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주님, 이번 한 주도 맛있는 차 많이 마셨나요?

얼마 전 인스타에 비 오는 날 차가 더 향기로운 이유는 뭘까, 하는 게시물을 올린 적이 있는데요. 그 원인을 분석한 관련 기사가 있어 소개합니다. 요약하면 비가 오면 습기 때문에 공기가 무거워져 향기 분자가 멀리 가지 못한대요. 대신 가까운 곳에 있으면 더 오래, 진하게 향을 느낄 수 있다는군요. 계속 흐리다 했더니 어느덧 장마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지붕을 뚫을 기세로 내리는 빗소리를 즐기며 마시는 뜨끈한 차 한 잔은 정말 최고인 것 같습니다.

더티레터와 재밌게, 오래 차 마셔요.

윤 팽주 올림 

지난 달 구례와 하동에 내려가 찻잎을 따고 차를 만든 얘기를 전해드렸는데요.(👉구례 제다체험 레터보기  👉하동 제다체험 레터 보기) 만들었다 말만 하고 어떤 모양과 맛의 차를 만들었는지는 자세히 소개를 해드리지 않은 것 같아 오늘은 레터는 본격적으로 제가 만든 차를 자랑하는...✨ 내용으로 꾸며보았습니다.

이번 레터 쓰기 위해 다시 구례랑 하동 사진을 꺼내봤는데요. 차 따고 온게 고작 지난 달의 일이라는게 믿겨지지 않을만큼 너무 아득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시간 왜 이렇게 빠르죠? 올해는 언제 절반이 날아가버린거죠?? 😱

하동에서는 백차와 홍차를, 구례에서는 녹차와 발효차를 만들어 왔어요. 위의 찻잎 사진을 보시면 모양이나 색이 모두 다르죠? 하지만 모두 같은 차밭, 차나무에서 따서 만든 차들이라는 점! 이 중 가장 찻잎이 남다른 차, 저는 백차인 것 같아요. 전 백차를 낙엽(...)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도 그럴게 찻잎을 따서 아무 가공도 하지 않고 고대로 말려서 만들어 찻잎에 볼륨(?)이 살아 있거든요. 녹차는 아주 작은 새싹만 따서 만들었기 때문에 다른 차에 비해 찻잎이 작고 어두운 녹색을 띠고 있어요. 하동 홍차와 구례 발효차는 이름만 다르지 사실 제조 방법은 비슷해요. 다른 점이라면 구례 발효차는 따뜻한 황토방에 널어 발효시킨다는 건데요. 발효가 더 많이 진행돼서 그런지 하동 홍차보다 찻잎 색이 살짝 더 어둡더라고요.

백차는 이름처럼 정말 하얀(?)색이죠? 사실 백차도 오래 숙성하면 훨씬 색이 깊어져요. 이 백차도 오래 두면 색이 달라질지 지켜보려고요.(근데 양이 얼마 안돼서 아마 조만간 다 먹어버릴 듯...😂) 하동 백차 맛은 중국 백차와는 좀 달라요. 아주 연하고 시원한 녹차맛에 가깝습니다. 녹차는 새싹이 많이 들어가 달달하고 부드러운 맛이었어요. 하동 홍차는 처음 만들었을 때도 그랬지만, 레몬을 넣은 듯 상큼한 맛이 나더라고요. 구례 발효차는 하동 홍차와 비슷한 결의 맛이지만 상큼한 맛보단 살짝 구수한(?) 맛이었어요. 황토방+장독대 숙성의 효과인 듯?

농사를 지어보면 쌀 한 톨도 허투루 할 수 없다고들 하죠. 저도 하루 찻잎 따고 왔다고 찻잎 하나하나가 왜 이렇게 아까운지... 그래서 녹차를 밥에 비벼 먹어(!) 봤습니다. 이게 웬 괴식이냐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햇차가 나올때마다 녹차 나물이나 비빔밥을 해드시는 분들도 꽤 있답니다. 단, 반드시 여린 잎으로 만든 햇녹차여야 합니다. 안그럼 질기고 쓴맛이 강해요.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녹차를 우리고 남은 찻잎에 깨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해서 반찬처럼, 또는 밥에 비벼 드시면 됩니다. 기호에 따라 다진 마늘과 참기름 등을 더해도 좋아요. 전 심플하게 소금과 깨만 뿌려 밥에 곁들였는데요. 정말 보드라워서 질긴 느낌이 1도 없더라고요. 또, 은은하고 상쾌한 쌉싸름함이 있어 먹고 나면 입 안이 개운해요!

◼️ 숲속에서 즐기는 다도

◼️ 찻사발에 BTS 노래 가사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개관한 갤러리인사1010. 오픈 첫 전시로 유태근 작가전을 진행 중인데요. BTS의 노래 '버터'를 적어넣은 찻사발 작품이 화제에요. 제가 궁금한 건 갤러리에 있다는 티라운지인데요. 시중에서 흔히 접하기 어려운 중국, 대만산 고급차를 다룬다고 설명돼 있는데... 과연 어떤 차일지 궁금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