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인천시는 학익용현갯골의 매립계획을 포기하고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라!
- 인천시는 생태 습지 파괴 도시인가?
- 학익유수지(학익용현갯골)매립 계획 포기하고
- 야생생물/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라!
인천 미추홀구의 유일한 생태습지이며 철새 서식지인 학익유수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최근 인천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천시는 오늘 4월부터 3억 3천만 원을 들여 ‘학익유수지 매립 및 대체 유수지 조성 타당성 검토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유수지를 메운 뒤 복합문화·체육시설 등을 들이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학익유수지는 과거 갯벌 지대를 매립해 개발하면서 생겨난 갯골에 홍수 방재 기능을 가진 공간으로 조성한 곳으로 한때 도심의 오수가 흘러들고 쓰레기 무단 투기로 악취가 심해 민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2008년 이후 해수 유통과 지속적인 환경개선사업으로 상황이 호전되었다. 그럼에도 인천시는 다시 ‘민원’을 구실로 환경파괴 토목사업을 벌이려고 한다.
지난해 2023년 6월 말똥게와 도둑게가 유수지 갈대밭 근처에서 관찰된 이후 가톨릭환경연대가 안동하 박사와 진행한 2023년 9월27일 조사에서는 방게, 세스랑게, 칠게, 비틀이고둥, 기수우렁이, 빨강기수우렁이, 따개비 등 다양한 갯벌생물을 관찰하였다.
생태계 먹이사슬이 살아있는 갯벌에 다양한 철새가 찾아오는 것은 당연하다, 학익유수지는 인천 미추홀구에서 바다로 통하는 유일한 습지 공간으로서 지역민과 전국의 탐조 활동가들로부터 학익용현갯골로 불리며 이미 저어새를 비롯해 매, 흰목물떼새, 검은머리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등 멸종위기 철새들이 모여드는 생태 공간으로 변모하였다.
특히 인천의 깃대종이자 멸종위기종 저어새가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도심에서 번식하는 공간인 남동유수지와 6킬로미터 거리에 인접한 덕분에 어린 저어새들이 날아와 먹이를 구하거나 쉬는 곳이다. 저어새 생태 연구가들과 탐조활동가, 저어새를 알게 된 초등학생들이 한목소리로 학익유수지를 가리켜 ‘저어새 유치원’이라고 부르는 까닭을 인천시장과 공무원들은 아는가?
학익유수지는 여름뿐 아니라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혹부리오리, 흰죽지를 비롯한 겨울 철새, 희귀조류인 물수리, 봄에는 검은머리물떼새도 찾아와 전국의 탐조인과 사진가들이 모여드는 생태사진 촬영 명소이기도 하다.
야생조류 연구가들과 야생조류 보호단체, 인천의 환경단체, 주민단체 등이 학익유수지의 철새를 모니터링한 결과 2023년에 저어새는 최대 59마리가 관찰되었고 그 중에는 홍콩과 대만을 오가는 저어새도 확인하였다.
학익유수지는 일개 지자체가 함부로 메워버려도 상관없는 버려진 공간이 아니라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에 당당히 들어갈 만한 국제적인 철새 도래지임을 인천시는 스스로 확인하기 바란다. 더욱이 철새이동경로사무국까지 인천 송도에 끌어들인 당사자가 인천시임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시민들에게는 자연을 호흡하는 휴식처이면서 미래 세대의 주역인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자연학교이자 생태 습지가 된 학익유수지를 무참하게 메워 소위 체육공원으로 바꾼다는 인천시의 발상은 안타깝고 터무니없을 따름이다. 이에 우리는 생명과 습지를 소중히 여기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인천시와 미추홀구는 공원녹지를 만든다는 명목으로 미추홀구의 유일한 생태습지자원인 학익유수지 매립 논의를 중단하라.
- 소위 악취 민원을 이유로 매립을 추진하겠다고 하면 민원의 손쉬운 해결 방안인 해수 유통을 하루 1회에서 2회로 늘려라.
- 유수지 상부 매립 개발로 인한 저수용량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서 준설을 해야 한다면 철새 서식지에 대한 전문가의 분석과 자문에 따라 서식지를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필요 최소한의 준설 방안을 강구하라.
- 학익유수지를 단순한 방재 시설로만 간주할 것이 아니라 야생생물보호구역이나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합당한 보호 보전 시책을 강구하라.
2024년 2월 14일
가톨릭환경연대, 관교동(주민자치회, 새마을부녀회, 새마을협의회, 사회보장협의체, 통장자율회, 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협의회, 방위협의회, 여성방범회), 용현2동 주민자치회, 용현3동 주민자치회, 인천녹색연합, 인천야생조류연구회, 인천환경운동연합, 저어새NGO네트워크, 주안1동 주민자치회, 주안3동 주민자치회, 학익1동(주민자치회, 바르게살기협의회, 방위협의회, 자율방범대), 학익1동 마을을 걷는 사람들, 한국탐조연합
문의: 가톨릭환경연대 032-777-9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