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보는 순간들을 쌓아
단단한 일상을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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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ation 
나를 돕는 큐레이션
12월이 되면 마음이 좀 복잡해져요. 또 벌써 이렇게 한 해가 다 갔다는 게 허무하고 다가올 새해가 크게 기대되는 것도 아니지만, 한편으론 약간의 설렘을 안고 습관처럼 내년도 달력과 다이어리들을 챙기게 됩니다. 작게 보면 하루도, 크게 보면 인생도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는 거 아닐까 싶어요. 첫 번째 큐레이션은 새해를 기다리며 준비하면 좋을 것들을 모아봤어요.
[아이템📅] 일력을 쓰면 좋은 점

올해 '일력'이라는 걸 처음 써봤는데 그 덕을 톡톡히 누린 한 해였어요. 매일 아침 일력을 한 장 뜯고 오늘의 내용을 마주하면 '그래, 오늘 하루도 잘 보내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거든요. 최진영 작가의 일러스트 드로잉 일력은 여러 동물들이 함께 나오는 따스하고 위트있는 일러스트가 내년의 하루하루를 기대하게 해요.


이름과 표지부터 마음을 확 끌어당기는 김나무 작가의 오늘도 고양이 2022 일력도 있어요. 작가님도 두 고양이 '하기'와 '청이'의 집사라네요. 매일매일 귀여운 고양이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것으로 충분한데다 그림마다 곁들인 한 줄 남짓의 짧은 문장들도 좋습니다. 소개페이지에 적힌 이 말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그저 성실하게 하루를 보내고 아침 혹은 저녁마다 일력을 한 장 한 장 찢어나가다 보면 맨 뒷장에는 한 뼘쯤 더 의젓해진 내가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아이템🗓️] 인테리어가 되는 달력
달력을 사는 건 날짜를 확인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인테리어가 되기도 하잖아요. 한 달 내내 같은 페이지를 봐야 하니 포스터를 살 때처럼 디자인을 중요하게 보는 편입니다. 올해는 건강한 움직임을 담은 이미지들에 유독 눈길이 가더라고요. 렐리시 작가의 'Get Healthier Life with 2022 Calendar'는 러닝하고, 테니스하고, 서핑하고, 수영하는 활동적인 모습들을 그린 달력이에요. 따뜻한 색감의 리소그래피 인쇄가 매력을 더해요. '몸의 움직임'을 주제로 한 엄유정 작가의 드로잉 달력도 담백한 선으로 그린 스트레칭 포즈들이 인상적이이에요(쉬워보여도 막상 따라하긴 어려울 것 같은 자세...). 이렇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건강하게 삶을 가꾸어가는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져 힘이 납니다.
[앱🟠] 오늘의 기분은 무슨 색? 
오늘을 기록하는 다양한 방식이 있잖아요. 하루 있었던 일을 일기로 쓰거나 간직하고 싶은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거나. 새해에 시작하기 좋은 "year in pixels"는 오늘의 '기분'을 '색깔'로 표현하는 건데요. 기분 상태를 5개 정도로 분류해 오늘 기분에 따라 맞는 색을 붙여주는 거예요. 한 달 또는 일년치를 한꺼번에 모아보면 그 기간 동안의 전반적인 감정을 알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 직접 색을 칠하거나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도 있지만 아무래도 제일 간단한 건 앱이겠죠? 앱스토어에서 'year in pixels'를 검색하면 여러 개가 뜨는데, 대부분 영문이지만 간단해서 사용하는 데 큰 무리는 없어보여요. 저는 알람과 통계 기능이 있는 [year in pixels] 앱을 골랐습니다. 그 외에도 [pixels]나 [pixel year]는 색깔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고, [moodee]는 월/년별 바꿔보기가 쉬워요. 내 마음을 잘 돌보려면 일단 그 마음이 어떤지를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내년에는 하루의 마지막에 기분을 기록하면서 마음에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요? 기왕 할 거라면 새해부터 시작하는 게 모아 보기도 좋더라고요.
[아이템🗒️] 다이어리 고르기에 진심인 편

매년 이 시즌이 되면 다이어리들을 부지런히 살펴요. 정작 사는 건 몇 권 안 되는데 꽤나 신중하게 고심고심하는 거... 저만은 아니죠? 올해 발견한 다이어리 중 용도별로 유용하게 쓰일만한 몇 개를 추려봤어요. 


무인양품에서 파는 다이어리 보신 적 있나요? 심플한 디자인에 가격도 저렴하고, 종류와 사이즈도 은근 다양하더라고요. 그중에서도 타임트래커용으로 하루 일과를 시간대별로 간략히 기록하고 싶은 분께 추천하는 버티컬 스케줄러입니다. 주별로 매일 아침 8시-저녁 8시까지 칸이 나누어져 있어요.


데일리용으로 매일 한 장씩 쓸 수 있는 다이어리에요. 이런 양식의 다이어리는 일본의 호보니치 테쵸가 가장 유명한데, 다이어리와 커버까지 하면 가격이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 아직 국내에선 구입하기도 쉽지 않아서 타협점(?)을 찾던 중에 발견했어요. 본문은 그리드 형식이고 왼쪽에 세로로 24시간이 적혀있어 시간대별로 기록하거나 일기를 쓰기에 적합해요.


매번 다이어리 위클리란에 일과 다른 일상이 뒤섞여 혼란했던 분들(=저)께 반가울 소식. 온전히 '일 기록'에 맞춘 다이어리가 나왔습니다. 이번에 출시된 뉴그라운드의 워크북은 이번주 일 내용을 적는 페이지와 한 주의 일을 회고하는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번주에 느낀 성취감과 아쉬움, 새로 익힌 기술, 기억하고 싶은 피드백 등을 따로 기록할 수 있고, 워크북을 구입하면 사용법 영상도 함께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콘텐츠] 원하는 다이어리가 없을 때
매년 수많은 다이어리가 쏟아져 나오는데도 내 맘에 쏙 드는 구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항상 의문인데요. 자기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는 '불렛저널'을 쓰는 것도 아마 그런 이유일 것 같아요. 저는 평소에 유튜브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영상을 즐겨보는데, 먹방처럼 남의 다꾸 영상이 주는 대리만족이 있거든요. 요즘은 불렛저널 셋업 영상들이 올라오더라고요. 뭔가 금손의 영역인 것만 같아서 도전해 볼 자신은 없지만, 반복적인 일은 기호를 정해서 표시한다든가 형광펜 색깔별로 내용을 정해두는 건 일반 다이어리를 쓸 때에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일 것 같아요.

Weekly Record 
지난주 나를 돌본 것들
✔️ 다른 세대들이 밀레니얼에 대해 멋대로 규정하고 판단하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송길영 박사님이 이 칼럼에서 꼽은 '자존'과 '취향'이라는 키워드는 꽤 공감이 됐어요. 저는 스스로 뭘 좋아하는지를 알아가고 취향을 더 뾰족하게 만들고 싶은 욕망이 큰데, 그게 '자존의 증명'을 위한 거라는 분석에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고요. 다만 그것이 지적한대로 직업적 성취가 어려워졌기 때문인지, 더 이상 일이나 직업으로만 나를 설명하고 싶지 않아서인지는 더 고민해 볼 영역인 것 같아요. 

✔️ 킬링보이스 윤하 편을 봤어요. 추억의 명곡 '비밀번호 486'과 '기다리다'부터 비 오는 날 어김없이 생각나는 '우산', '비가 내리는 날에는'까지 단단하면서도 맑은 목소리를 듣다 보면 누구라도 이 중에 취향 하나쯤은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저는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이번 6집 타이틀곡 '별의 조각'이 참 좋았어요. 내가 원해서 온 세상은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 곳이 좋다는 내용인데, 특히 이 구절이 마음에 남았어요. [태어난 곳이 아니어도/고르지 못했다고 해도/나를 실수했다 해도/이 별이 맘에 들어]

✔️ 요즘 같이 쌀쌀한 날씨엔 샤브샤브를 자주 해먹게 되는데요. 두 번을 해먹어도 재료 소진이 안 되는 1인 가구의 숙명.. 남은 알배기배추로 할 수 있는 요리를 찾다 이연복 쉐프의 배추찜 레시피를 따라해봤어요. 10분 가량 찐 배추에 양념장을 끼얹기만 하면 되는 간단하지만 그럴싸한 중식 요리입니다. 한 번 시도해보세요!

✔️ 마음에 드는 책을 읽고 나면 주로 저자와 출판사 정도를 체크하곤 하는데, 이 책을 보고는 처음으로 마지막 페이지에서 '편집자'의 이름을 찾아보았어요. 15년차 편집자가 쓴 에세이 <내 인생도 편집이 되나요?>는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좋아하는 마음을 굳게 믿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성과 책임을 다하는 편집자의 일을 담담히 풀어낸 책입니다. 반짝이는 작은 가능성을 발견해 그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를 제안하고, 상대가 의심과 회의를 거듭할 때 믿음을 보태주는 일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제목처럼 내 인생도 편집이 된다면 가까이에 그런 편집자 한 명쯤 있기를 잠시 바랐다가, 결국 내 몫임을 금방 깨닫습니다.       

✔️ 무언가를 할 때 내 감정은 주로 후순위로 밀어두는 데에 훨씬 익숙했던 것 같아요. 묻어두고 쳐다보지 않는 게 마치 잘 다스리는 것인 마냥 착각하기도 했죠. 이 글은 내가 느끼는 감정을 '구체적으로' 잘 알아차릴수록 더 잘 조절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름을 붙이면 길들일 수 있다"는 거예요. 세세한 감정 어휘가 적힌 무드미터 표가 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이제는 '별로'라고 퉁치는 대신 지쳤는지, 절망적인지, 초조한지 더 적확한 단어를 붙여주면서 '감정입자도'를 높여가려고요.

Inspiring Words
영감을 주는 한마디
"제게도 꿈은 있었습니다"

묵호항의 한 중년 어부에게 어릴 적 꿈을 묻자 돌아온 대답입니다[영상]. 국문학과를 가고 싶었다던 선장님이 노을지는 바다를 등지고 담담하게 시를 읊는 찰나의 순간이, 시 구절과 어우러져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어요. 꿈을 품고 살아온 이의 삶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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