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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휴재 안내

현재까지 코드포코리아가 진행한 프로젝트는 다종다양합니다. 팬데믹 시기, 시설에 입장할 때 휴대전화번호 대신 기입하는 개인안심번호를 카카오, 네이버, 통신 3사와 질병관리청에 제공하는 개인안심번호 프로젝트, 탄소중립 관련 데이터를 정리하는 기후위기 프로젝트, 산업재해 판례 검색과 피해자 추모, 그리고 상담 지원 등을 진행하는 산업재해 프로젝트, 휠체어로 접근 가능한 시설 데이터를 정리하는 이동권 프로젝트 등을 진행해오고 있지요. 코드포코리아의 '시빅 해킹'은 기술을 통한 사회적 기여의 새로운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혁신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실제로 시행하는 것은 기술의 높은 수준의 활용을 요구하며, 이는 사회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드포코리아는 모두에게 열린 커뮤니티입니다. IT 기술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노력을 하지만 고난도의 기술만을 활용하지는 않거든요. "어려운 기술보다는 우리 사회에 필요하고, 조금이라도 더 낫게 만드는 일에 시민 누구나 힘을 보탤 수 있는 프로젝트를 주로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개발보다는 함께 이야기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알리는 전 과정에 모두가 참여하는 집단 프로젝트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누군가가 강제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하나씩 하나씩, 조금씩 꾸준히 진행하려 합니다."

코드포코리아의 올해 목표는 꾸준하게 더욱더 많은 시빅해킹 프로젝트들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팀원을 모집하고 진행을 공유하는 밋앤핵도 꾸준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시빅해커들이 쉽고 즐겁게 참여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프로젝트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 체계도 갖출 계획인데 국내외 여러 시빅해킹 커뮤니티, 네트워크, 단체, 기관과의 협력을 늘려 나가려면 기존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코드포코리아는 올해 비영리민간단체로의 변화를 꾀한다고 해요. 천천히 한 발짝씩 성장해 나가는 코드포코리아가 올해 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기다려집니다. 

👩‍💻열린 네트워크, 코드포코리아 만나보기👨‍💻

슬러기시 해커스(Sluggish Hackers)는 개발자와 활동가가 정기적으로 모이는 커뮤니티입니다. 비영리 영역에서 일당백으로 바쁘게 일하는 활동가들이 반복 업무에 소모되지 않고 사회적 이슈에 집중할 에너지를 아낄 방법을 고안하는 것이 주된 목표입니다. 

슬러기시 해커스의 운영자 ‘후니’ 님은 ‘비효율의 숙달화’라는 키워드에 관심이 많은 개발자에요. 영리 영역이든, 비영리 영역이든 고강도/저강도를 막론한 반복 업무를 익숙하게, 잘하게 되는 일에 몰두하게 되곤 하잖아요. 그렇지만 자원과 인력이 항상 부족한 비영리 영역에서 반복 업무에 많은 시간을 투여하는 것은 곧 다른 임팩트를 창출하는 일에 쓸 에너지가 없어지는 것과 같기에 활동가들의 반복 업무를 줄여주고 싶어진 거죠. “비영리 영역은 비효율에 대한 고민도 할 것 없이 기술에 숙달된 사람이 많이 없다 보니 어떤 비효율적인 일을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잘 모르죠.”

후니 님은 친분이 있던 활동가 조은 님이 일하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이하 정보공개센터)에 방문해 직접 이들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 관찰했다고 해요. 정보공개센터는 시민의 알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정보공개제도와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사회에 필요한 데이터를 만드는 단체인데요. 정보공개센터에서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플랫폼이 고강도의 반복 업무를 요구하는 곳이다 보니 활동가들이 정보공개를 청구할 때마다 일일이 너무 많은 시간과 자원을 써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후니 님은 시간을 들여 정보공개센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크롤러를 개발했고, 활동가들이 이 툴을 유용하게 쓰는 모습을 보며 다른 기관/단체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활동가 조은 님, 또다른 개발자 갱 님과 합심해 슬러기시 해커스를 만들었습니다.

이외에도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와 함께 성평등을 주제로 다양한 실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테크 업계에서 밀려나는 여성/소수자를 조망한 책 <액세스가 거부되었습니다>를 쓴 조경숙 작가와의 북토크를 통해 테크 업계의 조직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습니다. 또 다른 실험인 ‘자기만의 글방’은 일하고 사회적으로 기능하는 나, 이외의 나를 돌아보며 글을 쓰고 함께 읽으며 서로를 돌보았고요. 몸의 소통을 연구하는 단체인 ‘변화의 월담’과는 일하느라 방치했던 몸을 들여다보고 몸을 살리는 기술을 배우기도 했죠.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는 IT 업계의 조직문화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한 것입니다. 조직 문화에서 생산성 외의 이야기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나의 어려움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IT 업계의 시스템과 조직 문화의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을 공유한 거죠.”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나만 불편한가? 나만 이렇게 생각하나?’라는 물음표가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성비가 불균형한 IT업계는 이러한 고민을 나눌 곳이 없어 여성들이 더욱 고립된 위치에 서게 되곤 하는데요. 위민후코드 서울은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조직문화의 문제점을 함께 발견하며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라는 관점의 전환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해요. 정말 고무적인 변화죠. 

위민후코드 서울은 여성의 IT 업계 진출과 참여를 촉진하는 것으로, 다양성과 포용성이 강조되는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여성들에게 기술 분야에서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원함으로써 테크 업계의 다양성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위민후코드 서울 구성원들이 작금의 시작점에서 만들어나갈 테크 업계의 변화가 기대됩니다. 새해에도 여성 IT인 인터뷰 프로젝트, 기술 컨퍼런스에서의 여성 연사 비율 체크 프로젝트 등 다양한 활동을 앞둔 이곳에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접속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위민후코드 서울과 접속하기👩‍🔧

슬러기시해커스, 코드포코리아, 그리고 위민후코드는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세 커뮤니티는 IT 업계에 몸 담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시빅 해킹'으로 기술이 사회에 기여하도록 주도하는 네트워크 '코드포코리아', 고강도의 반복업무로 시간과 자원의 고갈을 경험하는 활동가들이 사회적 이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반복의 짐을 덜어주는 '슬러기시 해커스', 여성의 IT업계 진출과 참여를 활발히 하기 위해 지원하는 '위민후코드 서울'. 위에서 소개한 세 커뮤니티는 지향하는 미션도 방향도 다르지만 테크업계 내⋅외부에서 기술의 접근성을 낮추는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기술은 이미 우리 삶 속에 깊이 침투했습니다. 앞으로의 쟁점은 ‘기술을 어떻게 쓸 것이냐?’고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한 기술 문해력, 소통방식이 주요해지고 있습니다. 천재 한 명이 세상을 바꿀 수 없듯 뛰어난 개발자 몇 명의 기술에 기대기보다 우리 같은 한 명 한 명의 시민이 기술에 접속하고 어디에 어떻게 기술을 사용할지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면 “하나씩 하나씩, 조금씩 꾸준히” 세상은 바뀔 거라고 믿습니다. 테이블 토크 독자 여러분도 기술과의 접속 지점을 조금씩 늘려보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글ㅣ양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