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많은 이유가 존재합니다만 오롯이 내 안에서만 그 이유를 찾아보면 저는 스위치를 제대로 끄지 못한 이유가 큰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거나 아예 시작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또는 안 하는 이유는 그것이 덜 중요했거나 불가항력적으로 어려웠던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할 때 다른 스위치를 끄지 못해서인 이유가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2,30대 저는 많은 시간 일을 했고 물리적으로도 많은 일을 해내야 했기 때문에 주위로부터 '멀티태스킹'이 잘 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도 자주 들었습니다. 스스로도 정말 제가 그런 사람은 아닐까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일을 한 지 20년이 넘기도 했지만 40대가 되면서부터는 멀티태스킹이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능력이라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많은 일을 처리했지만 단위를 잘 쪼개고 할당했을 뿐이며 그것이 빠르게 돌아가니 멀티태스킹이 된다고 어릴 땐 착각도 했던 것 같습니다. 설령 그런 능력이 사람에게 가능하다고 해도 지금은 사양하고 싶습니다. 모든 것은 하나의 한 번의 경험과 집중이고 그렇게 치러내지 않은 일은 나중에 그만큼의 (어떤 식으로든) 채무를 갚게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