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의 관계는 안녕하신가요?

잉잉이님 안녕하세요. 잉잉레터의 관리자 이모(emo)예요. 지난 레터 발송 후 많은 분들이 자기만의 힐링버튼에 대해 보내주셨는데요. 슬라임을 만지거나 바람 부는 날 산책을 하는 등 하나같이 소소한 일들이었어요. 저는 휴식 시간마저도 무언가 의미를 부여하려다 보니 제대로 쉬지 못할 때가 많았거든요. 덕분에 휴식을 위해서 그리 대단한 것이 필요하진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답니다. 이번 주말에는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보려고요😊 잉잉이들이 전해준 힐링버튼을 소개하는 것으로 오늘의 레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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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맛있는 걸 시켜 먹으며 인생에 관한 영화를 봐요. 위로받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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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마와 목욕탕 가서 뜨거운 물에 몸 담그기

2. 퇴근하고 좋아하는 스릴러 드라마 보기

3. 자전거 타기

4. 바람 불 때 산책하기

5. 노란 조명 켜 놓고 가만히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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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힐링버튼은 사람입니다. 대부분의 기분 나쁜 감정, 경험들은 사람들에게서 얻게 되지만 반대로 기분 좋은 감정과 경험들도 저는 사람들에게 얻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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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거나 무기력할 때 저는 야무지게 씻을 준비를 해요. 제일 좋아하고 비싼 아끼는 바디워시 평소에 안 하던 두피 스크럽, 바디오일 아끼던 목욕용품으로 정성껏 씻고 개운하게 나와서 다시 아껴두었던 바디크림과 에센스를 바르고 침구에 향수를 뿌린 다음 폭신한 이불 속으로 들어가 유튜브를 보는 게 제 힐링버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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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원이나 둘레길 산책하면서 솔향으로 날 가득 채우기

2. 슬라임 만지면서 아무 생각 안 하기

3. 울 집 고양이 안아주기

4. 스피커 켜서 재즈음악 들으면서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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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모든 것들이 소음으로 들릴 때도 저는 영화를 보거든요. 다 시끄러워 조용해 이러고 불 꺼놓고 방에서 영화를 보면 그 2시간 동안만큼은 저를 괴롭히던 것들로부터 눈을 돌릴 수 있어요. 그 시간이 너무 귀합니다. 항상 허락되는 시간이 아니란 걸 알아서 더욱 소중해요. 문득 느끼는 건 만족버튼을 누르기 위해서는 나를 그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줘야 한다는 거예요. 버튼이 있다는 것 자체도 중요하겠지만 우리가 버튼이 있어도 그 버튼을 항상 누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이건 남이 해주는 것도 아니고 정말 자기 몫인 것 같네요. 만족버튼을 누를 수 있는 상태에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 만족을 줄 수도 있겠네요. 버튼을 누를지 말지 누르고 싶으면 언제든지 누를 수 있는 그 자유. 매일을 충실히 감각할 수 있다면 만족스러울 것 같습니다. 올해는 입시 중이라 하루하루 구분 없이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모르고 살고 있어요. 그런데 며칠 전에 독서실 가는 길에 빠리바게트에서 빵 굽는 냄새를 맡고 잠시나마 생의 감각이 돌아오는 느낌을 느꼈어요. 요즘 저의 무감각한 상태를 깨주고 잠시나마 내가 무언갈 감각한다고 느끼게 될 때 힐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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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단이 목적이 되지 않게

사람의 모든 고민은 관계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죠. 저도 늘 고민을 안고 살아요. 실은 저 정말 장난기가 많은 사람이거든요. 사람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주는 게 좋았어요. 그런데 웃기려다 실수하고 상처 주는 일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죠. 즐거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컸던 만큼,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건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운 일이었어요.

관계에 유독 취약했던 저는 언제부터인가 즐거움을 주는 대신 실수하지 않는 쪽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말하기 전에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고, 괜찮을지 긴가민가한 말들은 전부 삼켜버렸어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과할 정도로 검열을 하다 보니 지금은 관계에 있어 선을 넘는 일이 거의 없어졌어요. 다만 금조차도 밟지 않으려 혼자 사투를 벌이다 보니 사람들과 조금만 같이 시간을 보내도 녹초가 되더라고요. 그런 제 모습이 자연스러운 것 같지도 않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전부 피상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하루는 너무 힘들고 고민스러워 병원을 찾아갔는데요. 제 이야기를 들은 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해주셨어요. “우리는 선을 지키려고 관계를 맺는 게 아니에요. 외려 선이 느슨해도 괜찮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게 인생의 목적 중 하나죠. 처음엔 어느 정도 선을 지키는 게 맞지만 그 선을 조금씩 풀어갈 수 있어야 해요. 선을 조금 풀어봤는데 좋아하지 않으면 그 사람에게는 선을 잘 지켜주면 되고요. 관계는 결국 편안함과 즐거움을 향해야 해요. 선을 지키는 건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고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수단을 목적으로 여기면서 살거든요. 우리는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 사는 거지, 잘 하려고 이 세상에 나온 게 아니라는 걸 잊지 말아요.”

망치로 머리를 한대 맞은 기분이었어요. 구구절절 저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들이었거든요. 스스로를 버리면서 관계를 맺어 온 지난 시간들이 떠올랐어요. 여전히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 실수를 할까 조마조마하지만,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을 조금은 편안하게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잉잉이님과 꼭 나누고 싶은 이야기여서 조금 구구절절이 되었어요. 잉잉이님의 관계는 안녕하신가요? 관계에 대한 잉잉이님의 생각이 궁금해요. 좋은 관계는 무엇인지, 그걸 위해서는 뭐가 필요할지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