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곡밥이 좋은 이유가 생각보다 많아요🙂 SEASON 3 - 5호 2022. 5. 13 끼니로그 든든하게 먹고 튼튼하게 살자💚 보내는 사람 : 도토리 에디터 받는 사람 : 끼니어님 도토리 끼니로그 어떤 밥을 좋아하시나요 취향에 맞는 곡물을 찾을 수 있는 곳 바깥에 앉기 딱 좋은 계절입니다. @Kyle Bushnell 끼니어님, 안녕하세요. 한 주간 잘 지내셨나요? 저도 잘 지냈습니다. 봄바람과 함께 크고 작은 설렘과 기쁨, 좌절과 실망이 번갈아 오가는 동안 반가운 사람들과의 기분 좋은 식사가 몇 차례 있었어요. 식사 후 잠깐 산책을 하며 살랑이는 바람을 맞았던 순간들이 특히 좋았습니다. 딱 지금 계절에 누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아닌가 해요. 님은 요즘 주식으로 뭘 주로 드시나요? 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밥을 한 끼도 안 먹는 날이 대다수였는데, 요즘엔 진짜 '밥쟁이'가 되었어요. 지난번 스위스에 갈 때도 조그만 지퍼백에 잡곡을 챙겨갔을 정도로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쌀을 씻어 솥에 안치고 '예약' 버튼을 누르면(내일 꼭 아침 먹어야지!), 뭔가 잘 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밥 = 살찌는 탄수화물, 고기 = 단백질. 식단의 균형을 생각할 때 우리가 곧잘 빠지는 함정이 바로 이 잘못된 공식인 것 같습니다. 밥에는 단백질을 비롯해, 생각보다 훨씬 풍부한 영양소가 들어있어요. 다양한 곡물을 섞어 밥을 지으면 더욱 좋고요. 여러 곡물을 조금씩 맛보다 보면, 질감과 풍미가 제각각 다르다는 점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탄수화물'이라고 외면했던 곡물에 재미난 면모가 무궁무진해요. 오늘은 밥의 영양에 대해 조금 알아본 후, 다양한 토종 곡물로 재미난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곡물 경험 브랜드 '곡물집'을 소개할게요. 먼저 집 나간 집밥 습관을 되찾아온 이야기부터 시작할게요. 끼니어님은 어떤 종류의 밥을 좋아하시는지, 메일 본문의 초록색 버튼을 꾹 남겨 취향을 들려주세요. 메일 하단의 생일 기록 페이지도 이번 시즌 내내 열려있습니다. 생일을 남겨 주시면, 생일 주간 레터에 메시지를 담아 보내드릴게요.✨ 도토리 끼니로그_집나간 습관 찾기📃 지난달 해외에 다녀오느라 냉장고를 한 번 싹 비웠더니, 돌아온 후에 한동안 집밥 감각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가진 재료가 거의 없어 무엇부터 사야 할 지 모르겠고, 외식을 자꾸 하다 보니 입맛도 다시 자꾸 외식으로 향하는 거에요. 이런 적이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전에는 밥을 대체 뭐랑 먹었더라? 감쪽같이 기억이 나지 않더라고요. '좋은 습관을 열심히 붙여 놓아도 금세 달아나는구나' 싶었습니다. 이때 구원처럼 나타난 것이, 친구가 보낸 한 다발의 철원산 아스파라거스였어요. 아스파라거스는 꽤나 귀한 식재료인데, 그냥 두면 금방 상할 것 같았어요. 거창한 걸 생각 말고 에어프라이어에 굽기로 했습니다. 냉장고에 남은 다른 식재료도 조금씩 함께 구워 보았어요. ![]() ![]() 팽이버섯과도 구워 보고, 템페와도 구워 봅니다. 템페는 단백질이 아주 풍부한 식재료예요. 잡곡밥과 먹으니 찰떡입니다. 세상에, 이렇게 쉽게 맛있는 걸 만들 수가 있다니! 역시 집밥이란, 좋은 재료로 후딱 하는 게 제일입니다. 재료 아스파라거스, 소금, 올리브오일, 후추(선택) 조리법
*올리브유의 발연점이 170~190도인 점을 감안해, 조리 온도를 그보다 낮게 설정했습니다. 한 번 구워본 후로 아침을 거의 매일 이렇게 먹었어요. 일어나자 마자 아스파라거스부터 썰어 에어프라이어에 넣습니다. 씻고 머리를 말리고 오면 맛있게 익어 있어요. 씹는 맛이 좋고, 즙도 아주 풍부합니다. 이 간단한 요리 덕분에, 집밥 입맛을 성공적으로 되찾았습니다. 더이상 달콤 짭쪼름하게 간이 된 바깥 음식이 자꾸 자꾸 생각나지 않아요.🙂 잡곡밥이 중요한 이유📃 낱알이 꽉 찬 벼. 언스플래시 Sandy Ravaloniaina 밥에 대한 기호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것 같아요. 심지어 한 집 안에서도 선호하는 게 제각각 다르잖아요. 저는 어렸을 때는 진밥을 무척 좋아했는데요. 이런 밥이 상에 오르는 날은 대개 뭔가 잘못된 거라서, 어른들이 '물이 많았네'하며 안타까워하는 동안에 저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물기가 없는 고들고들한 밥을 좋아하는 걸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시간이 흐르고 지금은 고두밥(이게 표준어라네요!) 뿐만 아니라 물기 없이 풀풀 날아다니는 베트남쌀밥, 인도쌀밥 같은 것도 곧잘 먹습니다. 다 각각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런 쌀밥은 한식 반찬하고 먹으면 영 맛이 없고, 현지식으로 조리해야 매력이 살아납니다!)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 곡물 탄수화물이라고 괄시하기 쉽지만 쌀은 여전히 우리 밥상에서 가장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한국영양학회가 2020년 영양소 섭취기준을 설정하기 위해 국민영양조사 결과(2017년)를 살펴봤더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단백질을 얻는 가장 중요한 공급원이 '백미'로 나타났어요.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는 백미보다는 여전히 후순위입니다. 쌀 뿐만 아니라 콩류까지 포함하는 곡류는 우리나라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단백질 주요 공급원입니다. 필수 아미노산에 대한 오해 단백질은 다양한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아미노산은 총 20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가운데 11종은 체내에서 자연스럽게 합성됩니다. 나머지 9종은 체내에서 만들 수 없어서, 음식을 통해 직접 섭취해야 합니다. 그래서 '필수 아미노산'으로 불려요. 혹시 필수 아미노산이 우유나 계란, 고기 등 동물성 단백질에만 들어 있다고 알고 계신다면, 오해입니다. 9종의 필수 아미노산은 곡류나 채소에도 많이 들어 있어요. 채식으로도 필수 아미노산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습니다. 달걀과 우유를 '완전식품'이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보신 적이 있지요? 이 두 가지 식품에는 9종의 필수 아미노산 가운데 여러 가지가 들어 있어, 우유나 달걀을 먹으면 결핍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을 부각한 별명이예요. 우유와 달걀을 먹지 않더라도, 곡류와 채소를 골고루 먹으면 필수 아미노산 결핍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골고루'에 주의해야 합니다. 기울(곡물의 속껍질)에는 기름, 미네랄, 단백질, 비타민, 효소, 풍미 물질이 들어있다. (...) 배아(씨눈)과 기울을 합하면 통곡 속에 함유된 섬유, 기름, B계열 비타민의 대부분과 단백질의 25퍼센트를 차지한다. 그런데도 쌀이나 보리, 옥수숫가루, 밀가루에서 이 부분은 보통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제거된다. 왜 이런 낭비가 벌어지는 걸까? 정제 곡물은 조리하기 쉽고, 씹기가 편하고, 색깔이 깨끗해서 보기에 매력적이다. (...) 기름은 산화의 주범일 가능성이 높고, 몇 주 지나지 않아 산패한 맛 - 퀴퀴한 냄새, 조야한 맛 - 을 발달시킨다. 오늘날 산업 국가에서 시판되는 정제 곡물은 대부분 기울과 함께 날아가 버린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해 B계열 비타민과 철분을 첨가한 것이다. 해럴드 맥기 <음식과 요리> 670~ 671쪽 스리랑카 쌀. 아직 도정하지 않은 모양이에요. 언스플래시 @Shalitha Dissanayaka 흰쌀의 비교적 짧은 역사 아주 옛날 방식을 따른다면 우리는 쌀을 이렇게 다룰 거예요. 낱알을 통째로 찧어서 체에 걸러 겉껍질을 훌훌 날려 보냅니다. 이렇게 손질한 쌀은 하루 안에 먹어야 하는 신선식품입니다. 쌀의 씨눈에 기름 성분이 있어 금방 상해버리거든요. 곰팡이가 피거나 벌레가 꼬이게 되거든요. 요즘은 좀처럼 이런 일은 없지요? 요즘같이 흰 알갱이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깎아버리면, 수 개월을 그냥 둬도 됩니다. 배에 실어 멀리 보내는 것도 가능하고요. 복합적인 풍미는 줄어들지만, 씹기 좋고 단맛이 잘 느껴져 밥맛도 훨씬 좋은 것처럼 느껴져요. 도정 기술이 발달하기 시작한 19세기 후반에, 쌀을 주식으로 삼는 지역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픽픽 쓰러져 사망하는 사람들이 속출했습니다. 군인, 선원, 죄수 집단에서 환자가 많이 나온다는 것도 특징이었어요. 당시 과학자들은 나쁜 공기나 독소, 감염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정확히 규명하지 못했어요.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병의 명칭을 지금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바로 '각기병'입니다. 비타민 B1이 부족하면 생기는 질병이에요. 처음으로 쌀을 도정해서 먹기 시작한 사람들은, 알맹이만 남기고 주변을 다 깎아내면 건강에 꼭 필요한 성분, 비타민B1도 제거된다는 사실을 알 길이 없었습니다. 쌀을 먼 데서 가져와 오래 보관해야 하는 환경에 있던 사람들과 도정 기술에 접근 가능한 사람들이 주로 희생되었습니다. 동남아시아 사람들 중에 돈이 없어서 정미소를 이용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각기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밥이 주인공이라 해도 모자라지 않을 것 같던, 비덕살롱의 맛있는 현미밥. 다양하게 먹으면 좋은 이유 오늘날의 환경에서는 이 병을 걱정할 일은 거의 없습니다. 흰 쌀밥만 먹을 일이 없고, 비타민 B1이 들어 있는 콩류, 감자류, 땅콩, 그리고 고기와 생선 등을 두루 먹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오래 보관하기 위해 깎아낸 쌀을 먹으면서 영양분을 잃는 것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또다시 보충제를 사서 먹는 노력과 비용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다 깎아내지 않은 현미를 먹으라고 많은 과학자와 의사들이 조언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랍니다. 현미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흰쌀에 비해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는 장점도 큽니다. 나만의 황금비율을 찾는 일 현미로만 밥을 지으면 찰기가 너무 없어서 맛이 없다고 느끼실 수 있는데요. 흰 쌀에 조금씩 섞으면서 입에 꼭 맞는 비율을 한 번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필수 아미노산을 반찬이나 요리를 통해서도 섭취하게 되겠지만, 자주 먹는 밥에 영양이 풍부하다면 무척 든든하겠지요. 무슨 곡물에 어떤 영양소가 들었는지 일일이 따질 필요 없이, 밥을 지을 때마다 이런 저런 곡물을 조금씩 섞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래 내용을 읽어 보시면, 쌀에 콩을 넣어 지은 밥이 올라오는 우리의 흔한 밥상이 얼마나 과학적인지 바로 감이 올 거예요! 여러 종류의 곡물이 들어있던 베이스이즈나이스의 멋진 잡곡밥. 채식을 통해서도 20종의 아미노산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 단백질이 들어 있는 모든 식재료에는 다양한 종류의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다. 필수적인 9종의 아미노산은 류신, 라이신, 트립토판, 아이소류신, 히스티딘, 발린, 메티오닌, 페닐알라닌, 트레오닌이다. 콩·콩류에는 라이신 함량이 높지만 메티오닌은 부족하다. 강낭콩, 땅콩, 완두콩, 검정콩, 렌틸, 병아리콩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식재료는 메티오닌이 풍부한 쌀 같은 곡물과 같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상추 등의 녹색 잎채소에는 류신, 발린, 페닐알라닌, 라이신이 풍부하다.
대두와 퀴노아는 둘 다 훌륭하게 균형 잡힌 아미노산을 제공한다. (...) 다채로운 채식 식재료를 통해 충분한 양의 필수 아미노산을 섭취할 수 있으므로 아미노산의 일일 요구량을 충족시키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쥘 노이만, <비건 하이프로틴 쿡북> 12~13쪽 어떤 밥을 제일 좋아하시나요 혹시 아침밥으로 시리얼을 드시는 습관이 있나요? 밥과 비슷한 곡물 같고, 맛있고 편리하고, 무엇보다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도 깃든 음식이지만, 영양적으로는 나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침부터 설탕 폭탄으로 췌장이 인슐린을 퐁퐁 내뿜게 하는 것은 습관화하면 정말 안 좋거든요. (흑흑,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 이 노래를 저도 무척 좋아했습니다😭) 식품 전문가 해럴드 맥기의 건조한 설명을 잠시 빌려와 볼게요. "여전히 이런시리얼 제품의 기반은 곡물이지만, 설탕을 비롯한 감미료가 사실상 무게에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아삭아삭한 곡물 플레이크의 표면에 서리나 유리 같은 까칠까칠한 느낌을 주고, 우유의 침투와 그로 인해 눅눅해지는 것을 지연하는 성질이 있는 설탕이 감미료로 특히 선호된다." 제가 무슨 밥 전도사가 된 것처럼 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보았는데요. 끼니어님은 어떤 밥을 선호하시는지 궁금해요! 아래 초록색 버튼을 꾹 눌러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밥 만큼은 죽어도 흰밥이다, 콩은 싫지만 곤드레나물은 괜찮아요, 나의 황금비율은 백미:찹쌀:현미 1:1:1 등 뭐든지 좋습니다!! 취향에 맞는 곡물 찾기_카페 곡물집📃 언제 공주를 방문하실 일이 있다면, 공주 원도심의 한옥에 자리한 카페 '곡물집'에 꼭 한 번 들러보세요. 마트에선 볼 수 없는 토종 곡물로 만든 음료, 스프레드, 베이커리, 과자 등을 맛보실 수 있답니다. 밥에 얹어 먹을 수 있는 토종 곡물을 아주 소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에요. 아래 사진을 클릭하시면, 리빙센스 기사로 넘어갑니다. 곡물집에서 판매하는 토종 콩 제품들. 끼니어 끼니로그📝 끼니어님, 오늘 레터 어떻게 보셨나요?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면 언제든 초록색 버튼을 눌러주세요. 이 메일에 답장을 보내셔도 되고요. 밥에 이어, 빵 이야기, 우유를 대신할 식물성 음료 이야기 등도 차차 준비해 오겠습니다. 지난 2주간 챌린지 참여 수요 조사에 참여해 주신 모든 끼니어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챌린지 프로그램을 잘 기획해 볼게요. 이달 중으로 공지할 터이니, 참여 신청도 많이 많이 부탁드립니다.😀 매일 날씨가 너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겠어요. 덥지도 춥지도 않게 딱 좋은, 먼지 없는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이런 날이 일 년에 며칠이나 되겠어요! 5월 15일 생일을 맞으시는 대디 존 배종대님, 5월 18일에 생일을 맞으시는 Benexx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청량한 요즘 공기만큼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길요~! 그럼, 또 한 주 잘 챙겨드시고 다음주에 또 만나요~! 끼니로그에 소개하고 싶은 상품, 커뮤니티, 서비스, 행사 일정 등이 있다면 stay.balanced.2021@gmail.com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검토 후 도토리 에디터가 연락을 드립니다.🙂 경향신문 뉴콘텐츠팀 서울 중구 정동길 3 경향신문 본사 6층 편집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