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가 넷플릭스 1위를 기록했다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안녕하세요, 에디터 식스틴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사이비 종교의 끔찍한 범죄사실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MBC 피디수첩 조성현 피디가 연출한 다큐멘터리로 제작 기간만 꼬박 2년이 걸렸습니다. 오늘 레터에서는 다큐멘터리 방영 이후의 후속보도, 다큐멘터리의 윤리적 쟁점 그리고 넷플릭스로 시작된 변화하는 국내 다큐멘터리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겠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의 파급력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사이비 종교가 신의 이름으로 자행하는 끔찍한 폭력은 대한민국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죠. 특히 사이비 종교 단체 ‘기독교복은선교회 JMS’편은 현재 진행형인 사건인 데다 교주가 여성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과 이 사실이 담긴 녹취와 영상들이 날 것 그대로 방영되었습니다. 

 

녹취의 내용이 충격적인 만큼 다큐멘터리에 대한 선정성 논란도 일었습니다. 녹취 내용뿐 아니라 다큐멘터리의 재현 방식에 대한 방송 윤리적 문제점도 제기되었습니다. 시사 다큐 포르노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존재감이 큰 만큼 이에 따른 논쟁이 이어지고 관련 기사들이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국내 다큐멘터리 시리즈로는 처음으로 넷플릭스 1위를 기록했고, 여러 매체에서도 관련 후속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오늘의 에디터 : 식스틴
봄이 시작된 줄 알았더니 아직인가 봐요. 
오늘의 이야기
1.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이후 이어지고 있는 후속 보도들
2. 자극적인 표현에 따른 다큐멘터리 윤리성에 대한 문제
3. 넷플릭스형 다큐멘터리의 흥행과 앞으로의 다큐 시장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이후 이어지고 있는 후속 보도들

출처 : unsplash

가장 최근 살펴볼 후속보도는 JMS 2인자로 불리는 정조은 씨의 범죄 사실 인정 그리고 정명석의 범죄 내용에 대한 폭로에 대한 내용입니다. 다큐멘터리 방영 이후 정조은 씨는 JMS 2인자라 지목되며 신상이 소셜 미디어에 떠돌아다녔습니다. 그녀는 분당의 JMS 교회 담임 목사이고, 분당 JMS교회는 JMS 교회 안에서도 많은 수의 신도가 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조은 씨는 JMS 공식 방송 플랫폼에 본인이 주관한 예배 편집본에서 정명석의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의 내용을 밝혔습니다. "더 이상 참고 인내할 수만은 없다. 두렵지만 진실을 쳐다볼 수 있어야 한다"며 "지난 과오가 있다면 청산할 최고의 기회는 바로 지금"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조은 씨 또한 정명석의 범행 사실을 알고도 지금까지 은폐한 정황과 성범죄를 조력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출처 : SBS 뉴스

다음으로는 KBS 통역사의 JMS 신도 인정에 관한 보도입니다. KBS <더 라이브>에 출연한 JMS 피해자 모임 엑소더스 대표인 단국대 김도형 교수는 KBS 피디와 통역사가 JMS 신도라고 폭로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특히 김도형 교수에 의하면 kbs 통역사는 정명석과 해외 여성 피해 신도들 사이의 통역을 맡았다며 정명석의 성범죄 행위의 조력자라고 지적하였죠. 이후 통역사는 김도형 교수를 통해 사실을 인정하고 JMS를 탈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JMS 색출 관련 보도입니다. 소셜 미디어에는 JMS와 관련된 대학 동아리라는 이름의 명단이 퍼지고 있고, 특히 연예계를 중심으로 관련 보도들이 이어졌습니다. 아이돌 DKZ 소속 멤버의 부모가 JMS 신도라고 지목되었고, 배우 강지섭 또한 JMS 신도로 지목되었습니다. 이들 모두 JMS 신도였다는 점을 인정하고 현재에는 JMS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자극적인 표현에 따른 다큐멘터리 윤리성에 대한 문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방영된 후 다큐멘터리의 자극적인 표현과 재현에 관한 지적이 일었습니다. 특히 JMS편에 등장하는 정명석의 녹취 중 “50번은 싼 것 같아"가 대표적입니다. 이에 대해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조성현 피디는 "피해자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 일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왜 메시아라고 믿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지 고민했으면 했다"고 밝히며 가장 사실적인 내용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다큐멘터리에는 여성 신도들의 전라 장면 또한 모자이크 처리되어 송출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다큐멘터리 포르노라는 비판도 있었죠. 또한 조성현 피디는 “사이비 종교의 내부자들을 동요하게 하고 충격을 줘 탈교시키는 것이 작품의 핵심 목표”였면서 “공개할 수 있는 것만 공개했고 드러나지 않은 부분은 90%에 이른다”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신이다>에 대한 윤리성에 대한 문제를 우린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다큐멘터리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습관이 존재합니다. 바로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나 내용이 진실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에도 캐릭터, 스토리, 의도성이 존재합니다. 그것이 다큐멘터리가 대중 미디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었죠. 다큐멘터리와 도큐멘테이션(기록 영상)은 다르니까요.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트레일러 (출처 : 넷플릭스)

하지만 우리는 다큐멘터리가 만들어 놓은, 다큐멘터리 내용이 진실에 가깝다고 주장하는 ‘신화'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큐멘터리 시청자는 다큐멘터리 출연자를 가상의 인물로 생각하지 못할뿐더러 연출자가 비추는 출연자를 다큐멘터리에서 비치는 모습 그대로 인식하게 됩니다. 배우와 캐릭터가 분리되는 드라마나 극영화와는 전혀 다르게 시청자에게 다가가죠. 


예를 들어, 끔찍한 사회적 사건을 바탕으로 하는 극영화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광주인화학교에서 일어난 청각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다룬 영화 <도가니>는 아동청소년들이 겪은 피해묘사가 영화에 등장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사건을 다룬 여러 극영화에는 심심치 않게 끔찍한 범죄 행위를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장면이 등장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극영화는 배우와 극중 캐릭터가 분리되고 보는 시청자도 이를 감안하면서 영화를 감상하기 때문에 다큐멘터리와 다소 받아들여지는 방식이 다릅니다. 물론,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을 때 피해자를 묘사함에 있어 신중을 가해야겠지만요. 


그럼에도, <나는 신이다>의 재현 방식, 자극적인 표현에 대한 비판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다큐멘터리에서 시청하고 발견한 한 가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완성도 면에서 살펴보자면 <나는 신이다>는 매우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영화는 컷과 컷의 연속이라는 점을 보았을 때 북미 다큐멘터리에 뒤지지 않는 완성도 높은 이미지를 구현하였고, 그렇기에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모든 컷, 다큐멘터리에서 발췌된 인물들의 발언에는 모두 이유가 존재할 것입니다. 

출처 :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그렇기에 다큐멘터리에서 JMS편의 중심인물 메이플을 다루는 방식에 의아함을 느꼈습니다. JMS편에는 여러 인물이 등장합니다. JMS의 범죄를 세상에 알리고 이를 응징하고자 하는 이들과 JMS를 고발하는 탈퇴자들의 이야기가 세 에피소드의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첫 번째 집단의 인물들은 모두 자신의 신상을 밝히고 얼굴을 드러내는 데 반해 두 번째 집단의 인물 중에서는 메이플과 또 다른 외국인 피해자를 제외하고는 스스로의 얼굴을 밝히지는 않죠. 


JMS편은 메이플로 시작해 메이플로 끝난다고 볼 정도로 메이플의 분량이 높습니다. 메이플은 자신의 얼굴을 다큐멘터리 전면에 걸고 인생을 건 고발을 시도하죠.


하지만 <나는 신이다>가 다큐를 통해 메이플을 보여주는 방식이 적절했을까요? 저는 여기에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피소드 1편의 제목은 ‘신의 신부들'입니다. 다큐멘터리에는 결혼식장이 연상되는 스튜디오가 등장하고 그 자리에 메이플이 앉습니다. 마치 1편의 제목인 ‘신의 신부들'을 대표해 자리에 앉아 정명석의 범죄사실을 고발하는 듯하죠. 

출처 :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메이플은 자신의 인생을 걸고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그녀는 JMS 신도들을 통해 반복적인 협박을 받았지만 좌절하지 않고 결국 자신의 피해를 세상에 꺼내놓는 인물이죠. 이런 강인한 인물을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여지는 방식에 아쉬움이 남는 이유입니다. 다큐멘터리가 그녀를 비추는 방식의 한계로도 보여지는 부분입니다. 다큐멘터리는 과거 JMS의 말을 빌려 ‘신의 신부’였지만 이제는 그를 고발하려는 피해자로서 그녀를 호명하는 것이죠. 그녀의 인터뷰에서 발췌된 내용 또한 바로 그 방향성을 향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이비 종교에 대한 고발의 목적성이 분명한 다큐멘터리 시리즈이기에 피해자를 비추는 방식에 한계가 존재할 수 있지만 그녀를 새하얀 결혼식장과 부케로 꾸며진 듯한 스튜디오 중간에 앉혀야 했을까요?

넷플릭스형 다큐멘터리의 흥행과 앞으로의 다큐 시장

최근 <나는 신이다>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것과 함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배정훈 피디의 <국가수사본부>도 웨이브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이미 북미 시장에서 <타이거 킹> 등 다큐멘터리 시리즈 흥행을 성공시켜보았던 넷플릭스에게 이번 <나는 신이다>의 흥행은 매우 고무적인 사건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범죄, 언더독(업계 성공신화), 에버그린(유행을 타지 않는 주제) 장르에 투자하기로 유명한 넷플릭스의 예상이 맞아떨어진 케이스이기도 하죠. 


<나는 신이다>가 한국 다큐 시장에 시사하는 바 또한 존재합니다. 과거 넷플릭스는 유영철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한 <레인코트 킬러: 유영철을 추격하다>라는 다큐멘터리를 오리지널로 제작한 경험이 있습니다. <레인코트 킬러>도 바로 범죄 장르에 속한 콘텐츠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죠.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이후 n번방 사건을 다룬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트려라>이 나름의 유의미한 성과를 내며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엿보았죠.

<레인코트 킬러: 유영철을 추격하다> 트레일러 (출처 : 넷플릭스)

<레인코트 킬러: 유영철을 추격하다>는 한국 소재 사건을 해외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과 북미 다큐멘터리에 익숙한 넷플릭스의 보수적인 선택이지 않았을까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레인코트 킬러>의 실패 이후 제작된 <사이버 지옥>은 영화감독 최진성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더 플랜>, <저수지의 게임> 등 유의미한 흥행 성적을 거둔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감독이죠. 


이번에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 경험과 방대한 양의 아카이브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방송국과 손을 잡았습니다. <나는 신이다>에는 이미 <피디수첩>, <그것이 알고 싶다> 등에서 다뤄진 소재들이 다시 등장하기도 하죠. 오대양 사건, 아가동산 사건 등은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진 사건이죠. 그렇지만 이미 다뤄진 사건이라도 높은 완성도를 통해 치밀하게 제작된다면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콘텐츠의 키는 OTT로 넘어간 듯 보입니다. 그들의 행보 하나하나에 콘텐츠 제작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죠. 이번 <나는 신이다>의 흥행을 계기로 다큐 시장의 판도는 어떻게 변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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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식스틴>의 코멘트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잠을 깨우기 위해 라디오를 틀거나 클래식을 틀어요. 요즘에 자주 틀어놓는 영상입니다. 직접도 들어보고 싶더라고요. 기회가 생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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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 구운김 • 식스틴 •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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