에 틀어놓은 넷플릭스를 넋을 잃고 시청하고, 다른 직원은 탕비실에서 헤드폰을 낀 채 리듬을 타며 주말에 입고 나갈 옷을 쇼핑하고 있습니다. 지나가던 팀장이 넷플릭스를 보는 직원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리며 말합니다. "아주 훌륭해. 집중해서 딴짓하는 모습은 다음 인사평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거야."

흔히 직장에서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고 업무에 고도로 몰입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어왔습니다. '딴짓'은 불성실함의 대표적 행동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일만 열심히 하는 직원이 아니라, '전략적 딴짓(Strategic Goofing-off)'을 능숙하게 해내는 직원을 핵심 인재로 대우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어쩌다 이런 기이한 트렌드가 생겨난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AI의 일상화'입니다. 생성형 AI가 기획서 초안 작성, 데이터 분석, 코딩 등 기존 업무의 80%를 순식간에 처리해 주면서 직원들의 업무 효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졌고, 과거 8시간 걸리던 일이 이제 2시간이면 끝나는 상황이 됐죠. 그러자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더 많은 일을 쥐여주기보다 딴짓을 장려하는 선택을 했다고 하네요.


최근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AI가 모든 것을 다 해주는 환경에서 직원들은 심각한 '업무적 허무주의'에 빠진다고 합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딴짓을 권장해야 하고 그래야 도파민이 폭발적으로 분비되어 '비선형적 창의성'이 발휘된다고 합니다. 

서두에 소개한 G사는 직원들이 업무 시간에 주식 창을 보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거나, 창밖의 구름을 세지 않으면 인사평가에서 가장 낮은 등급을 준다고 합니다.  국내의 한 유니콘 스타트업은 한발 더 나아가 사내 메신저 접속을 차단하고 강제로 '3시간 유튜브 알고리즘 타기'를 지시한다고 해요. 딴짓을 할 때 나오는 묘한 쾌감과 아드레날린이 AI를 뛰어넘는 기발한 사업 아이디어의 원천이 된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다가오는 미래, 진정한 경쟁력은 기계처럼 쉬지 않고 일하는 것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남아도는 시간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낭비'하느냐가 성패를 가르죠. 오늘 오후 3시, 여러분의 캘린더에 '딴짓'이라는 30분짜리 일정을 당당하게 등록해 보세요. 그리고 그 시간만큼은 유튜브를 멍하니 바라보거나 카드 놀이를 하면서 여러분의 뇌를 완전히 방치해 보세요. AI가 대신할 수 없는, 여러분만의 엉뚱하고 기발한 통찰이 반짝하고 떠오르지 않을까요?


[출처] Joking, I. M. (2024). The Power of Doing Nothing in the Age of AI. Journal of Applied Procrastination, 4(1), 101-115.

(덧붙이는 글)
오늘은 4월 1일 만우절입니다. 그러니, 위 칼럼은 그냥 희망사항으로 여기기 바랍니다.  그래도 오늘은 만우절이니 바쁜 업무 중에도 가벼운 농담을 나누며 진짜 '건강한 딴짓'을 즐기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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