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월 한인문화회관소식지 No.144

01 January 2022 l Issue No. 144

존경하는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 회원여러분,

2022년 임인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보내주신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금년은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새로운 시작과 희망,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를 맞아 아래와 같이 신재현 대사님, 김종민 한인회장님, 전미자 한인문화회관 이사장님, 송효숙 관장님을 모시고 동 지면을 빌어 새해 인사말씀을 전하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한인 동포 여러분,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여러모로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함께 힘을 모아 이겨내고 계신 동포 여러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 문화 강국, 세계 6위의 국방력을 갖춘 국가로서 코로나19, 기후변화, 포용적 경제회복 등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동포 여러분들께서도 검은 호랑이처럼 힘차게 뻗어 나가는 조국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력에 자부심을 가지시고, 항상 건강하고 안전한 가운데 뜻하시는 모든 일들을 순조롭게 이루시는 한 해가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저희 대사관 직원들은 동포 여러분들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권익증진 및 보호를 위해 항상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주오스트리아대사

신 재 현 드림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대망과 함께 출발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하루속히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의 예술과 문화를 이곳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온 유럽에 널리 알리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의 개관이 올해로 10년이 되었습니다. 우리 교민들이 세운 문화회관은 10년 동안 수많은 한인회와 교민 행사의 장소로써 뿐만이 아니라 우리 교민들의 긍지이고 자랑거리 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문화회관을 물심양면으로 후원과 이끌어 오신 박종범 회장님, 전미자 이사장님, 송효숙 관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더 많은 훌륭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모든 교민이 힘을 모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또한 저희 한인회에서도 가능한 한 지원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더불어 협력하며, 상생 발전하는 한인사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2022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라며 늘 평안과 건강, 행복 그리고 발전이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오스트리아 한인연합한인회장

김종민 드림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모두가 언제나 의미 있는 일만 해야 한다면 인생은 참 삭막해 질 것만 같습니다.

그냥 "힘내세요", "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 다 잘 될 거야" 등등! 소원했던 친구들에게 안부 편지 보내는 것, 다 큰 아들 볼에 뽀뽀해 주는 그러한 일상의 평범함.

사람들은 왜 새로운 생각을 두려워하는지 모르겠어요!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것, 가슴 떨리는 바램과 설렘,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

편견과 차별, 미움, 비난을 한 꺼풀 벗겨내면 인생의 단맛이 이런저런 형태로 다가온다고 하네요!

삶 속에 빈부나 신분의 차이를 넘어 일상의 당연하고 평범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코로나 시대의 어려움 속에서 더욱 절실하게 느낍니다.

오늘도 존 댄버의 노래 Some days are diamonds, some days are stones를 들으며!

존경하고 사랑하는 한인문화회관 회원 여러분의 가정과 직장, 학업에 큰 축복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 하오며, 모두 새해 건강하시고 추진하시는 모든 일에 만사형통 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오스트리아한인문화회관 이사장

전미자 드림

존경하는 한인문화회관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22년 임인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슬기롭고 용맹한 호랑이의 기운으로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고, 모두가 꿈과 희망, 건강과 행복이 넘치는 넉넉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제가 관장으로 취임한 지 올해로 4년 째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만,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여러 가지 면에서 문화회관이 제 역할을 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또한, 취임사에서 말씀드렸던 여러가지 계획들을 추진하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후원 하에 문화회관 건물을 개,보수하고 내부를 새롭게 단장하였으며, 알찬 내용을 담은 회관 소식지를 정기적으로 발행하여 여러분들을 찾아 뵈었고, 회관 카페를 임대하여 문화회관의 재정을 건전하게 만들며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5월 3일은 한인문화회관 개관 1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개관 10주년을 맞아 여러가지 문화행사를 비롯한 기념 행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회관 외부 공간에 한국 시인의 정원을 조성하여 다섯 분의 시인들의 흉상을 포함한 시비를 세우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오스트리아 한인동포들과 차세대는 물론 현지인들이 한국의 김소월, 한용운, 윤동주, 정지용, 조지훈시인의 얼굴과 대표 시들을 접하게 될 것이며, K-Culture의 생생한 교육현장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인 회관의 발전을 위하여 회원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새해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1월 1일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 관장

송효숙 드림

[공지] 2022년 문화회관 소식 및 총회 개최(안)

1. 4차 락다운 이후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2022년 개관 일자가 미뤄지고 있습니다. 당국 지침이 확정되는 대로 전체 공지 예정이오니 그때까지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 코로나 상황이 안정될 경우, 2022년 2월 초순 문화회관 총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결산 및 업무보고 이외 개관 10주년 기념사업 (봉지희 예술단 방문, 한국시인의 정원, 영화제 상영 등) 주요사업에 대한 브리핑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3. 출입문 자동화 시스템 설치가 완료되었습니다. 2월 총회 자리를 빌어 각 단체장분들께 출입관련 APP 사용법을 알려드리거나 별도로 공지토록 하겠습니다. 그사이 방문 용무가 있으신 분께서는 저희 사무국에 사전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Mitteilungen des KKH 2022 und Eröffnung der Generalversammlung

1. Die Wiedereröffnung des KKH im Jahr 2022 wird aufgrund der rasanten Verbreitung von Omicron auf Weiteres verschoben. Sobald die behördlichen Richtlinien feststehen, wird der Tag der Wiedereröffnung bekanntgeben.

2. Die Generalversammlung des KKH findet voraussichtlich Anfang Februar 2022 statt, sofern sich die Corona-Lage einigermaßen stabilisiert hat. Neben den üblichen Rechnungsabschlüssen und Geschäftsberichten sind Besprechungen über die laufenden Projekte im Rahmen des 10-jährigen Jubiläums des KKH geplant. (Besuch des 'Bong Gihee artist-teams', Garten der Koreanischen Dichter, Koreanisches Filmfestival usw.)

3. Die Arbeiten zum Einbau des automatischen Türsystems sind abgeschlossen. Wir werden Sie auf der Hauptversammlung im Februar über die Nutzung der Zugangs-App informieren oder ggf. gesondert benachrichtigen.

[공지] 2022년 기부금 및 이사회비 납부 안내

여러분들께서 납부하신 소정의 회비와 기부금 및 대관료 등은 문화회관의 운영과 개선사업을 위하여 소중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근래 대면이 어려운 관계로 계좌 정보를 지면상 남기오니 납부하여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계좌명: Koreakulturhaus Verein
* IBAN: AT73 1400 0015 1090 1696

* BIC : BAWAATWW

Zahlungsaufforderung der Vorstandsbeiträge bzw. Spenden für 2022

Die Mitgliedsbeiträge, Spenden und Mieteinnahmen kommen dem Betrieb und der Verbesserung des Kulturhauses zugute. Wir bitten Sie um eine Überweisung der Mitgliedsbeiträge bzw. Spenden bis Ende des Monats auf das obenstehende Vereinskonto des KKH.

<알림> 한글학교 소식

1. 2022년 1월 비대면 수업 유지

전 세계 확진자가 급상승 중인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당분간 비대면 수업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비엔나 한글학교는 정부지침에 의거하여 언제든 대면/비대면 수업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학사 일정은 홈페이지와 각 반 연락망을 통해 공유될 예정입니다.

2. <독도 사랑 영상 콘테스트> 시상식

지난 12월 18일 성탄방학식과 더불어 독도를 주제로 한 온라인 영상 콘테스트 수상식을 거행하였습니다. 한글학교의 유투브 채널을 통해 각 반에서 제출한 단체전 작품과 개인전 수상작품들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3. 한글학교 이사회 총회 및 이사장/교장 선출

같은 날 18일 이사회 정기 총회가 개최되어 2022년 1월부터 12대 신규 이사장으로 임창노님께서 선임되었습니다.

아울러 제 12대 비엔나 한글학교 교장으로 한성애 교장이 연임하게 되었습니다.

Nachrichten aus der Koreanischen Schule

1. Online-Unterricht im Januar 2022

Aufgrund der rasanten Verbreitung der Omicron-Variante wird der Online-Unterricht vorerst beibehalten. Der neue Schulplan wird auf der Homepage sowie über die Kontaktliste der einzelnen Klassen zeitnah bekanntgegeben.

2. Preisverleihung des <We Love Dokdo> Videowettbewerbs

Am 18. Dezember 2021 wurden die Weihnachtsferien der Koreanischen Schule Wien angekündigt. Parallel dazu fand die Preisverleihung des Online-Videowettbewerbs statt. Die mit Preisen ausgezeichneten Werke sind über den You Tube-Kanal der Koreanischen Schule einsehbar.

3. Generalversammlung des Vorstands und Wahl des/der Vorstandsvorsitzenden sowie der Schulleitung

Am selben Tag fand auch die jährliche Generalversammlung des Vorstands statt und IM chang ro wurde zum 12. Vorstandsvorsitzenden gewählt. Als 12. Schulleiterin der Koreanischen Schule Wien wurde HAN sungae wiederernannt.

<한국 시인의 정원> 조성사업

'22년 5월 3일 개관 10주년 기념 <한국 시인의 정원> 조성사업 추진 현황을 알려드립니다.

지난 11월 사무국은 동 사업의 최종예산과 전체 일정을 확정하여 재외동포재단에 2021-22년 신규사업으로 신청 중입니다.

현재 해외 각지에서 제작 중인 흉상과 기단은 올해 4월 초 문화회관으로 배송될 것이며, 새로 단장된 시인정원에 함께 설치될 예정입니다.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을 널리 알리고 그 뜻을 후대에 지속 전승하는 동 사업에 여러분의 큰 관심 부탁드립니다.

Zum Bauprojekt <Garten der koreanischen Dichter >

Im vergangenen Dezember hat das Sekretariat des KKH das finale Budget und den Zeitplan für das Projekt bestimmt und ist gerade dabei, dieses Projekt bei der Overseas Korean Foundation zu Zwecken der Förderung zu beantragen.

Die Produktion der Büsten und Sockel begann bereits im Dezember 2021. Die Lieferung an das KKH erfolgt voraussichtlich im April 2022.

Dieses Projekt dient zur Verbreitung der koreanischen Kunst und Kultur im Ausland und ihrer Überlieferung an zukünftige Generationen. Daher ersuchen wir um Ihre besondere Aufmerksamkeit und tatkräftige Unterstützung.

[기획연재] 권기훈의 와인 스토리텔링 15

기고자 : 권기훈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 편집자 주 : 기고자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의대를 다녔고, 와인의 매력에 빠져 오스트리아 국가공인 Dip. Sommelier 자격을 취득, 이후 영국 WSET, 프랑스 보르도 CAFA 등에서 수학하였습니다. 마산대학교 교수, 국가인재원객원교수, 국제음료학회이사를 역임하고 청와대, 국립외교원, 기업 방송등에서 와인강좌를 진행하는 등 현재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에 있습니다.

권기훈 a9004979@naver.com

Alles in Ordnung ?

독일에서 자주 쓰는 표현입니다.

직역하면 '모든 것이 질서 속에'란 뜻이지만 의역하면 안녕, OK란 말입니다.

'Ordnung'(오르드눙). 질서, 규율 의미하는 단어로

이 하나의 단어 속에 독일적인 특성이 담겨있습니다.

참으로 기이한 나날들입니다.

드라이아이스처럼 서늘하게 퍼지는 냉기가 발끝을 시리게 합니다.

사람들과의 쾌적거리가 의미없는 언택트 시대입니다.

은둔의 공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내고 있습니다.

은둔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삶에서 자신의 삶과 직면하게 했습니다.

코로나가 앗아간 공간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를 생각하는 새해입니다.

몇 달 전부터 생활하고 있는 지방도시에서의 나날은

꽤 오랫동안 준비한 자발적 격리입니다.

인생의 어느 시기,

오랫동안 꿈꾸고 준비했던 자발적 격리를 선택했습니다.

코로나가 먼저인지, 스스로의 선택이 먼저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시기가 우연히도 겹치는 건 행운입니다.

삶의 많은 부분을 혼자서 책 읽고 음악 듣고 지냈습니다.

태생적으로 그게 생리에 맞았습니다.

노모를 모신다는 핑계도 그럴 듯 했지만,

사실은 내가 선택한 삶을 시작한 거지요.

아침에 어머니가 성덕 기억학교로 등교를 하고 나면,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최근에는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셨습니다.

몸 보다 마음이 많이 아프셨지요.

아버지 가시고 3년을 시골집에서 지내시는 일이 많이 힘드셨나 봅니다.

활달하고 화려한 걸 좋아하는 분인데 말입니다.

고민 끝에 대구에 있는 여동생집 부근에 집을 구해 드렸습니다.

병원도 가까운 곳 입니다.

가능하면 어머니방은 지금 그대로 꾸며드리기로 했습니다.

40년 된 자개농, 문갑, 화장대는 그대로 옮겨서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끼도록 해 드릴 생각입니다.

자개 화장대가 얼마나 갖고 싶으셨는지

가구점 화장대 거울에 - 박승희 - 라고 립스틱으로 찜을 해 놓았던 그 화장대 입니다.

그 외에는 싹 바꿔 드리기로 했습니다.

냄비 하나, 후라이팬 하나도 변변한 것이 없더군요.

자식들이 버리기가 애매한 것들을 죄다 갖다 놓은 거지요.

어제는 식탁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어머니 얼굴이 빨갛게 변하며 소녀처럼 좋아 하시더군요.

유리화병에 좋아하시는 프리지아를 놓으시겠지요.

2층은 제 서재로 꾸며 놓고 수시로 머물 계획입니다.

꽃피는 새봄이 오면 어머니는 다시 깔깔 웃으시며 친구들과 수다를 떠시겠지요.

모든 것이 제 자리에 다시 돌아가서,

평범하고 행복했던 그때의 평온을 되찾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어머니도,

저도,

우리 모두도,

Alles in Ordnung!!

[完]

[연재] "한국 스키 100년, 그 뿌리를 찾아서... 3"

기고자 : 대한스키협회 의무이사 공창배

* 편집자 주 : 한국원자력병원 정형외과장 공창배 박사께서는 2020년 비엔나종합병원(AKH) 교환교수로 오스트리아와 인연을 맺으셨습니다. '100세 시대의 건강관리'에 이어 평소 관심 분야인 스키 및 한-오 스키의 역사 관련 글로 여러분을 다시 뵙게 되었습니다.

현재 기고자께서는 국제스키연맹의 의무위원로 활동하시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의무위원 및 한국스키 100년사 편찬위원을 역임하는 등 대한민국 스키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많은 성원 바랍니다.

202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2년은 한-오 수교 130주년이 되는 매우 뜻 깊은 해인데요.

저는 비엔나 종합병원에서의 1년 연수기간 동안 오스트리아에서 스키는 스포츠이기 이전에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문화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을 정리한 유튜브 영상 링크를 소개하면서 2022년 첫 스키 연재글을 시작해보겠습니다.

https://m.youtube.com/watch?v=DHLUoLcxcug

제가 비엔나라는 도시에 매력을 느끼고 관심을 갖게 되고, 1년 연수까지 생각하게 된 것은 ‘빈이 사랑한 천재들’이라는 책 때문이었습니다. 비엔나에 사시는 한인분들께 꼭 권해드리고 싶은 책인데요. 책 소개드립니다~~~

“빈을 평생의 보람이자 자랑으로 여긴 빈 태생의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는 빈을 가리켜 “2000년에 걸쳐 국가를 초월한 수도”라고 칭했다. 18세기에서 20세기 초 빈은 유럽 최고의 예술가와 지성들이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경쟁하는 인종과 문화의 용광로였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의 중심지로 파리를 떠올리지만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 역시 파리 못지않게 수많은 거장들을 탄생시킨 문화와 예술의 도시다.

이 책은 빈을 무대로 절정의 삶을 살았던 6명의 천재들 - 에로티시즘의 화가 클림트부터 정신분석학의 프로이트. 비운의 음악가 모차르트와 베토벤. 선구적 건축가 아돌프 로스와 오토 바그너까지 그들이 남긴 삶의 흔적과 그 성취를 통해 빈을 재발견하는 낭만적인 빈 문화기행서다.”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617933

노벨상 수상자 9명을 배출한 비엔나 대학교.

외과학의 아버지 Billroth,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Freud 등 의학계의 다양한 거물들을 배출한 비엔나 의과대학교…

구스타프 말러의 무덤이 있는 Grinzing 묘지를 걷고, Billroth 거리를 운행하는 38번 트램을 타고, 비엔나 종합병원을 일년간 출퇴근 하면서 늘 궁금했던 게 있었습니다.

빈이 천재를 사랑한 걸까? 천재들이 빈을 사랑한 걸까?

이것에 대한 해답을 릴리언펠트 박물관을 다녀온 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릴리언펠트 스키 박물관 이야기 3:

‘츠달스키의 알파인스키 기술 교과서(Die Lilienfelder Skilauf-Technik)’

릴리언펠트 스키 박물관에서 발견한 놀라운 책이 있었습니다. 글로만 접했었던 ‘츠달스키의 알파인스키 기술 교과서(Die Lilienfelder Skilauf-Technik)’ 입니다.

아래는 한국 스키 100년사에 기술된 내용입니다.

“새로운 바인딩은 새로운 테크닉을 요구했다. 그리고 그 기술 역시 츠다르스키에 의해 개발됐다. 1987년 알파인스키 기술 교과서(Die Lilienfelder Skilauf-Technik)가 발간되는 데, 바인딩이 개발된 지 7년 만이었다.

릴리엔펠트식 바인딩 스키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역시 회전이었다. 츠다르스키는 그것을 하나의 폴로 해결했다. 카약의 패들처럼 양 손으로 잡고 원하는 방향에 꽂아 스키의 회전을 도모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이 스키와 기술을 보급하기 위해 그 이듬해(1898년)에 스키클럽을 조직했다. 그리고 회원들과 더불어 스스로 무수한 도전을 통해 그 기술을 더욱 세련되게 개선시켰다.

그런 뒤 새천년이 시작된 1900년, 그 무대를 수도 빈으로 옮겼다. 그는 거기서 ‘알파인 스키클럽(Alpine Skiing Club : 히틀러의 나치 정권이 수립된 1938년까지만 존속)’을 창설했다.”

릴리언펠트 박물관은 실제로 츠달스키 박물관이라 해도 무방하게 츠달스키의 어린 시절부터 노인때의 사진까지 잘 정리되어 있었고, 다양한 스키 포즈 뿐 아니라 턱걸이, 수영 등 츠달스키가 다양한 운동을 하는 사진들도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아래는 2011년 동아일보 기사 내용입니다.

“신종스키는 새 활주법을 요구했다. 그 또한 개발자 마티아스 츠다르스키(1856∼1940) 몫이었다. 그는 교사이자 조각가, 발명가였다. 한없이 미끄러지는 설산에서 속도통제가 관건이었다. 1896년. 드디어 설산 스킹이 정복됐다. ‘슈템보겐’(Stembogen · 저지 식 회전)’이란 스키테크닉이 완성된 것.

창(槍)을 닮은 긴 폴(한 개)을 좌우로 짚으며 플레이트를 홱 잡아 돌려 멈추거나 속도를 줄이는 ‘회전’기법이다. 모든 알파인스키 기술의 기본이다.

츠다르스키는 교습본까지 냈다. ‘릴리엔펠트 스키방식’(1896년)이 그것. 스키 탄생에 주목한 것은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군부다. 알프스에서 작전을 수행할 산악군단의 필수과제가 설산 정복이었기에 츠다르스키는 곧 전쟁교육부에 채용됐다.

그의 임무는 인스브루크 스키학교에서 군인 대상 스키강습. 데오도르 에들러 폰 레르히(1869∼1945, 슬로바키아 태생)도 그중 한 명이었다. 1900년부터 3년 간 배우며 수제자가 됐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10210/34718276/1

위 사진이 츠달스키로부터 스키를 배우고 있는 폰 레르히 소령입니다.

츠달스키가 남긴 유산을 소중히 보관하고 있는 릴리언펠트 박물관 역시 한 사람의 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비엔나의 문화가 고스란히 남은 곳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천재를 배출하는 문화가 바로 이러한 문화이고, 이것이 J.F.K 의 명언과도 일맥 상통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A nation reveals itself not only by the men it produces but also by the men it honors, the men it remembers.”

“한 나라의 진면목은 그 나라가 배출하는 인재 뿐 아니라 그 나라에서 존경하고 기억하는 인물에서 드러납니다.”

https://www.jfklibrary.org/JFK/Historic-Speeches/Multilingual-Remarks-at-Amherst-College/Multilingual-Remarks-at-Amherst-College-in--Korean.aspx

도자기와 관련하여 고려청자와 웨지우드 스토리를 소개한 아래 글을 보시면 케네디 대통령의 문장이 괜히 명언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고려청자를 대단한 문화유산으로 자랑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누가 만들어 냈다는 기록은 전혀 없다. 그 기술이 장인들의 집안 내에서만 전수되다가 대가 끊겨서 소멸하고 말았다고 하는 것은 흔히 듣는 이야기다. 고려청자를 만들어낸 훌륭한 발명가와 기술자들이 누구였고 과연 어떠한 사람들이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들은 단순히 오랜 세월이 흘러서 잊힌 것이 아니라, 아마 그 당시에도 사회적으로 알려지거나 존경받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고려청자와 대조되는 예로 영국의 웨지우드 도자기가 있다. 그 회사는 1759년에 설립됐으며, 당시 만 30세도 안 되었던 조사이어 웨지우드(Josiah Wedgwood)가 설립자였다. 웨지우드는 잉글랜드 시골에서 가난한 도공의 11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릴 때 앓은 홍역의 후유증으로 다리를 절면서도 도예에 대한 집념을 키웠다. 기존의 도자기를 개선하는 새로운 공법을 손수 개발하고 신제품을 생산하여 젊은이가 자기 이름을 당당히 걸고 물건을 팔았다.”

“우리 사회에서는 장인을 천대하여 하인 부리듯이 이용만 했지 그 사람들의 업적을 알아주고 아끼는 문화가 없었던 듯하다. 고려청자뿐 아니라 우리가 자랑으로 여기는 금속활자 등 여러 기술적 업적을 보면, 그 기술을 누가 개발했다는 이름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나마 알려진 것이 장영실 정도다. 중요한 기여를 한 것이 어찌 그 한 사람 뿐이었을까. 수많은 인재가 크게 작게 거들지 않으면 새로운 기술은 개발될 수 없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그냥 세종대왕이 훌륭해서 장영실을 시켜서 이것저것 발명하도록 했다는 정도로만 생각한다.”

“옛날 이야기만도 아니다. 예를 들어 지금 우리나라의 전자산업이 극도로 발달하여 삼성이나 LG가 스마트폰, 평면스크린 TV 등이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지만 우리 국민은 그것이 누구의 공로인지 전혀 모른다. 삼성 회장이 누구인지는 다들 알지만 삼성전자에서 기술을 발달시킨 천재적 공로자들이 누구인지 일반인은 알 수가 없으며, 별로 궁금해 하지도 않는 것 같다.

근래에 우리 경제는 기술과 과학을 바탕으로 한 여러 가지 기적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20세기 말부터 조선·제철·자동차 등 그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분야에서 세계적인 인정을 받게 됐다. 그런데 그런 업적을 평할 때 다들 들먹거리는 것은 사업주에 대한 이야기 아니면, 사업을 잘할 수 있게 정책을 세워준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밖에 없다. 왜 기술적 성취에는 관심이 없고, 그것을 관리해준 사람들만 유명해지고 존경받는 것일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17741

모차르트 서거 후 시체가 어디에 묻혔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빈 시민들이 나중에 엄청 후회를 하며 다시는 빈이 낳은 천재들을 그렇게 허망하게 보내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합니다.

연수 기간 내내 생각했던 질문인 ‘빈이 천재를 사랑했을까, 천재가 빈을 사랑했을까’에 대한 답은 릴리언펠트 박물관을 다녀온 이후 “빈이 천재를 사랑했다”라고 저는 결론지었습니다. 츠달스키도 빈이 낳은 스키계의 천재이고요.

최근 전세계 문화예술계에 최초라는 역사를 쓰고 있는 대한민국의 훌륭한 인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천재들의 산실 비엔나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이분들을 잘 기리는 문화가 잘 정착되길 희망해봅니다.

“최고도 깨지고 최대도 깨진다. 그러나 최초는 영원하다.”

“언젠가는 최고 기록도 깨지고 최대 기록도 깨진다. 그러나 최초는 영원하다. 결국 창조란 한마디로 ‘최초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선 생각의 물구나무서기(out of box)와 같은 역발상 훈련, 긍정적으로 부정하는 영감 훈련 등을 통해 나만의 유니크한 생각 근육을 길러야 한다. 리더의 최종 역할은 무엇이 답인지 고르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답을 창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창조성은 전염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창조란 최초의 생각이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655611

3편 [完]

[음악연재] 지음知音*의 클래식 3

기고자 : 음악 칼럼니스트 나성인

* 소리를 알아듣는다는 뜻으로 자기의 속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를 이르는 말

클래식 음악과 인문학을 한데 엮어 더 깊은 감상을 돕는 글입니다.

* 편집자 주: 서울대 독문과에서 독일시를 전공하였고 독일 아욱스부르크 대학에서 수학, 예술가곡 분야 코치 및 공연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문학과 클래식의 만남에 주목하여 강의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베토벤 아홉 개의 교향곡』, 『하이네. 슈만. 시인의 사랑』, 『슈베르트 세 개의 연가곡』, 『베토벤 현악 사중주』 등이 있습니다. 기고자는 현재 예술 무크지 『풍월한담』의 편집을 맡는 등 클래식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계십니다.

베토벤의 신심

베토벤은 신앙인이었는가. 간단한 질문이지만 답을 내놓기란 쉽지 않다. 단순히 교인이었는지를 묻는다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매주 미사를 드리러 가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계몽주의 사상을 체득한 그는 당대 지식인 사이에 퍼져 있던 반교리주의적 태도를 견지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수많은 악보와 일기에는 베토벤이 신의 존재를 어떤 식으로든 인정하고 있었음이 드러난다.

Ludwig van Beethoven (1770 - 1827)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믿음을 외부인이 어떻게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인가. 베토벤의 신심은 미사곡, 종교곡이 몇 개인지 따위로는 잴 수 없다.

사도 야고보는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야고보서 2장 26절)이라고 단언했다. 만일 베토벤이 ‘믿음’을 가졌다면 그 ‘믿음’의 증거가 자기 필생의 ‘행위’라 할 수 있는 음악 창작에도 드러나야 한다.

과연 베토벤은 자기가 ‘믿는’ 신의 성정과 미덕을 음악에 드러내고 있는가.

그런데 인간의 상상과 경험 속에 있는 ‘신’은 그 모습이 제아무리 진실되더라도 진짜 신은 아니다. 신의 영원성, 무한성, 불변성에 비해 인간은 얼마나 작은가.

또 예술가는 신을 완전히 표현할 수도 없다. 존재방식과 근원에서 아예 차원이 다르므로 신은 결코 인간이 ‘대상화’할 수 없는 존재다.

그러므로 결국 ‘믿음’은 늘 자신이 신을 완전히 알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귀결되며, 신심이란 신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신에 의지하여 그의 성정을 닮으려고 하는 데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Wiener Konzerthaus 맞은편 Beethovenplatz 기념비

그런데 이러한 태도는 결국 인간이 ‘자기 전능감’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한계를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베토벤의 시대, 인간의 합리성을 바탕으로 세상을 유용하게 바꾸는 것은 근대적 인간의 최대의 과업이었다. 인간 이성과 능력을 신뢰하는 낙관적 전망이 팽배해 있었다.

그러나 이런 진보의 믿음은 ‘인간에게 불가능은 없다’는 식으로 과장되었고 물질적 ‘발전’의 폭주를 야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자기 능력에 대한 이와 같은 맹신은 결국 관계적, 감성적, 영적 차원의 빈곤을 가져온다.

그러므로 베토벤이 만일 자신의 신심을 음악에 드러냈다면, 그것은 곧 자기 이성과 표현 능력의 한계를 음악 속에 겸허하게 드러내는 것을 뜻하고, 제 자신이 마치 신처럼 자기 음악의 조물주 노릇을 하지 않는 것, 곧 “자기 부정”을 드러내는 것에 있다.

1802년 베토벤은 귓병을 앓고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유서를 썼다. 이 글은 베토벤의 자기 한계 인식의 출발점이었다. 유서에서 그는 자기 마음 속에 있는 선에 대한 열망을 어필하고 또 순수한 환희와 기쁨을 갈망한다고 적는다.

“신이여, 당신은 내 마음 속을 굽어 보시오니, 내 안에 인간에 대한 사랑과 선행을 하려는 열망이 자리잡고 있음을 아십니다. […] 오 섭리여 – 환희의 순수한 하루를 한 번만 제게 보여주소서.”

베토벤 「교향곡 제2번」, Youtube Link : 클래식의 향연,

2018. 3. 13.

내면의 갈등은 그의 음악을 ‘거듭나게’ 만들었다.

이 시기에 작곡된 <교향곡 2번>의 2악장 라르게토에는 고뇌 속에 깊어진 영혼의 기도가 코랄 풍의 경건한 선율으로 울려 퍼진다.

<겔러트 시에 의한 여섯 개의 가곡>의 마지막 곡인 “회개의 노래”에도 베토벤의 겸허함이 드러난다. 베토벤은 회개 이후의 기도 부분(4-6연)을 반주부의 자유로운 변주가 딸린 장조 곡으로 작곡한다.

진정한 회개와 용서는 자유함을 불러온다고 여긴 것이다. 하지만 베토벤은 마지막에서는 추동력을 감소시키고 ‘겸손하게’ 곡을 닫는다. 자신을 자제함으로서 겸허함을 나타낸 것이다.

베토벤에게 신적 체험이란 자유의 체험과 강하게 결부되어 있었다. 이는 <전원 교향곡>에서 인상적으로 드러난다. 베토벤은 숲에 나가면 자신을 괴롭히는 귓병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음을 느꼈다.

“내게 불행을 주는 청력도 이 곳에서는 나를 괴롭게 하지 못한다.” 자연에 깃든 신의 충만함이 귓병을 잊게 한 까닭이다. 그것은 자기 한계를 인정함으로서 한계를 넘어서는 ‘초월’의 체험이다. 사도 바울은 “주는 영이시니 주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가 있느니라”(고린도후서 3장 17절)고 적었다.

영적 차원으로 도약한 사람에게 육적 제약은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다. 베토벤은 이러한 낙원의 체험을 <전원>에 진실하게 담아냈다.

Beethoven : Symphony no. 6 "Pastoral" 전원교향곡 (PFO & Adrien Perruchon)

Youtube Link : MPyC TV 대관령음악제 2020. 12. 17.

이러한 초월의 경험은 베토벤의 만년 음악에서 놀라운 도약을 일으킨다. 완전히 청력을 잃고(1817년), 또 인간적, 예술적 실패를 경험한 뒤 점점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진 그는 이제 철저히 ‘내면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에만 집중한다. 그러면서 그의 음악에는 논리적 발전을 넘어서는 초월적 변모가 더 많이 담기기 시작했다.

악상을 발전시키겠다는 강박에서 벗어났다. <장엄미사>의 “상투스”, 특히 가운데 부분의 바이올린 독주에는 하늘로부터 주어지는 ‘성령의 자유와 안식’이 인상적으로 그려져 있다.

Youtube Link : Beethoven: Mass In D, Op.123 "Missa Solemnis" - Sanctus: Praeludium

2018. 12. 12. 베를린 필하모니 관현악단 - 주제

위대한 <합창> 교향곡에서는 자기 부정을 통한 자기 완성의 과정이 기념비적으로 표현되었다. 그는 <합창>에서 무엇을 부정했을까. 음악만으로 의미를 구현하겠다는 ‘절대음악’을 부정했다. 1악장에서는 예술가의 창조력을, 2악장에서는 생명력을, 3악장에서는 아름다움을 각각 부정했다. 이 세 가지로는 ‘만인에 대한 사랑’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마침내 베토벤은 자기가 평생을 통해 이뤄낸 결과들이 만인을 향하는 섭리와 사랑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자기 부정’의 인식에 다다른 것이다. 이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자신을 부인한 예수의 모습과 닮아 있고, “누구든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예수의 명령을 실행한 것처럼 보인다.

마지막 현악사중주들은 고뇌 가득했던 그의 인생 전체를 하나의 섭리로 받아들였음을 들려주는 ‘증언’이자 감사의 고백이다. 15번 사중주의 3악장 “거룩한 감사의 노래”나 고뇌가 섭리로 바뀌는 신비의 순간을 경험케 해주는 <대푸가>는 신비롭기 그지없다.

베토벤은 신앙인이었는가. 오직 신만이 아시리라. 그러나 믿는 바를 음악에 옮겨 놓는 신실함으로 보자면 우리는 침묵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그의 신심의 흔적을 경청으로 맞이할 것이다. [完]

outube Link :

Beethoven Symphony No. 9 - Mvt. 3 - Barenboim/West-Eastern Divan Orchestra 2012. 8. 24. engchi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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