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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브리크 뉴스레터, 그 57번째 소식을 전합니다. 

30년 넘은 빨간 벽돌집을 리노베이션한 ‘노말HQ’는 노말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조세연, 이복기, 최민욱 소장의 작업실이자 동시에 조세연 소장의 집입니다. 주거와 사무가 애매모호하게 공존하는 이곳을 둘러싼 건축가 세 명의 담소를 들어봤습니다. 

프로젝트로는 수십 년 함께한 나무 두 그루를 지키기 위해 헌 집을 허물고 새집으로 탄생한 ‘수서 유유자적’과 ‘한옥이 아닌데 한옥 같은 집’을 목표로 3칸 거실의 호쾌함과 여유로움이 넘치는 ‘파주 K주택’을 소개합니다.

뉴스로는 디자인을 핵심 콘셉트로 삼아 문화 예술 전시와 현대자동차의 미래를 엿보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오픈, 동시대 문명의 잔해가 축적된 산물로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영국의 젊은 거장, 마이클 딘의 《삭제의 정원》 전시 소식을 공유합니다.


Article

집에서 집으로 출근합니다
‘노말HQ’는 노말 건축사사무소의 사무실이자 건축가 조세연 소장이 머무는 집입니다. 낮에는 업무 공간이고, 저녁이나 주말에는 주거 공간으로 쓰이는 이곳은 너무 사무실답지 않으면서 완전히 집 같지도 않은 모습을 지향한답니다. 일하고, 잠자고, 밥 먹고, 책 읽으며 일과 삶이 모호한 경계 속에 공존하는 다기능 공간입니다. 여러 요소를 한 공간에 집어넣어야 할 때에는 이렇게 정의하지 않을수록 더욱더 풍요롭게 활용할 수 있어요. 
“사무실이나 주방 같은 명사로 공간을 부르기보단 ‘일하기’, ‘식사하기’처럼 동사로 공간의 쓰임을 정리하려고 해요. 명사는 생각보다 그 힘이 강력해서 이름을 붙이면 용도가 한정되거든요. 예컨대 교회나 성당을 말하면 머릿속에 박공지붕, 십자가가 떠올라버려요. 하지만 ‘기도하는 공간’이나 ‘성스러운 장소’라고 말하면 상상의 나래가 끝없이 펼쳐지죠. 쓰임에 대해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좋은 공간이라고 믿습니다.”

일과 삶이 공존하는 노말HQ는 30년 된 빨간 벽돌집을 리노베이션한 결과입니다.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집과 사무실을 동시에 마련하려는 방법이었죠. 평범해 보이지만 어딘가 조금 다른 결을 지닌 이 집에서, 집과 꼭 닮은 집주인이자 건축가인 조세연 소장과 매일 집 같은 사무실로 출근하는 건축가 이복기 소장과 최민욱 소장을 만났습니다. 건축가의 일과 삶, 그리고 집에 관한 담소까지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Projects

수서 유유자적로디자인 도시환경건축연구소
대모산 끝자락에는 오래된 벽돌집 한 채가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가족들과 세월을 함께 한 소나무와 단풍나무가 있었는데요. 수십 년 동안 정이 든 나무들이 눈에 밟혀 이사도 못 가고 건축주는 나무를 지키며 새집을 짓기로 했죠. 건축가는 가족들이 원하는 공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개별성을 존중하면서도 서로 다른 생활 패턴이 녹아든 다중적인 공간을 계획합니다. 먼저 개인 방을 중심으로 사적 공간들을 적절한 재료와 크기의 독립 단위로 빚었죠. 이후 공유 공간의 맥락을 살피며 개인 공간을 느슨하게 연결했답니다. 높이를 제외하곤 형태에 대한 그 어떤 제한 없이 자유롭게 구축한 덕에 개성이 충돌하며 새로운 관계의 공간이 탄생했습니다. 
완성된 집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정원의 소나무와 자연스레 이어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해요. 나무가 자라며 유연한 궤적을 스스로 찾아 나가듯, 그에 맞춰 흐르고 머물며 함께 어우러지는 집, ‘수서 유유자적’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파주 K주택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
‘파주 K주택’은 파주시 동패동 주택단지 한가운데 자리한 단독 주택입니다. 건축주는 파주 지역에 적응하려 근처에 아파트까지 잡고 텃밭 계획을 세울 정도로 집짓기에 진심이었어요. 오랫동안 꿈꾸던 ’한옥이 아니면서 한옥의 정서가 느껴지는 집’을 구현할 적임자를 찾은 덕분이죠. 동서로 긴 대지에 맞춰 일자형으로 길게 뻗은 이층집에는 풍요로운 빛이 쏟아집니다. 건축주가 사랑하는 심학산 풍경도 매일 즐길 수 있죠. 비밀은 바로 거실에 있습니다. 기둥, 도리, 서까래 등을 현대적인 중목구조 부재로 바꾼 3칸 거실은 시원하게 열린 3칸 대청마냥 경쾌하기 이를 데 없어요. 시스템 창호는 목구조 뒤로 숨기고 상부 창도 투명하게 처리해 서까래의 흐름이 계속 이어지죠. 거실에 있으면 3칸의 기둥과 보를 제외하곤 바깥 풍경이 그대로 다가옵니다. 
마당과 실내의 경계가 사라진 투명한 공간감은 여유로운 한옥의 품격을 북돋죠. 현관에서 거실, 마당을 잇는 축이 ‘비어 있음’으로 가득해 진입하는 경험이 곧 집의 이미지로 각인되는 곳. 정말 한옥에 사는 것 같다는 건축주의 감탄에 건축가도 으쓱하게 되는 한옥 같은 집을 소개합니다.




News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개관
부산 수영구 구락로123번길 20 
F1963
운영시간 - 10:00~20:00
자동차 없는 현대자동차를 상상하기 힘들지만, 여기에선 가능합니다. 부산에 오픈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입니다. 자동차뿐 아니라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디자인 그 자체를 핵심 콘셉트로 삼은 이곳은 각종 문화 예술 전시와 더불어 현대자동차의 미래를 엿보는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답니다. 개관에 맞춰 ‘인류를 위한 진보’를 주제로 삼은 디자인 전시 《REFLECTIONS IN MOTION》을 절찬리에 진행 중입니다. 평온하고 온화한 4월, 이 특별한 복합문화공간에 나들이 한번 어떠세요?

삭제의 정원 🌿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6
바라캇 컨템포러리
관람시간 - 화~일 10:00~18:00
영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조각가, 마이클 딘의 국내 첫 개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작업실 정원 여기저기 놓인 콘크리트가 계절에 따라 변하는 모습에서 영감받아 시작한 콘크리트 조각은 현대 도시에서 동시대 문명의 잔해가 축적된 산물인데요. 풍화, 침식된 콘크리트를 ‘삭제’라고 표현한 건 소멸이 아니라 다른 곳을 떠도는 에너지가 돌아와 다시 발화할 때까지 잠시 멈춘 상태를 의미한다고 해요.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테이트 브리튼 등에서 선보인 설치 작업을 통해 영국 조각의 미래를 확인해보세요. 👀



Notice

엽서 세트가 기다리고 있어요!🎁
날이면 날마다 이벤트하는 브리크! 이번에는 대망의 오프라인입니다. 강남을 대표하는 지성인의 공간, ‘교보문고 강남점’ 잡지 코너에 오시면 브리크 매거진 전용 매대가 우뚝 솟아있답니다. 여기서 잡지를 구매하시는 분께 사람을 홀리는 집들을 모은 엽서 세트를 드려요. 신간 구경도 하고, 구매도 하고, 선물도 받고,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마당 쓸고 동전 줍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기회의 장소에 꼭 들러주세요~!

㈜브리크컴퍼니 l info@brique.co l 02-565-0153
04779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1나길 5, G701호
(성수동1가,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