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연구하는 데이빗 김 인터뷰
2022.4.11 | 445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안녕하세요!
실리콘밸리에 나와있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여러분들을 위한 미라클레터. 오늘은 미국 현장에서 새로운 형태의 컨텐츠를 만들어 나가고 계시는 한 분과의 인터뷰 내용을 전해드릴까 합니다. 미국의 수많은 기업들이 갖고 있는 경쟁력과 사업모델을 분석하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계신 분인데요. 미국의 상당히 많은 가치투자 커뮤니티에서 데이빗 님의 분석력과 필력을 인정하고 있고요. 특이한 것은 이 분이 자신만의 뉴스레터를 활용해 유료로 판매하고 계시다는 점이죠. 보통 2~3주 동안 깊게 한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경쟁력을 분석한 다음 글을 쓰는데요. 매수/매도 등의 의견을 내지 않고 자신이 관찰한 회사에 대한 경쟁력과 비즈니스모델을 찬찬히, 담백하게 분석해 나가면서 많은 팬들을 얻었어요. 연 210달러 (약 26만원)의 적지 않은 구독료를 내고도 그의 글을 보려는 구독자들이 1500명이 넘는다고 하네요. 2020년 기준 연 매출 26만달러 (약 3억원) 가량을 올렸고, 그 매출은 매년 빠르게 성장해 나가고 있어요. 


오늘의 인터뷰 주인공 데이빗 김 님을 소개드립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졸업한 다음 헤지펀드 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했고, 현재는 가치투자 전문회사인 포라지캐피탈의 파트너로 있으면서 동시에 ScuttleBlurb라는 이메일 뉴스레터 및 블로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소개) 이 분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분께 전해 드리고 싶은 것은 아래와 같아요. 


  • 미국 주식 투자, 어떻게 해야 하나요? 
  • 뉴스레터 쓰는 것으로 돈을 벌 수 있나요? 

그럼, 인터뷰 시작해 봅니다. 
오늘의 에디션 

  1. 작은 구독자를 위한 긴 글 
  2. 투자하기 위해, 글을 쓴다 

  3. 가치란 손에 잡히지 않는 것
  4. 미국 주식, 이렇게 접근을 

    👆클릭해서 간추린 뉴스를 읽어보세요
    작은 구독자를 위한 긴 글  
    100만이 아닌, 1000명을 위한 글
    데이빗 김 님 (사진 = 본인제공)  
    😎 (미라클레터 - 이하 '미라클') 안녕하세요. 데이빗 김 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치투자를 다루는 많은 미국 투자 커뮤니티에서 데이빗 님의 글을 칭송하는 내용들을 많이 읽었습니다. 트위터 커뮤니티에서도 데이빗 님의 글이 많이 인용되더라고요. 인기를 많이 느끼실 것 같은데, 현 상황을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 (데이빗 김 - 이하 '데이빗') 2008년에 케빈 캘리가 이런 에세이를 쓴 적이 있어요. 1000명의 진짜 팬들이 있다면, 컨텐츠 제작자들은 살아남을 수 있다고요. 수백만명이 있어야만 컨텐츠가 흥할 수 있다는 일반 상식과는 다른 이야기였죠.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공표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진정한 팬들을 확보하는 일은 쉽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미국시장에서)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블로그를 썼고요. 그게 같은 투자철학을 갖고 있는 트위터 그룹들 사이에서 반향을 일으켰던 것 같습니다. 트위터를 하루에 사용하는 사람들만 2억 명이 평균적으로 넘지만, 그 중에서 아주 작은 소그룹의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다면 한 사람의 작은 창작자라 하더라도 의미있는 구독자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 시작할 때 200명의 구독자를 마련하겠다는 큰 꿈을 갖고 글을 썼답니다. 지금은 매년 제 글에 210달러를 지불하는 구독자 분들이 1500명 정도 계시죠. 제가 처음에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세상에 이름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애널리스트가 쓴 블로그를 읽기 위해 이런 돈을 지불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이 계실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신문사 방송사 등을 통해 글을 내는 것은 먹고 살기 위해 더 이상 필수적인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새로운 독립적인 작가들이 틈새 시장을 겨냥해, 기존의 매체들이 다룰 수 없는 깊이 있는 글과 인사이트를 통해 돈을 버는 경우들이 많이 있거든요. 제가 쓰는 ScuttleBlurb 뿐만 아니라 Mostly Borrowed IdeasTSOH, Yet Another Value Blog, The Browser Liberty’s Highlights 등과 같은 블로그들이 그런 사례라 할 수 있답니다. 이런 독립적인 뉴스레터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틈새 주제들에 대한 긴 글을 읽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좋은 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구독자 베이스를 늘리려면 좋은 컨텐츠만 갖고는 되지 않습니다. 구독자들과 트위터, 팟캐스트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열심히 소통을 해야만 하죠.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ScuttleBlurb를 운영하면서 이걸 사업이라고 생각해 본 일은 없답니다. 그래서 대규모의 구독자들을 만들고 싶어하지도 않죠. 이 블로그가 제 가족들을 먹여 살릴 정도만 된다면, 저는 만족한답니다. 

    투자하려면, '글'을 써라 

    지적으로 솔직한 글을 써라 

    😎 (미라클) 투자를 한다는 것과 글을 쓴다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을 듯 해요. 제가 데이빗 님이라면 어떤 회사에 대해 글을 쓰다가 이 회사가 정말 좋다고 생각된다면 글을 쓸 것이 아니라 투자를 바로 할 것 같은데 말이죠. 글을 쓰는 것과 투자를 하는 것. 둘 중 무엇에 더 큰 가치를 두시나요? 


    😀 (데이빗) 글을 쓴다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에요. 왜냐하면 그게 저를 더 좋은 투자자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지요. 글을 쓰면 사고에 구조가 짜여 지고요, 저 스스로를 속이지 않게 된답니다. (어떤 개념에 대해 제가 잘 알고 있는지 아닌지를 파악하려면 남에게 그 개념을 설명해 보면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리고 저는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창의적 결과를 만들기도 하며, 새로운 탐구의 영역들을 넓혀준다는 사실도 알게 됐어요.


    제가 쓰는 글은 '음...독자들이 무엇을 읽고 싶어할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하지 않는답니다. 대신 저는 그냥 제가 관심있어 하는 회사들에 대해 쓸 뿐이고요. 다른 독자분들도 여기에 동참해 주길 바라는 거죠.  


    😎 (미라클) 데이빗님의 글은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ScuttleBlurb를 읽고 있으면 굉장히 회사에 대한 신선한 접근을 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특히 어떤 회사에 대해 글을 쓰더라도 매수/매도/보유 등의 의견을 주지 않으시더라고요. 다른 애널리스트 분들의 글과는 상당히 다른 것 같은데요. 이런 글쓰기를 유지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 (데이빗) 투자의 세계에서 글은 '설득'의 도구이기도 해요. 애널리스트가 조사를 마치고 나서 '매수' 의견을 낸다면 그건 읽는 분들이 주식을 사 달라는 뜻이고, 그렇게 글을 쓰려면 '매수' 의견에 맞는 근거들이 돋보이게 되죠. 반대의견들은 자연스레 줄일 거에요. 저는 글을 쓸 때 (그렇게) 설득을 하기 위해 쓰지 않아요. 대신, 저는 이해하기 위해 글을 써요. ScuttleBlurb는 연구하는 저널이에요. 글에 일관성을 맞추기는 하지만, 글을 일부러 '매수' '매도' 의견에 짜 맞추지는 않아요. 

    이런 접근으로 글을 쓰면 '매수' '매도'를 강하게 주장하는 애널리스트들의 글에 비해 더 컨텐츠가 잘 팔리지는 않을 수도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매수' '매도' 의견의 글들을 다 함께 읽으면 종합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폭스뉴스(미국의 보수방송)와 MSNBC(미국의 진보방송)를 함께 본다고 해서 진실에 접근하는 것은 꼭 아닐 수도 있잖아요? 그 둘을 본다면 균형잡힌 의견을 들을 수도 있지만, 어쩌면 두 개의 왜곡된 시선들만 보고 끝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저라면 편견에 휩싸인 양쪽의 의견을 다 듣느니, 지적으로 솔직하고 성실하게 탐구한 보고서 하나를 보는게 나을 거라고 생각해요. 


    😎 (미라클) 다른 인터뷰를 보니, 데이빗 님은 글을 쓴다는 것을 투자 과정의 일부로 생각하고 계시더라고요. 글을 쓰는게 어떻게 투자의사결정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해 주나요? 그리고 글은 어떤 계기로 쓰기 시작하시나요?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회사를 먼저 선택한 다음에 글을 쓰시나요? 


    😀 (데이빗) 저는 글을 쓰기 전까지는 어떤 회사에 대해 '아! 정말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완전히 백지상태에서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요. 글을 쓰다보면 알게 되는 기업들이 있어요. 그들에게도 제가 갖고 있는 생각들이 통하는지 알고 싶은 경우들이 많아요. 어떻게 보면 우연히 제게 눈에 띄는 기업들인거죠.


    예를 들면 무디스나 S&P 두 회사는 신용평가 업계에서 복점(두 기업이 시장을 점령하는 형태)기업들이에요. 그들의 신용등급 점수는 벤치마크로 작용해서 시장 참여자들이 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가 되죠. 채권을 발행하려는 이들은 그래서 이 두 회사에게 돈을 지불해야만 등급을 받을 수가 있고요, 그를 통해 두 회사는 더더욱 신용평가 기준으로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는거에요.


    무디스와 S&P를 연구하다 보면 FICO라는 회사를 알게 되요. 그리고 무디스와 S&P가 기업 신용평가에 강자라면 FICO는 일반 소비자들의 신용등급 평가의 강자이죠. FICO를 연구하게 되면 다른 3개의 미국 전국적 개인 신용평가 회사들에 대해 알게 돼요. Equifax, Experian, 그리고TransUnion 같은 회사들인데요, 이들은 FICO의 알고리즘에 들어가는 데이터를 제공해 주는 회사들이고 이들의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결합되어서 오늘날 은행들의 영업이 가능한 거라고 할 수 있어요. 은행의 영업시스템에 대해 공부하다보면 또 알게 되는 회사들이 Fiserv와 Fidelity 같은 회사들이고요. 비자와 마스터카드 같은 신용카드 결제 복점회사들도 알게 되죠. 여기에 소상공인들이 사용하는 First Data, Adyen 그리고 지급결제 회사인 Stripe 등과 같은 곳들도 알게 되죠. 


    😎 (미라클) 글을 한 번 쓰실 때 까지 많은 생각을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는 생각이 나면 바로 글을 쓰는 편인데, 데이빗 님은 어떻게 연구결과를 글로 쓰는 시점을 정하시는 편인가요? 


    😀 (데이빗) 저는 연구와 글쓰기를 동시에 한답니다. 그냥 앉아서 남들이 쓴 컨텐츠를 읽기만 한다면, 아무것도 이뤄지진 않을 거에요. 수 주 동안 연구한 결과를 몇 일만에 글로 쓰는 것 보다는, 내가 알게 된 것들을 나의 언어로 정리하고, 동시에 발견한 질문들과 연구들을 실시간으로 정리한 다음 이를 글로 작성하죠. 더 많은 연구를 진행할 수록, 틀린게 뭔지, 부족한게 뭔지 등을 더 많이 돌아볼 수 있답니다. 

    가치란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다

    투자 원포인트 레슨 

    😎 (미라클) 가치투자에 대한 글들을 많이 쓰시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는 기업의 가치와 그 가치를 확인하는 방법들이 변화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요. 하지만 기업들이 발표하는 대차대조표가 파악할 수 없는 기업들의 가치가 상당히 많아졌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애플의 지적재산권이랄지, 아마존의 문화, 구글의 엔지니어 숫자, 일런 머스크의 코로나 확진 현황 등은 대차대조표에 나오지 않잖아요? 


    😀 (데이빗) 손에 잡히는 것들을 만드는 회사들도, 종종 그 기업가치는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들이 많죠. 가치라는 것은 물질에 깃든 것이 아니라, 그 물질들이 어떻게 조합되고 사용되는지 그 효율성과 창의성에 의해 좌우된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유럽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라는 곳이 있답니다. 저가항공사를 안정적으로 이익이 나게 경영하는 방법은 단위비용을 최저로 유지하는 건데요. 단위비용을 줄인다는 것은 비용통제를 하는 한편, 가급적이면 비행기를 띄울 때 만석이 되게끔 하는 거지요. 라이언에어는 탑승시 시간을 줄이기 위해 비즈니스-이코노미 등을 따로 나누지 않아요. 청소시간도 줄이기 위해 기내식도 주지 않죠. 직원들의 훈련과 비행기 유지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종도 여러개를 사지 않고, 단 하나만으로 운영해요. 붐비지 않는 비선호 공항을 운항하니까 더 빨리 비행기를 띄우고 착륙시킬 수도 있죠. 이런 행동들로 인해 라이언에어는 저가항공을 유지할 수 있고, 덕분에 더 많은 승객들을 얻을 수 있고, 공항을 상대로 더 낮은 착륙수수료를 받게끔 협상력도 높일 수 있고, 보잉에게서 비행기를 살 때 싼 값에 가져올 협상력도 갖출 수 있고, 그 덕분에 더 싼 비행기표 값을 유지시킬 수 있는거죠. 2000년 이후 이 회사는 흑자였고요, 영업마진이 20%에 늘 가까웠어요. 이런 항공사는 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이런 라이언에어의 가치는 대차대조표 같은 곳에서는 발견할 수가 없죠. 수십억원의 돈을 가지고 있는 누구라도 개인용 제트기를 살 수 있어요. 하지만 어려운 건 라이언에어 같은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죠. 기존 항공사들도 라이언에어처럼 해 보려 했지만 모두 실패했어요. 


    또 다른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아마존 전자상거래 비즈니스는 1050억 달러 정도 규모인데요. 사실 아마존 전자상거래의 진정한 가치는 상거래에서 이뤄지는 손에 잡히는 자산들이 거래되는, 손에 잡히지 않는 시스템이에요. 기존 관료제 영향없이 스스로 알아서 혁신할 수 있는, 작지만 유연한 팀들로 구성된 조직 셋업이죠. 여기에 그 유명한 플라이휠 모델도 아마존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의 중요한 가치라 할 수 있어요. 주문수량이 늘어나면 고정비가 줄어들고 상인들이 더 아마존으로 들어오게 되고, 제품들이 더 늘어나고, 경쟁도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가격부담도 줄어들고, 그 결과 더 많은 주문이 이뤄지게 되고, 아마존은 프라임 이라는 구독상품을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한편, 플라이휠이 더 빨리 돌아가게 하는 구조인 것이죠. 아마존은 여기에 400억 달러 매출을 일으키는 디지털 광고 사업도 하는데요. 지난 30년간 계속 만들어 왔는데 매출은 지난 5년 전부터 나기 시작했죠. 만일 아마존의 물류기반과 소비자 수요데이터 등이 없었다면 광고사업은 존재할 수가 없었을 거에요. 


    이처럼 오늘날 위대한 기업들의 가치는 손에 잡히는 고정자산들이 아니었어요. 고정자산은 사실 양날의 검이죠. 회사를 망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문화, 조직구조, 소프트웨어, 온라인 등을 통해 고정자산이 최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진다면, 그때서야 그 기업은 더할 나위 없는 자신만의 성벽을 구축할 수 있는 기업이 될 거에요. 


    무형자산을 바로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기업들의 특징이 하나 있어요. 바로 확장성이죠. 라이언에어가 얼마나 비용통제를 잘 하는지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저가항공을 타고 싶어하는 손님이 일년에 매우 많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죠. 구글도 마찬가지였어요. 구글 이전 검색엔진들은 검색창에 넣는 내용과 각 사이트들의 컨텐츠 내용들을 일치시키는 방법으로 검색결과를 보여줬는데요. 구글의 알고리즘은 대신, 많은 사람들이 퀄리티가 높다고 생각한 사이트들을 투표처럼 점수를 부여해서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어요. 구글은 웹이 성장할 수록 더 강하게 된 거죠. 더 많은 사용자들이 구글을 선택하게 된다면, 구글은 더 좋은 결과를 보여주게 되고, 그 결과 더 많은 유저들을 얻는 선순환을 얻게 된 거에요. 구글은 승자독식의 결과를 누리고 있는 것 같아요. 구글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쓸 수 있기 때문에 퀄리티가 더 좋아지고, 이제는 사람들이 구글 외에 차선책을 굳이 써야 할 이유가 없게 됐죠. 검색결과를 보여주는데 비용이 들어갈 일도 크게 없고 제약도 없기 때문에 구글은 매출을 항공사나 차 회사들이 상상할 수 없는 정도로 끌어올릴 수 있어요. 지난해 구글이 209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한 것은 2019년 1350억 달러에 비해 큰 성장이었는데요. 유례가 없는 일이기도 하고요. 


    미국 주식, 이렇게 접근을 

      

    😎 (미라클) 최근 한국에도 미국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들을 위해 해 주실 수 있는 말씀이 계실까요? 데이빗 님이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해 갖는 접근방법은 한국의 주식투자자 분들에게도 시사점이 있을 것 같아서요. 특히 데이빗 님은 독립 애널리스트시니까, 기관이나 대형 회사 소속이 아니시잖아요? 그럼 기관들을 위한 대형 투자자 설명회 행사 같은데 초청을 받는다거나, 회사와 아무래도 직접 연락할 기회도 많지 않으실테고, 그런 차원에서 한국에 있는 개인투자자들과 비슷한 상황이실 것 같은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조언을 해 주실 수 있는 내용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싶었어요. 


    😀 (데이빗) 놀라실 걸요? 인터넷 만으로 얼마나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지를 아신다면 말이에요. 미국에서 상장된 회사들은 매년, 매분기 보고서들을 내놓고, 실적발표들을 위한 설명회를 한답니다. 투자자 설명회에 사용된 PT들도 홈페이지에 올려두죠. 미국 회사의 기업설명 부서들은 개인투자자들과도 직접 소통을 많이 해요. 


    투자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그 회사를 다닌 전직 직원이나, 경쟁회사 직원들에게 물어볼 수도 있어요. 링크드인을 타고 사람을 찾거나, 그 회사에 대해 글을 쓴 사람 등을 찾아볼 수도 있죠. 잘 찾아야 해요. 검색이 잘 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해 볼만한 시도임에는 틀림이 없어요.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충분한 질문들을 준비한 다음, 여러분이 얻은 결과들을 공유할 마음의 자세를 갖추시면 좋을 것 같아요. 


    좋은 투자란 정보를 수집하여 그 위에서 좋은 판단을 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알게 되실 거에요. 그들 각자가 갖고 있는 생각들이 얼마나 단편적인 경우가 많으며, 코끼리의 서로 다른 부분들을 만지고 있는 장님 같은지 말이에요. 애널리스트의 일이란 그런 다양한 관점들 하나하나에 무게를 달아서 회사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 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한 회사에 투자를 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공부를 해야 하느냐고요? 언젠가 어떤 투자회사 사람이 기업에 대해 연구하면 할 수록 손해인 상황이 될 만큼 연구를 많이 했다고 자랑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어요. 엄격하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인상적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그렇게 많이 연구하는 것이 늘 좋은 것은 아니에요. 세상은 예측할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회사를 잘 알고 있다 하더라도 늘 나를 놀라게 하는 무언가가 있을 거에요. 또한, 회사에 대해 99.01%를 아는 상황에서 99.02%를 알기 위해 들이는 노력을 다른 회사에 투입했다면 그 회사에 대해 0%를 아는 상황이 10%로 늘어나 있을 수도 있어요. 저는 어떤 회사를 80~90% 정도 파악한다면 글을 쓰는 것을 희망합니다. 그런데 제가 그 회사를 99% 아는 상황에서 글을 쓴다면, 저는 시간조절을 잘 못한 거죠. 


    개미는 먹이를 찾아 둥지로 들어가면 다른 개미들이 따라 갈 수 있는 페로몬 흔적을 남긴다고 하죠. 그 개미들이 흔적을 따라가서 먹이를 찾으면 돌아오는 길에 개미들은 또 페로몬을 남기고, 개미들의 길은 강화될 거에요. 가치투자자라면 처음엔 어떤 회사가 진정으로 가치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탐색하기 위해 여기저기 촉수를 뻗습니다. 그리고 각각에 대해 지식을 수집함에 따라 원하는 회사들에 포커스를 맞추고 그렇지 않은 회사는 가지치기를 하면서 집중적으로 탐사를 하기 시작하죠. 



    이상 데이빗 김 님과의 인터뷰를 마칩니다. 긴 글입니다만, 미라클레터가 저희 나름대로 요약해 보면 아래와 같을 것 같아요. 

    1. 투자에 대한 아이디어 

      - 돈 현금 부동산 등이 갖는 가치보다, 회사의 비즈니스 구조가 갖는 선순환 등과 같은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이 회사의 진정한 가치인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이 가면 갈 수록 회사가 어떻게 좋아지는 비즈니스 구조를 갖고 있는지 파악해 보시고 투자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 미국 주식에 투자한다면 아무래도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걱정이 있을 수도 있는데요. 회사가 발표하는 내용들과 공시자료 등 정보는 매우 많답니다. 여기에 회사 전직 직원, 경쟁회사 직원, 최근 회사에 대한 내용들을 발표한 사람 등을 접촉해서 끈질기게 회사를 알아나가는 노력을 한다면 더 좋겠지요.

    2. 글쓰기에 대한 아이디어

      - 수백만명을 위한 컨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시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1000명의 진짜 팬들만 만들어도 컨텐츠 제작자로서 먹고 살 수 있거든요. 
      - 돈을 내고서라도 편견없이 어떤 사안에 대해 깊게 파고 들어간 컨텐츠들을 보려는 사람들은 존재합니다. 매수/매도 등의 의견을 전제하고 독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써내려간 컨텐츠가 아니라, 회사의 가치에 대해 담담하고 중립적이며 정확하게 묘사하는 컨텐츠는 그 자체로 충분히 지속가능합니다.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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